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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20
    [전교조선생님이 안가르쳐주는 공부법] 중핵교 검정고시
    득명

[전교조선생님이 안가르쳐주는 공부법] 중핵교 검정고시

 

 

 

 

[김애라 1집 - 07 하얀 등대 Sonf For Jiyeon 자연의 노래.mp3 (7.25 MB)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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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저 알아보시것어유?"

 "글쎄...   시민감사관님???"

"몇달전 여기와서 경기도 중핵교 졸업장 여쭤봤던  이예유.  저 시험 합격했어유."

"아.."

"고등핵교 입학을 넣을려니..  검정고시 합격증을 가져오래서유. 합격증 한장 뗘주세유"

"아.. 예. 합격증은 검정고시라고 얘기하시고 이월읍사무소서도 띠실수 있어유."

"도교육청도 가보고 여기기저기 문의를 해봤는디..  여기처럼 자세히 알켜주는 분이 웂었어유.  계란한판은 제가 직접 구워온거니 식기전에 드시고요..  이 선물세트는 주무관님 드릴려구유."

"아이구..  계란이 하나두 안깨졌네유?  암튼 혼자서 찾아서 공부하시기 심드셨을텐데 축하드려유.  지가 합격한거보다 더 기쁘네유."

"고마워서 드리는거고 3만원 안되는거니 받으셔유."

"아..  지는 그냥 하는 일 핸건데..  이런걸 받으믄 안되쥬."

"고마워서 그르니 이건 꼭 선상님 드릴려구해유."

"예.."

 

  지난 겨울방학때 학교를 불쑥 찾아와서 경기도서 졸업한 중핵교가 웂어지고 불에타서 졸업장도 웂어지고..  몸이 아파 핵교를 온전히 마치지 못했는데..  방통 고등핵교를 가려면 중핵교 졸업장이 꼭 필요하다고 찾아오신 민원인 아주머니셨습니다.

 

  사실 시설관리 주무관이 해결해드릴 일은 별로 없었지만..  오래되서 증빙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발을 동동 구르고 계셔서 참다못해 시설관리 주무관인 제가 도교육청 홈페이지서 검정고시 공고문을 출력해 밑줄그며 설명드리고 기출문제 받아보는 홈페이지 알려드리고..  교과서 구입하는 방법과 공부법을 설명드리고..  기초학력을 위해 어딜 대니는 것보다 직접 공부를 해시는게 좋을거 같고..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마지막으로 제 핸폰번호를 적어드린게 다 였습니다. 

 

  그러자 이 분은 공부해려면 PC는 어떤걸 구입하냐하셔서..  공부용은 노트북같은게 아니라 저렴한 PC가 좋을 거 같다고 말씀드렸었고요.

 

  합격하셔서 환한 얼굴로 계란과 선물꾸러미를 들고 8개월여만에 다시 찾아오신겁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고등핵교를 방통대와 검정고시요?  방통대가 좋을거 같네유.   거기 가면 몇달에 한번은 함께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볼거 같으니까유.  여건이 안되서 공부를 늦게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쥬.  근디..  수학, 영어 같은게 심들지 않으셨어유?"

 

  "글터라는 곳에서 중핵교를 갈켜주고 모의시험도 봐봤어유.  68점으로 합격했지유.  수학두 65점은 넘었구유.  한자시험도 5급 합격했쥬. 영어두 60점 넘었쥬. 도덕은 100점 맞었구유."

 

  "아이구..  잘허셨네유.   몇달전 여기 오실때 너무 간절하셔서 기억이 나유. 그때보단 얼굴이 증말 훤해지셨어유."

 

  초롱초롱해진 눈에 얼굴 한가득 함박 웃음을 머금고 계셨습니다.

 

  "계란은 제가 직접 궈온거여유.  식기전에 꼭 드셔유."

 

  "고맙습니다."

 

  연락도 없으시고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60세 가까운 아주머니께서 다시 공부를 하시는데 먼가 도움을 드렸다는게 한없이 기뻤습니다.  그분이야말로 마치 저에게 공부는 죽을때까정 하는거라고 알려주시는 선생님이십니다.

 

  전에 노조간부로 있을때 매번 느꼈던게..  '노력하지 않는 무지는 죄악이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문제가 있는한 해결책은 있게 마련인데..  아무도 찾으려하지 않고 당하고 채념하고 있었지요.  허지만 이런분들이 속까지 체념하진 않으시고.. 누군가 길을 알려드리고 함께 한다면 젊은 사람 못지않게 사장도 혼을 내키고 못받은 동료 퇴직금까지 받아내는걸 종종 봐왔던 까닭에..  남일 같지 않게 민원인 아주머니께 설명드린 이유도 있을겁니다.  12년 민노총 소속 노조간부 생활이 허송세월한게 아니란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내 삶이 누군가에겐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이 오질 않습니다.

 

  저에게 죽을때까정 공부는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신 아주머니께..   기회가 된다면 제가 요즘 가끔 읽고 있는 권정생선생님 동화집 '깜둥바가지 아주머니'란 책을 검정고시 합격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경황이 없어 그냥 무덤한 인사말로 보내드렸습니다.   이곳 시골구석까지 구운계란 한판과 주스와 식용류세트를  들고오신 분께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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