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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 지킴이? 촉탁 노동자?

 

 

 

[이미자-03-유달산아 말해다오.MP3 (2.86 MB) 다운받기]

 

 

  요즘 학교에는 정문이나 후문에 초소가 하나씩 있습니다.  배움터 지키미실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말그대로 일과 중에 (공부과정 중에) 학교 경비업무를 하는 곳입니다.


  학교는 보통 배움터 지키미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촉탁직 노동자 2명을 직고용합니다.  주로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인데..  학교 관계자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으며 매달 일정분의 급여를 학교로부터 받습니다. 

  촉탁직이 뭐냐고요? 무수한 근로형태에 닳고닳은 저도 이러한 고용형태는 공교육 학교에 와서 처음봤습니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계약기간이 있는 노동자로) 위촉하고는 이 노동자는 봉사를 하는 분들이니 차비나 혹은 수고비 조로 돈을 아주 조금 준다는 겁니다.  아직껏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건지 몰라도 이 분들은 노동을 제공한 값을 받는 노동자가 아니며 일년이 지나도 퇴직금 또한 없습니다. 이 분들에게 봉사는 아주 기분 나쁜 노동탄압 멍에입니다.  왜냐면 봉사는 스스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 누군가와의 계약에 의해 강요받는 것이 아니니까요.

 

  전에는 기능직 조무원이 경비업무를 비슷하게 대신했습니다.  그러나 학교를 경제논리로 난도질 하면서부터 웬만한건 외주를 주고 있습니다.  무인경비를 하며.. 숙직은 용역업체서 섭니다.  요즘엔 세상이 많이 숭해지기도 했지만..  무슨일이 벌어지면 바로 세상에 알려져서 마치 전보다 엄청 많은 문제가 벌어지는 듯이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더욱 황당한건..  국가재정을 아낀다는 명분으로 핵교를 건설회사에서 지어주고 한 20년 동안 건설회사에서 학교 시설을 관리해주고..  20년이 지나면 핵교 건물을 국가(교육부)에 양도하는 희한한 일도 벌이고 있는데요.  그러면..  핵교 관리를 누가할까요?  저임금의 건설사 하청노동자가 학생들 책걸상, 사물함, 화장실 등을 고쳐주며 학교 구석구석 관리합니다.  건설사는 사회사업가도 아닌데..  수백억되는 학교를 그냥지어줬을까요?  20년동안 인건비로 뽑아내야합니다.  건설사도 남는 장사니까 이런 희한한 일을 덥석 벌이는 겁니다.  결국 건설사는 학교를 무료로 지어준 댓가를 학교관리에 들어가는 인건비, 자재비에서 20년간 뽑아먹어도 남는 장사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학교건물비는 결국 20년간 착취한 저임금의 건설사하청 학교관리 인건비에서 나옵니다.

 

  건설사는 인건비를 따먹어야하는데..  학교시설관리 직에게 평균적인 임금을 주지 못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에게 책걸상, 사물함, 화장실 등을 고쳐주던 하청노동자는 수시로 바뀌게 되지요.  건설사 맘대로 해고시키는건 둘째로 하더라도요. 

 

  학생들이 학교서 도데체 뭘보고 배울까요?  학생들이 건설사 하청노동자, 촉탁직 계약직 노동자, 화장실 청소용역 노동자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게될까요?  학교는 준거가되는 장소이므로(특히 생각이 정립되는 과정인 초등학교) 나중에 커서도 용역, 촉탁, 비정규노동자를 너무나 당연하고 정상적인 고용형태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래도 열악한 노동환경을 간접적으로 느껴..  내가 커서 노동자 안되겠다고 생각들 하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노동자로 살아갑니다.  노동에 대해 비뚤어진 생각을 갖고 있으니..  스스로 노동자로 살면서 비하하며 불행하게 살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나가 사는 삶이 불행해지는 거지요. 결혼이요? 저출산이요?  공교육 고용형태부터 정규직으로 뜯어고치고 얘기해야합니다.

 

  학교마다 경비자격 갖은 젊은이들을 2명씩 정규직으로 채용해서 사고도 줄이고..  젊은이들이 용역깡패가 되는 일도 막아야 합니다.  정규직 채용은 학생들에게도 물론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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