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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죠선생님이 안갈켜준 공부법]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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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투쟁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든 이리저리 부대끼며 그럭저럭 살아가며 벌어먹고 있는 것이죠.  영혼없이 누가 시키는 일을 하거나 하던일 그냥하면 되는데..  그렇게되면 짐슴처럼 살다가 그마저도 못살고 죽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짐승 취급을 받거나 죽음을 목전에 두게되면 '투쟁'이란걸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 투쟁 누군 좋아서 하나요? 라고 되묻게 되는 거구요.

 

  사실 투쟁이 별거 아니예요.  친구가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는 방관하지 않는 것.  그게 힘들다면 괴롭힘 당한 친구와 함께하는 것.  왕따 당할까봐 힘센 친구가 휘두르는 폭력에 침묵하지 않는 것.  그게 안된다면 약한 친구와 언제나 함께 있는 것.  이렇게 약한 친구들과 함께 모여 힘센 친구를 혼내주는 것. 이게 아저씨는 투쟁이라 생각해요.

 

  투쟁은 거창하게 정부나 대통령을 욕하거나 국가 정책이 잘못됐다고 목소리 높이는 일이 아니고 바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안에부터, 내 주변에서 시작하는 거구요. 내 잘못된 습관들과 내 친구들의 괴롭힘, 내 바로 직장상사의 부당한 지시, 우리 동네 내 주변에서, 결국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지금 내 삶에서 진검승부를 벌이는 겁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물론 말은 무척 쉽지만 해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예요.  정부나 어떤 정책을 욕하는건 쉽지만요. 

 

 그렇다고 뭐 그리 어려운 것만도 아닙니다.  힘들면 좀 쉬었다가더라도..  우리가 사람으로서 사람대접 받고 건강히 살기위해서는 때때로 최소한 '거부'라는 것을 시작해야 합니다.  침묵은 동의니까요. 우리는 언제나 약자편에 서야합니다.  왜냐면 그래야만 우리 모두가 살기 좋아지기 때문이예요.  어찌보면 우리가 예의를 차릴 사람들은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가진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저씨는 최근에 조두순, 정인이 사건을 보며 참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행동'이란걸 하기도 하는구나 라는 하고 놀랐습니다.  물론 아저씨도 그들 숭악한 범죄자들을 조금이라도 두둔하려는건 아니예요.  그렇게 분노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왜 컨베이어벨트에 쇳물에 딸려들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엔 침묵하는 걸까요? 왜 비정규직노동자의 해고에는 조금도 분노하지 않는걸까요? 왜 택배노동자의 죽음엔 나몰라라 하는 걸까요? 왜 여전히 노동자들의 죽음에 몇백만원 벌금내고 그마저도 바지사장이 책임지면 그만인 중대재해처벌법에 기업자를 빼버린 사실에 분노하고 행동하지 않는 걸까요? 알다가도 모를일입니다. 

 

  얼마전 염소계 소독약을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니 식품으로 분류해놓았습니다.  경악한 아저씨가 국민신문고에 올리니 식약처 담당자 전화가 왔습니다.

  "완전히 제거하는 조건으로 허가해준 식품첨가물인데..  식약처 홈페이지 검색창에 식품이라 표기되었지만 식품중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사실은 조리기구 소독용으로 허가해준 식품첨가물로 분류되는 제품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식약처 홈페이지에 (https://www.foodsafetykorea.go.kr/main.do) 검색해 봐서 식품이라고 나오면 먹는건지 알지 누가 먹으면 안되는 식품첨가물인지 알아보겄슈?   화학물질의 고유성질은 혼합하거나 희석한다고 웂어지는게 아닌디유.  그르니 염소계 소독제가 소량 희석되어 있는 제품이드라도 인체에 유해한거쥬. 

  더군다나 환경부 지침에 염소계 소독제는 흡입독성이 있는 물질이라고 나오잖어유.  이른데 무신 말도 안되는 식품 첨가물로 분류를 해놨슈?  제조업체선 식품첨가물이라 안전하고 식약처 허가 맡은 코로나 소독약이라구 어쩌구 선전하고 댕길거 아뉴?"

  "죄송합니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때 식품으로 표기되는 것은 관련부처에 얘기해서 수정되도록 하겠습니다."

 

   아저씨가 볼때엔 식품첨가제 조차도 허가를 취소할 사항으로 보였습니다. 염소계 소독제를 식품이나 기구에 바르고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론 가능한 일이지만 현장(공장)에선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이런 확인과정을 거친 아저씨는 교육청에서 전학교로 배포한 해당 소독약을 고스란히 교육청에 들고가서 반납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식약처 홈페이지를 다시가서 검색해보니 개편되어 해당제품 허가 유형에 '식품' 이란 표기 대신에 '기타기구등의 살균소독제'로 표기가 되고 있네요.  

 

  아저씨와 식약처 허가해준 담당자와 무슨 차이가 있는걸까요?  아저씨는 화학공장 노동자였고 지금도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아마도 식약처 허가 담당자는 노동을 해본적이 없고 지금도 노동자로 살아가지 않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고시공부하듯 공무원시험 합격해서 모든걸 서류로, 법규로 판단하며 그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만한 어떠한 노동과 노력이 들어가야하는지 도무지 감이오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아저씨같이 화학공장서 일해보지 않더라도 그들에겐 몸으로 하는 노동일을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모든 판단을 그르치는 것입니다.   

 

  아저씨가 살아가며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특히 공무원들은 공감능력이 결여되며 그 일이 되려면 얼마만한 수고와 노동이 들어가야하는지 감잡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모든 공무원이 다그런건 아니지만 노동의 결핍이 결국 공감능력의 결핍, 더 나아가 '사람'에 대한 결핍으로 이어지며 함께 공멸해가고 있는 것이지요.  친구들은 죽을때까지 노동자로서 일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합니다.  모든 지혜의 근본은 바로 그 '노동'에서 비롯되니까요. 아니 노동하지 않는 사람은 건강도 잃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바른 노동은 뭐 그리 거창한게 아니예요. 하다못해 화분하나에 들이는 정성과 노력 정도나 아버지,어머니의 심부름, 방청소 정도로 생각하셔도 되는 그런 몸으로 해야만 하는 그런 노력들이예요. 

 

  그럼..  건강하세요~

 

 

  ps. 지난번 아저씨 동네서 주민 52%찬성으로 벼버리려고 했던 20년 넘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는요. 아저씨가 어울림 전지하는 견적 받아서 아파트 관리소장님께 전해드렸고 그 뒤로는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연결된 옆동네 산책로 길가에 20여년된 살구나무를 시청 공사때문에 몇그루 벼버렸었는데요.  그런데 옆동네 어르신들께서 시청 쳐들어가서 나무짜른 담당자 새끼 나오라고 난리치셨었고 아저씨는 못봤는데 지역뉴스에도 크게 나왔었대요.  덩달아 우리 동네 나무도 빈다는 얘기는 쑥들어가버렸고 나무들은 겨울이라 잎새귀를 다 떨궜지만 다들 잘들 자라고 있습니다.  투쟁하는 곳에 희망도 자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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