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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쓸쓸한 연애관..

미류님의 [연애하자시면] 에 관련된 글.

미류님의 글을 읽고, 나름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으나, 바로 글을 올리기에는 복잡다분한 여러 심경(?)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 했다. 어떻게 쓸까 고민하기도 했다가 에이~ 쪽팔려..하곤 안쓰려고 했는데 언젠가는 쓴다고도 했고, 또 덧글중 붉은사랑도 궁금하다고 하여 그닥 재미 있지는 않겠지만 약속은 약속이니 한번 적어 본다..

 



내가 겪었던 남.녀라고 한정 지어서 바라보는 그 (연애)관계는 너무도 단순했다.  말하자면, 쉽게 정을 줘버리고 그것이 쌍방이 안됐을경우에 혼자서 아파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또 새로운 연애를 하고...이것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친구정도의 관계를 맺는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지금에 와서 내린 연애관이기도 하다.  친구관계에서 발전하여 연애관계가 될 확률이 가장 높기도 하니깐..그리고 내가 말하는 연애는 꼭 이성간의 연애만을 말하는건 아니다.

 

내가 궂이 쌍방이 아닌, 일방적 감정까지 연애관에 포함시키는 이유는 그것 역시 상대방과 나의 감정이 어떤식으로든 존재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치 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켜가는 감정까지 그냥 흘려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깝고 애틋하면서 소중한 시간들이기 때문에...내가 처음 연애라 불릴만한 감정을 가진것은 초딩6년 이었다.  한번도 내 마음이 제대로 전해진적은 없었지만 자그마치 8년여 그를 가슴에 묻고 살았다는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지금이라면 도저히 그렇게 하지 못할 순수한 구석이 그때는 있었던게 아니었나 싶어 예쁘게만 보인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단순히 나이를 먹고 세파에 찌들어 다시 그 (짝)사랑을 하지 못하는건가, 그건 아니다.  머리가 깨지고, 가슴이 깨지다 보니 이제는 어떤 만남이 되든 '요령'부터 깨닫게 된다는거다.  내가 조금 덜 아프고 덜 손해보고 덜 쪽팔리지 않으려고 하는 일종의 '계산법'을 터득한다는것, 이것은 누가 누구에게 가르쳐 준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러운 자본주의 사회에 길들여 지면서 관계가 왜곡되어 버리는 것을 암시하는것에 다름아니다.  그도 아니면, 연애의 정석이란게 과연 존재 하기나 한단 말인가.. 언제나 이성이 먼저 앞서고 상대방의 가슴을 들여다보지 않은 이상 도대체 무엇을 알 수 있다는 건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더라.  

 

앞선 포스트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언제나 머리 보다는 가슴과 몸이 앞서간다.  이건 자랑이 아니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그럴싸한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런데 당당하게 그 사람앞에 가서 '나는 당신을 좋아해요.' 라거나,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우리 한번 사귀어 볼래요?'라고 말한다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이나 옆에서 보는 사람이나 십중팔구는 나를 이상하게 볼 것이다.  왜?  나는 이미 결혼한 사람이므로...(이것 보다는 내가 매력이 없기 때문인 이유가 더 크겠지만..ㅠ.ㅠ)

 

'결혼한 사람이므로'라는 이유,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미 많은 선택을 유보 하거나 억압되어지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특히 연애를 한다는것, 이 문제에서 가장 많이 제약을 받게되는데 결혼 했다는 이유 만으로 본래 사람이 가지고 있던 감정을 속이거나 숨기거나 죽이거나 해야 하는일이 온당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늘 이 문제에만 부닥치면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답답해 진다.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한 나의 쓸쓸한 연애관(결혼했기 때문에 연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쓸쓸하다는게 아니라, 지금까지 꽤나 쓸쓸한 연애만을 했기 때문이라는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사실, 이렇게까지 말하고 나니깐 정말 쪽팔리기는 하다..-), 이만하면 왜 얼만큼 쓸쓸한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것이라고 본다.  쓸쓸할 때 쓸쓸하더라도 여전히 연애는 내게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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