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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5/09/10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9/10
    자정향 / 정진규(2)
    ninita
  2. 2005/09/10
    신종욱 선생.
    ninita
  3. 2005/09/10
    근황이랄까?(4)
    ninita

자정향 / 정진규

모든 사물들을 실물크기로 그리고 싶다

내 사랑은 언제나 그게 아니 된다

실물크기로 그리고 싶다  

사랑하는 자정향(紫丁香) 한 그루를 한 번도 실물크기로 그려낸 적이 없다

늘 넘치거나 모자라는것이 내 솜씨다

오늘도 너를 실물크기로 해질녘까지 그렸다  

어제는 넘쳤고 오늘은 모자랐다

그게 바로 실물이라고 실물들이 실물로 웃었다

 

p.s "클라인씨의 병" 같은 너의 이상한 사랑에 고마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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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욱 선생.

03년에 가장 자주 만났던 사람이다. 주치의 선생.

2년 만에 만났는데, 많이 늙어 있었다.

- 그간 힘드셨나봐요?

 

내가 만난 의사들 중에 가장 따뜻한 사람.

그래서 무척 좋아하는.



내시경을 시작하기 전, 초록색 천으로 눈을 가린 상태였는데,

선생은 내 어깨를 가볍게 주물러줬다. 긴장하지 말란 뜻이었겠지. 곧이어,

- 금방 끝날 거야. 그런데 힘들긴 힘들어, 솔직히 말하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피냄새와 그 소리,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던 기침 소리,

숨막히는 고통을 호소하는..

 

같이 있던 사람이 '숨 쉴 수 있어요, 입으로'라고 나를 타박하는 동안에도 선생은

- 잘 하고 있어, 다 되어 가

라고..

 

결국 예정돼 있었던 조직검사는 하지 못 했다.

아프진 않았지만 무척 괴로웠던 몇 분이 지난 뒤,

입안에 고인 피와 침을 뱉어내고.. 훌쩍훌쩍 눈물을 삼키며 일어섰다.

 

선생은 엘리베이터까지 나를 바래다 주고,

- 열 나거나 아프면 참지 말고. 알았지? 그래, 내일 보자.

 

아픈 건 싫지만, 신종욱 선생을 보는 건 좋다. ^^

이번에 치료가 끝나면 정말 무슨 선물이라도 해야겠다.

03년에 하지 못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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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이랄까?

마지막 포스트를 덜렁, 남겨두고 입원을 했었어. 미안.

나도 입원할 줄 모르고 갔던 터라...

 

병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이태 전 앓았던 폐결핵 합병증으로 기관지확장증이란 게 온 상태고....

폐결핵 재발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군...

일단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기관지확장증 치료를 해야 하고,

결핵 치료는 재발이 확실시되면 시작하게 되는 것이고...

 

일과 휴식을 어떻게 조율할 지, 일단은 그게 문제.

난, 내 일과 그것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공간들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인 까닭에.

하지만 이 상태로는 어떤 일도 해 낼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까닭에.

과로와 불규칙한 수면은 어떤 병에나 쥐약이다보니...

 

뭐, 이 정도가 내 근황이라면 근황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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