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일째]108배

2010/03/03 22:52

 

 

 

6. 나의 영혼과 육체의 건강함을 위해서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생리 이틀째

아랫배가 아프긴하지만

온몸이 부들거릴만큼 고통이 있거나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지 않다.

견딜만한 고통.

108배를 하면 더 아플 것 같은데

할 때 덜 아프고

하고나서도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이것이 108배 덕분인지는 모르나

어쨋듯 지난번 생리때도 진통제를 먹으며 하루를 겨우 버텼던 나로서는

너무도 반가운 변화다.

 

스트레스를 조금씩 관리해서 일수도 있고

매일 몸을 움직이는게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암튼 너무 감사하다. 

 

.......................................

 

많이 아프지는 않았으나

하루종일 잘게 아픈 배를 계속 신경쓰면서

이것저것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일들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자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선 배가 너무 고파 퇴근을 기다렸고

하지만 친구는 할일도 있고 배도 그리 고프지 않아 저녁밥을 먹는데 시큰둥했다. 

모임을 한시간 남기고

책을 사고 시간이 어정쩡하니 먹을거나 사가지고 들어가자는 친구의 말이 옳다고 생각함에도

올라오는 화와 짜증을 참기가 어려웠다. 

난 배가 고팠고

청국장이나 등등의 제대로된 한끼가 필요했는데

...

하지만 그 친구의 말이 합리적이며 배가 고픈것 가지고 무슨 화냐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결국, 울었다.

 

그러니까 화를 못내서 운건지

배가 고파 서러워서 운건지

내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은 현실이 짜증난건지

아픈게 서러운건지

하루동안 힘들었는지

알 순 없지만

눈물을 닦아내는 나를 보며 친구는 당황스러워했다.

....

근데 나도 당황했다.

;;;;;;;;;;;

 

 

 

우는 내가 하도 신기하고 웃겨서

서러웠냐고..뭐가 그리 서러웠냐고

배고픈데 밥 못먹어서 서러웠냐고

괜찮다고 해줬다.

참느니 우는게 건강에 더 좋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울고나니

배도 덜 고프고

화도 나지 않았다. 

 

 

난 도대체 왜 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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