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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08
    단결, 투쟁, 선행
    득명

단결, 투쟁, 선행

  한 사람의 삶 안에는 많은 역할과 그에 따른 고민과 갈등들이 공존하며.. 이러저런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하고, 끝내 해결하지 못하는건 한으로 남기고 승화하며 부딪히며 살아가다 결국 공평히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생을 마감하는 죽음 그 이후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 순간 종교의 세계로 접어들게 됩니다.   대부분의 종교는 죽음 이후의 삶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뾰족히 솟아오른 빙산 덩어리가 현생의 삶이라면.. 그 밑과 바닷물 전체를 아우러 '그 이후'의 삶으로 설정합니다. 그래서 현재를 어떻게 사느냐가 결국 죽음 이후의 엄청난 시간들의 삶을 결정한다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권선징악.

   사는게 어디.. '단결 투쟁' 만일 뿐이랴만은..   투쟁조끼를 입고 있으면.. 단결. 투쟁으로만 살아갈 것만 같은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동조합이란 노동으루 벌어먹고 살 수 밖에 없는 내 삶의 일부분으로써 수단과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사실입니다.  단결과 투쟁만으로는 내 삶 안에 펼쳐지며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에 대한 모든 해결을 구할 수 없는 것 또한 분명한 일이고요.  왜냐면 사람은 단순히 이러이러한게 투입되면 저러저러한게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니까요.  

  단결, 투쟁이 주먹만한 글씨로 써있는 조끼를 입고 일하고 있지만.. (핸폰에 나오는 것 같이) 나의 뇌구조? 는 사실 이러저러한 생각들과 역할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ㅇㅇ형과 함께 오늘은 퇴근 후 근처 저수지가서 민물새우를 잡아오기로 한 나의 행동은 어떤 의미가 있는 일인가?'  물론 새뱅이 찌게를 끓여먹기 위한 자발적 행동입니다만은 투쟁조끼를 입고 있는 제 머리속 한켠엔 이런 생각이 공존합니다. 또 한편 저 구석엔.. 유산균을 발효시킬 우유와 드륵드륵 끌리는 소리가 아래층에 전달되지 않도록 닳아 없어진 의자 신발을 잊지 않고 사와야한다는 생각도.. 으름을 곧 따러 가야하며 발아시킨 현미를 내일 퇴근 후 복아야 한다는 생각들 모두 투쟁조끼속엔 함께 있습니다.     

   탁발해온 연한 돼지고기를 드시고는 얼마있다 열반에 드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불살생에 관한 가르침도 투쟁조끼를 입고 있는 제 뇌구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품 불살생.. 즐거움이나 재미나 취미로 살아있는 동식물을 해하지 않는 것 (ex. 벌이의 수단으로써가 아닌 낙시, 사냥, 채집 등의 행동)  음.. 저는 허약해진 몸을 보신하기 위해 새뱅이를 잡아다 먹을 생각입니다.  중품불살생.. 음식을 남기거나 버리지 않는 것.  잡아온 새뱅이는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먹어치울 것입니다.  상품불살생.. 과하게 먹지 않을 것.   필요 이상으로 잡지 않을 것이며.. 새뱅이 찌게는 조심스레 행궈 냉동실에 얼려놓고 먹을만치 조금씩 끓여 먹을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상품살생은 도를 깨치기위해 먹어서, 내생에 새뱅이의 먹이로 태어나 함께 깨달음을 얻어.. 먹고 먹히는 윤회의 고리를 함께 끊어내고 마침내 불국정토에서 서로 극락 왕생 하겠다는 다짐으로 먹는 것.  휴..  건강해져서 열심히 투쟁하고 살아가며 더욱 선업을 쌓겠다는 다짐으루 먹겠습니다. ㅠㅠ 

  선행이란?  개구리쪽에선 도망가는게, 뱀의 입장에선 잡아먹는게 선이지만.. 부처님께서는 불살생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에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 인가 아닌가를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셨습니다.  노동조합이란 결국 공동체의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므로 선업에 해당합니다. 힘없는 개개 노동자를 위한 집단이라면 선업을 행할 수 밖에 없는 단체입니다.  그러나 공동체가 아닌 특정 단체나 모임, 정당 혹은 간부의 이익, 아니면 조합원을 제쳐놓고 노동조합이란 단체?를 목표로 활동할 때는 악업에 해당합니다. 즉, 특정 단체나 모임 혹은 간부의 이익, 노동조합 자체를 목표로 하는 노동조합 활동은 하지 않는게 조합원과 주변 공동체 모두에게 정말로 유익한 일이며 중요한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선행에도 불살생과 비슷한 구조로 설명됩니다. 선행이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행위이며 타인과의 관계를 전재로 합니다.  하품선행이란.. 악업을 짓지 않는 것. 타인과 교류하되 폐를 끼치지 않는 것입니다.   회사편에 서서 약자나 혹은 동료를 짖밟거나 괴롭히지 않는 것인데.. 암 생각없이 일만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쉽게 저지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암 생각없이 힘없는 이들을 반복하여 못살게 굴면.. 가해자는 온갖 질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중품선행이란..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타인과 교류하되 사랑과 온정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행위입니다. 마치 서로 사랑하며 살아라는 예수의 압축적인 계명과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즉, 노조원으로서 올은 일에 앞장서며 걍..  회사를 열심히 대니는 일로.. 뜻하지 않게 약자를 대변하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좋은 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찾아보면 의미있는 함께할 수 있는일이 엄청 많이 있고요.

  상품선행이란..  선을 알려주고 행하는 방법을, 즉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타인과 교류하며 사랑과 온정을 나누는 방법을 나누는 것입니다. 함께 선을 권한다는 행위이죠.  제가 잘 못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올바른 삶을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는 활동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주는대로 받을 것이냐.. 당당히 요구하며 살아갈 것이냐하는 삶의 방향이 바뀌는 일이기에 매우 조심스러워야하며 충분한 증거에 의해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야하는 행위입니다.

    노조원으로 십여년 생활하다 보니 간혹 노동운동에만 심각한척하는 활동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 이런 활동가들의 공통점은..  무슨무슨 정파 조직원이라는 것, 이들은 괜히 심각한척 옳은 듯한 말로 치장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조직원을 늘리는 것이라는 것,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우월감에 가극차 매 사안마다 끼어들어 가르치려고만 한다는 것, 그러다 결국 노동조합의 단결을 야금야금 갈가먹고 깨트린다는 것, 노동조합을 조합원 개개인을 무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발판이나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 누굴 대상화하고 본인은 그렇게 살지 않으며 조종하려 든다는 것, 밥을 먹으면 항상 남겨 버린다는 것, 술마시다 싸운다는 것..  등등 입니다.  그러나 패거리끼리 수년간 그냥 해먹기만 하는 민노총이 기적적으로 아직도 망하지 않은 이유는 그 안에 바로 3% 소금같은 있는 분들의 헌신과 노력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진정성있게 함께하며 사람을 위하는 3% 소금같은 존재인가?  97%의 조직 혹은 정당, 나의 안위를 위해 숙주를 찾아 기생하는 부유물인가? 스스로 활동가라고 생각하신다면 일단은 악업을 쌓지 않고.. 나에게 먼저 솔직해지셔야 되겠습니다. 물론 이 말은 활동가가 아닌 저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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