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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나서

대전의 날씨는 찼지만 좋았다. 보이는 곳들은 깨끗했다. 교수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그리 많은 수의 교수들이 오지않아서 좀 섭섭했지만, 그런대로 분위기는 좋아보인다.

어쩄든 뭐든 하고나면 허무하다. 결과가 좋지 못하면 더욱 그렇다. 아직은 떄를 기다려야하지만, 한국에서의 첫 인터뷰치곤 가볍게 끝냈다. 나이가 들면서 운에 대해 집착한다. 내 스스로 운이 좋지못한 운명을 타고났다고 생각하지만, 내 운도 내 노력아래 있다고 아직은 믿고 싶다.

이젠 정말로 논문으로 돌아가련다. 학위가 없으면 말짱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더욱 절실하다. 이제 모든 미련을 뒤로하고 할 일들을 밀어부쳐야 한다. 한국에서의 남은 일정동안에는 그동안 못본 선후배, 친구들을 보고 짐을 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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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기침이 심해진다. 기관지가 들떠 몸이 더 피곤타. 추운 날씨에 면역 능력이 떨어져서인지 견디기가 힘들다. 오늘부터 날이 한풀 꺾인다는데, 날이 좀 따셨으면 좋겠다. 오늘도 집에 있기뭐해 학교에 나왔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같이 동반해서 이곳을 다녀가셨다. 나이가 먹어도 여전히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죄송스럽다. 장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내일 대전내려간다고,... 조금의 긴장감은 있으나 그렇게 기대감도 크지않다. 대강 준비할 것들을 마무리짓고, 오늘은 일찌감치 집에 들어가 쉬련다. 내일 아침부터 서둘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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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마지막 날을

어디 갈 때도 없고해서, 중대 대학원을 나왔다.  오는 길에 화물차에 올라 아버지랑 노량진에 들러  내가 먹을거리를 찾다 커피 한잔 마시고 헤어졌다. 날이 춥고 눈이 왔다. 몇년 만에 보는 눈이다. 작년 독일가서 보고 처음인 듯 하다. 비행기 놓치고 덴버공항에서 쏟아지는 눈을 본 적이 있는데 언제쯤인지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작년말인 듯 하다.  많이 변했다. 아는 사람들은 늙어가고 인연의 끈들이 희미해져감을 느낀다. 8년 이상의 유배생활이 적잖이 내 주위의 네트워크를 마모시켰다. 아까전에 경래의 전활르 받았다. 눈이 오니 경래생각이 많이 났다. 생일을 좋은 곳에서 보냈다니 그나마 미안한 마음이 덜하다. 중언연을 와보니 늙은 후배 한 놈이 방을 지키고 있다. 반갑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오늘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을 가련다. 내일은 연초라 어디 연 곳도 없어 집 근처에서 배회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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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해서

장거리 여행은 역시나 몸에 부친다. 공항에 도착했으나, 어머니 얼굴을 뵐 수 없었다. 광훈이와 지원이가 나와 있었다. 어머니가 입원하셨다 이제사 퇴원하셨다 했다. 너무 피곤해 잠결에 경래랑 전화를 받는둥 마는둥 끊고, 새벽 3시 반쯤에 일어났다. 날씨가 춥다. 아들이 왔다고 아버지가 물건을 가지러 새벽녁에 나가셨다. 한국에 나오면, 가족들 힘들게 사는 모습에 마음이 무겁고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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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오피스에서

오늘도 또 나왔다. 고양이 밥을 주고 히터를 틀고 오피스에 들어앉아 있다. 경래가 싸준 김치볶음밥을 소중히 한쪽에 두었다. 날이 차고, 볕이 없는 날이다. 가게 문들은 거의 폐점 상태다. 매년 케익을 사서 이브날을 보내곤했는데, 어제는 그냥저냥 보냈다. 한 이틀 있으면 가족들이 뿔뿔히 여행들을 갈 예정이라 서로가 크리스마스보단 여행에 마음이 떠 있다.

새벽녘에 승준이가 산타가 보내준 선물을 확인차 일찌감치 우리 부부를 꺠웠다. 매년 나는 경래랑 선물을 포장하고 작은 트리 밑에 그것을 숨겨두곤 한다. 거실에서 들리는 선물을 찾고 탄성을 지르는 승준이의 모습에 매년 희열을 느끼곤 했다. 작년에는 그 선물을 못찾아 산타가 그냥 간 것으로 알고 내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낸 적도 있다. 오늘은 쉽게 찾은 모양이다. 시리즈 문고판 책들과 레고 스타워즈 게임을 얻었다. 지가 원하는 품목을 알아내고 구하는데 매년 힘들었는데, 올해는 그냥 이유불문 주는대로 받으라는 식으로 선물을 안겼다. 그도 좋아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녀석의 산타에 대한 믿음이 언제 깨질른지 모르겠으나, 미국에 살면 긴가민가하며 아마도 한 일, 이년은 더 가지 않을까 싶다.

가져갈 짐도 없지만, 오늘은 여행짐을 쉬암쉬엄 싸련다. 그러자면 학교에서 좀 서둘러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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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에 또 나와..

오늘은 정오가 되서야 나왔다. 어제는 웨스랑 점심을 중국집에서 먹고 저녁에 같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웨스가 플라톤의 심포지엄을 얘기하다가, 집히는 것이 있어 네가 게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한다. 이제까지 한 4년을 있으면서도 그 녀석의 성 정체성을 모르고 살았음에 헛웃음이 나왔다.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멋지게 꾸민 집들을 웨스랑 걸었다. 많이 추웠고, 옆에서 웨스는 끊임없이 미국에 잡힌 테러혐의자 처분에 있어 법적 문제를 주절히 늘어놓는다. 주위에 많은 가족들이 구경을 나왔다. 그러곤 그와 헤어져 집으로 왔더니, 집에 와이프 과 손님들이 연말이라 방문했다. 저녁을 먹고 같이 농담을 주고받다 저녁 늦게서야 파하고 집에들 돌아갔다. 승준이가 애들이랑  논게 피곤해서인지 골아떨어졌다. 아침에 승준이 목욕을 시키고 나도 샤워를 했다. 아침에 어머니 전화를 받고, 이웃집 형섭씨를 나오라해서 만났다. 어제 내 꿈을 꿨다 한다. 꿈을 팔라하고 기분좋게 학교로 나왔다. 나는 어제 주먹으로 사람 죽이는 꿈을 꿨는데, 이웃집 후배가 좋은 꿈으로 화답한다. 경래가 만들어준 김치볶음밥을 챙겨 들고 나왔다.  오늘은 그래도 이브인데 좀 일찍 집으로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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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에 나와..

오늘은 일찌감치 학교로 나왔다. 어제보다 썰렁하다. 제법 바람도 불고 날이 차다. 고양이가 배가 고픈지 나만 졸졸 쫓아다닌다. 밥그릇이 비었다. 사료를 털어 주었더니 잘도 먹는다. 방학이라 나오는 학생들이 적어서인지 밥 때를 챙겨줄 인간이 없는 듯 하다. 배가 부른지 햇볕을 쬔다. 그동안 까마귀떼가 기다렸다는 듯 내려와 사료를 쪼아먹기 시작한다. 내가 너무 많이 준 모양이다. 이곳 학생들이 서로들 고양이밥을 주다보니 이 놈이 비만이 왔다. 걷는 것도 힘이 들어보인다. 요놈과 오늘 이곳에서 하루종일 어슬렁거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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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학교에 나왔으나, 아무도 없다. 남들 쉴 때, 뭔가 하러나오는 것처럼 고단한 일이 없다. 오늘밤 날이 추워진다고 해서인지, 오후엔 바람까지 몰아친다. 오피스 고양이가 그나마 내리쬐는 햇빛을 받고 디비져 눕는다. 내가 연신 왔다갖다 하며 그림자를 만드니 짜증이 나는지 계속 야옹거린다. 이 고양이의 인생은 참 단조롭다. 사료를 먹어버릇해 인간이 만들어주는 음식을 거들터도 안보는 이 놈은 하루종일 밖에서 돌아가는 세상 일에 관심도 없다. 서너평되는 공간 안에서 맴돌다, 배가 출출하면 먹다 졸리면 디비진다. 그녀의 일상이다. 걱정없이 사니 부럽고, 삶의 운폭이 한 뼘이라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다. 오늘만은 요놈의 인생과 내 인생이 하나다.

항상 그래왔지만 연말과 연초에 노는 일들보다 바쁘게 뭔가 해야할 일들이 더 많았던 듯 싶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나가는 한해를 붙들어보려 바둥거리는 것인지, 한해에 해야할 것들이 연말과 연초에 쌓인다. 몇일 있으면 한국에 다시 들어간다. 올해는 여행도 많이 다녔다. 6월부터 영국, 싱가폴, 한국 두 차례,  워싱턴, 덴버, 이제 다시 한국까지... 취소한 캐나다 여행까지 치면 여행다니다 반년을 까먹었다.  유목하며 보내는 세월이 모자라 또 다른 유목을 너무 장황히 다녔다. 내년에는 오스틴에 틀어박혀 논문 끝내고, 한 곳에 정착하는 원년으로 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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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달

언제 초입을 넘겼나 했는데 훌쩍 12월의 반을 넘어선다. 노쇠로 오는 기억력의 쇠퇴가 세월의 빠름을 부추킨다는데 그게 맞는 말이긴 하나부다. 몇일 전 일이 어제 일같고 오늘이 어제와 다르지 않다. 대학생들은 오늘이 시험주간의 마지막 날이라 횡하니 빠져나갔다. 도서관에 덩그란히 경래랑 나란히 앉아 책을 본다. 승준이는 이번주 목요일날 방학이다. 아직도 산타를 믿는 그 녀석은 날 닮았다. 나도 한 5학년에서야 산타가 내 부모님이란 것을 알았으니... 순진했다. 세월은 가고 사는 사람의 마음은 초조하다. 나이가 들수록 초조해지고 신경이 곤두선다. 학교에 터를 잡는 것이 삶의 목적이 아닐진대 그것에 허우적대는 내 자신이 어떨 땐 왜 사나 싶다. 학문의 초심은 사라지고 허세와 방편만 머리 속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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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간다

벌써 한 해가 간다. 이제 사십이다. 불혹을 느끼기엔 십년 세월이 너무도 움직임이 없이 부대낌도 없이 흘려보냈다. 삼십줄에서 나이가 멈춘 듯 하다. 새해에는 이곳 오스틴을 뜰 것이다.  이곳을 뜬다는 것은 대학부터 시작해 학생으로서의 이십여년을 마감하는 의미도 있다. 하루하루가 여행이란 기분으로 살련다. 흘러가는 풍광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그 다음해엔 다시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리 가볍게 넘기기가 쉽지 않다.

승준이를 생각하면 어디든 영어권에 머무는 것이 좋으련만, 내 자리를 찾아가 터를 잡는 것이 우선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올해 반은 그 터를 잡기위해 세월을 보냈다. 조만간 이 짓에 마침표를 찍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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