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슬픔은 나의 힘

태고적부터 사람들의 힘의 근원은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자고 반박한다면 그냥 한발짝 물러서서

슬픔은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하겠다.

 

나를 생각하고 느끼고 움직이게 한 것은 언제나 슬픔이었다.

 

해피엔딩의 핑크빛 사랑보다는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이

더 무언가 본연의 아름다움에 근접해 있다고 믿는다.

이럴 경우 슬픔은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에 대한 인식이다.

나는 그 한계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이 슬픔은 나를 좌절과 절망으로 빠뜨리기보다는

상처와 치유를 통한 성숙을 가져다준다.

 

철거촌에 처음 가서 느낀 감정도 슬픔이었다.

내가 학생운동을 계속 했던것은 어떠한 상황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보다는

어떠한 상황에 대한 슬픈 감정때문이었다.

확실히 난 철거촌의 용역깡패들의 폭력에 분노하기보다는

절대빈곤의 현실이 너무 슬펐다.

 

전쟁을 일으키는 국가에 대한 분노보다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전쟁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시대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 슬프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철거민들과 함께 싸우게 되었고, 전쟁을 반대하게 되었다.

 

난 여전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여전히 세상이 슬프고, 내 사랑이 슬프고, 나와 사람들의 삶이 슬프다.

그 슬픔속에서 나는 생각하고 느끼고 아파하고 기뻐하고 살아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