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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통하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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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서 기획기사로 실은 [한국, 소통합시다]라는 특집물을 포털에서 접하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 기획이 의도하는 것은 결국 한국사회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 이유를 소통의 문제에서 찾자는 것인데, 거기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원은 레디앙에 기고한 '
다시 ‘독재’를 생각한다'에서 "독재를 부르는 순간, 그 대안은 민주주의가 되고, 대안-담론 수준의 민주주의는 정상적인 정당정치, 소통의 원활 등으로 좁혀"지고, "독재와 소통의 부재라는 현실 진단은 매우 제한적이고 현재 상황에서 사회운동의 대안을 스스로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견지에서 보면 경향신문의 [한국, 소통합시다]라는 기획은 우리가 고민해야 할 민주주의의 담론 수준을 좁히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에 보면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한 원로학자가 “이번 경향신문의 소통기획과 내가 현재 고민중인 담론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설문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아마 그 또한 나나 김원과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설문을 거부했다고 파악한다면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본 것일까.
 
소통은 정치학이나 언론학에서뿐만 아니라 행정학에서도 중심주제이다. 이는 보통 PR(공공관계)의 한 부분으로 다뤄지면서, 정부홍보를 포함한다. 아마 경향신문의 이번 기획물에서 '소통을 가로막는 조직'으로 가장 많이 응답된 청와대의 경우도 소통의 부재를 홍보의 부족으로 느끼지 않았을 싶다. 이전 노무현 정부도 그러했고... 
 
지금은 소통이 아니라 좀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이걸 경향신문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테고...
 
덧. 설문 응답자 100인 명단에 김철 연세대 교수가 보인다. 언론 상에서 그의 이름을 본 것도 참 오랜만인 듯하다. 그의 성향은 어떻게 분류되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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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통합시다]누가 소통을 가로 막는가 (경향, 김종목·이호준·이청솔기자, 2009-07-03 00:05:30)
ㆍ소통의 조건 “상대방과 차이 인정” 67명
ㆍ“이명박 정부의 국정쇄신” 응답도 63명

 
한국 사회의 소통을 가로막는 조직으로 청와대가 가장 많이 꼽혔다.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차이 인정’이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으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 쇄신’이 필요하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향신문이 각계의 진보·중도·보수 지식인과 논객 100명을 대상으로 ‘분열하고 막힌 한국, 소통합시다’ 특집기획을 위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60명이 ‘소통을 가로막는 조직’(1인당 3개 복수응답)으로 ‘청와대’를 꼽았다. 이어 44명이 ‘보수언론’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 ‘진보적 시민단체’(26명), ‘한나라당’(24명), ‘민주노총’(23명), ‘민주당’(23명), ‘진보언론’(18명), ‘정부’(16명), ‘보수 시민단체’(14명)의 순이었다.
 
소통을 막는 조직으로 청와대를 꼽은 진보 성향 응답자는 21명 중 20명이었고 보수 성향 응답자는 19명 중 4명이었다. ‘소통을 위한 조건’(1인당 3개 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에는 67명이 ‘상대방과의 차이 인정’이라고 답했다. 63명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 쇄신’을 들었다. 중도 성향 지식인 51명 중 33명, 진보 성향 20명이 이같이 답했다. 보수 지식인 중에는 7명이 국정쇄신을 소통 조건으로 꼽았다.  이어 ‘상호 존중하는 토론문화’(52명), ‘법질서 확립’(34명), ‘언론자유’(33명), ‘야당의 국정협력’(22명) 순으로 나왔다.
 
‘소통을 위해 보수진영이 버려야 할 것’(이하 단수응답)을 묻는 질문에는 39명이 ‘인권 및 사회적 약자 배려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보수정권 편들기’(20명), ‘권위주의적 태도’(18명)의 순이었다. ‘소통을 위해 진보진영이 버려야 할 것’은 ‘이념 중심적 태도’(54명)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 ‘친북적 태도’(16명), ‘시위 통한 의견 표출’(9명), ‘부자에 대한 적대적 태도’(4명), ‘경쟁 아닌 분배 중심 사고’(4명)의 순이었다.
 
설문 응답자들은 ‘우리 사회의 소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반대 의견에 대한 관용 부족’(48명)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이념’(22명), ‘권위주의 태도’(7명)였고, ‘지연 등 지역감정’과 ‘상대방 낙인찍기’라는 응답자도 각각 5명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소통이 잘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0명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약간 그렇지 않다’(18명)를 포함하면 응답자 10명 중 9명가량이 ‘분열하고 막힌 한국’의 현실에 공감했다. 또 응답자 중 72명이 ‘소통과 민주주의의 상관관계’에 대해 ‘매우 상관 있다’, 12명이 ‘약간 상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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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4 18:23 2009/07/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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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소통에 대한 이해와 오해 Tracked from 2009/08/10 23:34

    새벽길님의 [한국, 소통하면 되는 걸까?] 에 관련된 글. 경향신문에 [한국, 소통합시다] 기획기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강준만 교수가 진보언론으로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하는 기고를 하였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면서 최장집 교수의 기고글을 언급하였다. 거의 한달여 전의 글이기에 그에 대한 요약글도 함께 실었고... 이러한 강준만 교수의 기고글은 소통만으로 포괄되지 않는 지점이 있다는 점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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