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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 “강경 일변도 노동운동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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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쌍용차 노사가 협상을 타결한 6일 오후에 이뤄진 것이란다. 임성규 위원장 말대로 분명 노동운동이 바뀌어야 하는 건 맞는데, 그 방향이 문제다. 과연 노동운동이 강경 일변도여서 문제였나. 민주노총이 무조건 강경투쟁만 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노동운동의 잘못인가. 노동조합은 조합으로서 자기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당연한 말이다. 이 당연한 말이 어느 시점에서 누구에 의해 어떤 식으로 호명되는가에 따라 그 활용이 달라진다.
 
서울신문을 아무리 잘 봐주더라도 진보언론이라고 할 수는 없다. 거기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자격으로 인터뷰를 한다면 자신이 발언이 어떻게 소개될지에 대해 좀더 고민해야 한다. 물론 그는 여러 가지 얘기를 했을 테고, 특히 사측과 정부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할애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목으로 나왔다시피 언론에서 무슨 말을 부각시킬지는 뻔했던 것 아닌가. 
 
설사 77일간의 공장점거 과정에서 쌍용차 지부가 전략과 전술의 오류를 범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인터뷰의 핵심이 되어서는 안되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그리고 진보정치 진영의 연대가 부족했으며, 역량 또한 부실했음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이를 교훈삼아 이러한 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힐 수는 있겠다. 그런데 그 책임을 쌍용차 조합원들에게 돌리는 것이 타당한가. 민주노총 위원장이라면 쌍용차 노동자들을 고립으로 몰아넣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폭력으로 진압한 자본과 국가, 보수언론에 대해 준엄한 경고를 하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인터뷰에서 빠져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강경 일변도의 노동운동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오, 민주노총이 정말 바뀔 모양이다" 하면서 민주노총, 노동운동을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태도나 입장이 바뀔까. 아마 임성규 위원장도 그런 순진한 생각을 하진 않았으리라. 아니 그보다 노동운동이 바뀌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것인가. 임성규 위원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테지만, 결국은 쌍용차 사태의 책임을 노동운동에 돌리는 자본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인터뷰는 사측에 이번 쌍용차 투쟁이 무슨 교훈을 주었는지 물은 것에 대해, 노동자들도 회사가 있어야 자신들 존재도 인정받는다는 걸 분명히 깨달았다는 말로 마무리된다. 그 동안 자본이 되풀이해온 논리 아닌가. 그래서 어쩌자는 건지... 
 
서울신문에 민주노총 위원장이 나와서 할 말을 했으니 의미가 있다고 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도대체 현재의 상황에서 왜 이런 식의 인터뷰를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역시 중앙파는 어쩔 수 없는건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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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타결 이후] “강경 일변도 노동운동 바뀌어야” (서울신문, 김승훈기자, 2009-08-08  4면)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인터뷰
 
→쌍용차 사태에서 보듯 노동계의 투쟁방식이 강경 일변도다. 어떻게 보나.
-정부나 자본을 상대한 투쟁방식도, 예를 들면 러시아·쿠바 혁명처럼 폭력을 동원해 정권 엎겠다는 사회적인 분위기 아니라면 자본주의 구조를 인정할 거냐 말 거냐 이것부터 정리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조합으로서 자기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든 자본이든 협상이 중요하다. 민주노총이 무조건 강경투쟁만하는 것으로 비춰졌는데 노동운동도 변신해야 한다.
 
→노조가 얻은 게 뭔가
-회사 쪽이 승리한 거다. 정리해고 및 희망퇴직자 2464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갖고 회생하려는 게 회사 측의 처음 계획이었다. 그 전에 노사 간에 구체적인 수치 얘기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협상제의가 있었던 걸로 안다. 당시 노동조합은 사람 자르지 말고 개인이 조금 희생하더라도 나눠서 함께 가자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회사 목표 인원인 2464명보다 더 많은 인원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노조는 손해를 본 거다. 노조가 당초 사 측의 안보다 후퇴한 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략과 전술의 미스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민노총은 무얼 했나.
-기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교섭책임이 민노총에 있었다고 한다면 조금 달랐을 수도 있다. 쌍용차는 금속노조 산하다. 금속노조가 책임지고 정부 등 여러 곳과 중재를 했다. 한 보름 전쯤 쌍용차 노조지도부와 안을 만들었는데 쌍용차 내부 농성자들이 이걸 안 받아들였다. 지금 안은 그때보다 후퇴한 것이다. 민노총은 교섭권 없었다. 밖에서 정치적인 외교 등을 통해 지원한 수준인데, 이것도 잘 안 먹혔다.
 
→사측에도 교훈이 됐을 텐데.
-쌍용차 경영진은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일본은 한 기업이 잘못하면 기업가가 할복하기도 한다. 미국은 연봉 1달러 받을 테니 맡겨달라고 한다. 한국은 그런 게 없다. 진정한 노사관계 선진화도 필요하다. 이번에 노동자들도 회사가 있어야 자신들 존재도 인정받는다는 걸 분명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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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0 01:08 2009/08/10 01:08

13 Comments (+add yours?)

  1. 국민경찰 2009/08/10 09:27

    노조가 고통을 나누자고 하는데 자본은 고통을 짊어지고 거리로 나가라고 하면 협상이 됩니까?
    회사의 위기는 정리해고가 구조조정이며 자본은 자신의 몫에 대하여 아무런 고통을 받지 않습니다.회사를 보전하던 매각하던 경영의 잘못으로 회사의 위기가 왔다면 자본이 고통을 받는것이 당연합니다.
    쌍차위기 노조 때문에 왔습니까?
    노조의 노선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의 잘못된 경영노선과 방법 때문에 쌍차구성원과 하청협력업체 경기도 전산업이 고통을 받습니다.

    고통을 나누는 해법은 대화와 협상입니다.
    대화와 협상중에 경찰이 진압계획의 음모가 드러났습니다.
    국민의 경찰입니까,자본의 사설 방패입니까?
    방패의 역활과 사용도 방어용입니까?공격적 학살용 입니까?
    노동자들은 고통을 나누는 대화를 요구하면 그것을 떼쓰기로 옥상으로 몰고는 옥상으로 올라가면 불순세력이라고 하면서 음식과 물을 차단하고 전기마저 차단 합니다.
    그리고 경찰의 학살적 진압을 위한 D-day를 정한 후 투항하라고 합니다.
    그것이 경찰과 자본의 선처 입니다.
    옥상에서는 연일 스치로플이 녹아나는 최루액을 퍼붓고 인체의 고통을 주는 치명의 병을 가져올수 있는것과 최루액이 몸에 묻으면 화학적 화상처럼 살이 썩어 들어 갑니다.
    맨 몸으로는 노동자들 다 죽는것 아닙니까?
    특공대 아니 전경보다 특수훈련 수당을 받으면 밥만 먹으면 훈련을 합니다.
    맨몸으로 보더라도 노동자들은 생산성의 노동에 단련 되었습니다.
    노동자의 짱돌을 던져도 훈련된 자본의 용병들이 더 잘 던집니다.
    여기다 테이저건이다.중함마다.고무총이다 방패 곤봉은 솔직히 너무 무기가 풍부합니다.
    선진국에서 보면 하나의 산업노조가 파업을 하면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합니다.
    하나의 사업장의 자본과 정권의 탄압은 상황에 따라서 노동자 총단결 연대 총파업투쟁이 될수도 있습니다.
    선진국의 노동운동의 역사가 그렇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맞아 죽으면서 반창고 바르고 붕대감고 협상장에 나옵니다.
    노동운동이 뭡니까?먹고 살자고 하는 겁니다."함께 먹고 살자"고 하는 겁니다
    죽고 다치고 너무 억울해서 앞으로는 더욱 강경할 겁니다.
    노동운동 강경하게 변해야 합니다.
    강경하지 않고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니까?
    8월 31일 노사협상중에
    "社側과 [우리직원 同行]
    11시 01분,다음날 새벽 2시 30분까 진압완료"
    먼저 동행조(회사와 경찰)가 농성장 동향을 파악하고
    그 다음 바로 진압부대가 작전 암호로 위 밝혀진 메모지의 진압을 자본의 용병 경찰관료가 진압 음모를 한 것입니다.

    자본의 용병 조연호는 처단해야 합니다.

     Reply  Address

  2. 2009/08/10 10:46

    오호

    쌍용차 투쟁이 한참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미 교섭과 협상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것을 고백하는것인가? 이제서야 왜 지난날 투쟁에서 그렇게 방관하고 물러선것인지를 이해할수 있을꺼 같군 애당초 싸워 이길 생각은 없었구나

     Reply  Address

  3. 연부네 집 2009/08/10 22:04

    임성규는 중앙파 아닙니다. 중앙파를 배신하고 우파와 손잡음으로써 우파임을 "자임한" 사람이지요.

     Reply  Address

    • ? 2009/08/11 08:34

      임성규가 중앙파가 아니라요?
      사회연대전략도 그러하고

      중앙파의 전형이구만요

       Address

    • 수정 2009/08/11 21:30

      임성규는 중앙파였죠. 하지만 우파와 지도부를 꾸려서는 안 된다는 중앙파의 의견과 달리 임성규를 비롯한 구 중앙파 몇몇은 우파와 지도부를 꾸리면서 중앙파를 뛰쳐나갔습니다. 사회연대전략 주장한다고 다 중앙파는 아니죠.

       Address

  4. ? 2009/08/12 09:29

    아. 하..
    중앙파 분들 넘하시네

    그런식으로 따지면 현장파도 예전에 노힘이 국민파였던가 중앙파였던가 하여간 두 정파중 하나와 손잡고 선거 나간적 있는데 현장파도 현장파 아닌거네요? 중앙파가 중앙파로서 잘못한게 있으면 자기 비판하고 반성하면 되지 쟤는 중앙파 아니고 우리가 진짜 중앙파 이렇게 하면 답이 나온답니까?

     Reply  Address

  5. 새벽길 2009/08/12 21:24

    전진이 중앙파인가 여부가 핵심일 텐데, 이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판단할 수 있을 듯... 임성규 위원장을 비롯한 전진을 탈퇴한 이들을 중앙파라고 하면, 전진에 있는 이들을 중앙파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전진을 중앙파라고 한다면 탈퇴한 이들을 중앙파의 범주에 놓을 수 없겠지요. 따라서 이들을 모두 싸잡아서 중앙파라고 하는 것은 어페가 있는 듯... 현재 전진과 전진 탈퇴한 이들은 여러 사안들에서 상이한 행보와 입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ㅡ.ㅡ;;

     Reply  Address

    • ? 2009/08/12 23:18

      글쎄요.

      중앙파에 대한 알리바이 치고는 별로네요.

      전진이 중앙파인가 여부가 핵심일 텐데 라고 하셨는데 전진이 중앙파 맞지요. 그런데 여기서 전진 소속이냐 아니냐가 중앙파냐 아니냐를 가름하는것이라는 서술이 가능한 이유를 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서 현장파라고 하면 노힘이 젤 먼저 기억나지요. 그렇다면 노힘 탈퇴한 사람들은 현장파가 아니라 중앙파나 국민파 입니까?

      결국 특정 조직의 가입/탈퇴 여부가 아니라 그들의 강령, 이념, 노선의 판단근거가 되는것인데 저는 차이점을 못느끼겠던데요. "사회연대전략" 만 보아도 그러하고 전진이 대거 참여하는 진보신당의 이번 논평 "따위" 도 그러하구요.

       Address

    • 새벽길 2009/08/13 00:03

      지금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는 사회연대전략을 가지고 정파를 판단하는데 타당한지 의문이네요. 하지만 그것만 기준으로 하더라도 최소한 임성규 집행부가 취하고 있는 사회연대노총 등에 대해 전진은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회연대전략 말고 최근의 구체적인 사안을 가지고 판단을 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전진이 진보신당에 모두 가입해 있는 건 아닙니다. 진보신당의 최대주주가 전진인 것도 아니고요. 진보신당에 대해 전진의 입장을 관철시키고자 노력은 하고 있지만, 공공활동가와 당 활동가 일부가 대거 탈퇴한 이후 힘이 부친 것이 사실이고, 그럴 역량도 되지 않습니다.
      강령, 이념, 노선이 판단근거가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요, 그 점에서 전진과 전진 탈퇴자들 사이에 불분명한 것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점에서 소위 현장파와 중앙파가 별로 다르지 않다고도 봅니다.

       Address

  6. ? 2009/08/13 08:32

    글쎄요. 사회연대전략이 중앙파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수용된다면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태도 역시 일정한 판단근거가 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더군다나 탈퇴하였다고 해도 전진의 의장까지 역임했던 임성규를 중앙파가 아니다 라고 한다는것은 글쎄요. 새벽길님은 임성규 집행부와 전진은 다소의 차이가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이것이야말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소위 현장파로 묶이는 단위들도 조금씩 차이는 다 있습니다. 노힘 노정협 미래연대 당건투 이런 단체들의 입장이 다 동일했던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현장파와 중앙파가 별 차이가 없다고 하셨는데 저는 현재의 노동운동의 정파구도를 현장 중앙 국민으로 나누는것을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혁명 과 개량의 구도로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앙파 국민파는 진보신당 민노당에서 각개약진하며 사민주의 팔아먹기에 여념이 없는데 그럴바에야 왜 3개 정파로 구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Reply  Address

  7. 푸푸푸 2009/08/13 09:48

    그럼 소위 현장파는 혁명, 중앙파와 국민파는 개량이라는 말씀이군요. 간만에 웃어봅니다 하하하하하

     Reply  Address

    • ? 2009/08/13 17:10

      웃는거야 개인의 자유지요 현장파라고 명명 되었던 정파들 모두가 그런 지향을 가지고 있느냐 라고 물어본다면 생각의 여지가 있지만 대량의 구분을 부정한다면 바보처럼 실실 웃는거외에는 없을겁니다.

       Address

  8. ? 2009/08/13 17:11

    개량인게 쪽팔리시나보네요 언제는 자랑스럽게 개량 개량 하자고 그러고 막상 개량이라고 하면 또 욕하고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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