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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 살아있구나

강화도에 다녀왔다.

당일치기로 간 건 처음이었는데, 역시 약간은 무리한 일정이다.

예전처럼 버스에 자전거를 실고 돌아오려고 하는데

기사아저씨가 회사 방침이 바뀌어서 절대 안된다고 할 때는

눈앞이 캄캄해지더라.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 잘 돌아왔으니 뭐...

 

집에 돌아와서 보니 100Km 탔더라.

일본에서 가장 많이 탔을 때도, 용인에서 하는 인권활동가대회 갈 때도 100Km 였다.

하루에 그 이상 타 본적은 없으니 어제도 내 최대 거리를 달린 셈이다.

요새 자전거 안타다 최장거리를 타서 그런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나 작년만해도, 일본 여행때만 해도

백킬로 달리고 밤에 맥주 퍼 마시고도 멀쩡했는데ㅠㅠ

허벅지 땡기는 건 그렇다 치고 술많이 마신 다음날 처럼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독한 커피를 달여먹으며 각성해야겠다

근데 이런식으로 몸과 정신을 채찍질해도 나중에 괜찮을까?

 

전등사 앞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강화읍의 버스터미날로 가는 길.

점심먹으며 휴식을 취했지만 지친 몸은 되돌아오지 않았고

모두들 자전거를 굴리는 건지 굴러가는 자전거에 끌려가는 건지 암튼 그렇게 가다가

이날 가장 경사가 심하고 거리도 긴 고개를 만났다. 이름이 뭐더라...

암튼 한번도 쉬지 않고 고개 정상까지 올랐다.

기어를 다 풀고 다리를 쉴새없이 굴러도 자전거는 급한일 없다는 듯이

주위의 경치를 만끽하며 앞으로 서서히 나아간다.

고개 정상에 오르고 보니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심장의 쿵쾅거림이 귀를 울린다. 오랫만에 듣는 심장소리....

나 아직 살아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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