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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아름다워~!

옛날 사람들, 특히 아련한 추억의 조각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해도 무조건 반갑기만 할까?  지금 우리가 다시 만나 나눌 수 있는게 추억 말고는 무엇이 있을까?  할얘기가 없기도 하고 추억 때문에 괜스레 그 관계가 어설프게 이어져 가기도 하겠지만,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니?  우리에겐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마음속에 남겨져 있는데...나는 그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너를 멀리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엊그제, 초딩친구들을 우연히 조우하게 된데서 나온 말들이다.  한친구는 나늘 너무 오랫동안 짝사랑해왔고, 나도 그가 짝사랑해온 시간만큼  또다른 친구를 짝사랑하면서 10대에서 20대를 보냈다.  그 시절을 보내면서 나를 짝사랑했던 친구는 어느날, '내게는 니가 나의 첫사랑이야..'라고 조용히 뱉어내기도 했다.  그말을 들었던것은 이미 그와 내가 각자의 반쪽을 만나서 살고 있었을때인데... 그말을 듣고, 왜그렇게 가슴이 뭉클하던지..그리고 미안하기도 했고...   



우리도 이제 급속도로 변해가는 세상과 함께 타락해가고 있는거 아니냐, 고 했더니 어쩌면 그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세상과 내가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해서, 자기는 지금 전혀 부끄럽지도 않고, 타락을 자처하는 너도 역시 그때 그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못했는데 어쩔 수 없이(?) 변해가는 모습이 몹시 가슴아프다고도 했다.  그랬더니 등을 토닥여 주면서 아니야, 그래도 너는 여전히 예뻐!(여기서 예쁘다는건, 외모가 예쁘다는 말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이 아무리 못생겼어도 예쁘다고 표현하는것의 뉘앙스다.) 라고 말해주는 그 친구에게 왜그렇게 미안하고 쑥스럽던지...

 

내가 죽자고 짝사랑했던 친구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7년전 둘째아이를 낳다가 아내가 그만 하늘나라로 먼저 갔다고, 지금은 두번째 아내를 만나서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가슴이 무너지는걸 말로 표현할 수 없었는데...그게 아마 운명이 아닐까? 라고 하면서 위로를 해주기는 했지만, 그의 눈가에도 눈시울이 젖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그 둘은 절친한 친구였으니까..)또다른 멤버중 하나는 사업하다가 망해서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고도 하고,  어떤 친구는 이혼해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고도 한다.  다들 이렇게 저렇게 사람살듯이 사는것 같기는 했는데 아픈 소식들은 그만 전해주었으면 바램이 일기도 했다... 

 

나를 짝사랑했다던 그 친구는 내가다녔다는 대학이름이 신문에 오르내리기만해도 내 생각이 났다며 만나지는 못해도 잊고 산적이 별로 없다는 말과 함께 이렇게 또다시 만날 수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고 좋아하는 그 모습이 정말 마흔을 바라보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해맑기만 했다.  사람이 이렇게 변하지 않을수도 있군!  신기했다.  여전히 맑고 순수한 그런 마음으로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이 전해질것을 생각하니 저절로 가슴이 뿌듯해지기도 했고..  

 

헤어지면서  나는 살짝 스킨쉽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가관이었다.  "나는 말야..니가 너무 예뻐서 도저히 아무런 스킨쉽도 할수가 없어.  이해해줄수 있지?" 정말 까무라칠 정도다..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그냥 그대로 받아 들이면 아름다울수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 기준으로 판단할때 이건 정말 덜떨어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것 같다.  무슨 영화라도 찍냐??  

 

쨌든, 추억속에서의 '만남'은 때묻지 않은 '맑음'이 있어서 좋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또다른 '공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래도 대화가 잘되는 사람이 좋더라.. 추억은 추억이고 현실은 현실이잖아.. 비록 메마른 삶이기는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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