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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대화

오늘 저녁을 먹으면서 드뎌 아버지에게 내가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는지 말씀을 드렸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거기서 일을 하게 될 거라는 아주 간단한 정보만 이야기 하는데도 한시간이 걸렸다. 대충 노인네가 이해 못할 부분은 빼고 보육현장 민주화와 아동의 인권보장을 위해서 만든다고 했다. 쉽게 이야기해서 횡령, 정원초과 등 나쁜 짓 하는 원장들 긴장하라고 노동조합 만드는거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아버지 왈, '합리적이고 목적이 분명하면 되지 않겠니? 너를 믿는다.' 이 보수적인 양반이 왠일로 이리 순순히 노조활동을 인정한단 말인가? 잠시 감격했다. 그러나 뒤이어 하시는 말씀이... '뭐든지 대립각을 세울 생각만 하면 안된다. 한국노총 봐라 경영자랑 대화도 하고 합리적으로 하잖냐? 민주노총은 말도 안되는 요구나 하고, 도대체 이라크 파병이 노동자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노조에서 그런걸 요구하냐? 불그스럼해가지고..' 아버지 저도 불그스럼한대요? 그리고 세계적 견지에서 보면 이라크 파병문제가 노동자랑 상관있는 것 맞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노동자도 국민인데 거기에 대해 의견을 가질 수 있죠. '그럼 안되지. 노동조합은 기본적으로 노동법의 테두리안에서, 그게 허용하는 범위에서만 요구하는거야.' ....... 더 이야기 하다간 부녀간에 의가 상할 것 같아 정치적 견해는 다를 수 있으니 더이상 얘기하지 말죠.하고 이야기를 정리했다. (아버지 그 노동법이 잘못되었을때는 어떻게 하나요?)


우리 아버지는 우리 집안(친척들을 통틀어)에서 가장 강력한 여론 주도층이다. 많은 친척들이 아버지의 정치적 견해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데 아마도 자신들과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한겨레신문에 나의 인터뷰 기사가 났는데 그걸 친척들에게 자랑하고 싶었지만 어느 친척도 그 신문을 보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 신문을 사서 돌렸다. 어머니가 큰 집에 전화를 걸어서 한겨레신문좀 보라고 했더니, '우린 조선일보만 봐' 이래서 그게 아니고 우리딸 기사가 났다니까요. 설명해서 그 면만 보게 만들었다. 그때 우리집안 어른들, 평생 처음으로 한겨레 신문을 봤다. 심지어 어떤 친척분은 한겨레신문같은데 자꾸 오르내리면 안 좋으니 조심하라고 전화까지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최고 수위를 달리는 보수파가 우리 아버지다. 그런 양반이니, 노조활동이란 거의 미친 짓으로 보일 수밖에. 그래도 자식이 가는 길을 말릴 도리는 없고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합리적인 노조활동을 충고해주시는거다. 필요하면 사용주와 타협하라. 이게 우리 아버지가 내게 주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의 충고였다. ------------- 우리 아버지는 평생 성실하게 일해 가족을 먹여 살리고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도 안하는 분이다. 그러나 그렇게 일해서 돌아 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하신다. 그리고 그 원인을 요령껏 살지 못한 자신에게서 찾는다. 부동산, 주식, 무엇을 해도 손해만 봐 온 분이기에 자신이 답답하기도 하겠지. 그러나 노동을 통해 얻은 소득으로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그런 사회가 문제인 것이지, 편법이 판치는 사회에서 편법을 쓰지 않아 늙으막까지 고생하는 자신을 한탄하는 것은 아무리봐도 이상하지 않느냐 말이다. 아버지의 성실한 삶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 사회가 문제이고 그래서 그런 사회 자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버지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분들이 살아왔던 시대에 저항은 늘 개인적 파멸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두환 군사독재 초기에 이유도 없이 고모가 안기부에 끌려가서 1주일이나 생사를 알지 못해 애태운 경험을 가지고 있는 양반이 어째서 자신을 억압한 정권의 수하들에게 계속해서 투표하는지. (인질이 납치범에게 애정을 느끼는 스톡홀름 신드롬이 아닌가 말이다.) 앞으로 이 의식의 간극을 어떻게 메꿔나가야 할지, 어떻게 대화를 진행시켜야 할지, 진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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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국 끓이다 말고..

* 이 글은 jineeya님의 [국가주의 타파와 공공노동자의 주적 개념] 에 관련된 글입니다.

어제 먹은 술이 아직 몸속에 남아 떠돌아 다니는 까닭에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냉동실에 북어가 남아 있다는 걸 떠올리고 북어국을 끓인다. 뒤져보니 파도 없다. 오로지 북어만으로 끓이고 있다. 북어국은 오래끓여 북어가 푹 우러나야 제맛이다. 그래서 북어국이 끓는 동안 jineeya님의 글을 읽었다. 글을 읽고나니 나도 몇자 거들고 싶어진다. 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협상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부 일반예산에 기대고 있는 측면이 많은데 이건 바로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만들어진 재원이기때문에 그 사회에서 동의하는 수준의 임금이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임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역할의 중요성을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어떤 측면에서 우리가 자본주의적 가치- 효율성, 성과중심주의 등-가 아닌 다른 종류의 가치 - 공동체성, 협력과 연대,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전망 등-를 더 높게 평가하여 이에 따라 임금의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매우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들이 하는 일은 직접적인 상품의 생산이나 이윤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특히 대인서비스(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교육, 보육, 사회복지..)분야에 있어 서비스의 중단은 가장 취약계층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노동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파업권을 행사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보육노동자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부모가 일터에 나가 있는동안 아이들을 돌본다. 돌보는 일은 정서적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인데 측정하기가 매우 곤란할 뿐더러 어떻게 평가해야할지에 대한 기준도 없다. 산업사회에서 노동은 생산력을 기준으로 평가되어 왔다. 재생산과 관련된 노동은(가정관리, 육아 등) 일부 여성주의그룹을 제외하고는 진지하게 논의되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이 누군가? 를 밝혀내는 일은 정말 어렵다. 포괄적 의미에서 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하거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일들은 모두의 관심사가 되지만 정작 이를 위해 누가 돈을 써야 하는가?에 이르렀을 때 사실은 모든 사회구성원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하고 그런 까닭에 임금소득만으로는 가정의 모든 문제를(위기와 재난) 해결할 수 없는 노동자들은 이에 대한 비용을 자본가가 가져간 이윤에서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구체적 대상을 '적'으로 지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신이 노동자임을 선포하는 일이 보육노동자에게 중요한 까닭은 적이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이기보다는 동지가 누구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노동자 계급에 속해 있음을 자각하고 자신의 일이 노동자 계급전체에 복무하는 일이라는 점을 깨닫기 위해서는 몸으로 이를 경험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이런 자각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몇가지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흠- 쓰다보니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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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이 삶이다.

<새벽의 집>이라는 책이 있다. / 보리출판사 1996년 펴냄

 

문영미(문동환목사님딸)라는 분이 쓴 책인데

1970년대 수도교회의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실험적으로 만든 공동체에서의 삶을 적은 글이다.

그때 글쓴이의 나이는 초등학생이었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생활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즐거움과 어려움을 동시에 주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참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각자 능력껏 일하고 필요한만큼 가져다 쓰되

기본적인 의식주는 공동으로 해결하는

언뜻 원시공산제를 떠올리게 하는 생활.

 

초기 기독교공동체가 그러했듯이

개인과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들이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고

더러는 성공하고 더러는 실패한다.

1977년초에 공동체는 결국 해산되었지만

글을 읽으면서 나는 의미있는 실험이었다고 느꼈다.

 

한가지 인상깊게 남아 있는 것은

많은 갈등들이 아주 사소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왜 누구는 치우지는 않고 어지르기만 하냐?

왜 정한 시간에 식사하지 않고 늑장을 부리느냐?

- - - -

 

따지고 보면

산다는 게 그런 것 같다.

거창한 이념이나 정의, 신념, 인류애 뭐 이런 것들을

'일상'에서 항상 기억하면서 사는 건 아닌거다.

당신과 나는 '동지'요! 를 아무리 외쳐도

매일 얼굴을 맞대고 한솥밥을 먹는 상황이 되면

상대방의 작은 버릇, 툭툭 내뱉는 말들,

대단하지는 않지만  하지않으면 안되는 일을 얼마나 성실히 하는지 등등이

상대를 평가하는데 더 유용한 잣대가 되곤 한다.

 

그래서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생각할때

일상에서의 나의 모습을 다시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

 

그런데...

요즘...

정해진 근무시간안에 일을 끝내지 못하는 건,

능력부족인가?

일이 많은 건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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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마무리.

막상 주점이 끝나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주점에 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 블러그팀들이 많이 오셨다는데 저는 얼굴도 못봤군요.-_- 언제나 그렇지만 무엇을 준비하고 실행할때보다 마무리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준비할때처럼 신이 나거나 긴장되지도 않고 실행할때처럼 딴 생각할 여유없이 바쁘지도 않고 그래서 더 어렵다. 일이 바쁠때는 딴 생각이 꺼어들틈이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집중도가 높은데 행사 뒷처리를 하는 일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 그렇지만 실상 챙겨야 하는 것들은 더 많은 듯하다. 수고한 사람들에게 인사도 하고 밀린 일들도 처리하고... 시간은 흘러가고 기억은 늘 새로운 것들로 채워지지만 그래도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더욱 빛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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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에 놀러 오세요~~~

전국보육노조건설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 19일(금) 오후 5시~11시까지 종각역 7번 출구 파노라마(734-4720) 진짜루, 꼭 하루만 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홍보에 동참해주고 계셔서 든든하고 힘이 납니다. 놓치면 후회하실 개사곡 공연도 준비되어 있구요, *^^* 그 동안의 보육운동사를 한 눈에 보는 사진전도 준비합니다. 또, 보육노조 준비과정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합니다. 아직은 서툴고 아마츄어 냄새가 물씬 나지만 진심으로 열심히 일해보렵니다.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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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순서

요즘들어 그런 생각이 든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되 욕심을 내기로 치면 일은 한정이 없다. 그래서 어떤 일을 먼저 할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것은 시간을 다투는 일일때도 있고 (대부분은 그 일이 가지는 무게보다 마감에 쫓기는 경우가 더 많지만-_-) 정말 전체 일정에서 시간을 들여 처리해야 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사실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면 거의 대부분 일의 중요도보다는 시간에 맞춰 일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언제까지 보내야 되는 공문, 시간이 지나면 의미가 퇴색해버리는 보도자료 등. 사실 활동의 중심에서 무슨 내용을 잡고 갈 것인가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과 논의가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정에 밀려 제일 나중으로 내버려놓게 된다. 그러다가 정작 그것이 필요한 때에 내용을 만드느라 끙끙대고 결국 익지않은 술맛처럼 떨떠름한 무엇이 되어버린다. 이런 현상은 활동안에서만 벌어지는게 아니다. 내가 맡고 있는 직책이나 책임과 개인적 욕구(대부분은 휴식에 대한 욕구, 또는 사교생활에 대한 욕구)의 충돌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은 일이 우선하지만 가끔 없는 시간을 쪼개 개인적 욕구를 해결하고나면 이후에는 더 많은 일들이 쌓여버린다. 이 균형을 맞추는 일이 요즘 내겐 만만하지가 않다. 일 속에서도 그렇고, 대학원 수업은 거의 포기하고 결석을 밥먹듯 하지만 그렇다고 일이 결코 줄지 않는다. 물론 수업을 제대로 다 들어가고 교수가 요구하는 과제를 꼬박꼬박 제출할 정도로 시간을 투여한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일이 쌓일것이다. 학벌 위주의 사회에서 그것에 저항하는 방법으로 대학원을 중도포기한다고 하면 그럴듯할까? 아, 능력의 문제인지, 시간의 문제인지, 의지의 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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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

내가 사람 복은 좀 많은 편이다. 성질이 더러워서 언제나 하고 싶은 말 턱턱 뱉고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내 관심사만 주로 이야기 하고 다정하게 옆에 사람 챙기는 것도 잘 못하고 (그러면서 어떻게 보육교사를 했는지 쩝!) 그러면서도 남들이 나를 무시하면 못 참는다. 그래도 늘 주변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어떨때는 신기하기도 하다. 물론 장점도 좀 있으니까 그렇겠지? ^^; 좌우지간 이번 노동자대회때 나름대로 감동받은 일이 있어서 혼자 간직하기엔 아까와서 몇자 적는다. 보육노조준비위 결성식을 마치고 노동자 대회에 참가해서 앉아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아는 척을 한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노동자대회에서 만날만한 사람은 (보육노조관계자가 아니면)없는데... 쳐다보니 중학교 동창이다.


이 친구는 졸업할때까지 같은 학교라는 것도 모르고 살다가 동창 모임을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사실 얼굴 맞대고 본 것은 전체 모임에서 서너번이 고작이다. 게다가 무슨 수도생활을 한다고 근 일년 지방 모처 수도원에 있었기에(카톨릭) 정말 얼굴 볼일이 없었던 친구다. 얼마전 동창회 홈페이지에 내가 요즘 하는 일을 적었더니 그걸 보고 노동자대회라면 내가 나와 있을 줄 알고 일부러 보러왔단다. 그러더니 춥지 않아? 따뜻한 것 좀 사줄까? 이러는 거다. 얼결에 대회 중간에 잠시 나와 해장국을 먹었다. (이거 그날 참석자들이 보면 안되는데.-_-;) 나를 찾느라 대회장 앞쪽에서부터 한줄씩 훑어보면서 왔단다. 이런 고마울때가.. 예전에 빈민지역 공부방활동도 했었고 카톨릭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나눔공동체에서도 일했다는 이 친구, 이젠 우리 나이 생각해서 너무 무리하지 말고 일하라고 충고를 남기고는 밥 한그릇 사주고 갔다.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중학교 동창.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공연히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나와 특별히 친한 것도 아닌데 내가 무얼 해준것도 아닌데 그저 내가 하는 일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격려해주기 위해 나온 그 친구를 보면서 아, 정말 이래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구나. 보육노조준비위가 출범하면서 기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끼고.. 여러가지 감정이 많았던 노동자대회였지만 그러나 이번 노동자대회에서는 무엇보다 어깨 두들겨주고 간 그 친구가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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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조 출범 기사로 나오다!! (펌) 매일노동뉴스 11월 9일자

보육교사들도 노조 만든다 14일 보육노조 준비위 결성대회…"장시간 노동·저임금 해소로 보육의 질 향상"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노동조합 건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8월 결성된 전국보육노조추진위원회(추진위)는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오는 14일 광화문 일대에서 ‘전국보육노조 준비위원회 결성대회’를 여는 데 이어 19일 ‘노조 건설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을 개최하는 등 노조 건설을 위한 공식 행보에 나선다. 이로써 소규모 시설에 분산돼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보육노동자들이 보육현장 개혁과 보육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희 추진위 조직부장은 “지난 2000년부터 한국보육교사회가 주축이 돼 보육교사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대중조직 전환을 모색해 왔으며, 지난 8월 진행된 한국보육교사회 총회에서 노조설립을 위한 추진위 결성을 결정했다”며 “14일 노조 준비위 결성대회 이후 지부별 인선문제 등을 정리한 뒤 내년 초 전국보육노조를 정식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주로 어린이집, 놀이방을 중심으로 한 보육현장의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면서도 낮은 보수와 사회적 지위로 인해 자긍심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근무조건은 보육의 질을 향상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새로 건설될 보육노조는 전국 8만여 보육노동자들과 함께 △인권보육 실현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보육의 공공성 쟁취 △보육현장 개혁을 목표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육노조는 보육시설 교사들 외에도 차량 운전자, 취사부 직원, 사무직 직원 등을 가입대상으로 할 방침이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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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로또

사람마다 자신의 신념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러저러한 것은 절대로 하면 안된다, 이러저러한 것은 반드시 해야 한다 등등. 사람마다 살아가면서 지키고 싶은 자기만의 원칙이 있을 것이다. 그게 양심일수도 있고... 좌우지간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했을때는 몹시 불편해진다. 나의 수많은 신념 가운데 하나는(신념이 많으면 사는데 피곤하다.-_-;) < 자기 힘으로 땀흘려 얻지 않은 것을 바라지 마라. 특히, 자본주의의 상업성이 만들어낸 '복권'은 인간의 노동가치에 대한 모욕이다. 고로 복권을 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복권을 사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어쩌다 복권을 살때가 있다. 여태까지 내가 산 복권의 총량은 전부 3만원을 넘지 않는다. 즉석복권은 2번, 인터넷 복권으로 만원, 로또는 딱 2번-오천원씩 두번이니 만원이다.- 사봤다. 누구처럼 좋은 꿈을 꿔서도 아니다.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한데 도무지 구할 방도가 없다고 느껴질 때 샀다. 물론, 한번도 당첨된 경험은 없다.


복권을 살때마다 마음이 몹시 불편하고 자기 혐오가 밀려온다. 신념을 지키지 못할 때가 그때뿐은 아닌데 유난히 복권을 사는 행위는 나를 불편하게 한다. 복권을 사지 않는다는 신념은 내가 생활속에서 나름대로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방법이다. 일상적 저항이 원래 더 힘든 법이다. 그래서 다른 신념보다 더 선명하게 인식되나 보다. 돈의 가치를 알고 나서 20여년동안 이 정도면 신념을 지키고 산 편이다..라고 자신을 위로하고 싶지만 다른 신념을 어길때도 그런 변명을 할까봐 그렇게 생각하지도 못하겠다. 나의 어머니는 60이 넘는 평생에 단 한번도 복권을 사지 않으셨다. 그건 그 분의 신념이다. 반면에 아버지는 20여년동안 매주 복권을 사셨다. 거의 습관처럼. 완전히 다른 신념을 가졌지만 나름대로 그 신념에 충실한 삶을 사는 두 분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나는 나의 신념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고 어쩡쩡하게 살고 있다. 지난주에 산 복권 역시 마음만 불편하게 하고 아무것으로도 당첨되지 못했다. 그런데 만약.. 당첨이 되었다면 그때도 신념 운운 할 수 있을까? 솔직히 100% 자신할 수 없다. 작은 신념하나를 배반하고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보상을 얻게된다면 그 배반을 합리화하려고 하지 않을까? 만약, 복권이라는 불확실성이 아니라 어떤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나는 얼마나 그 신념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아마, 신념을 배반해서 올 결과와 보상 사이를 저울질 할지도 모른다. 그 신념이 '복권을 사지 않는다'정도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이라면 이런 저울질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가? 그리고 작은 신념 하나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그보다 큰 무게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일확천금의 환상으로 자본주의 모순을 은폐하려는 적들의 술수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나는 다시 한번 자기를 긴장시킨다. 아, 진짜 다시는 복권 사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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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동자의 둥지를 찾다.

전국보육노조(준) 홈피가 드디어 개통을 했다고 해서 구경갔다. 흠, 나름대로 신선하다. 첫 화면에 알록달록 색색의 구호가 뜨는 것도 기존 노조 홈피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뭐, 아직까지 구경못한 노조 홈피도 많으테니 단정하긴 이를테지만..^^* 어제는 공공노동자대회에 가서 선전물도 뿌리고.. 보육교사들이 많이 보는 유아잡지에 노조가 만들어진다는 기사도 실리고.. 이제 남은 일은 보육노조가 진짜 보육노동자들이 많이 찾아오도록 하는 일이다. 서로 힘든 일 기쁜 일 털어놓고 말도 안되는 일도 같이 해결하고 (얼마전 어떤 게시판에서 본 말도 안되는 일 하나.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경력교사가 그만두고 새로 법인어린이집에 취업했는데 똑같은 어린이집이건만 법인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것은 처음이니 3개월 수습하라고 해서 3개월동안 50만원밖에 못 받고 일했다고 한다. 참고로 법인어린이집이나 시립어린이집이나 민간어린이집이나 보육교사가 하는 일은 다 똑같다.) 보육노조(준)가 보육노동자들의 진정한 둥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홈피 주소 : http://kcw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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