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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문건발굴] 루돌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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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지났지만, 그냥 담아왔습니다.

'새 세상을 열어가는 토마토 친구들'이라는,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 모임의 홈페이지에 '구경꾼일까?'라는 이가 남긴 글이지요. 민주노동당내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심심해서 쓴 글로 보입니다. 이런 사실 저런 사실, 이것 저것 짜집기해서 썼어요.

 

해설하자면, 맨 처음 시는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쓴 '예심판사 앞에 선 16세 봉제공 엠마 리이스(Emma Ries)'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인터내셔널'가의 아지(선동문)로도 사용되는 시이지요.

그리고 최근 민주노동당 내의 상근자노조 건설 움직임과 당직선거과정에서 NL계열 당직후보들이 내뱉었던 문장들도 나옵니다. '루돌프 선언'이라는 것은 공산당 선언에서 앞뒤 단어만을 바꾼 것이네요.

 

다만 루돌프는 산타의 썰매를 끄는 사슴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면서, 산타 자체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빠져 있다는 점으로 보아, 단지 흥미롭기만 할 뿐 별 교육적 가치는 없는 듯 합니다. 그냥 심심풀이 땅콩이지요. 암튼 쓰느라 수고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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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발굴] 루돌프 선언

   

반짝이는 코의 배달부 루돌프가
산타마을의 예심판사 앞에 섰을 때
그는 요구받았다
왜 파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가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답하고 나서 그는 일어서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그의 소리가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산타도 이것은
인터내셔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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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문헌은 크리스마스를 틈탄 산타와 커플주아지의 반동적 물결 속에 소실된 <루돌프 선언>이라는 문건이다. 최근 발굴된 문건의 일부를 여기에 공개한다. 이 문건을 발견한 모氏는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며, '산타마을지역민주루돌프노조연맹'(산민루련)을 건설할 것을 다짐했다고 전해진다. 허나 이에 대해 모 산타는 "선물배달은 품성과 의리로 하는 것"이고, "루돌프의 코가 빛나는 것은 자본주의의 파행적 현상"이며, "루돌프는 노동자가 아니라 활동가"라 주장하며 루돌프 노조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밝혀 산민루련 건설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루돌프 선언>
  
유령이 전세계를 떠돌고 있다-루돌프라는 유령이. 산타와 커플 등의 기득권들은 이 유령을 착취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다. 커플들로부터 야근과 잔업에 대한 특별수당을 받아본 루돌프는 있는가? 또한 한 세기동안 사슴들에게 왕따를 당하며 산타에게 착취를 당한 루돌프를 크리스마스라는 핑계로 외면하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가?
   
이 사실로부터 두 가지 점이 도출된다.
1. 모든 루돌프들은 이미 크리스마스를 노동착취의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
2. 지금은 루돌프들이 노조결성을 통하여 전세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노동권을 주장하고 크리스마스의 커플과 산타들의 반동적 책동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알맞는 시기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여러 국적을 가진 루돌프들은 다음과 같은 선언을 초안하고 출판하게 된 것이다.
  
I. 산타와 루돌프
 
지금까지 존재한 산타와 루돌프의 역사는 계급성의 상실의 역사이다.
자유민과 노예, 귀족과 평민, 영주와 농노, 길드장인과 직인, 킹카와 폭탄, 한 마디로 억압자와 피억압자는 항상 서로 대립하면서 때로는 숨겨진, 때로는 공공연한 싸움을 벌였다. 그리고 각각의 싸움은 그때마다 대대적인 사회의 혁명적 재편 또는 경쟁하는 계급들의 공동파멸로 끝났다.
우리 시대, 커플주아지의 시대는 명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계급적대를 단순화시킨 것이다. 전체 사회는 커플주아지와 솔로테타리아트, 산타와 루돌프라는 양대 적대적 진영으로, 서로 직면하고 있는 양대 계급으로 점점 더 분열되어 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산타는 매우 반동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산타는 자신이 지배를 확립한 곳에서는 어디서나 착한 아이에게만 선물을 주며 우는 아이를 소외시키는 분열관계를 불러왔다. 산타는 크리스마스의 모든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선물제공관계로 만들어 놓았다.
산타는 루돌프의 코에서 강력한 발광현상이 일어난다는 이유로 24일 밤에 노동력을 착취하며 안식년도 없이 썰매를 끌게 해왔다. 루돌프의 노동3권을 억압함으로써 산타의 권위가 유지되는 것이다.
 
(중략. 문건이 산타와 커플주아지들에 의해 소실되었음.)
 
모든 산타를 루돌프 앞에 떨게하라. 루돌프가 잃을 것은 썰매밖에 없으며 얻을 것은 온 세상이다.
만국의 루돌프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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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7대 요구안
 
1. 루돌프 노동조합을 인정하라
1. 루돌프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1. 루돌프에게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하라
1. 연말에만 채용되는 비정규직 루돌프들을 전원 정규직화하라
1. 루돌프의 이상발광현상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4대 보험을 적용하라
1. 루돌프에게 연·월차, 안식년 사용 및 수당지급을 실시하라
1. 루돌프에게 산타와 동일하게 상여금과 성과급, 호봉제를 실시하라
1. 루돌프에게 노동3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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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7 21:54 2006/12/27 21:54

6 Comments (+add yours?)

  1. EM 2006/12/27 22:08

    썰매는.. 말하자면 산타클로스가 소유한 "생산수단"이라는 점에서 루돌프가 "잃을 것"은 못 되는듯... 오히려 추위 속에서 썰매를 끄느라 더 빨개진 코가... (-_-) 즉 "루돌프가 잃을 것은 빨간코밖에 없으며..."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할 듯 하네요.

     Reply  Address

  2. 새벽길 2006/12/29 08:31

    빨간코는 신체에서 분리가 안되기 때문에 역시 잃을 수는 없을 듯...

     Reply  Address

  3. ㄹㅇㅌㄹㅊㅋ 2006/12/29 15:05

    짜집기가 아니고 짜깁기랍니다.^^

     Reply  Address

  4. 새벽길 2006/12/29 15:23

    저는 어렸을 때부터 짜집기로 알고 있었는데요.


    짜깁기 / 짜집기

    짜집기에 대한 표준어는 짜깁기입니다.

    짜깁기는 '짜다'와 '깁다'가 결합한 '짜깁다'에 명사파생접미사 '-기'가 붙은 구성을 갖습니다.
    '짜다'는 '씨와 날을 결어서 피륙 따위를 만드는' 행위이며, '깁다'는 '떨어지거나 해어진 부분에 조각을 대거나 또는 그대로 꿰매는' 행위이므로 '짜깁기'의 의미에서 이들 각각의 요소들을 충분히 분리해 낼 수 있습니다.

    근대국어 시기에 구개음화가 활발히 진행될 때 '길, 기름, 김치' 등이 '질, 지름, 짐치' 등으로 구개음화되어 발음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경향은 특히 남부지방에서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남부지방 방언에서는 아직도 '질, 지름, 짐치'와 같이 발음하는 곳이 있습니다.

    '짜집기'라는 단어가 '짜깁기'에 구개음화가 적용되어 만들어진 단어인지, 아니면 어휘 개별적으로 어떠한 동기에 의해 변화를 입어 만들어진 단어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표면적으로 두 단어를 비교해 보면 구개음화가 적용된 결과를 읽을 수 있습니다. 흔히 구개음화라 하면 'ㄷ, ㅌ'이 'ㅣ' 앞에서 'ㅈ, ㅊ'으로 변하는 경우만 언급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비구개음이 구개음이 되는 모든 현상을 구개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ㄱ'은 비구개음이고 'ㅈ'은 구개음이므로 이 경우는 구개음화가 적용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래의 '짜깁기' 대신 '짜집기'란 단어를 사용하지만 맞춤법의 큰 원리가 어원을 살려 적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짜깁기'가 표준어입니다. 그러나 누가 압니까? 언젠가는 '짜집기'가 표준어가 될지.

    자료 제공 : 한국어학회 이동석(L7311@chollian.net)
    ▒ 게시일 : 2002-10-25 오전 10:00:53

     Reply  Address

  5. EM 2006/12/30 16:25

    이런 답글이 무슨 소용이겠냐만... 제 얘긴 "더 빨개진 코"를 잃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즉 "더 빨개진 코"를 잃으면 "덜 빨간 코"가 남겠죠. ;;; 노래에도 나오지만 원래 루돌프 코는 빨갛잖아요. ㅎㅎ 암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ply  Address

  6. 새벽길 2006/12/31 06:18

    음... 그렇군요. 그런 의미라면 말이 되겠군요.
    EM님도 새해 복 많이 지으시길...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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