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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4/13
    부고를 접하며..
    별똥별
  2. 2008/04/13
    강아지똥의 작가 故 권정생 선생님의 유서 (1)
    별똥별
  3. 2008/04/13
    회의를 기다리며...
    별똥별

부고를 접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친구들 만나는 일이 뜸해지면

 

처음엔 결혼식장에서 만나고

다음엔 돐잔치에서 만나고

그 다음엔 장례식장에서 만난다는데..

 

요샌 한꺼번에 몰려서

경조사가 넘쳐난다.

 

그래서 시간이 겹치면

기쁜일 보다는 슬픈일에 발걸음을 옮기는데

지난 한주동안 부고를 알리는

문자가 4통이나 날아왔다.

 

그 중 한군데는 참가하고

또 한군데는 부조라도 부탁하고

나머지 두군데는 연락해서 위로라도 전했다.

 

사람을 멀리 떠나 보내는 일...

상복을 입고 눈물을 흘리는 자식들의 모습에

나 자신이 겹쳐 보인다.

 

사랑이란 참으로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그렇게 해도 결국 후회가 남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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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의 작가 故 권정생 선생님의 유서

강아지똥, 몽실언니로 알려진 동화작가
故  권정생 선생님의
유서를  만났습니다.
 
인세 10억을 기부한다는 작년 봄의 기사를 본 기억이 있었는데
그 때엔 그 내용을 잘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지만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은 너무 잘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바램을 소중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겠습니다.

 
 
 <권정생님의 유서>
 

 

 

......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맡겨 놓고 뒤에서 보살피면 될 것이다.
유언장이란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 짐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헐떡 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 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 저기 뿌려 주기 바란다.

 
유언장 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 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 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 봐서 그만 둘 수도 있다.

 

2005 5 10  쓴 사람 권정생

 

 

 

 

선생님 사시던...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7번지 생가

 

정호경 신부님.

마지막 글입니다.

제가 숨이 지거든 각각 적어놓은 대로 부탁 드립니다.

제 시체는 아랫마을 이태희 군에게 맡겨 주십시오.
화장해서 해찬이와 함께 뒷 산에 뿌려 달라고 해 주십시오.


3 12일부터 갑자기 콩팥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뭉퉁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 날에도 가끔 피고물이 쏟아지고 늘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에는 아주 다릅니다.

1초도 참기 힘들어 끝이 났으면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됩니다.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요.

지금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재작년 어린이날 몇 자 적어 놓은 글이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 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티벳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2007 3 31일 오후 6 10 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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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기다리며...

또 바쁜 일상입니다.

그 중심에 각종 회의가 놓여집니다.

오늘도 아침 점검회의를 마치고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단위에 참가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노동권 그리고 일하다 다쳐서 장애인이 되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

오늘 회의에서 내가 주로 발언할 내용입니다.

 

우리는 모순된 현실을 체감하고 있어도

그 모순을 바꾸기 위해 정확하게 드러낼

구체적 사례와 통계자료 그리고

바꾸어 갈 단계와 목표한 것들의 청사진에서 막힙니다.

그래서 일단 마음이 움직인 만큼

몸으로 부딛히는 것 부터 시작하지만

여러가지 한계를 절감하면서 고군분투합니다.

 

어떤 때는 꿰뚫어 볼 수 있는 힘 -

현상에 대한 직관의 능력이 중요합니다.

서로가 나뉘어 쥐고 있는 에너지를

큰 덩어리로 모아내어 움직이게 만들

꾸준한 연마와 담금질도 중요합니다.

 

... ...

오늘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회의 시간 맞추어

사무실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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