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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6/21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쳐주는 공부법] 참고인 진술
    득명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쳐주는 공부법] 참고인 진술

 

 

 

 

 

[포천이야기 (A Pochun Story).mp3 (8.03 MB) 다운받기]

 

 

 

  며칠전 학교 뒷산에 바바리맨이 나타났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출근하다 산길에 서있는 모닝 한 대와 서성대던 한 남자를 목격한 후 학교로 들어온지 10분후에 벌어졌습니다. 울타리철망을 끊고 학교근처로 내려와 바지를 내렸고 이번엔 웃통까지 벗어재꼈다 합니다.  바바리맨을 목격한 선생님들과 얘기하니 제가 본 사람이 맞다합니다. 신고로 찾아온 경찰들에게 제가 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였고요.

 

  며칠후  여성청소년계  경찰에게 전화가 와 참고인 진술을 해달래서 찾아가 해줬습니다.

  "제가 3년째 그 길로 출근을 하고 있는데..  지나는 사람을 처음 봤슴다.  무슨 공사가 있는 줄 알았고 차림은 흰색 티에 베이지색 바지에 발목까지 가는 파란계열 작업화를 신고..  체격은 동양인 닮은 러시아계열의 건설일용직 같이 보였습니다.  어딜 출근하시는지 매일 15분에 그 길을 지나는 동네 아주머니가 계신데..  그 분을 따라가다 다시 올라오는 듯이 보였습니다."

  "음..   노동자풍이였고..  투닥투닥 "

 오타를 수정하고 상황설명에 휀스 앞에서 바지를 내렸단 말을 추가하고 참고인 진술을 마쳤습니다. 노동자를 범죄자로 여기는 노동자풍이란 말을 수정하지 않은게 앞으로도 후회로 남을겁니다.

 

  며칠후 다시 경찰서로 한번 방문해달란 전화가 와서 누가 잡힌줄 알고 얼른 찾아갔습니다. 이번에 경찰관이 저를 부른 곳은 2평 남짓한 좁은 취조실 같은 공간인데..  벽에는 범죄자들 키재며 사진 찍는 듯한 높이재는 스크린이 있는 방이었습니다.

 

  "주변 CCTV 를 여러번 봤지만 검정계열 모닝차량이 나오질 않아서..  선생님께서 용의자와 친분이 있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거짓진술하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참고인진술이라도 거짓진술할 경우 수사방해죄로 실형을 살수가 있고... 그러면 직장도 못다니실 수 있습니다"

 

  "그럼..  내가 지금 뻥치고 있는 걸로 보입니까? 선생님들 수업하고 있어서 제가 학교대표로 와서 직을걸고 진술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헐...  오죽 잡고 싶었으면 그날 오후 그 검정계열 모닝차량을 찾아 읍내를 다 돌았겠습니까?"

 

  "교직원중 모닝차량 남바좀 찍어 보내주십시요"

 

  "(교직원들이 용의자라도 된단말인가요?)  확인하고 싶으면 공문 보내세요"

 

  담당 경찰은 모닝차량 목격한 학교앞 슈퍼 아드님도 만나 조사하지 않고 CCTV 에 모닝차가 안나온다며 교직원을 의심하였습니다.  저는 바바리맨을 꼭 잡아야 겠기에 이런 쓰레기 같은 짭새새끼가 황당한 말을 하건 말건 정중히 대하고 경찰서를 나왔습니다. 

 

  다그런건 아니지만 이런 짭새새끼들은 편하게 수사하려드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짭새 입맞대로 조금이라도 헛점을 준다면 참고인이 피의자로 바꾸려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형편없는 짭새새끼가 바바리맨을 잡긴 다 글러먹은 것 같습니다.  슈퍼 아주머니께도 방문하여 범죄자 취조하듯 아들 전화를 달래서 쫒겨나 제가 사정해서 알아냈는데 확인 전화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코로나로 중핵교에 처음으로 몇달만에 갱신히 등교했는데.. 학교 뒷산에 있던 바바리맨을 바라봤던 학생들 심정이 어땠을지 속상합니다. 바바리맨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짭새새끼에게 혼구녕을 내주는 것도 중요하기에 앞으로 모든 통화는 녹음을 할 생각입니다.  학생들 때문에 이런저런 봉변들을 꾹꾹 참았지만 다음번 경찰서 갈일 있으면 참고인 진술이 잘못되었다고 얘기할 생각입니다.

 

  "노동자풍?  노동자들은 다 잠재적 범죄자란 얘긴가요? 저는 '노동자풍'이란 진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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