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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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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4
    도서관(1)
    무화과
  2. 2009/07/04
    이발
    무화과

도서관

세상에 책 한 권 빌리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대학교에 냈던 등록금이 얼만데, 졸업생이라고 책을 안빌려 준단다.

서울에서 내가 이런 저런 소비를 하며 내는 간접세가 얼만데,

서울 시민이 아니라서 책 안빌려 준단다.

하는 수 없이 지하철로 두 정거장 부천쪽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또 한참을 깊숙히 올라가야하는 부천 중앙 도서관에 가게되었다.

 

조선시대에 숭유억불 정책마냥 대한민국정부가 도서관 억제정책으로 탄압이라도 하는건지

왜 도서관이 사람들이 가기 힘든 곳에 꼭꼭 숨어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고 가보니 해는 안보이고 바람은 선선한데도 등자락이 땀에 흠뻑 졌었다.

뭐 산속에 있으니 공기하나는 좋더라만, 대중교통을 가기 불편한 곳이라서 자전거를 탔더니

자전거길도 만만치 않더라.

 

땀흘리며 힘을 쓴 나머지 도서관에서는 조금 잤다. 물론 핑계다. 나 원래 의자에만 앉으면 잔다. 혹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서서도 잘잔다. 딱해보여 자리 비켜주는 사람들도 종종 있을 정도다.

 

생각해보니 부천 중앙도서관 예전에도 한 번 와본적이 있다. 아마도 7,8년 전쯤이리라. 오죽 다니기 불편했으면 그 이후에 와볼 생각을 안했을까 싶다. 암튼 가보니 도서관의 위치 빼고는 다 괜찮은것 같다. 몰랐었는데 회원가입해서 책도 빌릴 수 있었다. 내가 찾던 책중 하나는 없었지만 그 정도쯤이야. 앞으로 자주 애용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내일도 가볼까 생각은 하고 있지만, 어제 오늘 자전거를 탔더니 왼쪽 발이 또 아파온다.

지난 설 연휴전에 집회 참가후에 피로때문인지 통증이 오더니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라지지않고 그렇다고 악화되지도 않고 미세하게 남아서 은근히 신경쓰이게 한다. 아마 내일 도서관 안가면 이것이 핑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노래듣기. 자전거 타기. 책읽기(이건 최근들어 가능해진것). 야구보기(경기 생중계와 그 이후에 기사검색). 역시 도서관 가야겠다. 안그러면 하루 종일 야구만 보다가 후회하며 잠들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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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

갑자기 머리를 잘랐다.

물론 머리가 제법 길어서, 게다가 부쩍 더워진 날씨를 고려해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자른것이 한 4개월 전 쯤 됐으려나. 그리 길지 않은 세월이지만

마치 그 동안의 시간들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새겨져 있기라도 한 듯이

그래서 머리카락을 자르는 순간 그 절단면으로 모든게 새어나가기라도 할것처럼 느끼며

지금 이 순간들을 지나기 전까지는 머리를 자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머리를 싹뚝 잘라버렸다.

"이 정도의 길이면 될까요? "는 물음에 "더 잘라주세요"하고 대답해버렸다.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그 시간들이 남겨진 부분들을 다 잘라버리려고 한것도 아니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내 뱉은 한마디 대답에 은빛 가위날이

싹뚝 싹뚝 성큼 성큼, 머리카락들은 비명을 지르며 길이가 짧아져갔다.

지금 남아있는 머리카락들은 최근의 것들이라서 그 시간들이 하나도 기억되지 않는다는 듯이.

 

그런데... 그런데...  안경을 쓰고 머리를 바라보니 맘에 안든다ㅠㅠ  괴상망측하다ㅠㅠ

 

불쑥 머리가 자라나면 좋겠다.  그 길이만큼 새로운 기억들이 입력될 시간이 문득 지나버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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