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금요일 밤

오늘은 바쁜 하루였다. 세션을 4개나 들었고, 토론하느라 바빴고, 저녁엔 인도 친구의 집에 가는 약속이 취소되고 전체 학생들의 파티가 있었다. 각자 음식을 준비해서 서로들 음식들을 시식했다. 지금 많이 취했다. 호주의 퀸즈 칼리즈에서 온 타냐 (우리는 개인적으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친밀감을 느낀다), 사만다 (멜버른 대학), 닉 (런던 로얄 컬리지) 그리고 나, 마지막까지 남아서 술잔을 비웠던 친구들이다. 지금 얼추 새벽 2시를 넘어간다. 좀 많이 마신듯 하다. 다음날을 생각하면 적당히 마셔야했다. 두번이나 병원에 실려간 경험이 있는고로, 과음을 조심해야 했다. 술도 못먹는 내가 분위기에 취해 에상보다 많이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럴때면 의례히 문제가 발생한다. 유럽에서 보험도 없는데 괜히 병원에 실려갈 일이 있겠는가. 오늘 밤에 나름대오 온갖 스트레스를 떨쳐버린 듯 해서, 기분이 좋다. 이제 자야겠다. 내일 주말엔 런던을 다녀올 생각이다. 1박 2일이될 지 당일 코스가 될지는 내일 일어나서 생각해보련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목요일 발표

06-7-20 9:50 PM 오늘 발표는 그럭저럭 잘 했다. 오전에 토론을 하면서, 너무 기운을 빼 정작 오후 발표에는 맥이 빠졌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발표를 질질 끌면서 한 1시간을 소요했다. 생전 이런 적이 없었는데, 너무 느긋해서 일거다. 사회자가 어느 정도 선에서 정리하고 토론으로 가자고 조언한다. 이 하버드 교수 친구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는데 신이 난 모양이다. 자기 발표에서도 학생들을 수업하듯이 칠판에 그림 그리고 지가 원하는 방향으로 학생들을 끌고 간다. 내가 보기에 그는 하버드 교수답게 젊은 혈기에 명민함이 넘치나, 완숙함이 떨어진다. 어ㅤㅉㅒㅆ거나 그와의 첫대면은 좋은 경험이었다. 굳이 그의 토픽을 맞추려했다면 저작권 발표를 하는 것이 어울리겠으나, 내가 사회자의 관심사를 따를 이유는 없었다. 저녁에 기진맥진 플랫으로 돌아와 컵라면과 햇반을 데워 밥을 말아 먹었다. 이제 크림스프 1봉지, 햇반은 하나, 컵라면은 3개만이 남았다. 주말에 잠깐 차이나 마켓에서 장볼거리가 있는지 다녀와야 겠다. 위치 확인은 됐다. 뭐 그리 기대치는 없지만... 다음 주 부턴 대강 사먹고 버팅거야 할 것이다. 워낙 연구소에서 점심이 근사하니까, 그걸로 영양 보충은 될 거고... 그러곤 침대에 잠깐 누웠는데 잠이 들었다. 오늘 저녁은 다들 '베니스의 상인' 연극을 보러가기로 했는데, 일어나보니 불과 15분을 남겨놓고 있었다. 잔뜩 기대하고 헐레벌떡 가보니, 옥스퍼드 성채라는 곳의 야외 극장에서 임시 의자들을 놓고 하는 현대극이었다. 말을 잘 못알아듣는 것도 그렇지만, 이건 대강 봐도 시골 동네 연극패 애들이 펼치는 지랄쇼였다. 수준이하라 그냥 나왔다. 오는 길에 세인즈버리스라는 마켓에서 먹을거리를 사들고 집에 왔다. 내일은 스텐포드에 다니는 인도 여자애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 그 친구는 플랫에 거주하는 친구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한다. 서로 관심사가 비슷하니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내일 저녁은 거기서 해결하면 될 듯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번째 워크샵

오늘은 이곳에 온 이후로 가장 피곤한 날 인듯 하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잔 데다가, 세션이 4개나 있어 많이 힘이 들었다. 파김치가 되어 돌아와 빨래를 돌리고 있다. 이제 입을 옷도 다 떨어져 빨래를 하지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루비누도 없이 빨래를 돌리러 내려갔다, 노부부를 만나 간신히 가루비누를 구했다. 지금 돌리는 중이다. 내일은 드디어 발표가 있는 날이다. 내 발표의 사회자는 알고 봤더니 하버드 법대 교수다. 젊은 친군데 참 달변에다 똑똑함이 뭍어났다. 한 1시간 반을 발표와 토론으로 메꿔야 하는데, 이거 정말 큰일이다. 아예 배째라 식으로 준비도 없고 빨래 끝내고 밥먹고 씻고 하면 한 10시경이니까 한 두어시간 보고 발표를 할 심산이다. 이거 참 대책없네... 할 수 없다. 즐기러 왔으니 의당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 본다. 발표하다 버벅거리며 개쪽 당하더라도.. 이곳 연구소 분위기는 굉장히 실증적이다. 나름대로 이곳 친구들이 응용하는 방법론을 배우는 것이 현명하리라 본다. 이론적으로 깊이가 없고 논의가 그리 비판적이지 않는게 흠이긴 하나, 애초부터 그런 것을 배우기 위해 온 것은 아니기에 나름대로 툴이나 다른 것을 얻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오늘은 돌아오는 길이 천근만근이었다.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있나보다. 거의 토론이 중심이니, 이거 뭔가 말을 해야 된다는 압박감으로 시달린다. 신나는 나들이는 아닌 셈이다. 어디나 그렇지만, 꼴사나운 학생들도 있지만 그래도 2주간의 만남이니 그리 신경은 들쓰인다. 다 좋은 추억들의 만남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오늘은 아마 피곤해서 골아떨어질 것이다. 내일의 발표에 대한 압박감도 오늘의 피곤함에 묻혀버린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두번째 워크샵

이제 좀 생활이 적응이 된다. 어제는 정말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 잠을 제대로 못잔데다가, 몸이 안좋아 힘든 하루였다. 오늘은 좀 낫다. 아침 9시반에서 저녁 7시까지 풀로 있어도 살만하다. 옥스퍼드 워크샵은 강의와 토론, 학생발표와 토론, 초청강연 등으로 이어진다. 오늘은 요 세가지를 두루 다 거쳤다. 오늘은 하버드 버크만센터에서 온 연구자가 인터넷 필터링을 가지고 발표를 했다. 사회과학 건물에서 진행된 이 초청강연은, 실지 인터넷연구소 초대겸 진행한 전체 강의 비슷한 것이다. 이 발제자는 목요일날 예정된 내 발표에 사회자로 온다. 한 10여명 가량 되는 학생들과 이 양반이 참석해 이루어지는 작은 포럼 정도가 될 것이다. 난 발표의 부담을 덜기 위해 독일에서 발표한 국가 기관에 의한 통제 변화를 논할 것이다. 아무래도 이 양반과 관심사가 비슷해 재미있을듯 하다. 발표 준비는 기왕에 한 것이라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어찌 했는지도 다 잊어버린 것이란 내일쯤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엊저녁은 지저스 칼리지에서 식사를 했다. 풀 메뉴로 디너를 즐겼고, 연거퍼 마신 포도주로 기분이 알딸딸해 영어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모처럼만에 든든한 저녁을 건졌다. 한 이틀에 한번 씩은 이런 이벤트를 우리에게 열어줘야 하는데... 주말 파티를 ㅤㅃㅒㅤ곤 저녁은 당분간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듯 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옥스퍼드에서의 첫번째 워크샵

플랫에 도착하니 드디어 인터넷이 된다. 한 이삼일 인터넷을 못했더니 얼마나 좀이 쑤시던지... 지난 토요일 무사히 이곳에 도착했고, 주말을 보내고 오늘 월요일 첫 워크샵을 들어갔다. 분위기는 좋다. 일리노이 얼바나에서 온 일본 친구랑 많이 친해졌다. 골고루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싶다. 이번 여행길의 수확이 되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 내 논문 주제와 이슈를 잡는 것일 게다. 차분히 아이들과 선생들의 얘기를 경청해서 주제를 잡아볼 필요가 있다. 오늘 저녁에는 전체 디너가 잡혀 있다. 이곳 플랫에서 좀 쉬다 저녁에 나가서 저녁을 같이 한다. 오늘은 밖에서 식사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좋다. 한 며칠 컵라면만 계속해서 먹었더니 영 안좋다. 어제는 시간이 나서 옥스퍼드 시내 구경을 나갔다. 아무래도 혼자라서 그런지 영 밖에 나가 돌아다녀도 신이 안난다. 빨리 백선배랑 합류해야 할텐데... 이건 내가 머무는 방의 내부 풍경이다. 그리고, 요건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 찍은 유일한 내 사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옥스퍼드 가는 길

07-14-06 8:22 AM 어제 잠이 늦게 들었는데도,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짐을 대강 싸고 갈 준비를 마쳤다. 오후 1시 쯤에는 공항으로 가야하니 아직 서너시간을 집에서 보낼 수 있다. 신영감이 또 공항까지 수고를 해줄 것이다. 설겆이를 해놓고 가야할 충분한 시간도 있고, 빠진 것을 생각해볼 시간도 넉넉하다. 이제 길 찾아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독일을 다녀온 뒤로 별 걱정이 없지만, 생활의 정상적 리듬이 또 ㅤㄲㅒㅤ진다 생각하니 마음이 개운치 않다. 운동도 다시 시작ㅤㅎㅒㅆ는데... 가서도 걷거나 조깅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 아무튼 다녀오면 가족들 올 시간으로 내달음치고 있을 것이다. 난 간다. 다음 달에 보자, 오스틴이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침 일찍

07-13-06 8:27 오전 시험볼 ㅤㄸㅒㅤ 보다도 일찍 일어났다. 대충 6시 무렵이었던 듯 싶다. 밤에 유난히 더워 뒤척이다 깨났다. 그나마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 잠을 들자도 좀 살만하다. 아침에 하나 남은 베지밀에 녹차가루를 믹스해 마셨다. 그리고, 남은 죽을 간단히 아침으로 요기해 나왔다. 버스는 학생들로 가득찼다. 방학 중에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많아 보인다. 커뮤니케이션 건물 앞 벤치다. 섀론을 보려면 아직 한 40분 남았다. 연구실을 올려다보니 불이 꺼져 있었다. 아마도 집에서 바로 출근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내 글을 어젯밤쯤에 리뷰했을 것이다. 아침에 이곳까지 오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나이 사십줄이 되가는데도, 시험 결과에 이리도 걱정하는 내 모습이 한심해 보인다. 거쳐가야할 관문을 즐기지 못하는 내 모습과 아직은 설익은 내 배포에 실망스럽기도 하다. 유학 생활하면서 어이없는 결과를 가끔은 목도하며 좌절한 적이 있는지라 뭐든 그리 쉽게 생각하고 넘어가질 못하는 성격이 되버렸다. 돌아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었음에도 당시에는 왜 그렇게 힘들고 피를 말렸는지. 의연함이 필요할 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도마뱀

한 일주일 전부터 집에 도마뱀을 키운다. 정확히 말하면 방치하고 있다. 별 사람에게 해 될 것도 없고, 지가 집안에서 생존하려면 벌레들을 잡아먹어야 할 것이다. 내겐 살아있는 살충제다. 새끼손가락만한 것이 까불거리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귀엽다. 적적한데, 뭔가 같이 더부살이할 놈이 아쉬었다. 아마 내가 떠나고나서 왕성하게 잡벌레들을 잡아드실 것이다. 올 ㅤㄸㅒㅤ까지 그냥 살게 내버려 두련다. 아마 지 몸의 몇배 되는 바퀴를 잡아먹기에는 역부족이지만, 그래도 새끼라도 먹고, 거미도 집어먹고 할 것이다. 약을 치느니, 고 녀석에게 집을 지키게 하는 게 훨씬 자연친화적일 것 같다. 오늘은 낮에 신영감이 찾아왔다. 요즘엔 거의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다. 아무래도 방학 중 두번ㅤㅉㅒㅤ 쿼터를 드롭하고나서 마음이 부유하는 모양이다. 내가 가고나면 아마도 논문 프로포잘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아직 짐을 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원고도 처박아두고, 가서 발표할 것도 아예 정하지도 않았다. 가면서 보던가 대강 주제를 잡을 생각이다. 내일 아침엔 섀론과 약속이 있다. 아마 만나면서 시험 결과를 알려줄 요량인 모양이다. 사람 피말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노친네다. 내일 잘 마무리짓고 느긋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 2006-7-12 9:30 PM (이제부터 날짜를 적어야 하겠다. 한국 블로그라 하루의 오차가 생겨 시간 개념이 안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출발 3일전

요즘 매일같이 타운레이크를 걷는다. 웃통을 아예 벗고 걷는다. 얼굴과 목만 타니 내 몸의 색깔이 불균형으로 우스워져 그리 하고 걷는다. 배도 나오고 젖도 나와 보기 흉하지만, 어쩌랴. 조깅 중 누구도 나를 신경쓰지 않으니 그것처럼 편한 일이 없다. 제법 살이 타 살색의 조화가 오고 있다. 오늘은 그리도 슬리퍼로 잔디를 누비고 다녀도 일이 없던, 벌에 쏘였다. 말벌인지 꿀벌인지 모르겠으나, 쏘이자마자 통증이 쏴하고 와서 그만 주저앉았다. 왼쪽 발의 두번ㅤㅉㅒㅤ 발가락 밑에 절묘하게 침이 꽂혔다. 급하게 벌침을 뽑아내고 발을 주물렀다. 다행히 발이라 그래서인지 붓지는 않고 있다. 처음에 아리하더니 점차 통증이 사라지고 붓지도 않았다. 다행이다. 말벌은 아닌 모양이다. 어찌 물어도 거길 물까. 요즘 가지가지 한다. 오늘 하루도 시간을 죽였다. 가기 전에 네트워커 원고 넘기는 일도 힘들게 생겼다. 한가할 때 고거라도 마쳐야 할텐데... 광주문화정책 원고는 한달 뒤로 미뤘다. 이제 여기서 목요일 지도교수와의 미팅만 끝내면 갈 일만 남았다. 섀론은 아직도 코멘트를 주지않고 있다. 아마도 찾아가는 그 날에 알려줄 것 같다. 참 대단하다. 지금은 별거 아니라고 쳐도, 논문쓰면서 내 속을 말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으련만... 워낙 까다로운 노친네라... 하지만, 굉장히 합리적인 여자이기에 그나마 믿음이 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오랜만에 학교에서

아침에 죽을 끓여 먹고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나왔다. 커뮤니케이션 빌딩앞에 왔다. 오늘 로라와 미팅이 있다. 별 특별한 주제는 없으나 왠지 한번은 봐야할 것 같아 미팅을 잡았다. 모처럼만에 학교에 나오니 다 새롭다. 방학 중인데도 두번째 쿼터 수업을 듣는 아이들로 학교가 그리 한산하지는 않아 보인다. 이따간 와이프 학과에 가서 소포물을 받아와야 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들러 신영감이 있나 보고 나도 책좀 보다 가려 한다. 광주문화정책 수정은 틀렸고, 옥스퍼드나 다녀와서 해야 할 것 같다. 8월초면 프로포절에, 논문 수정에, 커뮤니케이션 총서 헤드워드 작성에 너무도 바쁠 것이다. 가기 전에 하나라도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할 수 없다. 남은 시간동안 몸이나 잘 추스려 영국이나 잘 다녀오는 것 밖에는. 네트워커 다음달 원고나 마무리짓고 가는 수밖에. 날이 좋다. 하늘도 청명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