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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7/10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0/30
    춘천가는 길(2)
    무화과
  2. 2007/10/28
    목욕탕에서(3)
    무화과

춘천가는 길

춘천가는 길은 가을로 가득차 있다

시인의 말마따나 초록이 지쳐 단풍든 가을의 꽃자리

시야를 가득채운 저 총천연색의 축제와

다리밑 북한강의 물결에 부딪혀 사방으로 부서지는 햇살과

햇살의 조각들을 끌어안고 바람에 흔들리는 눈부신 억새

그 모든 아름다운 풍경이 오히려 서글픈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늘따라 터덜거리며 옆을 지나가는 국방색의 군용트럭이

더더욱 꼴보기 싫다

 

사는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의 연속이라 하지만

모든 만남은 헤어짐을 예정하는 일이라지만

만나자마자 헤어져야하는 건 특별히 서글픈일이다

헤어짐을 위하여 짧은 만남을 준비하는 일은 너무나 속상한일이다

젠장

 

군대같은거, 감옥같은거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들

이 세상에서 몽땅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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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오랫만에 찾아든 동네목욕탕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하나뿐인 온탕에 몸을 담군다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것이 주루룩 흘러내리고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자욱한 목욕탕의 공기를 흔든다

 

어지간히 몸을 풀고 나와서

때를 밀어보지만

1년 2개월여의 시간을 벗겨내보려하지만

생각만큼 때는 나오지 않고

아마도 벗겨내야할 것은 거죽의 때가 아닌가보다

 

저기 어딘가

내가 떠나지 않았던 이곳과

그래서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이곳사이 어딘가에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두리번거리고 서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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