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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출가시는 A 선생님께..

 

 

 

[06. 인생의 회전목마 (하울의 움직이는 성).mp3 (3.06 MB)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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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선생님~~!

 

 

  오늘 이렇게 등사실에 쪽지를 남겨주셨는데..  선생님께서 전출가시는 줄은 까맣게 잊고 있었지 뭐예요.  그러고보니 선생님은 수학선생님 답게 꼭 어떠한 일관성 가지고 저에게 먼가를 요청하셨던거 같아요. 근데 저는 학교다닐때 수학을 못해서 그런지 그런 범주에는 익숙치가 않구요.. 살아보니 정답이 2개 3개 그 이상인 경우가 수두룩했습니다.  그렇게 일관적이지 않은게 제 방식이 되어버렸고요. ㅠㅠ

  기억 못하시겠지만..  1학년 사물함 열쇠를 갈다가..  선생님께서 수업이라 들어오셔서 황급히 제가 작업을 정리했던 일이 있었지요?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다가.. 한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했을때 선생님께서는 '안녕못하니 조용히 좀 하세요. 조용히~?'  하셨던게 왠지 제 기억에 남았습니다.

  사람이 좋은데 별다른 이유가 없듯이..  저는 선생님이 별다른 이유없이 좋아요.  제가 아는바로는 선생님께서는 교감선생님께 무척 까칠하셨지요. ㅋㅋ  그리고 전교조 선생님은 아니시지만 전교조 선생님과 무척 가까이 지내셨고요.  

 

  다음에 어디선가 뵐 기회가 있다면 선생님처럼 밝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저도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써놓으신 등사지 위에 올려진 쪽지를 보고 무척 가슴 뭉클하였습니다.  아마도 등사실에 놓인 화분들, 흑백 테레비를 보셨을거 같아요. 사실 그건 제 마음이거든요.  창고서 나온 흑백 테레비를 등사실에 놓은 것은..  감정노동을 하시는 선생님들을 위한 배려 였습니다. 옛날 물건을 보면 왠지 마음이 정화되거든요.   화분은 모두 기능성 식물들로..  급배기 시설이 배출하지 못하는 카본블랙 유해화학물질을 정화하는 목적이였구요.  물론 이들도 선생님들의 지친 감정노동을 덜어주는 역할을 돕는 역할을 하고있지요. 한마디로 감정노동에 지친 선생님께서 등사실에서 쉬다가시라고 해놓은 거였습니다. 그런 것을 보시며 이런 쪽지를 적었을 선생님이 눈 앞에 선합니다.  

 

  선생님 사는게 뭘까요?  그리 대단한건 아니고..  이러저러 고마움을 표현하며 서로 감사하며 살다가는게 인생 아닌가 싶어요.   인생 뭐있다고요.  언제 갈지 아무도 모를 인생인데요.

 

  y선생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학교에와서 처음 맞는 이별이지만..  다른 학교에 가셔도 언제나 선생님의 행운과 건강을 빌겠습니다.

 

  오해가 있을지 몰르겠지만 상관없습니다.   y선생님 사랑합니다~~~♡

 

  ㅇㅇ중학교 시설관리 주무관 ㅇㅇㅇ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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