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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오지마라~!

원체 겨울을 좋아하는 체질이다...그래서인지 지난 겨울은 넘넘 짧았다..아니, 짧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너무 따뜻했다..바야흐로 지구 온난화의 상황이 초래한거다.  슬프기 그지 없었다.  한겨울 1월 지리산에 갔을때도, 사실 그렇게 춥지 않은 지리산의 날씨는 모두들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면서 탄식을 금치 않았다.  그 정도로 올 겨울은 나에게게도 너무나도 많은 아쉬움을 한아름 남기고 떠난 계절이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갑자기 꽃샘추위라는 이름하에 눈발이 날리고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가 비로서 찾아 온거다.  아~~ 정말이지 반갑지 그지 없었다.  겨울이 가는게 너무너무 아쉬운 나머지 나는 이 감흥(?)을 멈출 길이 없었고, 장단 맞춰줄 한잔 술이 머리속을 뱅뱅 돌고 있었다.  그런데, 비참하게도 전번 목록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 시간에 흔쾌히 그래! 마지막 겨울의 낭만을 위하여~! 라면서 함께 술잔을 맞부디칠 이 없더라.  눈물을 머금고 뒤지고 뒤진 마지막 목록!  좋다! 오케이다.  하하~ 좋아라.  역시, 술은 '고수' 라야만이 그 맛을 아는 법!  통했고나...ㅋ

 



어느 먹자골목 뒷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빈대떡집.  때마침 나의 분위기를 알기라도 하는냥 술집에는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녹두빈대떡 메뉴도 시원스레 걸려 있었다.  신났다.  늦은 시간에 나와준 그 지인이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아직 가지 않은 겨울이 그저 신기하기도 하고...술은 홀짝홀짝 잘도 넘어 가더라.. 크~~!

 

기분에 취하는건 나의 둘도 없는 매력?(아님, 말구!!)인지라...시간이 가는지, 날짜가 가는지, 술이 얼만큼 취하는지, 알아서 무엇하리! 해야할 일 코앞에 떨어진건 어차피 그 순간에서는 나의 관심 밖인것을...기분 좋게 취할만큼 취해서 떨어지지 않는 엉덩이를 떼어야 할 순간! 여전히 밖에서는 찬바람이 코를 떼내어갈 태세이다.  아~~ 너무나 좋다. 이 상큼한 바람과 살을 에이는 듯한 찬 기운!  온몸이 얼어 붓고, 귀때기 마저 떼내어 갈 칼바람 이면 어떠리...신경쓰지 말고 각자 갈길 알아서 가면 좋을것을...집으로 가는 차를 태워 준다고 굳이 고집 피우는 그 따뜻한 마음씨...포장마차서 은은히 피워 오르는 오뎅국물의 연기처럼 따스하기만 하다.  흔치 않게 감동적이다.. 

 

그런데, 아뿔사!  오늘은 대낮부터 눈발이 날린다.  오호~ 이게 바로 '봄눈'이로구나... 도서관에 쳐박혀 머리를 쥐어짜듯 하지만, 제대로 정리가 안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게, 그 "눈(雪)"은 너무도 선명하게 마지막의 '겨울'을 장식하고 있었다.  역시나 '감동' 그 자체다.  겨울아, 가지마라 가지마라 가지마라.....  읊어댄다고 봄이 오리 않으리?  최악의 황사를 품고 어김 없이 달려올 그 봄이 나는 정말이지 도망가고 싶을 만큼 싫더라.  구태여 부연하자면, 다가오는 봄이 싫은 이유는 올겨울의 설명하기 어려운 '아쉬움'을 달랠길이 없어서 인지도 모른다.  하여튼, 이번 봄은 나의 정서로 비추어 보나 무엇으로 보나 "최악"의 다름 아니다.  빌어먹을~!! 벌써 驚蟄이 지났구먼...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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