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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네온사인이 하나둘 켜지면서
도시의 밤이 성큼 다가왔다.
사람들은 제각기 분주하게 따로 또 같이 서성댄다
오늘 하루 매상이 좋지 않은지
길가 노점상의 표정은 보도블럭에 한 번 꽂혀다
발길 멈추지 않는 이들에게 향한다.
희고 노란 전등으로 밝혀 놓은 매장너머로
고운 글씨로 빼곡히 적힌 할인가격은
명절 앞둔 이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신호등 앞에 늘어서 녹색불을 기다리면 선 이들은
채 색이 바뀌기도 전에 총총 걸음을 더한다.
두껍게 챙겨입은 옷사이로도 겨울 도시의 차운 바람 새어들고
한번 움찔하곤 깃을 여미고 더 빠른 걸음으로 골목골목으로 흩어진다
늦은 퇴근길 아직 남은 러시아워에 걸려 늘어선 차들의
빨간 꼬리가 길게 뻗어 늘어선다.
난 무심코 구경하는 사람이 되어 멈추어 섰다.
이 곳에서 만났던 지난 시절 반가웠던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기도 하고
한여름 축축했던 열기를 겪을 때 바랬던 계절에 대해 회상한다
커플들은 각자의 거리를 두고 걷는다.
누구는 자석마냥 한몸이 되어 걷고
서로의 시선을 부딛칠 새도 없이 웃음머금고 앞만보고 간다.
또 누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재잘되며 분주히 서로를 쓰담듬으며 걸어간다.
한참 동안 추위도 잊고 섰던 도시 한복판
또 이렇게 하루는 분주하게 흘러서
내 발 밑으로 모이더니 까만 그림자가 되었다.
우두커니 그 속으로 걸어들어가면 또 하나의 쳇바퀴 다 돌꺼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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