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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주의자로 살아가기..

이 글은 10월 3일자 한겨레 '아침햇발' 칼럼에 관련된 글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어떤 사람이 지금까지 자신이 운동하면서 살아온 20여년의 생활이 자신과는 너무 맞지 않는 삶인것 같다면서 이제는 그 운동적 삶에서 서서히 발을 빼 버리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해서 충격을 주었는데, 나는 그말을 들으면서 어쩌면 나 역시 마찬가지 일지도 모른다. 고 하면서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진보주의자로 살아 간다는것은 앞서 말한 칼럼에서도 있듯이 그렇게 거창하거나 대단한 무엇을 말하는것은 아니다라고 본다.  물론, 저 칼럼에서는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나마 진보를 말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한 차별성을 보여야 하며, 때로는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되는것을 감수 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물론 작고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고, 최소한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것은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어야 한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앞에서 말한 칼럼이 실린 그날의 신문 한쪽에는 서해대교에서 20중 추둘 사고가 났는데, 자신의 몸도 다쳐서 피를 흘리면서도 또다른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해 내고 입원한 한 시민의 기사가 실렸다.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진보이든, 아니든 사람사는 세상에는 이렇게 제 한몸만을 위해서 살지는 않는 사람이 있구나를 생각하면서 정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앞장설 수 있는 '용기'가 그저 높이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면서도 자칭, 진보주의자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용기있게 우리 주변을 둘러 보면서 소소한 남의 여러움에 눈을 돌리고 있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은 비록 평범한 시민이고 정의감이 남다르거나 누구보다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그런 위기 상황에서도 피흘리는 자신을 던져 가면서 다른 사람을 구하려고 한거지 그게 진보하고 과연 무슨 상관이 있담! 하는 생각도 한쪽 뇌를 스쳐 지나가기도 했고... 

 

내가 오늘 이 두가지를 꼭 비교하면서 애기하고자 하는것은, 삶이란게 그렇게 거창하지만은 않다는걸 말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나는 엊그제 꽤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상처는 상대방으로 인한것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내가 만든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너무 속이 상해서 술을 왕창 마시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상대방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는게 내게는 상당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나에게도 이런면이 있었군! 하면서...

 

그리고 하루 이틀이 지나고 저 위에 기사를 보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는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진보라는것도 보수라는것도 따지고 보면 다 사람사는 일이고 특별히 우월하지 않은 이상 이 두가지의 모습은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양가감정(인간에서 일어나는 두가지 모순된 감정)만큼 자연스러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고 보수주의자들에게 함께 개혁을 하거나, 혁명을 하자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 왔던 무수한 시간을 진보주의자로 살기위해 몸부림 쳤던 그것들을 부정한다는 것을 나는 용납할수가 없다.  여전히 보수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독재자의 망령이 떠돌아 다니는것도 모자라, 그 2세까지 활개치고 다니는 꼴을 보면서도 나는 이제 그만 접고 싶다. 라고 말하는건 과연 무슨 연유에서 일까?  운동이 개인의 성향이 뒷받침 되어야만 하는것이고 취미생활정도로 여길만한 소지로 보고 있는 그 속마음이 참으로 궁금하다. 그리고 역시 인간관계에서 조차 자신이 내리 깔고 있던 담백함에서 쿨한 쪽으로 슬쩍 바꿔타려고 하는 그 모습까지도 내게는 여전히 혼란스러울 뿐이다.  적어도 십여년 동안이나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 일해왔으면서 지금에서야 옷을 벗고 싶다는것도 믿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연 어느것이 진실된 모습인지도 잘 모르겠다...(이러한 말이 듣는 사람에게 '비난'으로 밖에 들리지 않느다면 참으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아마도 이번 후유증은 상당부분 꽤 오래 갈것임이 틀림 없다. 나도 무진장 마음이 아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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