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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와 어른, 어찌 이리 닮은게 하나도 없는지??

한겨레 교육 섹션에 재미 있는 글이 있어 퍼왔다.

그러고보니 툭하면 한겨레에서 인용하는게 많은데,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한겨레를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다.

 

애인지, 어른인지 구태여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가만히 읽어보면

마저마저~! 하는 말이 입밖으로 저절로 새어 나오게 만드는 글이다.

더구나, 이 글은 현직 교사가 쓰는 글이기에 더욱 현실감이 있고

아이들 사랑이 뭍어 나는 글이다. ^^

 



눈이 왔다. 알다가도 모를 일은 눈이 오면 애들 다니는 길과 어른 다니는 길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거다. 들은 꼭 눈 쌓인 곳만 골라 밟는데 어른들은 눈 녹은 맨 땅만 골라 밟는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만나다 보면 뭐, 사랑도 하게 되고, 또 헤어지기도 하고, 뭐, 그러는 것 아니겠어?”라는 말이 대체 뭔 말인지 모르면 그건 아직 라는 증거란다.  그런데 그냥 시덥잖게 받아들이면 그건 어른이라는 증거란다.  

라면이 밥보다 좋다, 그러면 애요, 밥이 라면보다 좋다, 그러면 어른이란다. 오락시간 좋아 한다, 그러면 애. 누가 노래 시킬까 두렵다, 그러면 어른이란다. 소풍, 수학여행 손꼽아 기다려진다, 다. 나가는 것 자체를 아예 귀찮아 한다, 어른이다. “공부하라”는 소리 듣기 싫어하면, 요, 입에 달고 살면 어른이다. 자빠졌는데 누가 옆에 있을 때 울면 애요, 창피해 하면 어른이다.  한창 축구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소리 꽥꽥 지르며 그래도 계속 뛰어 다닌다. 애다. 손바닥으로 머리를 가리고 허겁지겁 비를 피한다. 보나마나 어른이다. 우유가 맛있다고 한다. 애다. 커피 향이 좋다고 한다. 어른이다. 혼자라는 걸 알 때 운다.  다. 고독을 즐긴다. 어른이다. 목이 컬컬할 때 물 마신다. 애다. 술 마신다. 당연히 어른이다. 아파도 병원 가길 싫어한다. 애다. 안 아파도 종합 검진 받으러 간다. 어른이다. 드러 누워 “하나, 둘, 셋…” 열을 못 넘기고 곯아 떨어진다. 애다. “이천사백삼십삼, 이천사백삼십사, 이천사백삼십오…” 분명 어른이다.  알록달록 부정식품을 좋아한다. 애다. 노오랗고 빨간 비타민제를 좋아한다. 어른이다. 아침에 깨워도 안 일어난다. 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떤다. 어른이다.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쓰다듬고 품에 안으려 하면 요, 다짜고짜 “앉아! 손!” 해대면 어른이다. 군인 보며 씩씩하다고 한다. 다. 군발이 불쌍타 한다. 어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친구들을 집에 데려온다. 다. 어떻게 해서든 데려 오지 않으려 한다. 어른이다. ‘봉투’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똥’이다? 아마도 옛날 애(?)이기 쉽다. ‘돈’이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임에 틀림없다. 돈 쓸 줄만 알지 도대체가 벌 줄을 모른다. 다. 벌 줄만 알지 쓸 줄을 모른다. 어른이다. 땅에 100원짜리 동전이 떨어져 있다. 주으면 고, 줍지 않으면 어른이라고 한다. 사탕 좋아하면 고, 두려워하면(?) 어른이라고 한다. 교실에서 앉아 있으면 고, 서 있으면 어른이다. 교무실에선 서 있으면 애고, 앉아 있으면 어른이다. 무조건 머리를 기르려고 한다. 애다. 어떻게 해서든지 깎으려고만 든다. 어른이다. 방 불 끄는 걸 무서워한다. 애다. 좋아한다? 물론 어른이다. 뛰지 말고 걸어가라 그래도 뛰어간다. 다. 뛰어가야 하는 데도 걸어간다. 어른이다. 빨랑 어른 되고 싶어 한다. 애다. 다시 애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어른이다.

 

그러고 보니, 흐유. 이젠 정말 어른인가 보다. 전성호/서울 휘문고 교사

  

* 나는, 애=15 개.   어른=11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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