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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밤이다.

시작은 지난 토요일이었다.
  
차가 시동이 안 걸린다. 2001년에 태어난 가스차라 겨울이 되면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결국 차가 움직이지를 않았다.
  
집 앞 카센터에 정비를 부탁하고산학교에 가서 총회를 마치고기분이 좋아 돌아왔지만차는 여전히 움직이지 못했다.
  
아내는 사용하던 카카오뱅크 카드를 분실해서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내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가끔은 물건도 사고그런데 그 날 아내는 내 카드를 사용하고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 버렸다.
  
월요일다행히 차가 시동이 걸린 덕분에 견인은 안하고카센터에 갔다물론 카센터에서 와서 손을 본 덕분에 차가 시동이 걸린 거다멈췄던 차 때문에 들어갈 경비가 걱정이다.
  
아내에게 분활납부해야겠다고 카드를 달라고 하자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단다차는 여전히 카센터 한 자리를 차지결국 부품 두 군데를 손을 봐야하는데 일단 급한 대로 하나만 처리하고아침에 보잔다내 주머니 사정을 잘 아는 양반이라 가능하면 돈이 덜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화요일전날 손을 본 탓에 아침에 시동이 잘 걸려서 사무실에 들려 일을 하고오후에 다시 카센터에 갔더니 아무리해도 불안하다고다른 부품마저 손을 보잔다.
  
2019년 1월 4, 5, 6일 변산 마실길을 걷는 일정에 관해 회의를 하러 다시 구로로 갔다시간이 잠시 남아 구로민중의집에 갔더니한 사람이 자기는 내년에 대구로 간다고 한다대구에 내려가는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신년걷기 회의를 하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카드 분실 신고를 해야겠다고 하자 아내는 더 찾아보겠다며 이리 저리 찾더니 카드를 찾아서 들고 나왔다토요일 입었던 잠바를 잠시 착각.
  
아내에게서 카드를 받아들고 수리비 결제를 하러 가려는 나를 아내가 바라보며 한마디 한다.
  
당신 빛있어?
  
나는 아내에게 며칠 전 카드빚이 있다고 말을 했지 않느냐고 말했고아내는 내게 그 빚이 얼마냐고 다시 물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수입보자 지출이 많은 탓에 아내에게 말도 못하고 지내고 있는데특히나 올해는 수입이 말이 아닌 상황이다그런데 아내는 오늘 내게 빚이 얼마나 있는지 이야기하잔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카드 돌려 막기언젠가 카드 돌려 막기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카드를 모두 없애고(가위로 잘게 잘게 잘랐었다), 체크카드만 사용했었는데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시 카드 돌려 막기를 하고 있다그나마 카드가 하나라 다행이다.
  
그런데 이제 아내가 다 내어 놓으란다수입이 얼마고 지출이 얼마인지그리고 빚은 얼마인지.
  
있는 사람들이 볼 때는 빚도 아니지만 내게는 그래도 제법 큰돈이 물려있다그나마 일천은 안 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내는 빚이 얼마인지 그리고 수입과 지출이 얼마인지를 알려달라고 한다그런데 이 간단한 것을 나는 왜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일까자꾸 수입보다 지출이 늘어나는 건카드 이자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나는 나를 위해 사용하는 돈은 정말 없다그런데 왜 자꾸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큰 거지?
  
나도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때려치우고돈이나 벌어야 하는 걸까우리 나이로 51나 되가지고나는 왜 아직도 이렇게 살아가는 걸까큰 아이는 13, 작은 아이는 조만 간 14, 10 그러면 나는 52.
  
작은 아이가 20이면 나는 62. 그 때까지 나는 살아나 있을까?
  
참 서러운 밤이다자동차 보험도 곧 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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