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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품

 

[ 나는 부품 ]

 

 


 분주한 출근 길
 빼곡히 채워진 성냥갑
 만원버스에 오른다

 

 빈자리 생기면
 왜그리 고마운지

 

 팽팽했던 실밥이
 스르르 풀려
 하얀 솜 드러내듯
 염치없이 몸을 기댄다
 
 서서 갈 때
 거슬리던 안내방송도
 자장가삼아 눈을 감고

 

 새벽녘 알람에 끊긴
 단꿈의 줄기 엮어보려
 어설픈 최면술사처럼 애쓴다

 

 아구대가리 벌어진 입으로
 빨려가는 플랑크톤은
 제 운명 모르는 알갱이 신세

 

 녹슬지 않는 쳇바퀴 실려
 최면과 주문 섞여
 몇 만번째 굴러가는 부품

 

 - 2007.01.23. 출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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