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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는 그녀들에게 의자를 왜 주었을까!

 

대형마트는 그녀들에게 의자를 왜 주었을까!


지난 주말의 일이다. 우와! 정말로  가경동의 모 대형마트 매장 계산대에는 의자가 놓여 있었다. 비록, 내가 많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서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이라는 켐페인의 성과물이니 자뭇 흐뭇하다.


고른 물건을 바퀴달린 바구니에 싣고서 계산대를 다시 둘러보는데 막상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없다. 한결 같이 의자를 두고 서서 일한다.


계산대에 있는 여성 노동자에게 살짝 물었다. ‘의자는 두고 왜 서 있어요’. 여성 노동자가 대답 대신이 그냥 웃고 만다. 다시 한번 물었더니, ‘의자에 앉으면, 혼나요. 손님들이 싫어 한다고 그냥 서서 일하래요’


 ‘쇼를 하자’던 모 회사의 핸드폰 광고가 아니라면,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다시 한번 물었다. ‘그럼, 왜 의자를 놓았대요’.  ‘그러게요’ 라구 맞장구 치는 여성노동자.  그 여성노동자가 한마디 더한다.


‘낮 시간에 한가할 때 앉아보기도 했는데, 기분 나빠하는 손님도 있어요’


백화점이 대형할인유통매장에 근무하는 여성노동자들은 고통스럽다.  우선 감정을 통제당한다. 무조건 웃어야 하고, 친절해야 한다.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상태인데도, 겉으로는 고객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웃는 얼굴과 밝은 목소리를 강제당한다. 수시로 감정불일치 상태의 스트레스에 빠진다.


마음도 괴롭지만 몸은 더 괴롭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유통·서비스업계 근로자 14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성 비정규직 차별 및 노동권 실태조사’ 보고서는 이들의 몸상태를 통계로 말한다. 이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허리 질환(58.4%), 산부인과 질환(52.7%)을 앓고 있었다. 혈관계 질환(하지정맥류·47.4%), 비뇨기과 질환(방광염 등·39.6%) 등으로 고통 받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서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이라는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의자는 놓였는데 아직, 그녀들은 의자에 앉지 못한다. 그 연유를  결단도 못하면서 시늉만 내는 대형 할인 유통 매장 측의 전적인 탓으로만 돌릴까!


그러기엔, 무언가 허전하다. 계산원이 앉아 있으면 불쾌해 하는 손님들도 일부 있다는 그 여성노동자의 한마디를 무심코 지나치기엔 뭔가 석연찮다.


이제, 우리가 손을 내밀어주자. 우리들의 누이일수도 있고, 어머니일수도 있는 이 여성노동자들이 의자에 앉을수 있도록 하자! 마지 못해, 의자를 내놓은 대형할인유통매장의 실제로, 의자를 제공할수 있도록 하자! 나 아닌 타인이 더 많은 기본권을 확보할수록 나의 노동기본권도 늘어가는게 순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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