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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하나의 우연에서 시작된거야.

그때가 언제였던가... 작년 1월 세계행동의날 집회 때였지. 나는 돌멩이와 함께 집회 장소로 향했고 풀과 꽃도 거기 있었어. 집회 무리 맨 뒤에 서있던 한 외국 여성에게 돌멩이가 물었지. '너 저 사람이 하는 말 이해하니?' '아니' 나중에 우리쪽으로 온 풀이 그녀에게 물었어. '혹시 우리 만난 적 있지 않니?' 그녀는 '글쎄다.. 없는 거같은데' 그때 다가온 꽃, '허.. 그게 바로 네가 여자들한테 작업 거는 방식이로군'이라며 한껏 비꼬았어. 이에 당황한 풀은 아니라며 변명했지만 그 후로도 얼마간 꽃에게 구박을 받아야했지. 이렇게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나와 이 유러피언 여성 나무는 두달쯤 후부터 더 친해 졌는데 이 친구 학교 얘길 들은 후부터 난 너무 흥분했고 이 학교 사회학&인류학과에 지원해보리라 다짐했지. 생각만 했지 준비는 별로 안했던 나였어. 10월이 되고 11월이 되자 영어셤 점수부터 연구계획서, 이력서, 글 샘플 등등을 준비해야 했지만 난 영어셤 점수부터 낑낑대고 있었지. 에휴..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에라~ 모르겠다 걍 해보자,이런 맘에 계속 가봤는데 다행히 영어 점수도 잘 나왔고 글 쓰는 것도 나무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쳤지. 겨우겨우 해서 3월에 지원했고, 그간 나무가 날 너무 칭찬해줘버려서(네 주제는 거기서 먹힐 수밖에 없다, 그간의 네 경력 너무 훌륭하다 등) 난 좀 기대는 하고있었지. 아~ 떨려 4월이 와버렸잖아...결국 이메일이 온거야. 내가 글자를 잘못 읽어서 full fellowship인 줄 알았는데 full tuition waiver였던거라. full fellowship이면 싹 면제에 용돈까지 나오는건데.. 그래도 이게 어디냐. 그 비싼 등록금 대는 건 상상도 못할 상황인데. 생활비만 대면 돼.. 그래서, 난 헝가리로 간다. 왠 공부? 진짜 공부 하고싶거덩~ 나같이 어중간한 애가 공부나 잘 할 수 있을까? 석사 후엔... 흠~ 계속 공부 하고싶은데... 왜 헝가리? 간지나잖아 ㅋ(이런 말밖에 못해 ㅋ) 내가 이런 시간을 보내는동안 돌멩이는 거북이섬에 다녀오더니 아기가 생겼고 풀과 꽃 역시 거북이섬으로 가더니 결혼을 해버렸네. 아이구머니나. 완전 놀랍게도 우리의 유러피언 나무, 결혼 얘기할때마다 썩소를 날리던 나무가 결혼을 결심해버렸구나! 나무와 나무의 그도 또 하나의 집회에서 만난 거잖아. ㅎ 아 무슨, 한국은 랜드 오브 매리지냐ㅋ 그 하나의 우연이, 우리 인생을 이렇게 바꿔놓는구나. 결혼 축하해, 나무. 우리 부다페스트에서 결혼식 파티 잼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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