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기이한 선거

총선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고

당선과 낙선의 윤관도 절반은 드러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선거판이 웃기게 돌아가고 있지만

그야 일반적인 한국정치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니

더 이상 이상할 것도 없는 선거라 하겠다.

그런데 진보정당 후보들의 모습은 기이하다 할 만하다.

 

우선, 사천의 강기갑 후보를 보자.

현재 지지율 2위로 한나라당 이방호 후보를 바짝 따라 붙고 있다.

그런데 그 이면에 친박연대 혹은 박사모의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과 강기갑 후보측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던 민주노동당이, 그 후보가

한나라당 세력의 가장 보수세력들과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덕양으로 가보자.

민주당 한평석 후보가 심상정 후보와 단일화를 하자는 제안을 했고

진보신당과 후보측에서 적극 협의에 나서고 있다. 오늘 중으로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시절 이른바 '반한나라당 연대'에 대해 아주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던 사람들이 진보신당 쪽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비례대표는 물건거 갔으니 지역구에서 한 사람이라도 당선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는지 내막은 모르겠으나 이제는 '반한나라당 연대'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양쪽 모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안스러워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마지막 출근하던 날

3월 31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에 정책국장의 직함을 갖고 마지막 출근을 한 날이 되었다.

 

마지막 출근하던 날에 한국타이어대책위 간사도 넘겨 주고

사무실 책상서랍 속 잡동사니들도 싹 비웠다.

참 많이도 있더군.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던 잡동사니들이

두 박스나 되었다.

 

그나마 건진 것 중 하나는 2000년 1월 30일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있었던

창당대회에서 흔들었던 시지부 깃발이다.

그 동안 몇 번의 사무실 이사과정에서도 버리지 않고 고이 접어 두었던 그 깃발이

책상 서랍 속 깊은 곳에서 밖으로 나왔다.

그 때는 참 감동의 물결이 역도경기장을 채우고도 남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제 마음속 한 구석 추억으로 남겨야 할 뿐이다.

안타깝지만.....

그리고 또 하나.

민주노동당에서 처음으로 진행했던 교육강사단학교 기념사진이었다.

그때 수료한 사람들에게는 모두 '민주노동당 1호'가 적힌 수료증을 주었었다.

그것도 아직 가지고 있는데.........

그 사진을 들여다 보니 아련한 얼굴들이 가득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오후에는 한국타이어대책위 회의를 하고

저녁에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 책상정리를 마치니 밤 11시가 다 되었다.

마지막 떠나는 길이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2년전,

결혼식 전날에도 새벽까지 자취방을 정리했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제 모든 것들을 마음 속 깊이 뭍어 두기로 한다.

다시 끄집어 낼 날이 오지 않겠지만

일부러 그리워 하지는 않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