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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보내기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죽 끓여먹고 타운레이크 한바퀴 돌고 빨래 널고 점식 해먹고 저녁 먹고 하면 하루가 그냥 지나가 버린다.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 티에이 포지션에 대한 메일을 수잔으로부터 받았다. 일전에는 티에이를 안시킬 것 같더니만, 지난 1년동안 고생했던 미디어 개론을 다시 하게 생겼다. 잘됐다. 프로포절 준비하는데, 좀 힘은 들겠지만 학생들과 다시 컨텍트할 수 있는 잡을 잡는다는데 만족스럽다. 어차피 수업도 듣지도 않을건데, 놀면 뭐하랴.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젯밤에는 게임스탑을 들러 마크에코의 게임을 사들었다. 지난 학기 수업에 학생들에게 어떻게 저항문화가 상품논리에 포섭되는지를 설명하는데 마크에코의 게임얘기를 한적이 있다. 마크에코는 그라피티를 하던 친군데, 옷을 만들어 떼돈을 번 친구다. 그가 야심차게 지난 해 게임 타이틀 "궐기"를 제작했는데, 가상의 뉴욕시에서 그라피티하는 친구가 시경찰에 대항하여 영웅적인 일들을 펼치는 스토리다. 주인공이름은 트레인Trane, 그는 전설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들의 도움으로 시정부와 경찰에 도전하고 무력화시킨다. 중간중간 게임 플레이어는 그라피티와 스티커, 롤러 등을 벽에다 그려야 한다. 어제 게임을 시작했는데, 그리 쉽진 않다. 폭력신과 유혈신이 많은 17세 이상이라 승준이가 하기에 적합치 않은 게임이다. 나라도 즐길 참이다. 이따간 다시 한번 가방을 보러 갈 참이다. 마땅한 가방을 구하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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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

몸이 정상으로 오는 듯 보인다. 오늘 아침 나는 몇개월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아직도 설사기가 있으나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온다. 방귀가 나오고 아리한 통증이 사라지고 있다. 참 이번 일로 사람 몸이란 것이 신기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찌 몸이 회복을 해가는지 모르겠지만, 음식을 조절하고 몸이 나쁜 것을 끊고 운동을 시작하니 서서히 몸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다. 이번 일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오늘은 밀린 빨래를 하고, 설겆이를 돌렸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하지만, 이제까지 손놓고 있던 모든 일들이 산적하다. 다음 주에는 옥스퍼드에 가기 전에 몇몇 교수들을 보기로 했다. 가기 전날까지 바쁠 듯 하다. 다른 교수들은 이미 다 끝낸 일을, 아직도 내 지도교수는 시험에 대한 코멘트를 미루고 있다. 이젠 그저 마음이 그리 조급하지 않다. 때가 되면 알려주겠지. 오늘따라 파레스트에 가고 싶다. 가서 여행용 더펠을 하나 더 장만을 해야 할 것 같다. 살만한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승준이가 좋아하던 게임스탑에 들려 요즘 나온 게임류를 좀 훑어볼려고 한다. 고녀석 돌아올 때쯤 돼서 사줄만한 것이 뭐가 있는지 좀 보련다. 반스 앤 노블에도 들러 요즘에 새로나온 책이 뭐가 있는지도 좀 보고... 사실 이곳은 서점이라 보기보다는 사교장같은 분위긴데 책이라면 오스틴에서는 북피플만큼 종륙 다양하게 많이 배열된 곳은 없다. 소위 다국적기업의 출판사라는 것들이 동네 출판사보다도 못한데도, 인간들이 득시글거리는 것이 요즘의 형세다. 한국에서 다방커피맛과 동네커피맛을 보려다 결국 못찾고, 젊은이들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씹핑'(sipping)하는 어이없는 장면만 멍하니 바라보던 거나 하등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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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다녀와서

오늘 오전에 병원을 다녀왔다. 닥터 부이라는 베트남의사에게 가서 진료를 받으려 했는데, 그 영감은 없고 히스페닉 젊은 의사만 있었다. 나는 처음에 간호조무사인줄 알았다. 그런 그가 어설프게 진찰하고 처방을 써준다. 별로 이상이 없다고.. 그저 위산 과다를 줄이는 처방을 써주겠다 했다. 그것도 지 처방전에 쓰는 것이 아니라 영감의 처방전에 턱하니 쓰더라. 이런 호로자식. 완전히 영감하고 사기쳐먹는구먼. 하는 수 있나, 보험이 없으니 그냥 적응하는 수밖에... 오는 길에 베트남 국수 집에서, 따뜻한 국물을 먹으려고 쌀국수를 억지로 먹고, 랜달스에서 약을 지어 돌아왔다. 이젠 그저 내 스스로 몸을 다스리는 것 밖에는 없는 듯 하다. 어젯밤에는 신영감이 밤늦게 찾아와 재수씨가 만든 죽을 쑤어 왔다. 온동네 아프다고 다 소문이 났다. 미안하고 챙피하고 고맙다. 올 여름 신영감네에서 내 먹을거리를 틈틈이 장만해줘, 그저 어떻게 보답하나 미안한 마음만 앞선다. 오늘 아침엔 옥스퍼드에 결재한 이후로 내 카드가 해킹당해 한 기백만원을 신원불명의 어떤 놈이 돈을 쓰다가 은행에 의해 포착됐다. 어머니가 내게 급히 연락해 카드를 정지시켰다. 한국 신한 카드였는데, 다행히 와이프가 한국에서 소지하는 상태라, 은행에서도 서류만 꾸미면 도난 책임 보상을 해줄 모양이다. 어제 소나기에 젖어있는 빨래를 다시 내다 말리고 있다. 경래가 한국에 가서 자료도 찾고 관련 잡시장도 훑어보니 절로 용기가 생기는 모양이다. 그녀가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나도 좋고 행복하다. 뭐든 하고자하면 든든한 후원자가 되리라. 이따간 학교에 잠깐 다녀올까 한다. 와이프가 부탁한 일도 처리해야 한다. 언제부터 글 수정을 시작할 수 있을까. 요즘 몸 때문에 제 페이스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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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독립기념일

내가 오스틴에 있었던 과거 7여년을 통틀어도 독립기념일날 비가 내린 적은 없었던 듯 싶다.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날이 안좋고 비가 내린다. 폭죽 터지는 소리를 들었지만, 예년에 비해 맥이 없이 들린다. 예년에는 푹죽 터트리는 행사를 보러 강가로 나갔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혼자 집을 지키다보니 그럴 마음도 생기질 않는다. 좀 전에 학과 파티를 다녀왔다. 데이빗에게 선물과 빌렸던 책을 주었다. 내일 아침 토론토로 떠난다고 한다. 자기 시스터가 토론토까지 운전을 한다고 내게 소개시켜줬다. 인상이 좋았다. 조도 있었다. 시험 답변을 볼 시간이 없었다고 얘기한다. 박사 논문을 내는 학생이 둘인데, 이번 주 안에 답변을 주겠다고 둘러댄다. 좀 있으니 섀론이 왔다. 섀론하고도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녀도 아직 답안을 보지 못했다고 걱정말라고 얘기했다. 한 3, 40여명 정도가 온 듯하다. 한 시간 좀 넘게 머물다, 난 인사도 남기지 않고 자릴 떴다. 오늘 자리엔 동양 학생들은 나 외에 아무도 나타나질 않았다. 아마 오늘 데이빗 환송회만 아니었어도 나도 나타나질 않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몸도 안좋은데 버티기도 힘들고, 일찍 떠나는 것이 뭐해서 그냥 인사없이 돌아섰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이고, 점점 날이 저물고 있었다. 영 날이 좋지않은 공휴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일은 베트남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 들러 진찰을 받아보려 한다. 뭐 정밀검사를 받을 수 있는 그럼 병원은 아니지만, 그 의사 노친네가 말만 하면 대강 어디가 아픈지 알 거라 믿는다. 요즘엔 미치도록 가족들이 보고싶다. 살면서 되도록이면 이런 생이별은 하고 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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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저녁

배 통증에 신경이 바짝 쓰여 아무 일도 못하고, 하루를 보냈다. 기상 시간은 7시 무렵이었는데, 오늘 한 일을 따져보니 아무 것도 없다. 하루를 이렇게 덧없이 빠르게 흘러보낸 적도 그리 흔치 않은 것 같다. 음식을 조절하고 물을 끓여 먹으니 한결 낫다. 당분간 커피도 끊을 참이다. 아침에 새 한마리 있어 지붕을 올려다보니 내 신세마냥 처량하기 그지없다. 모처럼만에 해지는 오스틴 하늘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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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어제 오후부터 좌측 하복부에 통증이 온다. 학교에 들러 보험을 다시 살리러 갔더니 천불을 더내야 한단다. 그 돈이 아까와 그냥 놔두고, 다시 베트남 의사에게로 갔다. 그랬더니 오늘 진료 끝이랜다. 내일은 국경일이라 쉬고. 이런 젠장. 아픈 사람은 죽어야 되겠구먼... 살살 좌측 아랫배가 아프다. 그동안 식습관이 안좋아 대장이 안좋은건지,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오늘은 좀 죽을 써 먹고, 자극적인 것을 삼가야 겠다. 병원도 못가니 혼자 버티는 수밖에 없다. 이놈의 미국땅에서 살면서 아파도 병원가기 힘드니 참... 방학 중에 식구들이 한국에 가 있어 고사이 보험을 뺐더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 그것도 지난달까지 보험이 유효했는데, 평소에는 아프지도 않다가 보험 일이 끝난지 몇일되지도 않아 이런 일이 터졌다. 학교에서 주차 딱지까지 떼이고, 오늘 일진이 영 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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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몸에 너무 민감한 듯 하다. 혼자 있으니 살 궁리를 하려해서 더 한듯 하다. 목 뒤가 아픈 뒤로 몸에 조그만 증상이 나타나도 걱정스럽다. 오늘은 비가 내리고 날이 구질구질해 나갈 생각을 접었다. 그저 낮에 학교 조교오피스에 가 프린트를 좀 하고, HEB에서 장을 좀 봤다. 영국갈 때 쓰려고, 치솔, 물과 가글을 준비했다. 갈 때 컵라면이나 한박스 가져가려 한다. 한 1.5리터들이 물통을 한 네개를 샀다. 가져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장만했다. 공부도 리듬을 타는가 보다. 시험본 이후로 한 10일정도 아무것도 하질 못했다. 내일 새벽 김아줌마를 데려주러 신영감과 같이 공항에 나가기로 했다. 다녀와선 좀 규칙적으로 생활을 해야할 듯 싶다. 이제 한 열흘 정도 남았는데, 좀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두 교수로부터 답을 못받았다. 괜시리 마음이 초조해진다. 아마도 내일이나 주중에 연락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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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밖에 나왔다. 날이 제법 선선하다. 안에는 게이 카우보이영화 '블록백 마운틴'에 나왔던 음악이 흐른다. 오늘은 낮에 신영감이랑 운동나갔다 스릴감을 만끽했다.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던지 나무들이 부러져 떨어져 우리 앞에서 다운레이크를 걷던 한 친구가 그 큰 나무토막에 깔릴 뻔했다. 우직하고 나무가 그의 한발 정도 뒤에 떨어지면서 작살이 나 버렸다. 어찌나 섬ㅤㅉㅣㅅ했던지 우리 둘은 걸음아 나 살려라 달리기 시작했다. 큰 나무들을 피해서 오느라고 긴장감에 흥분되었다. 일개 인간의 힘이 요리도 자연앞에서 초라해지는지... 어제 맞은 침이 나를 살렸다. 몸이 한결 좋다. 게다 난생 처음 미국여자에게 맛사지를 받았다. 어찌나 아프던지.. 하지만 뭉친 근육이 풀리고 막혔던 기맥이 뚤린 듯 하다. 어제는 그 곳에 가 침에 사혈 부항에 맛사지까지 받았더니 맥이 풀렸다. 여전히 잠은 숙면을 못취한다. 저녁 무렵에 먹는 커피가 문제인 듯 싶다. 줄어야겠다. 몇일 턱없이 놀았더니 마음이 불안하다. 내일부턴 좀 다잡아서 가기 전 일들을 처리해야겠다. 여우와 마주치기 전에 안으로 들어가 잘 채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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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의 물건 2

사물에 관한 쓰임새 (사용가치)는 그걸 쓰는 개인에 의해 달라진다. 비록 상품 교환체계에 의해 시장에서 구해진 것들이긴 하나 그 상품들은 구입과 동시에 내 자신의 다른 컨텍스트로 들어온다. 유학생활내내 우리 가족의 발이 돼 준 자동차다. 96년식 포드 토러스다. 트랜스미션에 항상 문제가 있어서, 졸업할 때까지 탈 수만 있으면 좋겠다 싶다. 토러스는 80년대, 90년대 초반 국내에도 수입이 되어 주로 졸부들이 타고 다니던 차다. 미국내에서는 대중차로 알려진 이 차가 국내에 들어가면 값비싼 졸부들의 차로 둔갑하던 때가 있었다. 일제차에 비해 잔 고장이 많아 1년에 1천불씩 감가상각이 되는 차다. 지엠은 고사하고 포드가 요즘 도산 위기설이 돈다. 이 차를 보면 그럴만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미국차를 타봤지만 승차감이나 질을 따져보면 포드가 최악이다. 어쨌거나 이 차는 사연이 깊다. 이곳에 처음 정착했을 때, 연대 강태영 교수가 고등학교 선배랍시고, 하루 왠종일 발품을 팔아 개인딜러로부터 사준 차다. 애초 4, 5천불하는 차를 사려다, 이 차를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7천불을 들여 구입했었다. 그 이후에도 수리비로 램스에서 한 3천 정도 깨진 차다. 차를 오래 끼고 있으면 정이 들기 마련이다. 졸업까지 타고, 의연히 폐차하든 자선단체에 기부하든 양단간 결정을 할 것이다. 그 때까지 우리 가족의 발이 되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다음은 커피 그라인더다. 커피는 내 삶의 없어서는 안될 기호품이 됐다. 한 4년전에 타겟에서 큰맘 먹고 구입한 그라인더다. 원두를 내려먹으려다보니 그 향을 보존하고 싶고 한꺼번에 갈아 타먹는 것보다 그 때 그 때마다 가는 것이 좋을 듯 싶어 산 것이다. 아침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이 그라인더 모커 돌아가는 소리에 정신을 일깨운다. 이 녀석도 언젠가 모터가 멈추는 때가 올 것이다. 아직은 기운이 쌩쌩하다. 아마도 전원이 미국식이니, 한국에 돌아갈 때는 누군가에게 주고 갈 게 분명하다. 그 때까지는 나의 정신을 일깨우는 자명종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하나 더. 내 컴퓨터와 스탠드다. 소니 컴퓨터는 오픈박스로 싸게 샀다. 내 형편에 살 수 없던 시기에 정가 천이백불짜리를 한 800불에 매니저와 딜을 하여 얻은 것이다. 아직까지 고장은 없으나 램 용량 때문에 작업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신영감의 컴퓨터와 나란히 놓을 때는 내 것이 신기종의 그럴듯한 모양새같지만... 이곳에서 한 3년전에 샀으니, 이것으로 참 많은 작업을 했다. 이것으로 많은 글들을 썼고 쓰고 있다. 졸업 때 논문도 이 컴퓨터로 쓴다면, 참 많은 일을 이 랩탑으로 한 셈이다. 학교에서 와이어리스로 이 컴퓨터로 수많은 메일들을 받고 보내면서 함숨쉬고 스트레스받고 기뻐하고 행복해하고 그랬던 듯 싶다. 스탠드는 와이프의 결혼 장물이다. 와이프가 연애시절 자취방에서 쓰던 스텐든데, 일제답게 20여년이 넘었는데도 끄덕없다. 안에 벌브도 반영구라 충전식으로 작동한다. 이 곳에 공부를 처음 시작하러 왔을 때, 이 스탠드도 그 짐에 딸려왔다. 미국 아파트들이 어두침침한지라 이 형광 스텐드는 그 험난했고 칙칙했던 남쪽 오스틴방을 비춰주는 등대와 같았다. 이번에 시험을 볼 때도 이 스텐드는 한밤에 컴퓨터를 비추고 나를 집중시키는 힘이 됐다. 이 스탠드의 생명이 붙어있는한 어딜가든 대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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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의 물건들1

유학 생활 8년째로 접어드니 내 주위의 물건들이 예사롭지 않다. 사물들에 애정이 가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프레데릭스버그란 텍사스의 독일인 정착 마을에서 지난 해 구입한 머그컵이다. 양은 적게 들어거나 질감이 좋고 그 무게의 안정감이 좋다. 약간은 투박한 듯한 빛깔도 마음에 든다. 하루에 일어나면 위의 새척을 커피로 시작하는지라, 이 잔과의 첫 대면으로 늘상 나의 설깬 아침이 분주해진다. 아메리칸 스피릿은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기 시작했다. 여러 담배 종류를 취해보았지만, 잠정적으로 예서 브랜드 찾기를 멈췄다. 요즘엔 옐로우에서 옐로우 화이트로 바꿨다. 옐로우화이트는 늘 가던 오윌리스에서만 구할 수 있다. 뉴레프트리뷰는 유럽좌파정론지로 잘 알려져 있는데, 5년전에 실지 페리 앤더슨이 편집장을 맡으면서 편집체계와 표지가 확 바뀌었다. 그 때 이후로 이곳에서 구입하던 것이 이제 쌓여 얼추 40권이 다 돼간다. 이 저널을 볼 때마다 유학생활의 세월을 느낀다. 언젠가 나도 이 좌파평론지에 글을 실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어제 바베큐를 훌륭하게 이끌었던 '올드 스모키" 그릴이다. 신석기 시대 우주선같은 이 그릴은 1년에 한두번 쓸끼밀까 하지만, 불의 지속성에 있어서 으뜸이다. 텍사스 그릴 중 수위에 꼽히고 재질이 양철 인 보기드문 그릴이다. 텍사스 문화 중 하나는 이 바베큐 그릴통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람들의 소통이다. 내 생일날이나 주위 친구들의 모임 등에서 이 그릴은 그 리츄얼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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