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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죠선생님이 안가르쳐주는 공부법] 시설관리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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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 방학 잘 보내고 있나요? 할머니댁엔 놀러갔다 왔나요?  요즘에나 여행이다 뭐다 하지..  아저씨때는 여행이란걸 가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친척집엘 놀러갔다 왔지요. ㅋ  할머니가 해주시는 음식도 먹고..  밤에는 후라시 비춰가며 초가집 처마밑 참새도 손으로 움켜쥐고. 할머니께 화투로 치는 점도 배우고요.  ^^ 

 

  학교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아저씨는 사실 방학이 더 바쁘답니다.  대부분 선생님들은 외국여행 다녀오고, 친구들은 친척집 댕겨올 동안..  아저씨는 학교 구석구석 이런 저런 공사와 보수를 해야하거든요.  오늘은 외주화의 벼랑앞에 서있는 시설관리 아저씨 얘기를 좀 하려해요.

 

  음..   친구들이 화장실서, 수돗가서 쓰던 지하수.  학교 시스템의 사각지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지만..  아저씨는 동물적인 본성으로 웬지 지하수가 못미더웠습니다.  지난 방학때 보고후 아저씨가 지하수 물을 떠서 (수중 포집) 기초과학연구소에 '라돈'이란 방사능 검사를 의뢰했지요.  방사능은 인공(원자력)과 자연(돌)에 모두 들어있거든요.  국내법에 방사능을 규제하고 있는게 침대 때메 유명해진 라돈과 공산품 (년 피폭량) 밖에 없어요.  그것도 기준이 생긴게 2~3년이 안됩니다.   인공방사능은 둘째 치고라고 자연방사능에 대한 규제는 라돈이란 물질이 유일하지요.   학교 지하수 검사결과 음용기준 150  을 한참 웃돌아 보고후 학교내 지하수 사용을 폐쇄하였답니다.  지하수 쓰는 곳에 모두 상수도를 연결시켜 놓은 것이지요.  이제 친구들이 수돗가서 세수하다 방사능을 먹을 일도 없고 화장실에서 라돈가스를 마실일도 없어진 거예요.  

 

  내친김에 생활방사선 간이테스트기로 학교 구석구석 교실모두 방사선량을 측정하여 학교 등가선량 (피폭량) 지도를 맨들어 공문으로 등록하였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선 생활방사선에 대한 이런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요. 즉 무지무지 높은 선량이 나와도 아무런 규제가 국내엔 없다는 얘깁니다. 이얘기는 뭐냐면..  더군다나 교육부에선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는 얘깁니다.  생활방사능에 대해서요.  측정하며 좀 욕은 먹었지만 어찌되었건..  시설관리노동자인 아저씨는 구석구석 측정하여 평균값을 적은 학교지도를 제작하였습니다.  자연방사능이 0.1 정도라면  학교는 0.2~0.3 이 나왔었습니다.   피크치가 0.5까지 간 곳이 (화강암 대리석 부분) 몇군데 있었으나..  국내엔 아무런 기준이 없는고로 먼가를 주장하거나 법으로 강제시킬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근데 왜 측정했냐고요?  상대치를 파악하고 싶었으니까요.   아저씨는 학교 건축자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의 선량이 나오는 장소를 파악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 화재나면 얼른 대피해야지요?  엘리베이터 타고요? 타면 안되지요? 안에 갖힐 수 있으니까요.  음..  아저씨는 친구들이 화재시엔 아예 엘리베이터를 탈수 없도록 고쳐놨답니다. ㅋㅋ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화재수신반의 화재신호 (무전압접점) 접점에 엘리베이서 기계실 메인보드에 기본적으로 내장되어있는 화재운전 모드 접점을 연결해 놨답니다. 전기선 2가닥을 끌어서 서로 연결한거예요.  즉, 화재신호가 감지되면 운행중인 엘리베이터가 비상운전이란 표시를 띄우고는 1층으로 내려와 문이 활딱 열린채로 멈추게 되는 거지요.  이런 기능이 대부분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소방에선 엘리베이터는 소방시설이 아니라 제어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엘리베이터에서는 소방신호는 소방에서 주는건데 어쩌냐는 핑계를 대고 있어요.  불났을때 친구들 엘리베이터를 아예 못타게 바꿔놓은거예요.

 

  교실 옥상문은 잠금장치를 하고 3중으로 열리게 바꿔놓았답니다.  화재신호로, 문앞에 버튼을 눌러서, 관리자가 전체 문을 열어서..  이렇게 3가지 방식으로 열리게요.  이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요? 이렇게 안된 곳이 대부분이라 그래요.  너무 당연한 거지만 대부분 건물은 이런 3중 방식이 아닐 뿐더러..  유사시 문을 열 수 있는 권한조차 대피하는 사람에게 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소방에선 뭐라고 하냐면요.  개인 소유권 보호인 경비업법과 상충되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문을 여는 권한을 피난자에게 주자니 소유권 보호와 상충되어 강제할 수 없다 하는 거예요.  소방에서 이런데 교육부는요? 소관부서 의견이 없으면 어쩔수 없다하지요.  바꿔말해 아무런 대책도 관심도 없다는 거예요.  이 와중에 시설관리 노동자는 학교 현장에서 이렇게 스스로 길을 찾아가며 고군분투 하고 있지요.

 

  그 외에 교실 지하 곳곳에 쌓여 곰팡내 나며 썩어가던 30여톤의 폐자재를 치워서 더이상 냄새나지 않고.. 화재 위험도 없어졌지요.  교실엔 오수배관에 연결된 배수구에 뚤린 구녁으로 똥냄새, 시궁창 냄새가 올라오느 것을 메꿔주고 S트랩을 줘서 가스역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였고요.  물론 쾌적한 교실이 되었지요.  1급발암물질을 다루는 등사실, 과학실에 급배기 환기구를 달아줬고요. 이건 다 있지 않냐고요?  대부분 조그만 배기홴만 달려있어 제기능을 못하고 있지요.  반드시 이런 공간들에는 '급기'가 이루어져야합니다. 배기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되는 그런 거지요. 제초제 범벅으로 썩어가던 운동장 흙바닥엔 제초제 대신 신안소금을 1톤 쏟아부었지요. 살균과 제초 효과를 위해서요.

 

  이번 방학엔 친구들 넘어지지 않게 학교 곳곳에 약 160m 길이의 넌슬립 구조물을 조각조각 설치할거예요.  왜 그 지하철 계단 끄트머리에 돌백힌 길쭉한 철판있죠?  세라믹 넌슬립이라고 하는데..  계단형과 평판형 2종류가 있어요.

 

  시설관리 노동자는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학교 시설관리 아저씨는 왜 안하냐고요? 지금껏 아무도 이런 일을 하도록 직무교육을 시키지 않아서 그런거예요.  시설이란게 사실 어께넘어 배우는게 참 많은데..  이들은 학교서 혼자 일하는 특성상 아무런 기술을 습득할 기회조차 없으며 학교관계자 모두는 이들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관심'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풀이나 깍고 심부름이나 잘하면 되는 정도로 다들 생각하고 있지요. 

 

  그러나 학교가 대형화되고 복잡해 질 수록 이러한 기술업무의 빈자리가 계속해서 불거질 거예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이들의 역할이 대두될 수록 비례하여 학교서 다치거나 죽는 친구들은 많아질거구요. 누구 죽어야만 먼가가 바뀌는 일은 학교나 사회나 마찮가지 인 것 같아 우울해지네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전교죠선생님이 해결해 주실까요?

 

 

  아저씨나 친구들,  우리 모두 정신줄 놓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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