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6일간의 해방

 

 

 

 

[김광석 [`09 Best (2009 Remastering) CD1] - 03.이등병의 편지 (다시부르기1집_1... (6.55 MB) 다운받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토복령 칩, 니코틴 껌>

 

젠장..

약속은 지켰다.  4천원 이상되는 담배를 사지 않았다.

맑은 공기를 맘껐마시고..  꾸리꾸리한 담배 냄새도 사라졌다.  신기했다.. 담배를 피지 않는 내 자신이. 별로 짜증은 나지 않았고 그런 순간순간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내가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잘하고 있어..  화이팅~~'

  이참에 담배공사가 망해 없어지길 간절히 바랬다.

  6일간 담배로부터 해방된 비결을 되짚어본다.

 

1. 담배값이 존나 올랐다.

     세금걷겠다고 따블로 밀어붙인 담배값.  이젠.. 자존심 차원의 문제다.  지갑에 돈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담배가게 들락거리며 커피나 막걸리도 많이 사먹은 것 같다.  돈 쓸일이 없었다.  박근해가 대통령 일을 참 잘한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느껴본 건 난생 처음이다.  그러나.. 해고된 전 위원장님이 피우던 보그란 담배는 올랐는데 35000원도 아니고 3500원...  대통령님께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난생 처음.  외국담배를 피는게 애국인 새로운 시절이 되어버렸다. 

 

  2. 몸에 담배를 지니지 않았다.

      전날 다 피워버리고.. 담배에서 해방된 날은 휴무날로 하여 하루종일 멍하니 빈둥거렸다.

 

  3. 토복령 칩을 복용

     금연전날 근처 산에 가서 언땅을 헤치고 망개나무 뿌링이..  토복령을 캐왔다. 중독과 싸우기 위한 실탄을 모아둘 심산으로.  첫날 토복령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물고 있으면서 몸속의 중금속과 니코틴을 급격히 배출시켰다.   법제를 위해 토복령을 찐 냄새만 맡아도 폐속이 정화되는 듯 하다.  물론 이러한 중독물질 배출은 담배병을 고치기 위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젤루 중요한 일이다.

  '야..  혈중 니코틴농도가 떨어져 가잖아..  빨리빨리.. 담배 얼른!!'  하는 명령을 우선적으로 차단시킨다.      인나서부터 틈나는대로 토복령 1개씩 씹어 뱃음.

 

  4. 니코틴 껌.. 은단

     니코틴 2mg 껌을 하루 1개 씹었다.  술자리를 가기전 씹어준게 아주 주효했고..  혈중알콜농도가 높아가도 담배로부터 해방된 상태를 지속하였다.    은단은..  출근해서 일하는 중에 아주 효과가 좋았다.

 

  5. 담배가 존나 피고 싶을때

     심호흡을 하였다. 맑은 공기에 노출된채로 그렇게 10여분이 흐르면 거짓말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니코틴에서 해방된다.   물론 10분이 지났는데도 계속 '니코틴..빨리빨리' 하면 씁쓸한 니코틴 껌을 씹었다.

 

   6. 땀을 흘림.

      매일 06시 수영장엘 가서 (술먹으면 못감)  존나 허부적거리며 땀을 많이 흘려주었다.  이때 중독물질이 많이 빠져나간 듯 하다.

 

   7. 마음을 느긋하게.

      뭘 서두르지도 않고..  화냄도 기쁨도 없는..  그냥 그런 영혼없는 자세를 유지.

 

   8. 해독 음료 복용

      2리터 물병에 담가놓은 효소 200ml 희석하여 수시로 복용.  중독물질 배출.

 

   9. 커피랑 담배를 동일시함.

      카페인과 니코틴은 쌍둥이와 같다.   커피를 담배와 같이 생각함.  둘다 의도적으로 멀리함.

 

    10. 나를 응원함

         담배로부터 해방된 나 자신을 만끽하고 격려함.   '그래.. 잘하고 있어'

 

 

  실수한 일.

 

     1. 존나 힘든 일을 함.

       밭에가서 언땅을 1m가량 파서 독활을 캐옴.  밭에갈때 습관처럼 캔커피와 조금 오른 보그 한 갑을 사감. 모든 상황에서 담배를 피지 않았지만..  습관처럽 밭에서..   땅파고 심든 일을 하다 한 대 빨음.

 

     2. 주변 사람과의 관계

        영혼없이 있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함.

 

     3. 멘탈 붕괴

        밭에 갈때 토복령 칩과 니코틴 껌을 지니지 않았음.  이미 내안에서 먼저 망가져 버림. 내년엔 어디서 밭을 빌리나 잠시 걱정함.

 

     4. 보그

         보그란 담배가 3500원이란 사실을 검색을 통해 알아차리고는 전에 같이 좋아하던 담배 한갑과 알배추에 국순당 막걸리를 2개를 사먹음.

 

     5. 운동을 힘들게 함.

        1시간 땀을 흘려야하는데..  2시간을 존나 절박하게 땀흘려 함.   잠시 자만해서 니코틴 껌을 오늘 씹지 않음.

 

     6. 담배공사가 망하길 바람.

         나하나 담배 안핀다고 담배공사는 망하지 않는데..  망하길 바램.  그 모든 일에 영혼이 없어야 했음.

 

     7. 마음을 살피지 않음

        내 상태를 느끼며 주시하는 걸 잠시 놓음.

 

      8. 나를 시험하려 함.

         자만하여..  전에 담배를 피던 상황에 일부러 노출 시킴.  마지막 시험무대인 밭에가서 망가짐.  모든 시험은 가능한 피해야함.

 

 

    20여년 넘게 피운 담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담배 중 하나는 군대서 유격받다 쉬는 시간에 반쯤 젖은..  나무토막같은게 가끔 섞여있던 군용 솔담배를 피운 것이다.

    생각보다 지난 6일이 그리 끔찍한 상황이 아니었다.  중독을 치료하는 가능성을 확인한 하루하루였다.  보그만 아니었어도...   그러나 다시 시작.

 

    담배중독으로 부터 해독되어 궁극의 해방까지.  죽을 것만 같았지만..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니다.

    보그를 얼른 피워 없애고..  담배를 지니지 않는다.     다시 시작.

 

 

 

   ps.  손에서 다시 담배냄새가 피어오른다.  알배추 몇잎을 씻어 사온 막걸리를 1.5병 먹고서 몇개피 남은 보그를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파트 화단 연산홍 뒷편에 던져버렸다.  해고된 전,위원장님이 보고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