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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이웃이 되자

녹색평론 111호 실린 박지원님의 글을 읽다가 '착한이웃'이라는 표현을 보았다. 묘하게 그 구절과 표현이 마음에 와 박힌다. 가난한 농촌에서 자란 글쓴이의 친구들이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찌든 도시 출신 친구들보다 더 가난한 삶을 살겠지만 '착한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착한 이웃이 되어야겠다. 요새 들어 어떻게 살아야할지,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생각이 많아졌었는데, 무언가 해답까지는 아니어도 중요한 힌트를 던져준 거 같다. 전쟁없는세상에서 활동할 때도, 회사에 다니고 있는 지금도, 내가 바라는 건 착한 이웃이 되는 거다.

 

이웃들의 아픈 마음을 쉽사리 넘기지 않고 함께 아파할 수 있는 마음, 그네들이 처한 부당한 처지를 인정하거나 납득하지 않고 왜 그래야 하는지 물어볼 수 있는 지혜, 그리고 그이들의 행동에 작은 힘 보탤 수 있는 소박하고 단순한 용기, 이정도만 있으면 되지 않겠나 싶다.

 

성경에 착한 사마리아인 어쩌구 하는 구절이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결국 예수님 말씀의 핵심도 이거 아닌가 싶다. 네 이웃에게 착한 이웃이 되어라. 착한 마음과 행동은 단순소박하게는 좋은 마음을 가지고 주변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라는 거겠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가져다 주는 정도의 착한 일과는 엄연히 다르고 또 그만큼 행하기 어려운 거 같다.

 

강도를 만나 두들겨 맞는 사람을 위해 동전 한 닢 적선하는 건 쉽지만, 그런 건 착한 이웃이 아니라더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 예를 들면 국가의 복지시스템이나 기업의 사회환원 같은 걸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착한 이웃이 되는 일은 강도들에게 두들겨 맞는 사람을 위해 강도들과 맞서는 일, 도저히 강도들을 쫓아낼 자신이 없다면 함께 맞아주는 일이다. 음... 생각해보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착한 이웃이 되는 일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 될 수 있겠다.

 

세상에 몸과 마음이 아픈 이웃들이 너무 많은데, 나만 혼자 멀쩡하게 월급받아가며 아무 걱정없이 살아가는 거 같아 맘 편치 않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착한 이웃이 되는 일. 더 가지려 애쓰지 않고 더 나누려고 애쓰는 일. 말은 이렇게 쉽지만 일단은 말이라도 뱉어내야 남들 눈 무서워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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