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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남편..

이건 꼬옥~! 기록해 두고 싶어 적는다..

 

어제, 조금은 중요한 콜로키움이 하나 있었다.  거기에 가면 아이를 어떻게 할것인가? (아이)아빠는 야간 근무인데...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은 분명히 저녁 시간을 넘길 것이고, 저녁 시간 뿐만 아니라 술까지 먹게 되면 족히 10시는 넘어 귀가 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서, 그럼 묘안을 내 놓아야 한다는 판단이 선다. 묘한은 아이를 (친정)아빠에게 부탁하는것. 부탁이라고 해봤자, 저녁을 먹이고 내가 돌아 올 시간 동안 아이를 그냥 방치해 두지 않는다는 건데... 아빠는 흔쾌히 이 부탁을 들어 주었다.(자식이 하는 부탁을 거절하는 부모는 잘 없겠지..아마도.)

 

마음이 그다지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혼자 아이를 두고 나가는것 보다는 나았다.  콜로키움이 끝나고 밥을 먹고, 맥주를 한잔 마시고 오는데도 10시에 간당간당해서 들어 오게 되었다. 들어와 보니 아이는 외할아버지가 아주아주 맛있는 고기를 해주었다면서 연신 자랑을 하고 있고, (친정)아빠는 내가 집에 거의 다 왔다는 문자를 받자마자 당신의 집으로 돌아 가셨다. 집에 들어와보니 싱크대는 아주아주 깨끗하게 정리돼 있었고, 설거지도 말끔히 해치우고 가셨다.

 

 



그 둘은 똑같은 '남성'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아이를 맡겨 놓고 나갔다 왔을때의 집안 모습이 너무도 비교가 된다는 거다. 남편은 자기 아이를 자기가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저녁 먹고 설거지 해놓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한, 열번에서 서너번쯤 할까, 말까? 그리고 잔소리(내가 쉬어야 하는 날, 너는 어디가서 술먹고 이제 들어 오느냐? 집안은 개판이고 말야..) (나; 그럼 나는, 언제 쉬냐? 일요일도 밥하는 사람은 나인데..일요일엔 번갈아 가면서 밥차려주고 청소하고 하면 안돼?)라는 잔소리는 다 해대고.. 내가 지금 여기서 딱 하고 싶은 말은 바로 "비교!"이다.  똑같은 남자인데, 한 사람은 나의 아빠이고 한사람은 남편이다. 이건 어쩌면 남편과 아빠의 차이일수도 있겠지만 똑같은 생물학적인 성을 가진 사람들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건 과연 어떤 이유일까가 궁금하기도 하고..물론, 성격이나 가치관 혹은, 성향의 차이일 수 있지만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닌가?  보는 눈이 있는 아이도 그러더라. 할아버지 진짜 착하다.. 설거지도 다 해놓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주고...아빠는 계란 후라이도 이상하게 해서 별로 맛없는데...여기서 딱 증명이 되지 않는가? '아빠'와 '남편'의 차이가 얼마나 큰가? 라는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의 아빠는 보통 아빠와는 다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했어도 아빠가 좋다. 여전히  '부모'라는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아기적 성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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