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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리며 보내기

예상대로 조금씩 엉망이 되가고 있다.

밤새 아이를 꼭 껴안아 주었다.

이 세상에 단 둘만 있는 것인양

꿈 속에서는 미로를 헤메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는 설겆이를 서로 하겠다고 경쟁을 하다

장모님한테 밀렸다.

묵은 때나 털고 오라고 등을 떠밀려 나섰지만

빨간색 스쿠터의 모터 벨트가 끊어지고

도시 한복판에서 난 땀을 흠씬 흘리고

오토바이샵을 찾아 헤메야 했다.

 

핸드폰 문자는 넘쳐난다.

이름도 저장되지 않은 이들이 보내는 문자들

스팸성 광고글들

그리고 너무 공식적이고 상투적인 문자들이

엄지손가락 만한 창안에 가득찬다.

몇개는 더러 삭제하고 몇개는 누구일까 궁금해하지만 그것도 제풀에 지친다.

 

이럴 때 누구든 그립다.

 

고질병 아니 불치병

어쩌면 내 삶의 전부를 키워왔던 그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게으른 만큼 나는 참는 방법을 잊어왔다.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모르고

시끄러운 도시 한켠에 쥐며느리마냥 웅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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