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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생일, 그리고 소식지창간!

   "정신 없다."는 그말, 정말 무쟈게 실감하면서 사는 나날들이다. 그 와중에도 웬 숫자 놀음까지 하면서 사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거라도 안하면 무슨재미로 살랴..라고 반문 할 수 있다..헤~

 

   3일전에는 내가 사랑방에서 일한지 정확히 100일이 되는 날였다. 대표는 늘상 "니가 사랑방에 와서 100일까지 버티면 내가 100일 파티를 해주마!" 라면서 나를 비웃듯이 말했고, 나는 그 말에 응수라도 하듯이 두고봐!! 라고 벼르고 있었다. 드디어 4월 15일은 100일이 되는 날이었다! 거봐, 내가 한다고 했지. 아무말 못하는 대표! 100일을 축하 한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선물로 준다. 나는 맥주와 쥐포를 사와서 자축? 을 하고...

 

   담날은 내가 태어나서 비로서 '불혹'이라는 대열에 진입하게 된 날! 그냥 지나갈 수 없지..라면서 점심준비를 거하게(?) 했다. 미역국도 끓이고, 잡채도 하고, 동그랑땡도 부치고...물론 사무실에서. 나혼자 먹자고 그 음식을 만들라면 난 안한다. 피곤하고, 힘들어...하지만, 활동가들에게 평소와는 색다른 반찬을 먹게 하자는 심사로 할일 미루어 놓은 채 열심히 만들었다. 말하자면 한턱 쏜거다.  그리하여 저녁엔 '만찬'을 했다. 거한 막걸리, 소주, 맥주와 함께...그날따라 나는 구멍난 양말을 신고 갔는데(아침에 좀 급했거든), 발이 시려워서 생일 선물로 양말이나 한켤레 사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나갔던 대표가 만찬 시간에 불쑥 선물을 내민다.  선물을 풀었더니 웬걸~! 만화 케릭터가 그려져 있는 양말 3켤레와 유치하기 짝이 없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실내화 한켤레가 들어있다.  전해 주면서 하는 말, "내가 이거 사려고 S마트(시장의 우스개소리)를 세바퀴나 돌았어!" 라면서 의기양양! 거기다 덧붙여, "돈 1만원을 꿔서 멍개까지 사왔다구! 요즘은 멍개가 제철 이거든.." 쳇~! 잘났다, 그래..하튼, 자화자찬은 한시도 빼먹지 않는구나. 그래도 속으로는 대표가 귀엽기만 하다.. 뭐, 그런대로 행복!  ㅎㅎ

 

 



  

▲ 저 화려한 음식을 보라! (사실은 찍사의 기술부족으로 음식은 잘 안나왔다.) 

▲ 선물은 언제나 조아~! ㅋㅋ (선물 주시는 분이 대표는 아니고 지역 어르신임.  대표는 사진 찍고 있음..)

▲ 자원활동가와 함께 케잌을 자르는...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사랑방 소식지가 나왔다.. 어젯밤 늦게 야근까지 해가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끙끙거리며 편집하고 교정보고 비지땀을 흘리며 만든 "창간호" 소식지다.  옆에서 궁시렁 거리던 대표는 그런 나를 보며, "니가 이제 일을 좀 하는구나?" 라며 흐뭇해 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데, 그 말이 좀 거슬리기는 해도 그냥 웃어 넘긴다.  다른때 같으면 바로 "내가 언제는 일 안했냐??" 라면서 마구 화살을 날렸을 텐데...내용이 유치찬란 허접하기만한대도 좋다고 허허실실이다.  

 

   내가 생각해봐도 오늘 같은 일은 유치하기 그지 없고, 별로 중요한 날도 아니지만, 나는 웬지 그냥 웃음이 나온다.  내 손으로 한 단체의 '소식지'를 만들었잖아. 첨으로 해보는 일이고 많지 않은 회원들이지만 그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들은 그걸 보고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들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후원하는 단체에서 만든 소식지를 받아 보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잘 만들었든 못만들었든...그 후원금이 잘 쓰이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구나, 헛된 후원이 아니구나하는 마음이 들게 하면 성공한 소식지라고 애써 자위해 본다. 그리고 오늘 그 소식지를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여기에 싣는다(파일참조..) 앗~! 그런데 알고보니 파일 싣는 기능이 없고나...ㅠㅠ

 

*누가 그거 올리는 방법 아는 사람 있으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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