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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주장 관성에서 벗어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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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회원게시판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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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원 동지의 아래 글을 보고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레디앙 기사의 댓글에 전진 동지들이 단 것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근원 동지의 글을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예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할 동지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변화된 상황 속에서 중앙파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상 아래 글(본문 내용은 발췌한 것입니다)은 과거 국민파의 주장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누가 썼는지를 말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또 국민파의 아무개가 헛소리를 하는구나 했을 것입니다. 지금 정세가 그렇게 달라진 것인가요? 언제는 힘들지 않았습니까?
 
지금 필요한 것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투쟁’ 아닌 전략적 사고라고 말합니다. 전략적 사고를 하지 않아서 노동운동이 지금과 같은 꼴이 되었나요?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공무원노조, 전교조, MBC파업 등의 투쟁이 과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투쟁’입니까? 투쟁하지 않으면 밑둥까지 무너져버리는, 그런 상황 아닌가요?
 
언제 우리가 매번 시도 때도 없이 총파업 투쟁을 주장했습니까? 최근 몇 년간 민주노총은 총파업 투쟁을 제기하지도 않았고, 이를 준비하지도 않았습니다. 진정 총파업을 한번 해보고 나서 그 한계를 논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적어도 제가 아는 한 현장에 영향력을 가진 단위 속에서 “총파업으로 돌파하자”고 심심하면 참주선동을 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드시 투쟁으로 돌파을 해야 할 때, '역량을 모아서 총력전을 펼치자'는 주장 속에서 제대로 싸울 기회를 놓쳐버렸던 것이 그간의 사정 아니었는지요?
 
그리고 노동운동이 2000년대에 들어와서 언제 한번이라도 총파업을 제대로 해본 적 있습니까? 특히 공공부문의 경우 이중삼중의 제약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파업투쟁에 동참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게 준비부족이나 역량미흡 때문인가요?
 
그 가운데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하는 사업장은 중앙 단위의 별다른 지도나 연대도 없이 투쟁하다가 속절 없이 깨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각개격파 당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다가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싸울 수 있을까요? 공공만 하더라도 현장은 계속 붕괴되고 있는데, 공공운수노조 준비위를 띄웠다고, 공공현장의 회원 수가 100명을 넘었다고 극복할 수 있는 건가요? 공공운수노조 준비위 출범이 꺼져가는 촛불이 마지막 불꽃을 사르는 것처럼 보인다면 지나친 것일런지요?
 
투쟁의 주체를 아래로부터 만들어야 하고, 조합원의 믿음에 답할 수 있는 이기는 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것, 당연합니다. 그렇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투쟁의 주체를 아래로부터 만들 것인지, 어떻게 이기는 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지에 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근원 동지의 주장은 투쟁을 회피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투쟁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장기적인 전략적 사고가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근원 동지의 주장이 만약 공공현장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면 이에 대해 전진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합니다. 중앙파의 본질이 갈수록 분명해지는 지금, 전진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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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주장 관성 벗어나라" (레디앙, <공공현장> 20호, 2010년 04월 29일 (목) 13:09:13 이근원 / 현장기자)
노동법재개정 중장기 과제…하루살이 투쟁보다 전략적 사고를
 
현재 한국의 노동운동이 빠진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결단’에 가까운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투쟁’ 아닌 전략적 사고다.
 
매번 총파업 투쟁을 주장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자. 승리의 전망은 어디에도 없다. 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위 ‘노동운동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공격 앞으로” “총파업으로 돌파하자”고 참주선동을 하는 입만 놀리는 철부지들의 비난을 감수하자. 가능하지도 않은 총파업 및 총력투쟁 지침의 남발을 자제하자.
 
노동법 재개정 투쟁은 중장기적이라는 판단을 공유하자. 현재의 투쟁 목표는 정권과 자본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누더기 노동법 반대”라는 대중적 판단 잣대를 남기는 것으로 하자.
 
당장 이 모든 현안을 하나로 모으기 보다는 각개로 최선을 다해 투쟁하면서 일정한 시기에 하나로 모아 총력전을 펼쳐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게 한편으로 투쟁하면서 아래로부터 조합원의 믿음을 얻어가자.
 
공공운수노조 준비위도 현장을 순회하고, 민주노총도 현장을 방문한다. 지금은 수십년을 현장에서 버텨 온 조합원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가는 ‘정비와 정돈의 시기’다. 투쟁의 주체를 아래로부터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조합원의 믿음에 답할 수 있는 이기는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의심 없이 믿어왔던 우리의 운동전략, 관성, 노동문화를 깨뜨리겠다는 발상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늘 하루하루가 훗날 노동운동의 미래가 되도록 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 운동하는 사람들, 오늘 운동의 위기를 불러 온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이다.” 그것을 위해 무엇보다 현장과의 일상적 소통을 강화하면서, 노동운동의 위기 탈출 전략에 대한 고민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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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2 12:25 2010/05/02 12:25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앙겔부처 2010/05/03 16:31

    관성적인 총파업 주장이라.. 으음... 진짜 총파업 한 번만 해보라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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