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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피아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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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급하게 잡힌 라디오 인터뷰 원고. 철피아와 관련한 내용인데, 이쪽으로 얘기해줄 만한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떠넘기기 끝에 나에게까지 돌아왔다. 이런 내용은 사실 철도시설공단 노조에서 가장 잘할 터인데...
 
인터뷰 내용은 지난 6월 21일자 한겨레신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기사들이 있었기에 인터뷰를 하겠다고 한 거지, 없었다면 많이 어려웠을 거다.
그런데 내가 생각해도 철피아라든지 각종 관피아 근절대책이라는 게 조금은 모호하다. 관피아 척결이라는, 정부의 구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다 보니 그러하다. 낼 있을 참세상 주례토론회를 관피아 개혁방안이라는 주제로 내가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과제다.
 
암튼 이 새벽 6시 40분의 라디오 인터뷰 땜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이제 졸린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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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1라디오 (수도권 FM 97..3MHz)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 철피아 관련
<초점 1>

1. 정부가 철피아를, 관피아 가운데 첫 번째 척결대상으로 삼고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철피아라는 게 뭔지 먼저 정리해주시겠습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해피아 문제가 불거지고, 관피아, 즉 관료+마피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검찰이 관피아 척결의 첫 대상으로 철도시설공단을 지목했습니다.
철피아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지난 4월말 열차 부품 성능 검사를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철도기술연구원에서 금품을 받고 인증에 미달한 열차 브레이크 수십만 개를 합격으로 판정해 철도공사에 납품한 것이 밝혀진 이후입니다. 철피아로 불리는 철도 분야의 전관예우 관행이 불법적 비리 행태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적지 않은 철도 관련 업체들은 있는데, 이런 철도 관련 업체 중 상당수가 철도 관련 고위관료들, 퇴직자들과 관계된 걸로 드러났습니다.
철피아, 철도 마피아라는 말이 나온 것은 1990년대 후반입니다.
검찰은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전국검사장회의에서) ‘철피아’에 대해 “철도고ㆍ철도대학 출신으로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 등 관련 기관을 장악하고, 그 퇴직자들이 납품업체 임원으로 재취업하여 공사 입찰을 위해 현직 임원과 유착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어느 순간부터 관행으로까지 여겨지고 있지요.
 
-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는 게 있습니까.
 
얼마전 어느 경제신문에서 각 민간업체의 ‘철피아’ 분포도를 보기 위해 철도시설공단 퇴직자 중 감리(및 설계)업체 재취업자 수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는데 철도시설공단에서는 ‘해당 정보가 없다’고 통보했답니다.
하지만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 부장급 이상 퇴직자 185명 가운데 136명이 철도 관련 민간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감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철도시설 안전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결과보고서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10월까지 철도시설공단 퇴직임직원 90명이 민간업체에 재취업했습니다.
그리고 신규철도 차량검사를 하는 한국철도차량엔지니어링(ROTECO)과 케이알이엔시(KRENC)의 경우에도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과 코레일 퇴직자가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차량검사 업체인 2곳에 확인된 수만 해도 코레일 퇴직자가 19명이었습니다.
이런 ‘철피아’ 문화 아래서 차량검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요.
 
- 철도라는 것도 상당히 특수분야인데, 여기도 학맥‧인맥으로 얽혀 있지요, 어떻습니까.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로부터 현금 등 억대에 이르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감사원 감사관 김모 씨의 경우도 철도고 출신이었는데요.
일반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막대한 자금이 움직이는 곳에서 관피아가 출몰하기 쉽습니다. 철도가 대표적인데요, 철도고·철도대학 중심의 소수 전문 인력이 철도시설공단, 철도공사를 비롯해 설계·감리·시공사에 포진해 있습니다. 현재 철도 관련 기업의 임원 대다수가 철도고, 철도대 출신입니다. 그리고 철도시설공단 또는 코레일 출신인지 여부도 중요하고요.
특히 철도시설공단의 철도 건설을 관리·감독하는 건설본부, 설계 심의를 하는 기술본부 퇴직 관료는 거의 100% 재취업된다고 합니다.
 
2. 수사가 시작되자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서울시의원 등이 수사선상에 올라있기도 하고요. 정치권 인사들까지 연루될 정도로 철도가 돈이 되는, 이권이 많은 분야입니까.
 
고속철도 사업이 진행되면서 철도산업은 최근 10여년간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렸습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철도 예산만 거의 7조원에 달하고(6조8491억원), 철도시설공단의 2013년 사업비 집행 규모만 11조원이 넘었습니다(11조1296억원).
철도시설공단은 매년 수백억원대의 공사를 발주하곤 하는데, 이를 수주하기 위한 민간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죠. 이렇게 사업규모가 크니 당연히 이권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3. 코레일이나 철도시설공단 출신들이 철피아의 핵심인데, 이들이 민간업체에서 어떤 역할들을 하는 겁니까. 결국 로비스트 역할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철도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간업체가 억대연봉을 주고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의 퇴직 임원을 영엽하는 이유는 로비스트로 활용하기 위해, 즉 인맥 장사를 하려는 것이죠.
최근 3, 4년 동안 시공업체가 설계까지 맡는 대형 턴키사업을 보면 퇴직 임원을 영입한 회사가 많이 수주했습니다. 실제 최근 5년간 퇴직 관료를 가장 많이 영입한 설계ㆍ감리사 5곳이 수주율 1~5위를 차지했고요, 2011년 10월 퇴직한 남아무개 고속철도사업단장을 사장으로 영입한 설계감리사는 설계분야 수주율이 2011년 17위에서 이듬해 5위로 뛰어올랐습니다.
 
- 이들 공공기관 종사자들도 퇴직 후 취업제한이 있지 않습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문제가 대두되면서 퇴직관료들에 대한 취업제한 대책은 나오고 있지만, 퇴직한 공공기관 임원들에 대한 규제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재산등록을 하는 공공기관 임원의 경우 공직자 윤리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공직자윤리법을 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4급 이상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은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와 관련 있는 사기업에 퇴직 후 2년간 재취업할 수 없습니다. 민간기업에 재취업을 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지요.
그러나 그 대상은 기관장이나 상임 감사, 상임이사 등으로만 국한돼 있고, 대기업 시공사들은 이들마저 공직자윤리법을 피하도록 하려고 이들을 업무관련성이 없는 계열사 임원으로 위장취업시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중간급 관리직들은 자유롭게 낙하산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공기업 퇴직자가 민간기업으로 내려갈 경우에는 제대로된 이력 추적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철도시설공단의 경우 현행 법규상 공단 출신의 재취업이 제한되는 업체가 있고, 이들 업체에 취업하는 퇴직자는 정부기관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공직자윤리위의 재취업 심사로 취업이 제한된 대상자는 심사 대상의 7%에 그쳤습니다.
 
- 이들 철피아를 민간기업에서 받아들이면 확실히 효과는 있는 겁니까.
 
2008년 5월 퇴직한 최아무개 경부고속철도 추진점검단장을 회장으로 스카우트한 ㅇ설계·감리사는 이듬해 감리분야 수주율이 3위에서 1위로 올랐는데요, 이 업체는 다수의 퇴직관료들을 영입하여 4대강과 인천공항 확장 공사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낸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철피아를 통한 로비의 힘이 철도업계에서 작용한다는 것이죠.
 
4. 이권을 둘러싼 일들도 중요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안전 아니겠습니까. 세월호 때와 마찬가지로 안전검사 기관과 피검기관 사람들이 끼리끼리 엮여 있다면, 이게 제대로 점검이 될까 싶은데… 철도 쪽은 어떻습니까. 지하철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철피아들이 돌아가면서 서로의 이권을 챙겨주는 가운데 철도 안전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초 서울 지하철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열차추돌사고가 난 걸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 사고가 난 지하철 2호선의 신호 시스템을 설계ㆍ제작한 곳이 ‘유경제어’라는 민간업체인데요. 이 회사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철도신호기술협회가 안전 점검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철도신호기술협회는 철도신호시스템을 제작하는 민간기업들이 회원으로 있는 이익단체인데, 유경제어 대표가 철도신호기술협회의 감사를 맡고 있었습니다. 유경제어는 상왕십리역 신호 시스템을 2011년 11월 서울메트로에 납품했는데, 철도신호기술협회는 검사한 모든 부문에 대해 정상판정을 했습니다. 결국 세월호 참사 때 선박의 안전 점검 업무를 한국해운조합에서 담당한 것과 동일하게 회원사의 이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철도신호기술협회가 안전 점검을 직접 맡고 있었던 겁니다. ‘봐주기 검사’, ‘부실 검사’ 논란이 제기될 여지가 있는 것이죠.
또한 한국철도신호기술협회의 임원 상당수가 철도 관련 공공기관 출신이었습니다. 이 협회는 서울메트로ㆍ철도공사ㆍ철도기술연구원ㆍ철도시설공단ㆍ코레일테크 소속 간부들이 당연직 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 협회의 정기총회 때마다 국토교통부 및 코레일 직원들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제대로 된 안전점검이 가능하지 않겠지요.
 
철도시설공단 출신 퇴직 간부, 현직 철도시설공단 임원, 설계사, 시공사, 철도용품사가 서로 얽히고설켜 있는데요. 안전성 문제가 불거져서 심의라도 할라치면 다들 철도시설공단과 가까운 사람들이 심의위원으로 앉아있어서 객관적인 심의, 제대로 된 점검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 철도 유관협회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운영은 잘 되고 있는지, 인적구성은 어떤지)
 
얼마전 신설된 수서발 KTX 주식회사를 비롯하여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공공기관이 7개가 있고요, 국토교통부 산하 비영리단체로 사단법인이 25개, 재단법인이 2개 있습니다.
이들 철도 유관협회의 임원들 중에 국토교통부, 철도공사 출신이 많습니다. 철도공제조합 대표는 철도공사 부사장이었고 철도신호기술협회 대표는 철도공사 전기기술 단장 출신이고요.
이들 철도 유관협회들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이를테면 한국철도협회나 철도신호기술협회는 업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한국철도학회는 교수들과 업체 임원들의 비즈니스 장이 되고 있고요.
한국철도협회를 보면 회장은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이고, 임원사는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로템, 대림산업, 두산건설, 포스코건설 등의 대기업건설사와 설계사, 그리고 이번에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궤도업체 삼표이앤씨 등입니다.
 
5. 철피아들의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닐 텐데, 왜 이런 비리, 유착의 사슬을 끊지 못하는 걸까요.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도 재임 시절 철피아 근절 운운하면서 공기업 개혁과 비용 절감을 외쳤는데요, 정작 자신도 한국철도협회로부터 매달 수백만원의 판공비를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인사 규정과 절차를 벗어난 승진 인사를 벌였고, 처장 이상급 임원 60명 가운데 영남권 인사가 40%인 24명을 차지하도록 했습니다.
AVT사 대표의 부탁을 받고 김광재 전 이사장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권영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과 김 이사장은 영남대 선후배 사이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초대 정종환 이사장부터 현 강영일 이사장까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5명이 모두 국토교통부 출신이고, 국토교통부 출신들이 요직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낙하산인사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기관장이 업체로부터 판공비를 받아쓰고 있는데, 비리, 유착의 사슬이 끊어질리 만무합니다.
 
- 어떻게 하면 철피아라든가 각종 관피아를 없앨 수 있겠습니까.
 
공공기관이나 협회ㆍ단체에 관료 출신을 전면 배제한다면 그 자리는 정치인 등 또 다른 낙하산이 독점할 가능성이 큽니다. 관료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합니다.
정부관료제와 기업 내부에서 관피아, 철피아를 견제해야 합니다. 바로 노동조합이죠. 노동조합은 내부 사정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활동하면서 내부고발자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현재 해상안전을 비롯, 철도, 건설, 식품, 도로, 자동차정비, 원자력 등 안전관련 업무의 대부분이 민간에 맡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위임ㆍ위탁은 안전을 관리ㆍ감독해야 하는 정부의 기능 후퇴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협회나 민간에 맡긴 모니터링, 점검 권한은 공적 통제 아래에서 실질적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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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07:09 2014/07/0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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