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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가 이런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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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어머니가 광주로 내려가는 버스를 탔다고 전화를 하셨다. 우등과 일반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일부러 일반버스를 예매에서 그것을 타신 것이다.

 

집에서 2시 반이 넘어서 빠듯하게 나가신 데다가 광주에서 쓸 일이 있다고 커다란 가방에 통들을 넣어서 가지고 가셨기 때문인지 간신히 버스에 타신 듯하다. 어머니 표현으로는 마라톤을 하셨데나.

 

어머니가 나가신 다음에 나는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밖에 하지 못하는지 자책을 했다.

일을 핑계로 집앞까지밖에 그 짐들을 들어다 놓지 않았고, 가신 다음에야 미리 준비를 해서 고속버스 타는 곳까지 함께 갔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드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시내버스는 제대로 타셨을까, 고속버스을 놓치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제대로 집중을 하지도 못했다.

 

생각해보니 어머니는 서울에 올라오셔서 맏아들 뒷바라지만 하시고 가신 듯하다. 좋은 곳에 함께 모시고 구경도 다니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단지 내가 하지 못한 일처리를 하는 기회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제 중년에 접어든 결혼 못한 맏아들의 생일이 곧 다가오는데, 미역국 하나 끓여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그러신 거겠지만, 이런 게 불효가 아닐까 뒤늦게 후회한다.

 

이런 기회도 많지 않을 텐데...

10월말에 광주에 내려가야겠다. 전화도 자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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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3 15:52 2007/10/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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