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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아이와의 데이트

영화표를 끊고나서

백화점 광장을 달려나가는

아이의 모습을 본다

 

세상 가장 맑은 미소로

뛰놀다가도 아빠 있는 곳을

한번씩 확인하는 해바라기 웃음

 

눈가에 걸린 순수한 결정

저녁햇살로 모이더니

가지런한 옥수수 알갱이처럼 박혀온다

 

태어난 달이 늦어서   

또래들의 놀림받는 날

작은 몸뚱이로 울면서 들어오길 몇번

 

'네 몸엔 아름다운 씨앗이 있어

그게 자라면 씩씩한 어른이 된단다'

일러주자 그때서야 고개 끄덕였던 아이

 

이 여린 영혼이

큰 탈없이 커온 것에 감사하고

성년 되어 내 품을 벗어날 때까지

변함없이 평온하기를

 

혼돈의 세상

시기와 질투 그리고 경쟁이

거미줄로 엮이는 수많은 갈래에서

제 길 잃지 않고 커가기를

 

반나절을 단 둘이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안

잠든 아이를 보듬고 서로의 심장박동을

맞추며 기도했다

 

사랑하는 아이야

네가 앞으로 겪을 시련과 아픔도

나 같지 않기를

아니 조금 더 현명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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