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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8/25
    거짓말, 거짓말
    없는데요
  2. 2009/08/12
    장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2)
    없는데요
  3. 2009/08/04
    두사람 같은 한사람
    없는데요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내 스스로 수갑을 채워, 들어가겠소. 열쇠가 있는 수갑이면 열수 있으니까, 철근을 잘라, 용접을 해서 아무도 수갑을 열수 있도록 해서 들어가겠소’.

 

300여명의 임금 약 38억원 가량을 체불하고 있는 음성소재, 모병원의 이사장이 열흘전에 직접 내게 한말이다. 현재, 이 이사장은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으로 알려졌고, 아마 출두를 앞두고 심정을 이렇게 피력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이였다. 수갑을 차고, 자기발로 걸어가겠다던 그 였지만, 그는 지금까지 세차례나 법원의 영장실질 심사에 응하지 않았다.

 

임금 지급과 관련해, 그는 지금까지 수십번 거짓말을 했다. 땅을 팔고, 건물을 팔아 변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이 병원을 인수하겠다고 사람들이 나서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이런식으로 거짓말이다.

 

이런 사이에, 노동자들의 시름은 깊어져 간다. 이사장이 운영하는 세 개의 병원중 두 개 병원의 노동자들은 아직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노동조합을 하면, 혹시 병원이 정상화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고민한다. 이들중 다수는 체불임금 기간이 1년을 초과한 상태다.

 

혹시 동료들 중에서, 사직서를 내겠다고 하면 만류까지 한다. 그러면, 병원이 더 어려워질까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정말로 순박하다. 병원을 먼저 걱정하고, 본인들의 고통은 일단 뒤로 미룰려고 한다. 거짓말 하는 병원 이사장과 너무나 대비된다. 이런 그들을 상대로 병원장은 또 거짓말을 했다.

 

‘민주노총이 병원 매각에 동의하지 않아서, 병원이 부도가 났다’며 화살을 민주노총으로 돌리게 하는 말들을 했던 것이다. 사실, 병원 매각은 전적으로 이사장의 고유권한이다. 여기에 무슨 노동조합과 민주노총의 동의가 필요하단 말인가!

 

원망이 깊었던지, 노동자들이 내게 전화를 했다. ‘진짜로, 당신들 민주노총이 원하는게 이것입니까’. 민주노총 때문에 자신들이 일하는 병원이 부도가 났다는 원망인 것이다.

 

이 노동자에게 설명하기가 참으로 난감하다. 이런 사실 관계에 대한 설명 끝에, 이 노동자는 자신이 오해하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뒷맛은 씁쓸하다. 이 지경까지 사태를 몰고온 병원장에 대한 원망보다, 사실관계도 틀린 병원장의 말 한마디에 우리를 원망하는 상황. 나쁜 이사장에 대해서 미운정, 고운정이 너무 들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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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

장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

 

체불임금 문제로 알게된, 음성의 장◯◯ 할머니. 그녀는 11살된 손녀와 책두권 크기의 창문이 전부인 단칸방에서 산다. 그녀의 소망은 세가지다. 첫번째는 밀린 임금 4백여만원을 받는 것. 두번째는 단칸방이더라도 햇볕 잘드는 방으로 이사 가는 것. 그리고 세번째는 손녀와 함께 물놀이를 가는 것이다. 하지만, 장 할머니의 이 소박한 소망도 현실에서 어느하나 녹록치가 않다.

 

지난주, 음성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노동부 충주지청으로 가는 길이였다. 장 할머니가 말문을 여셨다.

 

‘제가요. 열세살 때 아버지, 어머니가 다 돌아가셨어. 아는 집으로 수양딸로 들어갔는데 말이 수양딸이지 식모살이가 따로 없어. 죽도록 일만 시키고... 그것도 몇 년 있다가, 그집 형편이 어려워 지니까 나가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다른 집으로 가서 식모살이를 했어. 나이 스무살에 아는 사람이 중매를 서서 시집을 갔는데 이건 집에 이불조차도 없어. 서방이라고 맨날 술먹고 노름하고... 빚얻어 오라고 맨날 두둘겨 패기만 하더라고. 결국. 내 나이 39살에 서방이 죽었어. 그때, 큰아들이 그러더라구. 엄마! 이제 우리 아버지한테 맞지 않아서 좋겠다구.’

 

거리낌없이 말을 이어가던 할머니가 울먹이시며 말을 이어갔다.

 

‘참, 근데 집에서 대접받지 못하면 나가서도 대접을 못 받는 가벼. 아부지, 엄마한테 사랑을 받지 못하니, 시집가서도 맨 고생만 했지. 근데, 난 복이 없어. 아들 셋이 있는데 둘이 이혼했어. 거기다 큰 아들은 심장병까지 걸렸지. 그러더니, 손녀를 덜컥 맡겨버리는 겨. 어떡해. 하는 수 없이 저놈 맡아서 키우는데 너무 힘들어. 작년에는 5백만원 짜리 계를 들었는데, 내 순번을 앞두고 계주가 도망을 갔어. 근데 이번에는 돈많은 이놈의 정◯◯가 내 월급 세달치를 떼어먹고 주지 않는겨. 그뿐일줄 알어. 세상에 한번도 만나주지도 않고... 그러다가 간신히 전화통화가 됐어. 이사람 하는 말이, 노동부에 고소했으면, 노동부가서 달라고 그래야지. 왜 나한테 달라고 그러냐구 막 화를 내더라구. 나 힘들어서 못살겠어. 아들 치료비대고 그러냐구 빚을 썻는데 이자도 못줘’

 

장 할머니의 나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66세다. 그런데, 그녀의 호적상 나이는 55살이다. 호적상나이로 보면, 11살에 큰애를 낳은 셈이다. 그녀는 여기서도 참 불운하다. 제 나이로만 호적에 등재되어 있어도 약 20만원 가량의 국민연금을 수령할수 있는 자격이 되는데, 호적 때문에 어쩔수 없다.

 

이 기구한 사연의 장 할머니. 한편, 그녀의 임금을 떼어먹은 그 병원의 이사장은 이 기간동안에 매달 1천4백만원씩 하는 자기임금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수령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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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 같은 한사람

두사람 같은 한사람

 

자신이 운영하는 시설에 입소해 있는 정신지체장애 여성을, 자신의 어머니 집으로 보내 식모살이를 시켜 처벌은 받은 전력이 있다. 시설에 입소해 있는 사람의 돈을 갈취한 혐의로 처벌은 받은 전력이 있다. 20억원이 넘게 시설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상태의 사람이 있다. 이런 전력의 사람에게, 나는 체불임금을 지급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그 사람이 대화 끝에,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처럼, 나쁜 사람이 아냐! 이 나쁜 ◌◌아!

아! 나는 졸지에 나쁜 사람으로 몰렸다. 그런데, 굳이 누가 나쁜 사람인지 묻지 않아도 진짜로 나쁜 사람은 너무나 뻔하다. 그런데도 굳이, 이것을 묻는건 이 사람의 뻔뻔함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다.

 

처음, 체불임금 상담을 하며 이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을 알게 됐을쯤 그저, 노동자들의 처지에 대해서 별 관심없는 사람 쯤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여러 가지를 알게됐고 이제는 이 사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이 사람은 그 지역의 유지행세를 한다. 스스로 사회사업가임을 떠벌린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추악한 일들을 알게됐을때, 정말 속으로 토하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리고, 지금 사람이 이렇게 까지 뻔뻔할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이 사람은 사람들 앞에서, 그 지역의 기관장들과의 친분을 과시한다. 왜 그럴까! 그런 면을 과시해서 상대방을 주늑들게 하려는 의도다. 힘없고 약한 사람들에 대해, 경멸한다. 똑 같은 직원도 누구는 ‘선생님’으로 호칭하고, 누구는 ‘자네’라고 부른다. 상황이 본인에게 불리할때는, 눈물까지 쏟아날 정도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밀린 임금을 지급해 달라는 66세의 할머니에게 ‘노동부에 고소했으니까, 노동부에 달라고 해야지, 왜 나한테 달라고 하지요’라며 매몰차게 거절했던 사람. 노조가 설립되던날 그 사람이 갑자기 그 할머니를 꼭 안고 ‘미안합니다. 저를 조금만 도와주세요’라며 할머니를 꼭 안던 사람. ‘우리집 숟가락 하나, 젓가락 하나’까지 처분해서,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람. 그런데 체불임금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언제까지 해결하겠다고 언질 한번 주지 않는 사람.

 

아! 사람이 이렇게 까지 태연스럽게 그럴수 있는지 다시 감탄하게 된다.

 

하는 행위가 너무나 정반대여서, 꼭 두사람같아 보이는 한사람. 정말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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