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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좀 유치 하긴해도 어쩔 수 없다.

블로그를 쓰는 이유중 이런걸 기록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니깐..

 

늦잠자고 일어나 아침을 준비 하는데, 생각하지도 않는 택배가 도착했다.

첨엔 "택배요~" 하는 소리를 잘못 들어서 "차빼요~"하는줄 알고

주섬주섬 가디건을 걸치고 차키를 찾아 나갈 태세를 취하고 있는데

다시한번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알았다고 하며 나갔더니 차빼가 아니라,

택배였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웃긴다.. 발음 유사한 단어들..ㅎ)

 

집으로 오는 택배는 거의 인터넷 쇼핑 중독증 걸린것 마냥 주문을 하는 남편의

물건인데, 어라? 이번엔 내 이름이 적혀 있는 물건이다. 뭐지? 하고 봤더니

떡하니 적혀 있는 아는 사람 이름...

헉!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여라..

 

이런걸 보낼만한 사람이 아닌데, 어인일인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언젠가 불쑥 내뱉은 말이 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서

보낸 모양이다. 대뜸 메세지를 보냈다. 이런걸 모하러 보냈냐고 하면서..

그리고 고맙다고..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은 평소에 사람 이름 하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언제 만났고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조차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도 언제 그런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말을 기억하고서

보낸 선물은 실로 충분히 감동 먹고도 남음이 있는 일이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고...

 

나 자신도 다시한번 되돌아 보았다.

도대체 나는 왜 그렇게 사람을 내 기준으로만 보는 것일까? 하면서..

여전히 사람 이란 존재는 알 수 없는 신비한 구석 투성인게 분명한데

내 맘대로 재단하고 마는지.. 아마도 이 병은 평생동안 고치지 못할것 같다.

그래서 자주 자학하기도 하고 때론 심하게 우울하기도 하다..

 

나는 오늘 그 분이 보내준 선물 보다는 평소에 잘 표현하지 못하는 그 분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으며 기억력은 나빠도 남의 마음을 헤아릴줄 아는게

진짜 훌륭한 미덕을 지닌 사람이라는걸 배웠다. 

앞으론 기억력 안좋다고 구박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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