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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낮에 동네 멕시칸 친구를 만났다. 컴퓨터공학을 하는 친군데, 특이하게 그 녀석은 지오피직스를 하는 녀석이다. 참 생소한 영역인데, 물리학과 지리학의 혼성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한다. 주로 오일 회사의 연구 영역에서 응용된다고 한다. 오늘 밖에서 작업을 하다, 내려오는 그를 만났다. 박사시험을 끝내고 결과를 기다린다고 한다. 나는 축구 야기를 끄집어냈다. 한참 시답지않은 소리를 하고난 뒤, 한국의 월드컴 축구 열기를 생각했다. 요즘처럼 맹목적 민족주의가 강한 적이 없었던 듯 싶다. 일본과의 독도 문제, 황교수 문제도 그렇고, 한국 방송을 보면 일반인들 조차 대중적 마취에 취해있는 듯 싶다. 희망이 없으면 맹목의 민족주의가 판친다. 그 친구는 지네 나라 축구에 대한 대전 일정도 관심이 없는 듯 싶다. 요새 우리의 심각함을 고려하면, 축구에 대한 멕시코 대중의 정서가 차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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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바에즈

요즘 6,70년대 포크 음악을 듣는다. 특히 요새 조앤 바에즈의 음악은 내 심금을 울린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점차 여성의 목소리가 남성의 그것보다 좋다. 나이가 들어감이라 생각된다. 음악이 예전같이 들리지 않는 것도 또 다른 나이듦의 징조같다. 혼자 있으며 여러 생각을 한다. 뭐 생각나면 글 쓰고 밥해먹고, 설겆이하고 빨래하고 반복된 일상이지만 생각은 많다. 게다 옆집의 후배가 화분에 물주는 일도 부탁해 이같은 전원 생활이 없다. 조앤 바에즈의 음악과 가사노동, 그리고 가끔가다 쓰는 무거운 글들... 한량이 따로 없다. 얼추 글로벌리제이션 이론 장은 정리가 되간다. 제국주의서부터 체제론, 종속이론, 그리고 문화적 복잡성 혹은 잡종성을 주장하는 이론들, 그리고 다시 '제국'론으로 이론의 발전 체계를 세웠다. 다음 주부턴 그 전자 '제국' 속에서 한국의 정보화의 특수성과 일반성을 고민하려 한다. 군부의 정보화 (통제 중심-- 행정 전산화)와 민간의 정보화 정책(신자유주의-- 글로벌 리더)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대체로 네트워크 인프라 정책의 예를 들어, 남한에서 어떤 역사적/지리적 변화가 있었는지 볼꺼다. 행정전산화, 지하철, 고속철, 초고속 정보망, 유비쿼터스 등으로 이어지는 국내 속도전의 양상과 전자 제국의 관련성을 따져보려 한다. 요것만 끝나면, 두번째 조 시험의 답은 완성된다. 섀론의 문제가 난관이다... 지금 내 주위에선 바에즈의 '꼬만단떼 체 게바라'란 히스페닉 음악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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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소탕작전

집 처마에 몇일전부터 말벌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다. 두마리의 말벌들이 임시거처로 왠종일 붕붕거리며 집을 짓는다. 어느새 근처 잔디에 말벌들 천지다. 한 놈은 잔디에 날아앉은 것을 발로 밟아 없앴는데, 집에 거하는 것들이 문제였다. 예전에 보통 벌들을 수십마리를 처치한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도 말벌집을 건드렸다. 급기야 한마리가 집으로 날아들고 그것과 사투의 시간을 벌이느라 진땀을 뺐다. 한번 쏘이면 혼절할 수도 있는 말벌 침의 독기에 겁도 났다. 빗자루를 뽀개면서까지 말벌집을 제거했다. 말벌침의 위협에 말벌집을 '서지칼'하게 제거하는 나의 심사가 마치 부시행정부의 폭력과 닮은 듯 느껴진다. 하지만 놔두면 말벌천지인 것을 어찌하랴. 이 무더위에 위험천만한 스릴감을 느꼈다. 아파트에 리포팅하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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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준 생일

아빠가 없지만, 온 집안 가족들이 너를 축하해주니 얼마나 좋냐. 올해 승준이 생일은 많이 뜻 깊은 날이 될거야. 아빠는 선물대신 말로 덕담을 전한다. 항상 건강하고, 씩씩학게 지내길... 그리고, 고놈의 흑백 그림도 더 많이 그리고, 한국에서 그렇게 바글거리며 사는 사람들 모습도 보고 많은 경험을 쌓길 바래. 어디가서든 엄마 말 잘 듣고, 항상 껌처럼 붙어다닐 것.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이랑 재미있게 지내고... 보고싶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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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뒹굴며

요새 사는게 완전 룸펜이다. 집에서 시험 준비를 하는 바람에, 이리저리 집안을 배회하다 나갔다 방황한다. 글이 생각나면 좀 쓰다가 텔레비전 좀 보다 음식 생각이 나면 맛있게 음식도 해먹고 등등... 이런 한량 생활이 어디 있으랴. 곧 여름 학기가 시작되애 학교도 좀 자유롭게 나갈 수 있을 듯 싶다. 집에만 있어도 사람이 한없이 풀어지기 십상이라, 곧 자리를 학교 도서관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 필립스 페이퍼를 마쳤다. 대강 손질봐 영국 저널에 보냈다. 기술 이론에 대한 글이라 그 저널 성격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은 보냈다. 예전에 한번 등재된 적도 있어 마음이 끌리는 저널이다. 안되면 다음으로 생각하는 저널에 보내면 그만이다. 오늘은 대강 조 원고를 어찌 쓸지 정했다. 글로벌리제이션 원곤데, 한국의 인터넷 정책 발달사와 맞물려 해석할 생각이다. 7,80년때까지 좌파의 글로벌 해석이 제국주의에 기초해 경제적 해석이나 왈러스틴 류의 체제론 해석, 이나 남미 종속적 발전, 문화 제국주의 관점에 머문 뒤로, 90년대 이후에 잡종, 복잡성 논리들이 고개를 들었다. 주로 경제적 구조의 강한 경향을 동의하면서도,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의 논리로 글로벌 해석을 확대하는 것이 주류다. 최근에 네그리와 하르트의 "제국"론이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면서, "밖"이 없는 자본주의 조정(modulation)의 총체화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고 있다. 내 논의는 "제국"의 논리, 특히 전자 제국의 논리를 살피면서, 이처럼 신자유주의로 총체화된 자본의 확장이 여전히 강한 논리라면, 전자 제국의 글로벌 네트웨크에 의한 총체화된 논리는 뭔가 미진한 점이 있다고 본다. 이제까지 글로벌 논의의 지배적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 문화적 다양성을 들었으나, 이는 본질적으로 자본의 운동 영역과는 좀 더 무관한 자리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오히려 지역의 특수성을 살피는데 한국의 정보화 사례를 들려고 한다. 나는 국내에서 자본의 핵심 통로인 "커뮤니케이션 길"이 글로벌 단일화의 연결 형상을 띠기 보단, 국내의 특수성에 기반한 예외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밝힐 것이다. 최근 U-Korea로 알려진 국가 정책까지 이르는 동안 작동했던 핵심적 메커니즘은 글로벌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혹은 그 허브로 기능하기 위한 재벌위주 경제 정책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군사 독재 시절 이후의 국가 통제 유형의 변화와 그 근친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거시적이고 경제적인 차원에서 한국의 네트워크 지향성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촉수로의 기능에 있으면서도, 문민 권력의 독자적인 통제 욕망에 기초한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단 얘기다. 어찌 더 논지를 강화시킬지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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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9 오피스에서

이곳이 예전에 모텔이었다는 사실을 웨스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거의 1년을 드나들었지만, 난 그 사실을 몰랐다. 사물이 이전과 달리 보였다. 이건물의 건축 용도가 무엇인지를 이제껏 몰랐다가, 순간에 깨달음을 얻었다. 오늘 이곳에서 한 여덟시간을 죽치고 앉아 글을 수정보고 있다. 거의 기진맥진 수준이다. 8시까지는 마치고 가야할텐데... 웨스의 변덕을 받아줄라니 지치고, 내 글을 볼라니 지친다. 내일은 좀 쉬어야 할 듯 싶다. 하루가 아까운 때인데... 저녁은 웨스랑 옌칭에서 짬뽕을 사먹었다. 아직도 속이 니글거린다. 아마도 미국내 중국식당 중 가장 흔한 이름은 옌칭과 후난일 것이다. 한국에서 먹자면 정말 짬뽕이라 할 수 없는 것이 거의 검은 국물에 실려 나오는데, 그래도 이곳에서 먹을만하다고 생각하고 들이킨다. 아, 속 거북하고, 피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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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밖에 나왔다, 내 앞을 여우가 휙하고 지나간다. 바로 옆에는 스컹크가 집을 만들고, 너구리 두마리는 밖에 나올때마다 부딪힌다. 파썸(큰 들쥐)과 맞닥뜨려 온 몸에 닭살이 돗았던 적이 있다. 한치 집 밖이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이제껏 이런저런 야생동물을 보아왔지만, 어쨌거나 여우는 충격이다. 아마도 여우를 봤다하면 간난장이 애가진 동네 사람들이 기절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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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별

가족과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보긴 처음일 게다. 한 3개월 정도의 이별이라. 뭐 한달은 시험 준비하느라 정신없겠지만, 그러고나서 무얼할까 걱정이다. 한 20일정도 버티면 영국에 갈거고, 거기서 한 30일 버티고 돌아오면 방학은 얼추 다 보낼 것 같다. 중간에 월드컵 경기에 휩쓸리면 시간도 잘 갈거고... 무엇보다 시험 후 논문을 본격적으로 써야 하니까, 방학이라 해도 그리 허투루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 이번 방학은 어느 시기보다 내게 중요하다. 혼자 있을 때 진도를 확 뽑아놓을 필요가 있다. 잠깐의 이별에 너무 연연치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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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같은 여름

오스틴의 날씨가 요상하다. 이맘 때면 으례껏 찌는 듯한 더위가 느껴져야 하거늘 선선한 바람이 불어댄다. 빨래를 널어넣고, 바깥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는 기분은 그만이다. 잘 빨린 빨래가 하늘거리며 바람에 날리는 것을 지켜보며 잔디밭 의자에 기댄 채 전공시험을 준비한다. 요새 같으면 살맛 난다. 물론 시험의 스트레스라는 것이 항시 도사리지만, 책을 읽는 기쁨이야 말로 표현해 무엇하리... 요새 주디 웨이크만이라는 페미니스트 맑시스트의 책을 2권째 읽고 있는데, 너무나 재미있고 내가 생각지 못했던 여성성에 대한 부분들을 눈뜨게 해준 것 같아 고맙기만 하다. 특히나, 그녀의 책을 보면서,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는데, 아시아권 혹은 한국 화장실 "비데" 기술의 문화 사회학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중에 시간이 되면 하나의 아티클을 만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ㅤㅆㅕㅆ다. 소위 "도메스틱" 기술로써 가족내 비데의 기능값과 그것의 이데알을 보내는 것이 재밌겠다 싶다. 특히나 서구에서 실패한 비데가 왜 유독 아시아권에 토착되어 발전하는 지에 대한 궁금함도 있다. 뭐 그건 시간날 때 볼만한 재미난 주제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오스틴 햇볕이 좋다. 나가서 좀 더 책을 보련다. 널었던 빨래도 이제 뽀송뽀송 말라간다. 청명하고 기분좋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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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이제 방학같지않은 긴 여름 방학이 시작됐다. 나야 시험 준비를 해야하는 터라 방학이 방학같을 수 없겠지만서두, 방학은 방학이다. 얼추 한달 남겨둔 시험만 제끼면 나두 방학이다. 다음 주 월요일에 가족들이 떠난다. 한 3개월 나랑 떨어져 있을 것 같다. 그나마 마음의 안식처이자 위안이 되주었던 가족들이 떠난다 생각하니 괜시리 걱정이 앞선다. 혼자 있으면 아무래도 생활이 엉마이 되기 십상인데, 이래저래 마음이 안좋다. 내일 지도교수만 만나면 대충 어떤 문제들이 출제될지 윤곽이 잡힌다. 요새 같으면 하루가 천금이라 하루라도 그냥 넘기는 것이 아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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