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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루시드폴 새벽녘 내 시린 귀를 스치듯 그렇게 나에게로 날아왔던 그대 하지만 내 잦은 한숨소리 지친듯 나에게서 멀어질테니 난 단지 약했을뿐 널 멀리하려 했던건 아니었는데 난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너무 멀리 가진마 어쩔 수 없다 해도 난 단지 약했을뿐 널 멀리하려 했던건 아니었는데 난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너무 멀리 가진마 어쩔 수 없다 해도 난 단지 약했을뿐 널 멀리하려 했던건 아니었는데 난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너무 멀리 가진마 어쩔 수 없다 해도 새라는 제목의 노래들을 좋아했다. 김지하의 시에 곡을 붙인, '저 청한 하늘 저 흰구름'으로 시작하는 옛날의 민중가요 '새'는 비록 노래로 바꾸면서 시어들을 싹뚝싹뚝 잘라내어 말이 잘 연결이 되지는 않지만, 그 섬뜻한 서러움을 잘 표현해 낸 가사들. 그리고 가사를 담백하게 읊어내는 낮은 목소리가 가슴에 오래도록 남았다. 고등학교 때는 전람회 2집에 있는 '새'를 많이 들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워크맨에 카세트 테이프로 노래를 듣던 시절, 전람회 2집 첫번째 곡이었던 '새'는 전람회가 가지는 특유의 고전적인 느낌의 무게감이 가장 잘 드러나 있었다. 너무 무겁지도 않지만, 통통튀지 않고 묵직하게 중심을 잡고 있는 그런 무게감. 마치 바퀴가 얇은 사이클이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다가 정식 엠티비를 탈 때 느껴지는 무게 중심 같은 거. 하지만 그 무게감은 정 반대의 속도감과 두바퀴를 통해 만나는 것처럼, 전람회의 가볍지 않은 멜로디와 가사들이 새의 날개에 실려 훨훨 그렇지만 외로운 날개짓을 하는 느낌을 전해주는 곡이었다.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 한 동안 이상은에 푹 빠져 있었다. 철거촌에서 밤에 규찰을 설 때도 분위기에 걸맞지 않게 이상은의 노래들을 읊조리곤 했다. 삼도천, 어기여디여라, 너무오래 등등... 그 중에서도 심하게 감정이입이 된 노래는 '새'였다. 시적인 비유들의 가사들에 푹 빠졌고, 무엇보다도 이 좁고 우스운 땅위에 내려온 새가 내 모습이라는 착각에 하루하루를 살았다. 어쩌면 나도 구름의 숲과, 노을의 냄새, 바다건너 피는 꽃의 이름을 알고 싶었는지도, 돈을 세는 사람들을 아무 의미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날아오를 하늘이 있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갑자기 루시드 폴의 새가 가슴에 박혔다. '난 단지 약했을뿐 / 널 멀리하려 했던건 아니었는데' 가늘고 섬세하게 떨리는 루시드 폴의 목소리가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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