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프레시안, 민주노총의 민영화(사유화) 분석 공동기획

View Comments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토교통부는 '자회사' 형태의 수서발 KTX 분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는 영리 병원과 각종 규제 완화로 대변되는 '의료 산업 활성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도시 가스 도매 시장에 경쟁 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가스 민영화법(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일부 지자체도 수자원공사를 통해 상수도를 민간 위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프레시안>과 민주노총은 철도, 의료 등 각 분야에서 진행되는 민영화(사유화) 현황을 짚는 기획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편집자>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30826161939
'박정희 폐해' 해결책이 사유화? 잘못 짚었다 (프레시안,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2013-08-27 오전 10:29:15)
[민영화 공동 기획 ①] 이익은 사유화, 손실은 사회화
일반적으로 민영화는 비가역적 조치라고 알려져 있다. 일단 민영화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시기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나 각 부처의 주요 업무에서도 민영화라는 용어는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민영화는 경쟁 체제 도입,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 제거, 서비스의 질 제고 등으로 포장되어 관계 부처가 추진하고 있다. 민영화 정책을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민영화 조치의 비가역성 때문이다.
민영화(民營化) vs 사유화(私有化)
정부와 기업들은 민영화를 일반적으로 "정부가 공급하던 공공 서비스를 민간 부문에 이전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 정부의 역할 범위를 축소하고자 하는 일련의 조치들"이라고 규정하긴 한다. 영어로 표현하면 privatization으로서, 사유화된 공공 부문을 매입하는 당사자가 민중(people)이 아니라 사기업(私企業, private enterprise)임을 의미한다.
이 용어가 자의적으로 '민영화'라고 번역되면서 공공 부문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民)'이라는 용어는 백성을 지칭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지만, '관(官)'은 착취, 국가의 통제, 관료의 경직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결국 민영화(民營化)는 공공 조직을 '비효율적인' 관료가 운영하는 것에 반대하여 국민이 운영하도록 개혁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하지만 민영화의 본질은 관료의 조직을 백성의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공동으로 이용해온 공유 재산을 이윤을 추구하는 소수 개인의 사적 재산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민영화가 아니라 '공(公)'적(public) 조직을 '사(私)'적(private) 소유로 전환한다는 의미에서 사유화(私有化)가 올바른 표현이다.
사실 민영화론이 대두하는 이유는 민영화가 타당하고 선(善)해서가 아니라, 민영화를 통해 이득을 얻는 정치·경제적 세력이 힘이 있기 때문이다. 민영화가 노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민영화, 얻은 것과 잃은 것
민영화 신봉자들은 민영화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곤 한다. 민영화를 통해 효율성이 높아지면 공공 서비스 요금이 인하되고, 서비스 질도 향상되며, 산업 재투자와 고용 유연화도 확대된다는 것이다. 실제 민영화 시행 초기에는 인력 구조조정과 설비 감축 효과가 있고, 공급자들 사이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서비스도 개선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근본적 토대가 작동할 수 없는 필수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자유로운 상호 작용이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오스트리아의 반(反)세계화 활동가인 미헬 라이몬과 크리스티안 펠버가 쓴 <미친 사유화를 멈춰라>는 자연 독점으로 경쟁 체제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도 경쟁 체제가 성숙하지 않은 물과 전기·가스 등의 에너지 공급, 보건·의료 체계, 교육 제도, 연금 보험, 교통망, 전화망, 인터넷망을 민영화한 이후 나타난 재앙의 기록들을 파헤치고 있다. 정부 독점 기업이 소수 공급자가 있는 민간 과점 체제로 전환되면서 시장이 분할되고 나면 동업자들끼리 담합하게 되고,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민영화론자들이 외쳤던 경쟁의 효율은 사라져버린다. 그 결과 서비스의 질도 열악해지고 서비스의 공급도 불안정해지지만, 정작 이를 규제하고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정전 사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전력 민영화 이후 민영화 기업들은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도매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소매 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여기에 엄청난 보조금을 쏟아 부어야 했다. 물론 소매가격도 크게 뛰어올랐다. 가격을 인상하기 위한 발전기의 '전략적 가동 중단 사태'도 발생하여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도 위협받았다. 이에 대해 민영화 찬성론자들은 '그것은 자유화 문제가 아니라 규제 문제였다'고 얘기했지만, 자유화 이후 민간 공급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영국에서 민영화했던 철도를 불완전하게나마 다시 공영화했던 사례에서도 민영화의 한계가 드러난다. 철도 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누적 적자와 저수익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철도 회사들이 무리하게 인력을 감축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정부의 규제 조치를 거부했다. 그 결과 안전사고가 빈발했다. 오히려 국영 기업이던 시절보다 효율이 떨어졌고 서비스도 망가졌다. 더욱이 철도 산업에 들어간 정부 지원금 액수를 비교해보면, 민영화 이전 5년 동안 영국 정부는 철도 산업에 24억 파운드를 지원했지만, 민영화 이후 2005년부터 2010년 사이에는 그 두 배가 넘는 54억 파운드를 지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빈발하고 있는 KTX 열차 사고 또한 수년간 진행된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유지·보수 업무가 외주 용역 업체로 넘어가고, 철도공사가 무분별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 방침을 취한 결과이다. 철도 업무 민영화·외주화·상업화 등이 열차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토교통부는 오히려 경쟁 체제 도입을 운운하며 철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철도 민영화에 나서고 있다.
사기업은 수익을 우선하고, 이익이 없는 것엔 소홀하기 마련이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태에서 나타난 도쿄전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초기에 대응을 제대로 했더라면 방사능 누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30년 전부터 추진해온 공기업 민영화의 결과 도쿄전력은 금융 자본이 최대 주주가 된 사기업의 수익성 논리에 매몰되었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계속된 안전성 경고를 무시한 채 사고 후에도 파장 축소에 급급했고, 일본 정부는 이에 휘둘려 국가적 재난을 낳고 말았다.
민영화에 따른 공적 자산 처분은 국가 재정 수입 증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런 수입은 일회적일 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 미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 그 수혜는 모두 시장 지배력이 강한 소수의 민간 자본에 돌아가고, 민영화의 수익 증대 효과는 투자자 또는 주주들에게 편중 배분된다. 반면에 민영화로 인한 민간 독점의 폐해와 부담은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정부가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효율로 모든 걸 따질 수는 없다. 공기업이 비효율적인 것은 사실 정치적 결정의 결과이다. 공기업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 복지적 성격의 요금 체계와 수익이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산간벽지에 대한 무난한 공급 체계를 갖춰야만 하고, 사회적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재정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민영화되고 나면 이 과업은 달성될 수 없고, 그 과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은 복지 지출 증가, 낙후 지역 지원 및 환경 보호를 위한 지출 등의 형태로 납세자가 부담하게 된다. 그 결과 사회적 약자들이 민영화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된다.
알짜배기를 판다? 민영화 논리의 모순
시장 논리에 따르면, 공공성이 매우 낮은 기관, 그중에서도 경영 효율성이 미흡하여 정부 지원이 불필요하게 많이 요구되는 기관이 우선적으로 민영화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재정 수입 확보가 민영화의 최우선적인 이유가 되다 보니, 대체로 그동안 국가가 선제 투자를 많이 해놓은 기간 산업이나, 수요자가 돈을 지불해야만 하는 필수재 관련 기관, 또는 공적 자금 투입 등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이 호전된 기관 등, 매수자가 흔쾌히 돈을 지불하려는 기관이 민영화의 대상이 되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발생한다.
정부는 실적이 나쁜 공기업에 재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여 먹기 좋게 포장한다. 공기업은 민영화되기 전에 대부분 경영학적으로 정비되고, 이들 기업에 부과되었던 부담은 경감된다. 그러면 그들이 아직 국가 소유인 동안에도 적자를 모면할 수 있는 셈인데, 이렇게 공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진다면 이를 매각할 이유가 있을까? 민영화를 하면서도 공공성을 유지하고 가격을 적절하게 통제하려면 강력한 규제 정책이 새롭게 필요하다. 하지만 그 규제를 실질적으로 집행할 행정력이 있다면 차라리 정부가 직접 수행하는 게 낫고, 그런 행정력이 없다면 민영화한다 하더라도 공공성 유지나 가격 통제는 불가능할 것이다. 결국 어느 경우나 비효율적인 셈이다.
한국에서 민영화 논리는 박정희 정권으로 대표되는 개발 독재 시기에 훼손됐던 민간 부문의 자율성을 복원하는 과정, 즉 민주화의 한 과정으로 이해됨으로써 정치적 정당성과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영화 논리의 기반이자 공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기초가 되는 방만 경영과 비전문적 경영, 정경유착, 낙하산 인사 등은 국가적 소유를 근간으로 하는 공기업 체제 자체에 내재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공기업이 사회적 통제로부터 유리되어 정권의 사적 전유물로 전락하였던 역사적 경험에 기인한다. 민영화된다고 해도 이러한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민영화는 공공 기관에 필요한 사회적 통제와 참여의 문제를 소유 구조의 문제로 환원함으로써 공기업 체제의 문제점을 다른 형태로 재생산할 뿐이다. 민영화된 기업은 국책 사업 등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여전히 국가의 특혜를 받으며 정실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민영화 기업인 KT와 포스코 등에서 낙하산 인사, 방만 경영, 정경유착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
전 세계적으로 보면 1997-1998년을 정점으로 공공 부문 사유화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 이는 민영화 이후 사기업이 공기업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증거가 없으며, 기업 차원의 효율성 제고가 사회 차원의 효율성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남미에서는 1999년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이 등장한 이래 계속된 좌파 정권의 집권 속에서 석유와 가스뿐만 아니라 전기, 통신, 철강, 항공, 금융 등의 국가 기간산업들에 대한 국유화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정권 교체와 헌법 개정 수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만큼 이러한 사례를 당장 대안으로 들이밀기는 어렵다.
더욱이 국유화는 신자유주의가 불러일으킨 시장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에 가장 먼저 유탄을 맞은 영국에서 노던록,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 등 대형 은행들이 국유화되는가 하면, 미국에서도 GM, AIG, 시티은행 등의 거대 기업들의 국유화가 논의된 바 있다. 이들 회사가 도산하면 미국의 경제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기 때문에 정부가 일시적으로 국유화한 후 강한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털어내고 다시 '민영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오바마 정부의 '국유화' 정책은 오히려 국민들의 세금으로 부실을 털어내고 자본가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생산수단을 넘겨주려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공적 자금 투입 기업들이 강력한 구조조정과 국가 재정 투입을 통해 알짜 기업으로 변모한 후 다시 민간 자본에 매각되는 사례를 통해 이미 경험한 바다. 이익은 재벌과 금융 기관, 외국 투기 자본이 사적으로 가져가지만, 구조조정의 부담과 희생은 노동자와 민중에게 전가되었다. 또한 민자 컨소시엄을 통해 엉터리 수요 예측을 근거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뒤 엄청난 부실이 발생하자 이를 철도공사가 인수하도록 하여 사실상 국유화한 인천공항철도도 마찬가지이다. 이른바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가 관철되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국유화, 민영화 자체가 아니라 이들 산업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통제가 아닐까. 이를 위해서라도 기만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또한 공적 통제의 영역 및 대상을 축소하고, 공공 기관을 통한 공적 역할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공공 기관 합리화 정책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30826221057
50여 명 죽인 '돈 먹는 하마'…한국 철도도? (프레시안, 크리스티안 월머 저널리스트, 철도 역사학자, 2013-08-28 오전 11:09:13)
[민영화 공동 기획 ②] 영국인이 말하는 영국 철도 민영화
영국 철도(British Rail)가 분할 매각된 지 20년이 지났다. 1993년 통과된 '철도 민영화법'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민영화로 귀결되었다. 이 때문에 영국 철도는 구조가 복잡해지고 안전이 위태로워졌으며, 요금은 비싸고 비용은 많이 드는, 대중적으로 인기 없는 체계가 되었다.
철도를 위한 새로운 기회? 재앙을 부른 졸속 민영화
1992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승리를 내다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철도 민영화라는 보수당의 가장 근본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거의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승리한 보수당은 공약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철도를 위한 새로운 기회(New Opportunities for the Railways)'라는 매우 얇은 문서를 발행하여 민영화 모델을 제시했다. 집권 5년 안에 철도를 민영화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는데, 이에 관한 논쟁을 벌일 시간은 거의 없었다.
이 문서는 선로 시설과 열차 운행의 복잡한 분리 매각을 포함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에는 열차 운행사들은 선로에 대해 동일한 접근권을 가지고 서로 경쟁한다는 이론이 깔렸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영국의 독특한 프랜차이즈 계약 시스템 탓에 선로 경쟁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쪼개고 또 쪼개고
이 모델의 고안자는 교통부가 아닌 재무부로, '경쟁'을 근본적인 동력으로 감추고 있었다. 당시 철도는 자동차, 버스, 장거리 노선의 비행기 등 다른 교통수단과 경쟁에 직면했지만, 재무부는 선로를 둘러싼 경쟁을 핵심으로 여겼다. 애초 계획은 기반 시설 운영 회사인 레일트랙(Railtrack)을 공공 부문으로 남기되, 25개로 출발한 노선 운영 민간 회사인 프랜차이즈사들은 매각한다는 것이었다.
영국 철도가 소유했던 철도 차량 부문도 3개 회사로 나뉘어 은행과 경영자 매수팀에 매각되었는데, 철도 차량 회사들은 열차와 기관차를 (별도로 운영되는) 열차 운행 회사에 임대했다. 이런 제도가 고안된 이유는 철도 차량은 기대 수명이 30년 이상인 반면 프랜차이즈 계약은 대부분 7년 기한이거나 철도 차량이 조달되는 곳에서는 9년이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구조의 또 다른 주요 요소는 영국 철도의 기술부가 분할되어 만들어진 13개의 기술 회사다. 이들 회사는 다시 7개의 '유지 회사'와 6개의 '보수 회사'로 나뉘어 설립된 지 오래된 주요 기술 회사들에 매각되었다. 더불어 6개의 화물 운송 회사도 있었다. 이 회사들은 각각 별도로 매각되어야 했지만, 사실상 '위스콘신 센트럴'이라는 한 미국 회사가 영국 철도에서 분할된 3개의 주요 화물 철도 운송 회사를 사들였다.
안전은 뒷전…대형 사고로 50여 명 사망
복잡해진 새로운 철도 체계 감독에 관해서는 규제 기관 두 곳이 있었다. '레일트랙'의 규제를 담당하는 선로 규제 기관은 시스템의 안전과 효율성을 담보하기에 충분한 자금이 투자되었는지, 과도한 이윤을 남기지 않았는지를 확인한다. 프랜차이즈 규제 기관은 프랜차이즈들을 감독한다.
프랜차이즈는 1995년 말부터 1997년 초까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매각되었다. 대부분은 버스 회사들에 매각되었고 몇몇은 경영자 매수팀에 인수되었다. 거기에 매각 초기에는 별 관심이 없던 몇몇 회사들이 말기에 추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지난 2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철도 산업에 절실하게 필요한 안전성은 결여되었다.
'레일트랙'은 민간 회사로서 5년밖에 버티지 못했다. 이 회사는 한창 번성기에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었고 주가는 4배나 뛰었다. 그러나 막대한 (시설 및 유지) 투자가 요구되는 시기가 오자, 영국의 으뜸가는 라인인 서해안 간선 노선을 '버진 트레인'사에 실행 불가능한 계약을 통해 넘겨버렸다. 그리곤 이조차 2000년에 런던 북쪽으로 30마일 떨어진 해트필드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로 결국 문을 닫게 된다. 그러자 단기 이익과 자산 투자에 지나치게 몰두했던 '레일트랙'은 겁에 질려 전 노선에 걸쳐 속도 제한을 부과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5억 파운드의 손실을 보고 결국 정부에 의한 파산 보호에 들어갔다. 정부는 기반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네트워크 레일(Network Rail)'을 주주 없이 설립하여 모든 이익을 재투자했고, 1990년대 말까지 네트워크 레일은 정부 부채가 500억 파운드에 이르러 실질적으로 재국유화되었다.
해트필드 사고 외에 1997년~2002년 사이에 발생한 대형 철도 사고가 3건 더 있었다 (1997년 사우스올 Southall, 1999년 래드브로크 그로브 Ladbroke Grove, 2002년 포터스 바 Potters Bar). 이 네 건의 사고는 모두 성급하고 일관성 없는 철도 민영화 탓에 일어났다(여기서는 각 사고의 세부 사항을 논의할 여지가 없으니 필자가 쓴 <On the Wrong Line(잘못된 철로)>를 참조하길 바란다. 킨들에서 구할 수 있음. <필자>). 다행히 재국유화된 지금은 이러한 위험을 줄일 올바른 절차가 갖추어졌지만, 이미 이 사고들로 50여 명의 목숨을 대가로 치렀다. 이후 지난 11년간은 한 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 한 건이 있었을 뿐인데, 2007년 서해안 간선 그레이리그(Grayrigg) 사고로 여성 한 명이 사망했다.
철도 민영화 이후 정부 보조금 4배로 늘어
프랜차이즈 계약의 문제점이 불거지자 여러 정책적 변화가 생겼다. 프랜차이즈 계약이 여러 차례 실패하여 다른 회사에 인수되거나 일시적으로 정부에 인수되었다. 프랜차이즈 회사에 유연성을 늘리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 때문에 과도한 이윤이 발생하자 규제가 강화되었다.
(지금은 다행히 해결된)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끝없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과 책임성 결여였다. 민영화된 구조 아래서 여러 운송 회사들의 운행 구간이 중첩되는 경우가 많고, 복잡한 보상 체계가 보수 비용을 부풀렸다. 예를 들어 여러 지점을 보수하기 위해 한 노선이 폐쇄되면 열차 운행 사업자는 이 보수로 이익도 얻고 보상도 받는다.
그 결과 민영화에 따른 정부의 철도 보조금은 상당히 인상된다. 영국 철도 시절에는 연간 15억 파운드였던 보조금이 60억 파운드로 정점을 찍고 현재 40억 파운드로 유지된다. 요금 역시 지난 11년간 매년 물가 인상률보다 1% 높게 인상되었다. 현재 프랜차이즈사들은 소수의 버스 운송업자들이 장악했고 철도 차량 회사는 은행이 소유하고 있으며 유지 회사는 분리로 발생한 위험 때문에 '네트워크 레일'로 재국유화되었다.
여전히 남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무도 철도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민영화된 여객 운송 회사들과 다른 회사들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의 눈에는 정부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민영화는 관리자들에게 별 이익 없이 막대한 어려움을 가져다준 값비싸고도 복잡한 과정이었으며, 대다수는 민영화가 실수였다고 여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30828195448
"세계 어디서도 안 되는 걸 왜 박근혜 정부는 된다고 하나" (프레시안, 박세열 기자(=정리), 2013-08-29 오전 11:48:22)
[민영화 공동 기획 ③] 독일-한국 철도 전문가 대담
정부는 우리 철도 산업이 나아갈 모델로 '독일 모델'을 제안했다. 독일 철도가 경쟁 체제 도입이 필요한 한국 철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독일에는 정부가 말하는 '독일 철도'가 없다"고 지적한다. 정말일까?
전국철도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이 주최하고 <프레시안> 등이 후원한 '한국 철도의 미래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찾은 독일의 철도 전문가 베르너 레(Werner Reh) 박사와 <프레시안>을 포함한 각종 매체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철도 전문가로 이름난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이 만났다.
레 박사는 현재 독일의 최대 환경 단체인 BUND(분트)의 교통정책과장을 맡고 있는 정치학 박사다. 그의 이력이 설명해주는 것은 많다. 철도 민영화 문제는 어느 사회에서나 큰 정치적 논란을 낳았다. 이 때문에 가장 정치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독일의 '철도 사유화 논쟁'의 정치적 상황과 그 맥락을 명쾌하게 짚어낸다.
그가 몸담고 있는 BUND는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단체로서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의 환경 운동 전문가들이 교통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독일로 건너가 이 단체를 찾은 적도 있다.
박흥수 객원연구위원은 무궁화호를 운전하는 현직 기관사다. 그는 <프레시안>에 '달리는 철도에서 본 세계'를 연재하고 있으며 철도 관련 전문 서적의 출간도 앞두고 있다. 독일과 한국의 두 철도 전문가가 서울 서교동 <프레시안> 사무실에서 마주앉았다. 이 대담은 지난 27일 진행됐고, 통역은 김석 공공운수노조 대외협력실장이 맡았다. 대담에서 언급되는 '독일철도', 'DB', '독일철도지주회사' 등은 모두 우리의 코레일에 해당하는 '도이체반(Deutsche Bahn)'을 뜻한다. <편집자>

"독일 철도가 경쟁 체제? 한국 정부 주장,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지…"
박흥수 : 한국에서는 철도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나 일부 전문가들이 '독일 철도'를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발표한 '철도 산업 발전 방안'도 독일식 모델이라며 우수한 독일 철도의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독일 철도는 광대한 철도망과 우수한 차량 제작 능력, 오랜 고속철도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말하는 독일식 지주회사 방식의 철도 회사 간 경쟁 체제 도입이 철도의 발전을 가져올 희망적 대안인지 묻고 싶다. 사실 제일 마지막에 들어가야 할 질문인데, '돌직구'를 던져본다.
베르너 레 : 한국이 표면적으로 독일 모델을 따르는 게 일견 맞을 수 있다. 독일은 1949년 국가 권력이 행정부의 철도 부서를 철도 회사(공기업)로 만들고 이후 지주회사를 도입했다. 당시 필요했던 일이라고 전제하고 긍정적 측면을 본다면, 막대한 철도 부채(당시 부채는 약 680억 마르크, 약 42조 원으로 독일 정부가 이를 전액 떠안았다. <편집자>)를 해결했다는 점이다. 부채를 정부가 떠안으면서 독일 철도는 굉장히 유연하게 시장에 적응할 수 있었다.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고 한다면, 경쟁 도입을 한다고 했는데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는 경쟁이 전혀 없고, 고속철도(한국의 KTX와 같은 개념)도 경쟁 자체가 아예 없다. 독일 철도 모델을 '경쟁 체제'라고 하는 한국 정부의 주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통합과 분리 측면에서 (독일에서는) 현재 통합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지역이나 지방을 운행하는 공공 철도를 어떻게 복합적으로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할지,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 정부가 독일 철도의 부정적인 부분만 도입하려 한다는 느낌이다. 지금 독일에는 (오히려) 공공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논의들이 있다.
박흥수 : 한국에서는 전체 고속철도 노선의 일부분에서 분기하는 지점(수서~평택 노선)을 건설하고 이곳을 시발점으로 하는 새로운 고속철도 회사를 설립하려고 한다. 경쟁이 효율을 가져온다는 논리다. 한때는 이 노선의 운행권을 민간에 넘기려 했는데, 반대에 부딛힌 후 이제는 기존 철도 운영을 맡은 국유 공기업(코레일)의 자회사를 설립해서 운행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정부는 이것이 공공성을 갖춘 독일식 모델이라고 주장하는데, 실상을 보면 지주회사의 고속철도와 자회사의 고속철도가 서로 경쟁하는 엉뚱한 방식이다. 과연 이것을 독일식 모델이라고 볼 수 있을까?
베르너 레 : 그런 형태는 독일식 모델이 아니다. 독일과 한국, 코레일과 DB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독일에서는 2006~2007년 자회사 중 기반 시설을 담당한 자회사 일부를 민영화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결국 시민 단체, 환경 단체, 노조 등의 비판으로 실패하게 됐다. 지주회사인 독일철도가 자회사로 여러 분야를 떼서 물류 회사, 장거리 운행 회사 등을 만들어놓았는데, 부정적인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차가 문이 고장 나 멈췄다. 승객이 '도와달라'고 하면 근처 직원이 '미안하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 회사 일이 아니예요'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각 회사들이 중복 투자를 하게 된다. (비용 낭비로)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고 긍정적인 면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민영화를 추진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박흥수 : 독일의 민영화 로드맵을 전제로 만들어진 방식이 한국에선 공공적 모델로 둔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독일의 철도 개편 논의가 시작된 게 1980년대 말이지만, 1990년 통일을 이루며 동서독 철도의 통합이라는 과제와 맞물려 개편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1994년 정부가 출자한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점진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베르너 레 : 일단 방금 말씀하신 게 맞다. 현재 독일 철도는 법적인 차원에서 보면 민영화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언제든지 재시작할 수 있는 상태다. 그러나 자회사인 물류, 시설 등의 부분은 '관리 감독위원회' 같은 것을 만든다는 전제로 다시 (민영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 민영화의 경우 사실 아무도 공개적으로 찬성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정치적인 문제도 얽혀 있다. 아무도 정치적으로 찬성하지 않지만, 민영화가 추진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말이다. 2006년~2007년 일부 자회사 민영화에 실패했는데, 당시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고, 낭비되고, 재투자가 안되고, 철도의 '정시성'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 등을 봤다. 현재는 중단된 상태인데 민영화 중단이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중단돼야 한다는 게 내 바람이다.
"수서발 KTX? 그건 오히려 불공정 경쟁 아닌가?"
박흥수 : 수서발 KTX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 싶다. 현재 한국철도공사는 정부가 100% 출자한 공기업이고 이것은 주식회사도 아니다. 그런데 새로 건설될 노선에서 운영될 KTX는 주식을 발행하는 자회사 형태다. 경쟁이 가능할까?
베르너 레 : 일단 경쟁을 위해 도입된다는 부분을 보자. 그 경쟁이라는 것도 심지어 불공정한 경쟁이 될 것 같다. 고속철도는 엄청난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재정 투입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일이다. 국가 정책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 노선에서) 경쟁을 위해 따로 회사를 만들고 주식을 발행한다? 부채 부담도 없고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새 고속철도 회사가 등장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기존 회사와 비교할 경우) 불공정 경쟁이 될 것 아닌가? 그런 식의 체제는 국가 기간망인 철도를 빈곤하게 만든다고 본다. 앞서 말했듯이 고속철도는 정부 정책에 의해 좌우된다. 경쟁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독일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고속철도(KTX)는 더 인기가 좋은 것 같다. 대중에게 매력적이고 (독일보다) 더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경쟁을 한다니.
박흥수 : 이것은 소유 구조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주식이란 것은 매각이란 행위를 통해서 언제든지 사유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르너 레 : 그런 구조는 굉장히 위험하다. 예를 들어 정부가 철도 회사를 통해 주식을 발행하고 판다면, 그것을 누가 사겠느냐. 러시아 석유 재벌이나 그런 주식을 살 것이다. (웃음) 그런데 러시아 재벌이 철도에 대해 뭘 알겠나(2006~2008년 철도 사유화 논쟁 과정에서 러시아 자본이 독일 철도 자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려 했던 상황에 대한 농담. <편집자>). 그런 주식은 단 한 주도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게 독일 노동 단체들의 입장이다. 100% 국가나 공공 부문이 주식을 갖고 있는 게 맞다. 만약 주식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팔게 된다면 그 주주들은 '나에게 더 많은 이윤을 가져오라'고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공공성은 물론 환경 등의 분야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박흥수 : 한국 사회에서 철도 정책은 정부 관료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노동조합이나 이용자 대표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는다. 국회 논의도 회피한 채 진행시킨다. 정부는 한국 철도가 독점이라서 효율성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은 정책을 독점하는 정부가 문제인 셈이다.
베르너 레 : 독일에서도 정책 결정자나 전문가들이 그런 '논의'나 '논쟁'을 주도한다. 폐쇄적인 논의 구조다. 대부분 민영화가 옳고 경쟁 체제 도입이 답이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이런 구조에서 노동자, 시민들이 논의에 참여하는 방안을 관철하기 힘들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정부는 주로 민영화가 옳다는 논리에 쏠리게 된다. 사회민주당도 (정치적으로는 민영화를 반대하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영화 논리로 쏠리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사민당원은 대부분 반대했지만 슈뢰더 당수는 찬성했다. 녹색당도 초기에 혼란을 겪다가 반대 입장을 정했다. 언론도 초반에는 민영화에 찬성했다. 당시 DB 사장이 언론인 출신이기도 해서 홍보에 뛰어난 소질을 보인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도 나중에는 (반대로) 바뀐다. 대중적인 여론도 반대로 바뀌게 되는데, 최근 마인츠에서 철도 사고가 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그런 것이 2008년까지 진행됐던 민영화에 대한 후과가 아닌가.
"독일 철도가 흑자인 이유?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되는 망 운영 수익 때문"
박흥수 : 독일 철도는 1990년대 이전의 적자 경영 상태를 벗어나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렇게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이 독일 철도 개혁의 성과라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철도의 흑자가 독일 철도의 공공성이나 이용 편의성을 확대하고 철도 수송 분담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건지 아니면 구조조정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발생한 건지 알고 싶다.
베르너 레 : 좋은 질문이다. 흑자는 구조적인 성과다. 두 가지다. 첫 번째, 1994년 기업 형태로(공기업) 만든 것이다. 특히 정부가 철도 부채 문제를 해결해줬다. 그래서 독일 철도가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현재 독일 철도는 흑자인데, 내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독일 철도의 이윤은 레일 비즈니스(운송 사업)에서 오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 운영(망 사업)에서 온다는 점이다. 즉 프랑스 철도든 다른 나라 철도든, 독일의 네트워크를 이용하게 되면 돈을 지불한다. 이런 식으로 물류, 운송, 보관 등이 흑자의 주된 이유가 된다. (적자 운영인) 지역 철도는 보조금을 받고 운영하고 있다. 이런 부분도 DB가 수익을 얻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박흥수 : 네트워크 운영에서 얻은 이익이 전체 DB의 수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망 운영을 통한 수익이 독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한국 철도와 비교가 안 되는 것 같다. 지정학적 요인이 굉장히 크다는 것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과 같은 곳에서는 사면으로 철도망이 연결된 독일처럼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독일형 모델이 한국 철도에 흑자를 안겨줄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송 시스템은 독일이나 한국이나 포화 상태인데, 독일의 흑자 비결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독일식만 도입하면 될 것처럼 하니 답답한 상황이다. 독일 철도의 10분의 1 수준의 철도망을 갖고 있는 한국 철도가 독일식 철도 기업의 행태를 따른다고 해서 공공성을 갖게 된다는 것도 의문이다. 독일은 1994년 새로운 DB 출범 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독일 사람들은 독일철도의 20년 개편 과정에 대해 대체적으로 우호적인지 궁금하다. 철도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요금, 운행 편수, 이용 편의성 등에 대해 체감하는 게 있을 것 같은데, 이용자들은 철도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나?
베르너 레 : '철도 때리기'라는 말이 있다. 철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일반적이다. 옛날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제 개인 경험으로는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철도 서비스는 진보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대중 여론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한국엔 더 긍정적인 여론의 분위기가 있다. KTX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 같다.
박흥수 : 한국 정부는 독일의 지역 노선에 보조금을 주면서 경쟁 입찰을 통해 민간 운영 회사들에게 지선 운영을 맡긴다고 보고 있다. 경쟁 입찰을 통해 지역 노선 운영 회사들에 운영권을 준다고 돼 있다. 한국 정부는 자료를 통해, 독일철도에 민간 참여가 확대되어 현재 385개의 여객 및 화물 운송 회사가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지역에 한하지만 민영화와 다수의 경쟁 체제가 독일에서는 일반적인 것처럼 주장하는데, 어떤가.
베르너 레 : 독일에서 지방 노선의 경우 DB 이외의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고 경쟁 입찰을 해야 하는데, 독일은 그 경쟁을 컨트롤할 수 있다. 독일은 철도를 지역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지역 노선의 경우 보조금이 약 70억 유로 정도 투입된다. 물론 EU에서는 이런 보조금 정책에 비판적이다. 어찌됐든 경쟁이라고 하는데 (입찰에 응하는) 상당수가 공기업이다. 물론 민간 기업도 있다. 전국 규모로 철도를 운영하는 것으로는 두 개의 회사가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독일 철도에서 DB의 역할은 막강하다. 자유 경쟁이라고 볼 수 없다. 민간 기업 등 지선에 참여하는 기업들에는 전체 시스템에 협력해야 하는 의무가 강제되고 있다.
"한국 철도, 경쟁 체제 도입한다고? Let it be!"
박흥수 : 베르너 레 박사는 환경 전문가이기도 하다. 환경과 철도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른 교통 수단에 비해서 친환경적인 철도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도 상당히 중요한 인프라가 된다고 생각한다. 독일에서는 철도에 대한 환경적 접근의 의미에서 지원 정책 같은 것이 존재하나?
베르너 레 :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세 가지 측면이다. 사회적·경제적 측면, 그리고 환경적 측면이다. 사회적 측면이라면 노사 관계 등이고, 경제적 측면은 효율성 문제다. 효율성 문제는 언제나 논쟁적이다. 세 번째는 환경적 측면이다. 에너지 문제를 얘기한다면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새 기관차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로를 철도로 대체하는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단체가 '분트'인데 홈페이지에 가보면 세 가지 측면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게시돼 있다.
박흥수 : 경쟁 체제를 도입하려 하는 한국 철도, 그리고 한국 정부에 충고나 조언을 해준다면?
베르너 레 : Let it be! (웃음) 그대로 두어라. 전 세계 어디에서도 안 되는 것을 왜 한국 정부는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통합적인 운영이 옳은 것이다. 경쟁이라는 것도 공정한 경쟁이 아니지 않나. 모든 이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는 것도 아닌데 경쟁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스웨덴의 경우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가 파국으로 귀결됐다. 지금은 그것을 아무도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 '체리 피킹(전체 시스템은 고려하지 않고 좋다고 여기는 방식만 골라서 도입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론으로 귀결돼 왔다. 한국 상황에 있어서 코레일은 매우 성공적인 모델이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아는데, 코레일에 기회를 주면 된다. 앞으로 과제는 철도와 철도의 경쟁이 아니다. 철도와 (대기 오염을 더 유발하는) 도로 교통의 경쟁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도로 교통을 철도로 끌어오도록 해야 한다.
박흥수 : 제가 생각하기에는 철도의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유 구조에 있어서 공적 체제, 기업 지배 구조에 있어서 시민과 노동자 참여가 가능한 민주적 시스템, 운영 구조에 있어서 철도에 대한 올바른 철학과 미래 전망,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적 경향의 관료와 이에 지배당하는 학자들이 철도 정책을 독점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이런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적·사회적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독일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정당을 비롯한 정치권, 시민사회, 노동자들이 철도 정책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모아내고 제도화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베르너 레 : 전적으로 공감한다.
박흥수 : 긴 시간 말씀 감사하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30827225110
박근혜 야심작 '의료 관광', 실은 독(毒)사과? (프레시안, 김윤나영 기자, 2013-08-30 오전 6:55:12)
[민영화 공동 기획 ④] 보험사는 당신의 건강을 팔고 싶다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A 씨는 고혈압 환자다. 그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 관리 서비스' 상품을 이용한다. 손목에 헬스케어 단말기를 차면 혈압과 심박 수가 측정된다. 보험사가 운영하는 건강 관리 서비스 회사는 A 씨에게 식사량, 식단, 운동량을 조언한다. 필요하면 보험사가 병원도 연계한다.
올해 보너스를 받은 A 씨는 60대 어머니에게 '효도 건강검진'을 해드리기로 한다. 보험사에서 수백만 원짜리 관광형 효도 상품을 내놓았다. 그는 온천과 의료 호텔, 건강검진 패키지를 보내드릴 계획이다. 돈이 많이 들수록 서비스도 고급이다.
A 씨는 회사가 제공하는 민간 보험 서비스를 받는다. A 씨가 보험료를 일부 부담하면 나머지는 회사가 부담하고, 보험사는 직접 병원을 안내한다. 기업 복지다. 효자 노릇을 한 A 씨는 중소기업 비정규직인 동생 B 씨가 걱정이다. 건강 고위험군인 B 씨는 기업에서 민간 보험 서비스를 받지 않는다. A 씨와 B 씨의 건강 격차는 점점 커진다.
박근혜, "의료 관광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 주문
보험 회사가 '건강 관리 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국내 환자를 유치하도록 허용됐을 때 생길 수 있는 가상의 사례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보험사도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에 한해서라도 환자를 병원으로 직접 유치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보험업계의 요구는 시민 사회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지만, '신성장 동력'을 양성하려는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졌다.
박근혜 정부도 다르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월 17일 청와대에서 '관광 진흥 확대회의'를 열고 관광 분야의 블루 오션으로 "의료 관광"을 꼽았다. 박 대통령은 "과감한 규제 개혁(완화)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각 부처가 칸막이 없는 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문화체육관광부는 "보험사가 보험 계약과 연계한 해외 환자 유치 행위를 허용한 의료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보고했다. 새누리당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8일 투숙객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일 때 병원이 메디텔(의료 호텔)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재홍 제1차관은 지난 5월 22일 경제자유구역에 "건강 관리 서비스, 원격 진료 등 의료와 IT, 관광이 융합된 새로운 헬스 케어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료 관광 활성화를 비롯한 서비스 산업 육성책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의료 한류'가 창조 경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식 의료 양극화…낸 보험료에 따라 의료 질 달라져"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러한 흐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반대하는 것은 보험사가 병원과 직접 계약해서 환자를 알선하도록 허용하는 것과 보험사에 건강 관리 서비스업을 통한 영리 행위를 허용하는 것이다. 질병을 예방하고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중요한 사업을 민간에 맡기는 것은 '전형적인 미국식 제도'라는 것.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없는 미국에는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 건강 관리 조직)라는 민간 보험사가 있다. 직장 내 복지 차원에서 비영리로 시작했던 HMO는 1990년대 들어서 영리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HMO는 병원을 직접 소유하거나 병원과 계약을 맺고, 보험 가입자에게 건강 증진 서비스, 건강검진, 질병 예방, 치료, 재활까지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를 연계한다. 문제는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건강 관리, 질병 예방, 치료 서비스의 질, 갈 수 있는 병원 선택의 폭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김종명 '내가 만드는 복지 국가' 의료팀장은 "미국에서는 4인 가구가 민간 보험료로 연간 1만5000달러(약 1700만 원)를 내는데, 그나마 싼 보험이라서 보장성이 떨어진다"며 "대신 일부 고위층만 드는 VIP 보험에 들면 완벽한 '무상 의료'를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과는 달리, 민간 보험 영역에서는 '내가 가입한 보험 값'에 따라서 의료의 질이 결정되는 것이다.
한국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는 주로 '치료'에 집중돼 있다. 반쪽짜리 보장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건강보험의 영향 밖에 있는 건강 증진, 질병 예방, 재활 등 영역은 보험사로서는 '블루 오션'이다. 이상이 제주대 의대 교수는 "지금도 대형 병원이 고가의 검진 패키지를 팔고 있다"면서 "웬만한 40대 이상은 건강검진을 받는데, 여기에 보험회사가 병원과 손을 잡으면 (건강 서비스 상업화가) 더 촉진되고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HMO 시스템을 한국에 적용한다면, 소득에 따른 건강 양극화가 심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보험사가 보험료에 따라서 건강 증진 상품을 '차별화'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이 삼성병원을 '지정 병원'으로 삼고, 한 달에 5만 원짜리 혈압 관리 상품과 10만 원짜리 혈압 및 식단 관리 상품, 100만 원짜리 종합 관리 패키지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보험사 직접 계약은 최고의 선물…의료 공급 왜곡될 것"
건강 증진 사업을 건강보험이나 공공 의료 기관이 뒷받침한다면 어떨까. 정부가 만성 질환 관리 등 국민 건강에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릴 기반이 생긴다. 반대로 새 사업을 일단 민간에 내주면 되돌리기 어렵다. 건강 증진이라는 영역을 발판으로 보험사와 건강보험이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상이 교수는 "만성 질환 환자 등 건강 고위험군의 경우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 치료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며 "치료인지 예방인지 애매하게 겹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기업이 의사를 고용해서 진료를 시작하면 의료가 공사 혼합 영역이 된다"며 "의료 공급이 왜곡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네 의원(1차 의료 기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셈이다.
김종명 팀장은 "궁극적으로 보험회사들이 의료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환자 유인, 알선"이라며 "병원-보험사의 직접 계약은 보험사에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보험사로서는 보험사가 지정한 병원에 환자를 몰아줄 수 있고, 이를 통해 보험사가 병원을 통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은 논의 수준" vs "외국인 환자에서 시작해 국내로 확산"
보험사의 건강 관리 서비스 사업과 환자 알선 행위를 허용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의료 관련 사항은 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도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나, (보험업계의) 건강 관리 서비스 허용은 의료계의 반발이 있어서 언제쯤 되겠다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은 논의 수준인 셈이다.
전문가들도 이 일련의 정책들이 "10년 전부터 나온 얘기들이라 전혀 새로울 게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보험업계는 꾸준히 새로운 의료 시장 개방을 요구해왔으며, 정권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일자리 창출', '신성장 동력', '창조 경제', '관광 산업 활성화' 등 포장은 바뀌었을지언정 이를 추진하려는 관료들이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의료 산업화 정책을 '외국인 의료 관광'과 '경제자유구역'에 한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에 한정해 도입되면 국내 '역차별론'이 제기되면서 국내로 확대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리 병원이 허용된 과정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의료 관광을 위해서 돈 들여서 의료 기계를 샀는데, 외국인 수요만으로 투자 비용을 채울 수 없다면 국내엔 안 쓰겠느냐"며 "늘린 병상과 장비 값은 결국 국가나 국민이 부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관광산업 육성 방안에는 '의료 관광 클러스터' 조성도 포함돼 있다. 문체부는 청심국제병원을 대표적 클러스터 사례로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우 실장은 "의료 관광에 의존하면 국내 의료 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일단 호화 시스템이 구축되면, 인력이나 전체 의료 투자가 그쪽으로만 간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도 (의대생들이) 성적이 좋으면 성형외과에 가지 흉부외과는 안 간다"며 "병원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산업화' 정책이 의료 공공성을 망가트릴 정도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라며 "고소득층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일반 국민에게 확대하는 것이 의료 체계를 흔들 정도로 위협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건강 관리 서비스는 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건강보험을 통해 또는 보건소와 같은 공공 보건 의료 인프라를 통해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부, 건강보험법대로 공적 서비스 제공할 의사 있나?"
이상이 교수는 "유럽 국가에서는 예방, 증진, 치료를 모두 공적으로 제공한다"며 "지금 삼성생명이 하고 싶어 하는 금연, 비만, 스트레스, 예방접종, 건강검진 관리 등을 유럽에선 주치의나 공공 병원이, 미국에선 HMO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설사 병원이 민간이라도 (건강 증진 사업을) 사회보험(건강보험)을 통해 공적으로 제공하는 모델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에도 국민건강보험법에 이와 비슷한 규정이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법 제1조를 보면, 국가가 해야 할 건강 정책에 치료뿐 아니라 예방·진단·치료·재활·건강 증진 등이 규정돼 있다"면서 "이 사업들을 정부가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보험사와 기업에 건강 관리 서비스를 맡기면 시장이 커지고, 이를 토대로 보험사가 돈을 벌고 힘을 키워서 건강보험 치료 영역에도 한 다리 걸칠 가능성이 있다"며 "(건강 증진 사업을) 정부가 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건강보험법에 따라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건강 관리 서비스는 복지부에서 법안 제정을 추진했다가 반발로 중단했지만, 아직도 검토는 하고 있다"며 "의료 기관 내에서 예방이 커버될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사실상 어렵고, 보건소 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어서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부담하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30828184021
"동남아처럼 의료 관광하자던 정부, 태국 의료 현실 아나?" (프레시안,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2013-09-05 오전 7:05:20)
[민영화 공동 기획 ⑤] 의료 민영화의 현실과 명백한 미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국에 전면적인 의료 민영화가 도입될 경우 위내시경이 4만 원→100만 원, 심혈관조영술 14만 원→430만 원, 관상동맥우회술 350만 원→4140만 원, 맹장수술비 30만 원→900만 원이 된다는 얘기가 인터넷상에 떠돌았다. 소위 '한미 FTA 괴담'이다.
그러나 의료 민영화가 진행된 나라의 상황을 보면 괴담은 단순히 괴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계 25개국의 100개 보험사가 모인 단체인 국제의료계획연맹 IFHP(Th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Health Plans)이 3월 26일 발표한 '2012년도 국가별 의료 비용 비교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자연 분만 비용이 평균 9775달러(약 1080만 원), 제왕절개 1만5041달러(1650만 원), 맹장 수술 1만3851달러(1530만 원), 관상동맥우회술 7만3420달러(8050만 원), 하루 입원비 4287달러(470만 원)를 하는 등 조사국 11곳 가운데 의료비가 가장 비쌌다.
특히 치과 치료는 너무 비싸서 아예 약국에서 가정용 치료기구와 치과용 진통제를 사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해 외국에 나가서 수술하는 경우도 많은데, 왕복 비행기값을 포함하더라도 더 싸기 때문이다. 보험료도 비싸다. 3-4인 가족을 기준으로 월 보험료 700달러(약 78만 원)-1000달러(약 110만 원)를 감당하지 못해 보험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의료 디스토피아
미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이 없는 나라이고, 이 때문에 의료 민영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발표한 'OECD 헬스 데이터 2012'를 보면, 미국의 의료비는 GDP(국내총생산)의 17.6%로 OECD 평균인 9.5%보다 훨씬 높다. 이렇게 많은 의료비를 쓰고 있지만 정작 미국 국민 중 4700만 명은 보험료가 비싸서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고, 보험에 들었어도 병원비가 비싸 병원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국민들도 1800만 명이나 된다. 병원비를 제대로 내지 못해 파산하는 사람이 연간 200만 명이고 개인 파산의 62%가 병원비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의료 비용은 많이 들지만 극심한 의료 불평등을 겪고 있으며, 국민들의 건강 수준은 세계 30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의료비 중 많은 부분이 민간 보험회사, 제약회사, 영리법인 수중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시민단체 Health Care for America Now(HCAN)에 따르면, 불황과 실직으로 2009년 270만 명이 무보험 상태로 전락했는데도 미국의 5대 보험회사들의 수익은 56% 늘어났다. 비싼 의료비 감당이 부담스러워 병원에 잘 가지 않기 때문에 불황 가운데서도 미국 의료보험 회사들은 엄청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실패한 의료 민영화 사례로 꼽힌다.
1994년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후 멕시코에서는 의료 민영화 정책이 추진되어 민간 의료보험이 공적 의료보험을 붕괴시키는 현상이 벌어졌다. 멕시코의 의료 시스템은 △기업과 공공 기관 종사자들이 가입한 사회보험 △전체 인구의 4%인 중상류층이 가입해 있는 민간 보험 △실직자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차 진료만 제공하는 의료 보장 등 3개로 차등화돼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10년 발간한 '중남미 의료 시스템 개혁 연구' 보고서를 보면, 멕시코에서 공적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인구는 2004년 기준으로 46%에 불과하다. 멕시코 국민 중 52%가 진료 비용이 너무 비싸 진료비를 부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료를 포기한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있다.
칠레 또한 멕시코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칠레는 국민 보건 서비스(NHS : National Health Service) 방식으로 국민에게 포괄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군사 정부가 들어선 지 8년 만인 1981년 강력한 민영화 정책을 펼쳤다. 이에 따라 공보험과 민간 의료보험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됐고, 이원화된 의료보험 체계에서 민간 의료보험이 활성화됐다. 그 결과 고소득자들이 민간보험으로 넘어가면서 공보험 재정 상태가 악화되었고, 의료 수요가 많은 노인이 주로 가입해 있는 공보험이 취약해지면서 의료 양극화도 심화되었다. 특히 건강하고 부유한 인구가 민간보험에 가입했다가, 나이 들고 건강이 나빠지거나 가난해지면 대거 공보험으로 넘어오면서 보험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
 
▲ 건강보험-민간보험 경쟁 체제를 도입한 칠레에서는 가난할수록 공보험에, 부자일수록 사보험에 가입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 '중남미 의료 시스템 개혁 연구' 보고서 갈무리
미국과 비교할 때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무상 의료의 나라'이다. 일정 정도 의료 보험료를 내면 모든 진료비와 치료비(조제약, 치과 등 제외)를 100%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NAFTA 체결 이후 캐나다 정부는 재정 지원을 축소하고 있고, 캐나다에서도 민간 의료보험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NHS라는 무상 의료 시스템을 통해 모든 의료 서비스를 100% 국가 부담으로 제공하는 영국에서도 1980년대 대처 정부가 의료 보장 범위를 줄이고 지역 간 형평성을 무너뜨리면서 국가 보건 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민간 부문이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의료 민영화를 실행한 나라들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비싼 의료비 △정부 지원 축소 △민간 의료보험 활성화 △영리병원 도입 △의료 불평등 심화 등이다. 멕시코와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은 '경쟁 체제 도입, 효율화, 지출 절감' 등을 명목으로 공보험과 민간보험을 이원화했다. 그러나 여러 연구 조사를 보면, 민영화는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공공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분석된다.
오히려 의료 민영화의 심각한 폐해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는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 실시를 주축으로 한 의료 개혁이 최대의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명박 정부 당시 의료 기관 당연 지정 제도를 폐지하려다가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하였고, 각종 의료 민영화 법안들을 제출했으나 번번이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도 의료 분야에서만큼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국민들 사이에서 많았다.
민영화 위협이 지속되는 국민건강보험
우리나라는 △모든 병원·의원에 건강보험 적용을 강제하는 건강보험 당연 지정 제도 △병원 주주나 채권 소유주에게 이윤 배당을 허용하지 않는 비영리병원 규정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건강보험 강제 가입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소득이나 재산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우수한 제도이다. 이 우수한 제도를 무너뜨리는 것이 의료 민영화이다. 건강보험 당연 지정 제도 폐지, 영리병원 허용, 민간 의료보험 확장 등이 의료 민영화의 핵심이다.
그런 의료 민영화가 끝임없이 시도됐다. 돈벌이를 위해 △건강 관리 서비스 민영화 △원격의료 허용 △영리병원 도입 △민영 의료보험 제도화 △공보험과 민간보험이 개인 의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정보원 설립 △병원 경영 지원 사업을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으로 허용 △의료 채권 발행과 같은 시도들이 끊임없이 진행됐다. 2012년 10월에는 경제자유구역 안에 외국 의료 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요건을 규정한 규칙을 제정함으로써 국회 동의 없이 정부 허가만 받으면 외국 투자자나 재벌 기업도 외국 영리병원을 세울 수 있게 됐다. 국내 자본이 영리병원에 50%까지 투자할 수 있고 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의사를 10% 이상만 확보하면 나머지는 국내 의사로 채울 수 있도록 했고, 외국 영리병원의 내국인 진료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 관광 활성화 기치를 내걸고 △한국 국적 크루즈선에 외국인 전용 선상 카지노 허용 △의료 서비스와 문화·음식·유적지·휴양지 같은 관광 자원을 결합한 의료 관광 클러스터 선정 △의료와 호텔·숙박업을 연계시킨 메디텔 허용 △국제공항, 외국 의료 관광객 밀집 지역 등을 대상으로 외국어로 표기한 의료 광고 허용 △보험사가 국외 판매 보험 상품과 연계하여 국내 의료 기관에 외국 환자를 소개·알선·유치하는 행위 허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의료 민영화가 광범한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의료 관광 활성화를 내세워 해외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민영화를 추진하고, 의료 민영화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풀겠다는 것으로서 의료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 밟기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의료를 신성장 동력, 고부가가치 산업, 고용 효과가 높은 산업이라며 의료 관광 산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의료 관광 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로 인도, 태국, 싱가포르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태국, 싱가포르 등은 우리나라와 여건이 다르다. 태국은 1차 의료를 대상으로 전 국민 건강보험 체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2011년 기준으로 민간병원이 213개인데 비해 871개의 공공병원을 갖고 있는 등 공공 의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 해외 시장 브리프 재인용, 2013). 싱가포르도 2, 3차 의료의 경우 공공 병상 수가 전체 병상의 70-80% 수준이다(1차 의료는 민간이 80%).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공공 의료 기관 수 5.9%, 공공 병상 수 10.4%로 공공 의료가 매우 취약하다. 영리병원이 도입될 경우 공공 의료가 고사 상태에 내몰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한국의 공공 병상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 왔다. ⓒ김종명
의료 관광 활성화된 인도·태국·싱가포르, 의료 양극화 심화
인도, 태국, 싱가포르에서 의료 관광 활성화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내국인 환자에 대한 의료 서비스 약화, 의료 서비스 질 저하, 건강 불평등 심화, 공보험 축소, 우수 의료 인력 유출,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의 의료 인력 부족, 의료 양극화 심화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 민영화와 의료 관광 활성화를 추진한 나라들에서 겪고 있는 현실은 우리나라 보건의료가 가야 할 미래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의료 민영화는 건강보험제도를 붕괴시키고 의료비 폭등을 야기함으로써 돈이 없으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국민 대재앙이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건강보험 제도는 지켜야 하며, 오히려 63% 수준에 머물고 있는 보장성 수준을 90% 이상으로 강화하여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더 줄이고 국민 건강권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과제이다. 의료는 돈벌이 상품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해야 할 기본권이자 인권이며, 보편적 복지이다.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 완전한 무상 의료 실현이 우리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30830193414
"가스 민영화로 요금 싸져?"…일본·영국·스페인을 보라 (프레시안, 백종현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기획국장, 2013-09-05 오전 7:05:04)
[민영화 공동 기획 ⑥] 천연가스 직도입 정책 전면적 재검토 필요
모든 것을 시장에서 교환 가능한 것으로 만들면 시민적 참여, 공공성, 우정과 사랑, 명예 등 인간사회의 덕목이 사라지게 된다. 효율성만 추구하기보다는 무엇이 정말로 소중한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한다 - 마이클 샌델,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 中
국내 천연가스 도입은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이후 불안정한 에너지 수급과 성장위주 경제정책에 의한 환경오염을 개선하고, 국민들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청정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80년대 초반부터 추진되었다.
대부분의 국가기간산업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전 부문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LPG와 연탄 등 지역 난방사업자들의 반발로 인해 해외 천연가스 수입과 국내 도매사업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수행하고,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은 천연가스를 가정 또는 산업체에 소매하는 사업은 전국 각 지역별로 독점 영업권을 부여받은 30개의 민간 도시가스 회사가 수행하는 산업 구조로 출발하였다. 일반 시민이 가스산업이 이미 민영화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도 이런 기형적인 산업구조에 기인하는 것이다.
국내 가스산업이 성숙단계에 들어서기도 전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아래 놓인 한국은 영국식 공기업 분할매각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때부터 추진되었던 국내 가스산업 민영화 기도는 끊임없이 실패하였고 박근혜 정부 들어 또다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집요하게 시도되는 가스 민영화
1999년 11월 정부는 한국가스공사를 3개의 도입·도매회사와 1개의 설비회사로 분할하여 도입·도매회사는 민간에 매각하고 설비회사는 공기업으로 유지한다는 민영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입법을 추진했다. 그러나 2002년 2월 25일 철도·발전·가스 공동 파업이 일어나고 노동조합이 제기했던 민영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2005년에 이르러 민영화 추진은 일단 중단됐다.
파업 당시 노·정 협약을 통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국내 가스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합리적 대안을 검토하여, 민영화 시기 및 시행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이 정부의 일방적인 민영화 추진에 제동 장치로 작동한 것이다. 그러나 MB 정부 들어서 2008년 10월에 가스 도입·도매부분 경쟁 체제 도입이라는 명분 아래 에너지 재벌기업이 신규로 가스 산업에 진입하는 방식의 민영화 계획이 다시 발표됐고, 이는 정부 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되었다. 그러나 에너지 재벌 기업의 천연 가스 산업 진입은 재벌 특혜 보장과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 폭등을 유발하고 국내 가스 수급을 불안하게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민영화 법안은 18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또 우회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천연가스 민간 직수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새누리당 청부 입법을 통해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4월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제출하였다. 에너지 재벌 기업에게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제출된 개정안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자가소비용(발전용, 산업용)으로 천연가스를 직수입하는 에너지 재벌 기업들의 부정확한 수요 예측 또는 고의로 과대 수입한 천연가스 물량에 대해 국내 판매를 보장하는 것이다. 둘째, 천연가스 반출입업이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발하여 자가소비용 직수입자에게 천연가스 반출입업 사업자라는 겸업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제 에너지 재벌 기업은 자가소비용 직수입과 천연가스 반출입업을 동시에 수행하면 해외 판매뿐만 아니라 국내 발전용, 산업용 물량을 판매하는 사업자로 확실히 자리 매김하게 되며 그 규모는 국내에 수입되는 천연가스 물량의 70퍼센트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영화 본질은 '재벌 이익' 확대…"영국, 스페인, 일본을 보라"
가스 민영화와 관련해 정부는 천연가스 민간 직수입 활성화에 대한 효과로 천연가스 공급 비용과 전기 요금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한전 5개 발전 자회사 영업이익률은 6.7퍼센트인 반면, 일부 민자 발전사(SK E&S)의 영업 이익률은 무려 51.5퍼센트이며 영업이익은 4609억 원에 이르렀다. SK E&S가 보유한 설비 용량은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가 보유한 설비 용량의 1.4퍼센트 수준이고, 발전 자회사의 2010년도 영업이익이 1조 5450억 원임을 감안할 때 실로 놀라운 경영 실적이다. 이는 그동안 대기업이 천연가스를 싼값으로 수입해서 발전 시장에 참여했지만 전기 요금은 내리지 않고 대기업만 막대한 이득만 올려왔음을 의미한다. 결국 대기업 이익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새누리당 개정안의 본질인 것이다.
 
(자료 출처 : 2011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다행히 한국에서는 가스산업 민영화로 인한 가스요금 인상 사례가 지금까지 없다. 그러나 민간 기업에 천연가스 수입과 판매를 맡긴 일본은, 천연가스 도입 비용은 한국과 유사하지만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본의 가정용 도시가스요금은 산업용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국내의 경우에도 에너지 대기업의 직수입이 확대될 경우 동절기 수요가 집중되는 가정용 도시가스는 이미 민영화된 일본 사례처럼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IEA Energy Price & Taxes(2012년4분기), 2008년 일본요금 미발표)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유럽에서는 1998년 가스 지침이 제정된 이래 가스 시장 민영화 성과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있다. 이탈리아 칼리아리(Cagliari)대학의 도론조(Doronzo)교수는 가스 산업 자유화를 진전시킨 유럽 15개국을 조사한 결과 가스 산업 자유화와 소비자 요금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발견하지 못하였음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제20차 세계에너지총회(WEC)에서 이탈리아 국영 석유기업 ENI 회장은 "그동안 유럽연합(EU)은 외부 시장보다 내부 시장 자유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공급자가 과점인 상황에서 내부 시장의 자유화가 소비자 가격 인하로 귀결되지 않는다"라고 발표하였다. 또한 이탈리아 파비아(Pavia) 대학 Alberto Calvaliere 교수도 "공급 안정성을 위해 불가피한 다수의 장기 계약은 도ㆍ소매 가격경쟁을 제한하여, 시장 자유화로 인한 소비자 혜택이 미흡하며 신규 진입에 따른 시장 분할만 야기"한다고 주장하였다.
영국은 1986년부터 브리티시가스(BG·British Gas)를 민영화하고, 연간 약 50톤 이상 수요자에 대해 공급자 선택권을 부여하였으나, 실질적인 경쟁은 1996년부터 실시하였다. 1996년부터 단계적으로 가정용 소비자에 대해서도 경쟁을 추진하여 1998년부터는 모든 수요자에 대해 경쟁을 실시하였으나 가정용 소비자에 대해서는 2001년까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명분으로 가격규제(Price-cap) 시행하였다. 영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시장 자유화 초기인 1986년부터 2000년 말까지는 국내의 풍부한 생산량을 바탕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다가, 2001년 이후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고 해외에서 수입되는 천연가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격 등락폭이 커지고 전체적인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스페인은 1998년 탄화수소법 제정으로 가스시장 자유화 로드맵을 설정하였으며 2000년부터 신규 사업자를 진입하도록 하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가스가격 통계자료에 의하면, 1998∼1999년 기간 중 스페인 최종 소비자 가격은 약 2∼7퍼센트 하락하였으나, 2000년부터 신규 사업자가 진입했으므로 가스산업 경쟁도입과 무관하다. 가스산업 경쟁도입이 실질적으로 시작된 2000년부터 최종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가정용은 32퍼센트, 산업용은 75퍼센트 급격하게 인상되었다.
 
(출처 : IEA의 Natural Gas Information(2009년))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일본은 1995년 가스사업법 개정으로 가스시장 자유화에 따라 신규사업자 진입을 허용하였다. 1998∼1999년 기간 중 저유가 영향으로 일본 최종 소비자 가격은 일시적으로 하락한 이후 2007년까지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도시가스 가격이 평균 14퍼센트 하락했으나, 이는 원료비를 제외한 공급비 부문만을 고려한 것이며, 일본의 공급비는 전체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고, 타 연료(전기 등)와의 경쟁 심화 등에 따른 설비투자 축소 등의 방법으로 공급비를 절감하였다(일본가스요금: 원료비 40퍼센트, 공급비 60퍼센트로 구성, 한국가스요금: 원료비 84퍼센트, 도매·소매공급비 16퍼센트). 그러나 민간 사업자의 '이윤 극대화 원칙에 입각한 설비투자 축소'는 오히려 보편적 서비스 확대를 저해했다는 평가이다. 일본의 경우 판매 부문 시장 개방과 신규 진입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독과점 체제로 인한 설비 분산 운영, 사업자간 암묵적인 공급 권역 보장 등으로 가스 요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 IEA의 Natural Gas Information(2012년))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내리지 않는 석유 가격, 내리지 않을 가스 가격
한국은 인접 국가와 배관망 네트워크가 없고 전량 액화 천연가스(LNG)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동하절기 수요편차가 극심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가스요금은 일본에 비하여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가정용과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정책을 보면 민영화가 진행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가정용과 산업용에 비슷한 공공적 가격 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는 가정용이 산업용에 비하여 2배 정도 비싼 정책을 취하고 있다. 가스 산업이 민영화된 국가에서는 연간 사용량이 많고 연중 일정하게 사용하는 산업용에 대해서는 할인 정책을 취하고 소량과 연중 사용량 편차가 큰 가정용에 대해서는 가격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정책을 취하기 때문이다.
 
(출처: IEA, Natural Gas Information, 2012, )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 TOE: Tonnage of Oil Equivalent / LNG(Liquefied Natural Gas) : 액화천연가스 / PNG(Pipeline Natural Gas : 파이프를 통해 공급되는 기체천연가스)
가스산업 민영화의 최종 종착지는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과 에너지 재벌 기업의 이윤 증대다. 따라서 새누리당에서 제출한 민간 직수입자의 국내 판매를 허용하는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은 명백한 경제 민주화 악법이며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민간 직수입 확대를 통한 가스산업 민영화가 초래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관련 당사자 및 학계 전문가 참여하에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천연가스 민간 직수입을 확대해도 가스산업 지배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결국 에너지 재벌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석유산업처럼 국내 가스산업의 과점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에너지 재벌 기업의 가스산업 지배력이 더 확대되기 전에 국민 편익과 에너지 공공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천연가스 산업 정책을 재편하는 것과 함께 에너지 재벌 기업의 영업이익만 올려주는 자가소비용 천연가스 직도입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30830174505
정부와 기업, 당신 집 수도꼭지를 노린다 (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2013-09-05 오전 7:05:11)
[민영화 공동 기획⑦]외국기업도 군침 흘리는 한국 '물시장'
다국적 물기업 등이 활동하는 세계물포럼이 2015년 4월 대구 경북 지역에서 열린다. 환경부와 대구시는 세계물포럼 이후 물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2017년까지 2500억 원을 들여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고 지난 7월 발표했다. 이미 국회에서는 지난 5월 이 포럼 등을 지원하는 특위를 꾸렸다. 물산업 클러스터에는 세부적으로 한국물산업진흥원과 종합 물산업 실증단지, 물기업 전용단지가 조성된다.
물 산업 클러스터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물 기업' 육성 프로젝트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신자유주의 도입과 함께 추진된 '물 민영화'가 이명박 정부에서 날개를 달고, 박근혜 정부에서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이 주최하는 세계물포럼과 관련해 글렌 다이거 국제물협회 회장은 "대구의 워터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업 비즈니스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으며 물산업은 대구 경제 육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2015년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비즈니스에 유리한" 물 사업 환경이란 어떤 것일까. 이는 상하수도 사업의 민간 진출 확대를 의미한다. 특히 마실 물과 직결되는 상수도 사업, 이 분야에 민간 '물 기업'의 진출이 향후 확대될 전망이다. 시민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이를 '물 민영화'라 부른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물 민영화'는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그 마중물은 지방자치단체의 '상수도 민간 위탁'이다. 한국의 물 관리 체계는 현재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겪고 있다.
공기업이 운영하면 '민영화'로 안간다?…천만에!
많은 사람들이 '물 민영화'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지만 거칠게, 그리고 단순하게 정리하면 '물 민영화'는 상수도 민영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현재 상수도 민영화의 전 단계로 의심받는 상수도 민간위탁이 전국 지자체에서 환경부의 '당근 정책'(상수도 사업을 민간에 위탁한 지자체에만 관망 사업 등과 관련된 '국비 보조금'을 주도록 돼 있다.)으로 인해 활발히 촉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민간 위탁은 민영화의 '마중물'이 될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상수도 관리 체계를 먼저 짚어봐야 한다.
한국의 상수도 관리 체계는 복잡하다. 일단 유관 부처만 해도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안전행정부, 교육부, 기획재정부 등 6개다. 이 중 국토해양부는 수자원종합개발정책, 광역상수도, 지하수 등 '물 공급'에 관한 업무를 관장한다. 환경부는 수질, 지방상수도, 하수처리 등을 관장한다. 농림부는 농업 용수, 교육부는 학교용수를 관장하고 안전행정부는 큰 틀의 소하천 관리를 담당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들의 재정 운용을 담당한다.
크게 따지면 실무 부처는 두 곳이다. 국토부가 광역상수도를, 환경부가 지방상수도를 관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자체 상수원을 개발해 원수를 취수한 뒤 정수과정을 거쳐 배수지에 저장을 한다. 배수지에 저장된 수돗물을 각 가정에 공급하는 일까지 지자체가 '원스톱'으로 맡아왔었다. 현재 '물 민영화' 문제가 촉발되고 있는 게 바로 환경부가 관장하고 있는 지자체 산하 지방상수도 부분이다.
특별·광역단체를 제외한 전국 곳곳의 지자체에서는 지방상수도를 한국수자원공사(수공)에 위탁하는 이른바 '민간 위탁 문제' 때문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수공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민간 위탁'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인식이라는 게 시민단체 등의 주장이다.
수공의 참여는 '공기업 위탁'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상수도 사업 구조 개편' 차원에서 진행된다. 즉 지자체의 상수도 운영 의무를 느슨하게 만들어 '민간 위탁'으로 가는 길을 닦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수공을, 현재 한국에 전무한 '상수도 전문 기업'으로 육성하는 차원에서 민간 위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 2000년 초반부터 십 수년간 진행된 '민영화' 방안 자체가 기존 '상수도 국가(지방정부 포함) 운영'의 틀을 깨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상수도 전문 기업(공사) 육성 및 상수도 시장 개척'의 비전이 실현되는 구조다.
전국공무원노조가 지난 2009년 내놓은 '정부의 지방상수도 민영화정책 비판과 대안 모색'을 보면 더욱 명확하다. 이 자료는 '상수도정책의 전환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이 붙은 서울대 홍덕화 씨의 2008년 석사 학위 논문을 인용해 "(정부 정책은 물 산업의) 공공 부문 내에서 경쟁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민간 위탁을 할 수 있는 공기업을 육성(수공 육성)하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 방안은 다름 아닌 서울과 부산 등 '특·광역시의 상수도 사업 본부를 공사(公社)화 하고 수자원공사를 전문기업으로 육성해 민간 위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상수도 민간 위탁과 관련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곳은 강원도 태백시다. 지난 5월 태백시 심의위는 상수도 통합관리위탁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주민공람, 주민설명회, 태백시의회의 동의 절차 등을 남겨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이 문제로 시와 의회간에 예정된 간담회가 무산되는 등 갈등이 벌어졌다. 시민단체인 태백희망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지방상수도 위탁 운영은 시민 생명인 물의 민영화이고 사유화"라며 "태백시가 추진하는 지방상수도 위탁 운영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외국 기업도 군침 흘리는 한국의 '물 시장'…만약 민영화 하게 된다면?
이명박 정부는 '불도저'와도 같았다. 집권 직후 곧바로 상수도의 민간 위탁을 사실상 강제하는 내용을 담은 '물산업 지원법'을 내놓았다가 '물 민영화' 여론과 촛불집회에 부딛혔다. 환경부가 주도한 이 법안은 '공공수도사업'을 '물사업' 개념으로 변환시키려는 노력의 일부였다. 거칠게 밀어붙이다 손을 데인 모양새였다.
2008년 4월 25일, 행정안전부는 포항, 경주, 통영의 상수도 사업소에 대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상수도 관리를 수공에 위탁하라"는 '지방 공기업 개선 명령'을 내린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생겼다. 민간 기업이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왜 수공에 특혜를 주느냐는 취지다. 이를 달래기 위해 환경부는 2008년 5월 8일, 코오롱, 포스코, 두산, 쌍용, 한화, GS건설, SK가스, 등 13개 국내 유수의 건설업체를 불러 지방 상수도 운영 체계 개편 관련 '간담회'를 개최한다.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간담회 관련 자료를 보면 '민간 기업 요구 사항'에 "상수도 전문 기관 위탁시 수공만 위탁하는 것은 특혜 우려가 있으므로 민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가 일반 경쟁 입찰을 통한 공정한 경쟁 환경 필요", "민간 기업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물산업지원법 제정(2009년 초 예정)후 추진"이라는 문구들이 나온다. 관련해 환경부는 기업의 입장을 반영해 "1~2개 민간 기업이 (지방 상수도)에 참여하는 시범 운영이 필요하다"는 파격적 안을 내놓지만 행정안전부의 반대에 부딛히게 된다. 현재 상황을 보면 행정안전부가 당시 '분쟁'에서 이긴 것으로 보인다.
이 사례에서 알수 있는 것은 민간 기업의 상수도 사업 참여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는 점이다. 민간 기업의 강력한 '의지'와 정부(환경부)가 주도하는 지자체의 상수도 민간 위탁 추진 흐름,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물 기업 육성' 공약 등이 맞닿으면 '물 민영화'가 가속될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외국 기업도 한국의 상수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세계 최대 수처리·물 기업인 베올리아워터(Veolia Water)의 한국 지사인 베올리아워터코리아와 '아시아, 태평양 교육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MOU를 맺은 상태다. 베올리아워터는 이미 한국의 하수처리장, 폐수처리장 사업에 진출해 있다.
베올리아워터코리아 홈페이지에는 '지자체를 위한 서비스' 부분이 별도로 설명돼 있다. 관련해 이 회사는 "국가와 지방 정부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아웃소싱 계약이 있으며, 계약의 형태에 따라 베올리아워터는 총체적인 상하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베올리아워터의 고객에 대한 1차 책임은 고객의 가정에 음용수를 생산 및 공급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달아 놓았다.
아직 상수도 진출은 요원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기조를 이어받은 현 정부의 '물산업 육성' 정책과 '상수도 산업 경쟁 도입' 등이 가속화되면 각 지역에서 '베올리아'가 만든 물이 수도꼭지를 통해 공급될 날도 올수 있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의 '정부의 지방상수도 민영화정책 비판과 대안 모색' 자료는 "상수도 민영화 추진이 다국적 물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검토돼야 할 부분은 한미 FTA에서 논란이 됐던 '투자자 정부 제소 조항'이다. 부속서에는 물이 '유보 사항'으로 돼 있지만 민영화 하면 이를 적용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상수도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모든 국민에게 예외없이 안전하고 값싼 물을 공급해야 한다"는, '국가 수도사업'의 목적에 맞는 운영이 이뤄지게 될까? 전문가들은 "물값 상승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수공이 상수도를 위탁운영하는 지지체들의 수도 요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거나, 가파른 상승이 예고된 상태다. '물 민영화'는 소리 없이 진행 중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10/04 15:33 2013/10/04 15:33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gimche/trackback/1395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1/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