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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짜기와 성찰

 

 

1.

 

구성안을 확인하고 있다.

 

물론 구성안은 있다. 처음 작업을 시작할때 만든 기획서에 있지만

 

이내 촬영을 하다 보면 그 안에 있는 이야기 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시 구성안 검토하고 보충 촬영을 해야 한다.

 

다큐의 매력은 이렇게 매번 고민하면서 살 수 있는 거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매번 할때 마다 쉬운 일이 아니다.

 

 

2.

 

열심히 촬영본을 확인하고 이런 저런 의미를 붙이지만....

 

에피소드가 별로 없다. 그저 있다면 내가 다큐를 만들고 있다 정도....

 

아쉽다. 언니들을 인터뷰 하면서 느꼈던 이런 저러한 감회를 전달하고 싶은데

 

인터뷰로만으로 될까?

 

 

3.

 

사적인 공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너무 많은 주인공을 설정했나 싶어 고민도 된다.

 

에피소드가 없는 것을 매꾸기 위해서 이런 저런 촬영을 하겠지만

 

객관적 조건이 안되는 것은 애니메이션을 사용할까 하는 생각도 한다.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도 되고 또 새로운 것이니까 뭔가 설레이기도 한다.

 

잘해보고 싶은데 언니들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애니였으면 좋겠다.

 

 

4.

 

글고 결정적으로 사생활이 더 드러나려면 남편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데

 

그게 영 자신이 없다.

 

다행이 내가 만난 언니들은 남편들이 다들 언니를 존중하는 분들인 거 같다.

 

그래도 자신들의 삶이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나올지....

 

이전에 여성관련 다큐를 할 때도 남편들은 자신들이 나오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

 

그리고 당사자인 언니들도 남편들 눈치를 봤고....

 

만약 반대였다면...남편이 주인공이었다면 다른 양상이지 않았을까 싶다.

 

여하튼 남편들을 만나야 하는 일도 남은 것 같다.

 

그들이 마치 언니들의 보호자인양 행세하면 난 참 벨이 꼬일 것 같은데...

 

그래도 언니들은 위해서 잘해야 겠지.

 

 

 

5. 

 

이런 저런 도전을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드러나야 한다는 것인데....

 

작업을 하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의 그 생각들과 느낌들을 잘 끄집어 내어 공유할 수 있을지....

 

나를 성찰하는 다큐가 될 것 같다.

 

 

 

쉽지가 않다.

매번 그렇듯이.

 

이번에는 얼마나 쥐어짤 수 있을까?

나를 꼭꼭 쥐어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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