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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30
    촛불집회의 예비군들이 이랬으면 좋겠다. (14)
    무화과
  2. 2008/05/30
    예비군복과 국가안보 (3)
    무화과

촛불집회의 예비군들이 이랬으면 좋겠다.

나는 촛불집회에 더 많은 예비군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만 예비군으로서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이야기하면서 '예비군집단'이 아닌

시민의 한사람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나는 예비군들이 군복을 벗어던지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도로에 나설때는 함께 나서고 도망칠때는 함께 도망치고

뒷사람들을 위해서 앞에서 경찰들을 막을때는 함께 막았으면 좋겠다.

촛불집회에 온사람들을 보호하는 사람과 보호받는 사람으로 나누지 말고

함께 행동하는 사람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요새 다함께가 지도부 노릇하려고 해서 비난으 표적이 된거 같은데

다른 사람들을 지도하려고 하는 것이나 다른 사람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촛불집회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힘과 권력을 가진 집단으로부터

지도나 보호를 받는 것이아니라, 독립적인 개인들이 스스로 나약함을 인정하고

그렇기 때문에 함께 서로를 돌봐가며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더 나아가서 예비군들이 군복을 입고

자신의 남성성을 내세우지 말고

군대의 경험들-부당한 명령과 복종의 시스템, 폭력의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처들을 쓰다듬으며 전경들에게 말을 걸면 좋겠다.

아무래도 나는 군대를 경험하지 않았기때문에 군대를 경험한 예비군들이

나보다 더 전경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전경들에게 당신들은 경찰이기 이전에 당당한 한 명의 인격이라고,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당신의 인격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부당한 명령이라고 생각안하면 어쩔수 없지만..쩝)

당신들은 폭력의 피해자이지만 지금 가해자가 되고 있다고

그것도 당신들이 행사하는 폭력은 폭력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한 국가폭력이라고

이런 말들을 전경들에게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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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복과 국가안보

달군님의 [] 에 관련된 글.

촛불집회 처음 나가봤다. 촛불집회뿐만아니라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여서 차도에서 하는 집회가 나에게는

꽤나 오랫만의 일이었다.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들이 새삼 재미있기도 했지만

달군처럼, 그리고 내 친구들처럼 불편한 부분들도 있었다.

 

어제는 분위기를 보고 "아 오늘은 연행을 안하려나보다"하고

진작에 눈치는 챘지만 그래도 전경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나는 무서웠다.

사실 나는 예전에도, 돌던지고 막 전경하고 욕하고 싸울때도 항상 무서웠다.

전경들에게 맞을까봐 무서웠고 연행될까봐 무서웠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들을 두려워한다. 나는 이미 연행도 되어봤고

전경들에게 많이 맞아봐서, 그것들이 생각만큼 두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연행될 때나 유치장 구치소 등등에서의 요령도 나름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무서웠다.

 

촛불집회에서 여성들은 뒤로 빠지고 남성들이 앞으로 나가서

스크럼을 짜고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올때마다

나는 뒤로 한 발짝씩 물렀다.  속질히 말해서 나는 누군가를 보호할 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겁도 무지무지 많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스스로를 보호하고

함께 싸워나가는 것이라면 자신있다.

 

예비군복 입은 사람들의 진심을 나는 믿는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생각이 나는 무섭다.

예비군복을 입은 사람들은 선량한 마음에서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했겠지만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단도 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예비군복이 상징하는 바는

국가안보이데올로기와 다르지 않다.

 

이건 미국산쇠고기수입의 문제이기도 하고 군대와 평화의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가(혹은 군대가) 국민들의 안보를 위해 존재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이번 쇠고기 수입에서도 드러나듯이 국가는 특정한 사람들의 이익과 안보를

신경쓸 뿐이다. 군대또한 마찬가지다. 국가와 군대가 안보를 독점하고 있는 사회보다는

개인들과 소규모 공동체들이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사회가 훨씬 민주적이고 건강한 사회다.

 

예비군복은 입고 나와서 사람들을 보호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군대가 국민들의 안보를 책임진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다.

안보가 국가대 국가의 차원이든, 집회에서 공권력과 시위대의 충돌에서의 안보이든

누군가가 안보를 독점하거나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비민주적이다.

주로 그런 독점이나 관리는 물리적인 폭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권력은 그런 집단에게로 집중되기 마련이다.

 

촛불집회에서 아무리 비폭력을 외친다고 해도 예비군복이 나서서

물리적인 대응의 방식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진정한 비폭력직접행동의

방식에 어긋난다. 촛불집회가 좀더 비폭력직벙행동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예비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군복을 벗어던지고 사람들과 함께 나란히 경찰들의

시꺼먼 방패앞에 섰으면 좋겠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처럼 겁많고 힘없는 사람이든

함께 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약하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며

각 각이 가지는 자발성과 주체성을 격려해주면 좋겠다.

 

진정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남성들이 전경을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길바닥에서 전경들이 쳐들어올 때

기타치고 노래를 부를 수 있으면 좋겠다.

힘 센 성인 남성들만이 할 수 있는 집회의 방식은

아마도 지금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지도부에게 관리받고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는 집회에 어울릴 것이다.

촛불집회는 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싸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좋겠다.

내가 아무리 목이 약하다고 해도

힘으로 경찰들과 겨루기를 하는 집회보다는

노래부르며 싸우는 집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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