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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9
    개막전 단상
    무화과
  2. 2008/03/29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된 거 같아. (1)
    무화과

개막전 단상

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거짓말 조금만 더 보태면

출소하는 날보다 더 기다려왔던 프로야구 개막전이다.

비록 지난해 꼴지라서 대구가서 원정경기해야했지만

Tv에서 생중계해 준 덕에 집에서 편안하게 봤다.

 

확실히 작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잘던지던 배영수를, 그 배영수를

끌어내리고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지긴 했지만 오승환은, 그 오승환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늘어져

정말이지 마지막 쓰리아웃이 잡힐 때까지 경기를 알수 없게 만들어갔다.

확실히 올해는 무언가 될 듯한 분위기다.

 

주요 선수들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호세 리마

1회에 흔들리는 모습에 많이 불안했지만 점차로 컨디션을 잡아갔다.

결정구로 삼진을 잡는 스타일이 아니라 상대방을 압도하지는 못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것 같다.

특유의 과장된 제스쳐도 재미있고, 매너도 좋은 것 같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시범경기때도 지적 되었던 건데, 6회가 되니까

구위가 확 떨어져서 마구 얻어맞는다는 거.

 

이용규

이용규가 오늘 처럼 이종범놀이를 해준다면 기아는 올 시즌을 콧노래를

부를 것이다. 오승환을 상대로 2루타를 쳐낸 것도 그렇고

특히 첫번째 두번째 타석에서의 안타는 이용규의 안타 생산능력이 돋보이는 타구였다.

동점을 만들었던 5회의 홈대쉬도 인상깊었다. 솔직히 뛰면 안되는 타이밍이었다.

배영수가 홈으로 커버를 들어왔지만 이용규의 슬라이딩이 원체 좋았고 배영수가

이용규의 위치를 확인 못해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암튼 맘은 졸이지만 그런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는 확실히 야구를 재미있게 한다.

 

장성호

역시 장성호다 세 타석을 연속으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다니.

네번째 타석의 삼진은 내가 봐도 아까웠다.

분명 방망이가 돌아가지 않았는데 심판이 잘못 봤다.

 

나지완

안타는 하나도 못쳤지만, 적극적인 자세와 스윙이 인상깊었다.

개막전이라 긴장했을텐데, 나름 자기 스윙을 시원시원하게 하니 보기 좋았다.

힘이 있어서 타구도 외야로 뻗어나가고. 다만 시즌 내내 4번 타자를 하려면

시원시원한 스윙만 보여줘서는 안될듯.

 

최희섭

너무 무기력했다. 오늘의 워스크 플레이어다. 안타가 하나도 없는건 그럴수도 있지만

낮은 변화구에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김상훈

김상훈이 홈런칠 줄은 몰랐다. 배영수도 몰랐을거다.ㅋㅋ

 

삼성은 이기기는 했지만 오히려 불만이 많을것 같다. 안타를 12개나 쳐놓구 4점밖에

못뽑은 집중력도 문제지만 주루사, 견제사, 도루자를 기록하는 등 선동렬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다만 클린업트리오는 정말 무섭더라. 양준혁은 정말 늙지도 않는다. 대단한 선수라는 말 밖엔... 우리 종범성도 빨리 경기에 나오면 좋겠다.

 

내일은 석민어린이 선발이라. 적어도 작년처럼 석민어린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을거 같다. 그럼 내일은 이기러 가볼까!!! 한기주도 구경좀해보자. 기아타자들 점수 너무 많이 내면 안되는데...

 

PS)타구장 기록들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정찬헌이 4이닝 무실점이었다니, 놓친 고기라 더욱 아까운 생각이 든다. 내일은 문학경기가 제일 재미있겠다. 봉미미와 김광현의 대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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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된 거 같아.

이런 말하면 주위사람들이 뭐라고 그러겠지만,

네가 언제는 안그랬냐고 마구 마구 반발할것도 같지만,

수감시절부터 내 관심은 "나"였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의도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었고

내가 세상에서 어떤 위치인지 사실 성찰하지 않았고

내가 하는 여러가지 활동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지 고민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내 내면으로 철저히 파고들어보고 싶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어떤 이들은 나의 눈에서 장난꾸러기 초등학생을 읽어가고

어떤 이들은 나의 입에서 수다쟁이 뻥쟁이를 들어가고

어떤 이들은 나의 손에서 감수성풍부한 문학소년을 만나고가고

어떤 이들은 나의 발끝에서 까불까불 촐싹대는 가벼운 사람을 느끼고갔다.

 

그 어떤 모습은 내가 아닌 모습은 없고 또 그렇다고

딱 내모습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사실 나도 나를 잘 몰랐다.

 

'이용석'이라는 개인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개별적 존재에 대해서

그 심연까지 파고들고 싶었다. 그럴려면 실험체가 필요한데

뭐 빌리는데 돈도 안들고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는 인간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나 자신. 물론 표본으로 삼기엔 부실한 부분이 많지만 어쨌든...

한 개인의 밑바닥에는 무엇이 있는지. 인간은 과연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에게 신념이라는게 있는지. 자존심은 있는지. 사람이 얼마나 비굴해지고

추잡해질수 있는지... 얼마나 착해질 수 있는지는 실험체의 특성상

연구하기가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제 슬슬 밖으로 나올 때가 되었다는 신호가 온다.

누가 어디서 보낸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신호지만.

그동안 파고들어서성과가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은 없지만 대답할 말도 없다.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그런 상투적인 말조차도 나에겐 버겁다.

어쨋든 좀 답답하고, 그리고 갈수록 성격이 망가져가는 것 같고,

외로움을 부쩍 느끼게되고 이러면 안되겠다 싶다.

 

그리고 갑자기 지나간 세월의 길이가 느껴지는 만큼

무언가 내 인생도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한 것 같고

그 도약은 내면으로 파고들기만 해서는 어려울것 같다고 살짝쿵 생각해본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내면을 형성하고 있는지

너무 거기에만 몰두하다 보니까 이제는 정말 세상이 어떻게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지

나는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잘 감이 안온다.

다시 처음부터 배워가야하나보다. 조금 배우면 생각이 확 나겠지.

 

아무튼 그냥 좀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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