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나는 지갑이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View Comments

『나는 지갑이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권일영 옮김, 랜덤하우스, 2007.
2009. 11. 19 새벽에 읽다.
 
나는 지갑이다제목을 보고 영화 ‘나는 전설이다’가 생각났다. 하지만 그와는 완전히 다른 추리소설이다. 원래는 연구실에 왔다갔다 하면서 천천히 읽으려고 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이틀만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연쇄살인사건을 둘러싼 에피소드가 지갑의 목소리를 빌어 이어진다. 물론 각 지갑의 이야기들은 그 화자가 다르고, 주인도 다르며, 시점도 다르다. 열 개의 이야기이지만, 맨처음과 맨마지막은 형사의 지갑이 털어놓는 이야기이니 등장하는 지갑은 아홉 개다. 형사, 공갈꾼, 소년, 탐정, 목격자, 죽은 이, 옛 친구, 증인, 부하, 범인의 지갑이 등장한다. 이 중에서 역시 반장으로 나오는 형사의 지갑 이야기가 제일 마음에 든다.
 
이런 형식의 소설을 본 적이 있던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에서도 비슷하긴 한데, 거기서는 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 의사인 이라부 이치로의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눈을 중심으로 서술되는 단편이 이어지지만, ‘나는 지갑이다’에서는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역시나 옮긴이의 말을 보니 1989년 12월부터 월간지에 연재된 것이란다.
 
사물의 목소리로 사람의 행태를 묘사하는 건 재미있는 시도일 터이다. 이를테면 거의 컴퓨터를 끼고 사는 나는 집에 있는 노트북, 연구실의 데스크탑 컴퓨터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보일까. ‘나는 지갑이다’에서는 지갑이 오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런 가정 자체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단편소설을 연결해 하나의 장편을 만들어낸다는 방식은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독특한 ‘장치’로서 재미가 있고, 여러 가지 얄궂은 기교를 부리며 쓸 수가 있습니다. ‘지갑이 사건을 이야기한다’는 엉뚱한 설정도 이런 연작 장편이라는 형식을 따왔기 때문에 가능했을지 모릅니다.
 
이 소설은 미야베 미유키의 책으로는 처음 접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오쿠다 히데오에 이어 미야베 이유키의 소설도 눈에 띄는 대로 읽게 될 것 같다. 물론 이런 소설들에서 뭔가 의미있는 삶의 교훈을 얻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머리를 좀더 유연하게 하고, 다른 식으로 회전시킨다는 점에서 한다는 점에서 가끔씩 읽어줘야 한다.
 
여기에서도 생각나는 구절 몇 개를 옮겨놓는다.
 
곁에 누구도 없는 사람은 나이를 먹기는 하지만 세월을 헤아리지는 않는다. 생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아무도 자기 자신을 위해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탐정은 나이를 잊었고, 나 역시 그의 나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탐정이 세고 있는 것은 아내가 죽은 뒤의 햇수다. 아내가 죽었을 때 그도 죽었다. 그는 이미 2년이나 죽어 있다. 앞으로도 계속 죽어 있을 작정이다. 나는 죽은 사람의 돈을 보관하는 지갑인 것이다.
(112쪽)
 
나의 탐정-이라고 나는 부른다. 그는 나를 단순히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사실은 그가 나의 것이다.
아내가 죽었을 때 그는 그녀의 추억이 묻어 있는 것을 모두 처분했는데, 나는 버리려 하지 않았다. 나는 유일하게 아내의 손이 닿은 적 있는, 그녀의 유물이었다.
(113쪽)
 
남의 마음을 자기 손안에서 주물럭거리는 것은 무엇보다 재미있는 놀이임에 틀림없다. (260쪽)
 
세상엔 온통 바보들뿐이다. 나하고 달라. 내 가치를 누구도 이해 못해. 내가 너무 커서 조무래기 녀석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거야.

이 세상엔 너 만한 능력과 머리를 지닌 사람이 많아.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아. 세상 사람들은 부모님이 너를 대견하게 여겨준 것처럼, 부모님이 너를 자랑스럽게 여겨준 것처럼, 너를 그렇게 여기지는 않아―.
요즈음의 가즈야 모습을 보면, 예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 생각이 난다. 합성피혁으로 된 지갑인데, 자기가 진짜 가죽으로 만들어진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했다. 자기 가격이 잘못되어 있다, 부당하게 싼 가격이 매겨져 있다―.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 지갑은 자기가 합성피혁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걸 인정하는 게 두려워서 모르는 척 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진짜 가격표를 무시하려 했다는 사실을.
가즈야가 하는 일, 가즈야의 행동에도 그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
(346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1/10 05:49 2010/01/10 05:49

4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한겨레21 '노동 OTL' 기사를 읽어보시라

View Comments

노동 OTL (전체 기사 수 : 27개)
‘4천원짜리 인간’들이 있다. 2009년 최저 임금인 시급 4천원을 받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이다. 언론은 가난한 노동자의 이야기를 종종 전해왔지만,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틈은 무장 벌어지기만 한다. ‘워킹푸어’(working poor)는 2년전 이미 3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왔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동트기 전에 출근해 별을 보며 퇴근해도 가난은 결코 저물지 않는 이들이다. <한겨레21>은 그들의 세계로 직접 들어가보기로 했다. 시급 4천원짜리 일자리를 구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부닥치고 일했다. 그 돈으로 한 달 생활을 직접 꾸려보았다.

 
한겨레21의 이 기획연재 기사, 처음에는 보지 못했다. 한겨레가 다루는 노동기사가 뻔하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임지선 기자의 내 이름은 아줌마, 혹은 '파블로프의 개'라는, 갈빗집과 감자탕집을 다룬 기사를, '제목의 선정성' 때문에 읽게 되었다. 긴 기사임에도 단숨에 읽게 되더라.
 
그리고 난 후 거슬러 올라가서 안산공장의 비정규직을 다룬 임인택 기자의 기사를 다 읽었다. 그리고 작년 12월 마석 가구공장과 대형 마트를 다룬 전종휘 기자, 안수찬 기자의 기사를 몇 시간에 걸쳐서 읽었다. 안수찬 기자의 맨 첫 기사는 너무 생생하게 다가왔는데, 역시나 엄청난 댓글이 그에 호응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기사부터는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해서 담아왔다. 처음부터 다시 읽으면서 체크할 수는 없었고...
 
이 노동 OTL 기획연재 기사는 주간지의 특성을 잘 살린 심층탐사보도라고 본다. 직접 체험하면서 너무 세세한 부분에 집착하고 구조나 제도를 놓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에필로그에 나온 대담을 보니 기자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더라. 오히려 이를 제끼고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구조나 제도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언론의 몫만은 아니지 않은가.
 
기자들이 본 현장노동자의 목소리에는 예상대로 정치가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 정치가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억지로 눈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풀어나가기 쉬운 문제가 아니며, 여기에 뭘 쏟아붓는다 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 자체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이와 비슷한 기사를 또 접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좀더 많은 이들이 노동 OTL 기사를 알지 못하고 넘어가게 될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에다 링크를 걸어놓는 수고도 하는 것이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에필로그에 이를 제안하는 출판사들이 꽤 있다고 나온다. 하긴 인권 OTL도 얼마 전에 책으로 나왔으니 노동 OTL도 가능하겠지. 그 책이 나오기 전에라도 이 기획연재 기사를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 이 기사를 권한다. 다 읽어보려면 몇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 읽고나면 그 수고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님을 느끼게 될 것이다.
 
참, OTL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으려나.

 

-------------------------------
나는 아침이 두려운 ‘9번 기계’였다 (한겨레21 2009.09.18 제778호, 임인택 기자)
[표지이야기-노동 OTL] ① 작업 라인의 노예
종일 12시간 서서 일하면 떼어내고 싶어지는 몸과 머리…
감시 속에 말조차 잃은 단절의 작업장에서 보낸 한달 
 
절망과 빈곤으로 ‘완조립’돼가는 삶들 (한겨레21 2009.09.25 제779호, 임인택 기자)
[노동 OTL-제1부 안산공장] ② 4천원의 삶과 행복
세월 가며 몸값은 추락하고 빚더미는 높아가는 ‘4천원 시급 인생’…

그래도 작업 라인 없어질라 조마조마 

 
15만원 남았다, 희망은 남지 않았다 (한겨레21 2009.09.25 제779호, 임인택 기자) 
[노동 OTL-제1부 안산공장]
비정규직 공장 노동자로 살아본 한 달 가계부…
최소한의 ‘행복의 조건’ 지키니 1년 모아야 원룸 보증금 나와 

 
바람처럼 왔다 이슬처럼 떠나는 섬 (한겨레21 2009.10.09 제780호, 임인택 기자)
[노동 OTL-제1부 안산공장] ③ 그들에게 보내는 편지
일할 때도 쉴 때도 말문을 닫은 그들에게 연애는 넘기 힘든 ‘작업’ 

 
노동 디스토피아, 그래도 희망을 꿈꾼다 (한겨레21 2009.10.09 제780호,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노동 OTL-제1부 안산공장] ‘노동 OTL’ 1부를 읽고…
1970년대의 미싱이 전동 드라이버로 대체됐을 뿐, 여전히 일해도 빈곤한 역설 바꾸는 계기 되길
  
 
------------------------------------------
남성은 일하고 여성은 애쓴다? (한겨레21 2009.10.16 제781호, 조계완 기자)
[표지이야기-노동 OTL]
기혼여성 3명 중 2명은 비정규직, 남자 정규직 임금 100·여자 비정규직 임금 39.1 
 
내 이름은 아줌마, 혹은 ‘파블로프의 개’ (한겨레21 2009.10.16 제781호, 임지선 기자)
[표지이야기-노동 OTL 제2부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 ① 언제나 젖은 앞치마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 ‘아줌마’로 보낸 한 달…
손님·팀장 언니·동료·사장의 명령 속에 하루 12시간 뺑뺑이 

 
식당일 끝나면 집안일 (한겨레21 2009.10.16 제781호, 임지선 기자)
[표지이야기-노동 OTL 제2부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
여성 8782명 가운데 91%가 거의 매번 식사 준비와 설거지를 담당해 
 
웬만해선 식당에서 탈출할 수 없다 (한겨레21 2009.10.23 제782호, 임지선 기자)
[노동 OTL-제2부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 ② 몰락 가장의 부인과 올드미스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는 것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
가족 생계 부양 때문에 아파도 못 쉬는 식당 아줌마들 

 
이보다 더 낮은 삶을 어디서 찾으리오 (한겨레21 2009.11.06 제784호, 임지선 기자)
[노동 OTL-제2부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 ③ 사장님, 손님, 남편님
식당 아줌마 짓누르는 손님·사장·남편의 3중 억압구조…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는 그들의 이름은 ‘사람’ 

 
“우리끼리 서로 알아주고 연대하자” (한겨레21, 2009.11.06 제784호,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위원장·사회학 박사)
[노동 OTL-제2부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 ‘노동 OTL’ 2부를 읽고…
혼이 반쯤 달아난 듯한 식당 아줌마가 눈에 들어오며 절로 돕게 되더라 

 
“제발 한 달에 이틀은 쉬세요” (한겨레21 2009.11.06 제784호, 2009년 10월30일 식당 막내 임지선 드림)
[노동 OTL-제2부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 ‘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
“내가 떠나 더 힘들 텐데… 하루의 절반을 일하고 가족까지 챙기는 언니들이 아름다워요” 

 
--------------------------------
갇힌 노동 닫힌 희망 (한겨레21, 2009.11.13 제785호, 전종휘 기자)
[표지이야기-노동OTL 제3부 마석 가구공장] ① 톱밥 더미에 갇힌 꿈
마석가구공단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한 한 달
짓누르는 합판, 목을 막는 먼지, 살을 파고드는 타카 핀보다 더 두려운 건 단속 

 
‘영혼없는 노동’의 버팀목, 꿈 그리고 가족 (한겨레21 2009.11.20 제786호, 전종휘 기자) 
[노동OTL 제3부 마석 가구공장] ② 빠빠, 마마 그리고 겐드라노나
본국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이주노동자들… 향수와 사랑에 울고 웃는 공장 밖 그들의 일상 

   
20년 만의 귀향, 그러나 딸에겐 국적이 없네 (한겨레21 2009.12.04 제788호, 전종휘 기자) 
[노동OTL 제3부 마석 가구공장] ③ 13살 노동자의 귀환, 그리고…
사우디서 8년, 한국서 12년 일하다 돌아간 방글라데시인 무띠의 비애…
‘한국에서 낳은 아이’에 국적 안 주고 가족들 현지 재적응도 험난 

 
한국말은 늘었어도 병원 문턱은 여전 (한겨레21 2009.12.04 제788호, 전종휘 기자)
[노동OTL 제3부 마석 가구공장]
1년 만에 다시 만난 ‘무국적 아이’ 마히아…보험 적용 안 돼 감기 진료에 6만원 

 
“편협한 나라의 국민이어서 미안해요” (한겨레21 2009.12.04 제788호, 전종휘 기자)
[노동OTL 제3부 마석 가구공장] 동료들에게 보내는 편지
“공장의 먼지도, 단속의 공포도 여전할 텐데 내 손가락의 상처만 벌써 나았네요” 

 
100만 이주민 시대, 전향적 이주노동 정책을 (한겨레21 2009.12.04 제788호, 이영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사무처장)
[노동OTL 제3부 마석 가구공장] ‘노동 OTL’ 3부를 읽고…
그들을 껴안으면 태부족 기능직 인력 보완하고 저출산 문제도 대비할 수 있어 
 
---------------------------
마트에선 매일 지기만 한다 (한겨레21 2009.12.11 제789호, 안수찬 기자)
[표지이야기- 노동OTL 제4부 서울 A대형마트] ① 히치하이커의 슬픔
서울 A대형마트에서 보낸 한 달…
먹고 먹히는 1천 명의 ‘평등’한 노동, 버티고 버텨도 최후의 승자는 언제나 마트
 
석 달 전, 일당 6만원의 그 일을 영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 용역회사 사장은 딱 한마디를 했다. “마트에 가서 다른 아가씨들이 멘트 치는 걸 보고 배워.” 잔인하지만 절묘한 말이었다. ‘멘트를 친다’는 문장에는 판촉 점원이 감당해야 할 모든 기교가 담겨 있다. 멘트는 성대에서 술술 나오지 않는다. 가슴 아래 뜨거운 것을 쳐올려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마트 노동자의 편이 됐다. 건너편 매대에서 돼지고기를 굽는데, 시식하려던 아주머니의 옷에 기름이 튀었다. 튀어봤자 이쑤시개로 찍어낼 만큼의 한 점 기름이었다. 손님은 세탁비를 요구했다. 점원은 자기 돈 1만원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의 월급은 120만원이었다. 2시간의 품삯이 세탁비로 날아갔다. “기름 안 없어지면 다시 올 거야.” 손님은 시식용 돼지고기를 질겅질겅 씹으며 말했다. 나는 ‘세탁비 아줌마’를 마음 깊이 증오했다. 편을 나누자면, 물건 사는 서민이 아니라 물건 파는 서민의 편에 섰다. 그러나 도대체 이 세상에 좋은 편이 있기는 한가.
 
40대 이하 젊은 점원들은 꼬박꼬박 나이를 따진다. “형님이셔. 인사드려.” 철수가 옆 매대 점원에게 말했다. 나는 난생처음으로 조폭 보스 같은 대접을 받았다. 10년을 일했건 하루를 일했건, 나이가 많으면 형님이다. “그 나이에 왜 이런 데서 일하세요?” 그런 질문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다 한들, 몸으로 치러야 하는 노역은 서로 같다는 것을 그도 알고 나도 안다.
 
나이는 존중하되, 연공서열을 무시하는 호칭이 ‘형님’이었다. 연공서열을 타파해야 한다고 사람들은 곧잘 말한다. 마트 노동자에겐 타파할 연공서열이 없었다. 나는 ‘형님’이라 불릴 때마다 씁쓸했다. 일한 시간만큼 존중받아야 할 기술·지식 따위가 마트엔 없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마트 매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루를 일하건 10년을 일하건 그냥 점원이다. 승진은 없고, 월급 호봉이 올라가는 일도 없고, 매출이 오른다고 보너스를 받는 일은 더구나 없다. 그들은 서로 여사님과 형님으로 치켜세운다. 그것을 제외하면, 그들의 마음에 드는 일은 그들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점포가 망하면 그들의 일자리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점만 분명히 알고 있다. 내가 일한 양념육 매대의 바로 옆에는 비슷한 품목을 파는 다른 양념육 매대가 있다. 50m 전방에는 또 하나의 양념육 매대가 있다. “경쟁시키는 거죠. 세상은 먹고 먹히는 거니까.” 철수가 말했다. 마트는 점포들을 먹고 먹히게 했다. 그것은 전투다. 그 싸움에서 어떤 노동자도 이기지 못한다. 매일 지기만 한다. 마트는 석 달에 한 번씩 여러 돼지고기 업체들의 매출액을 정산한다. 꼴찌가 되면 물건을 빼야 한다. 대신 다른 돼지고기 업체가 제 상품을 진열할 것이다. 승리는 항상 마트의 차지다.
 
이들을 위한 노동조합은 마트에 없다. 마트 본사 직원들이 결성한 노조가 있지만, 그것은 웜홀 너머 다른 차원의 세상이다. 철수와 영희는 마트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다. 같은 처지의 마트 비정규직을 모두 아우르는 것은 어떨까.
 
상용직 취업, 고졸자 17%·대졸자 51.1%
대졸자 실업이 문제라고?

2004년 고등학교 졸업자의 44.3%가 임시직, 38.7%가 일용직에 취업했다. 상용직 취업은 17.0%에 불과했다. 2년제 대학 졸업자 가운데 임시직을 얻은 경우도 50.1%나 됐다. 12.4%가 일용직이다. 상용직은 37.5%로 고졸자에 비해서는 높다. 그러나 대학 졸업자의 51.1%가 상용직을 구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대졸자는 정규직을 기다리며 취업을 회피한다. 그러나 4년제 대학에 가지 못한 이들은 일용직과 임시직의 길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들의 취업률이 대졸자보다 다소 높은 이유다.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은 “이들의 일용직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청년실업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은 취업을 촉진하는 게 아니라,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잘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히치하이커’의 끝없는 방랑에 대한 처방이다.
 
‘무업자’ 가운데 고졸 59.6%
취업을 삼킨 학력의 벽
한국노동연구원은 2008년 보고서에서 “청년실업보다는 청년 취약계층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일본 등은 이미 청년실업 문제의 초점을 바꾸고 있다. 이들 나라는 ‘무업자’(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관련 통계를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업자는 취업의 의지와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학력이 문제일 수도 있고, 끝없는 불안정 노동에서 스스로 이탈한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선진국에선 청년 무업자를 중심으로 실업 대책을 세운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은 2004년 노동 통계를 바탕 삼아 국내 청년 무업자의 연령별·학력별 분포를 제시했다. 연령별로는 20~24살이 4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연령대는 고등학교 및 2년제 대학 졸업자가 취업에 나서는 시기다. 4년제 대학 진학에 실패한 사람들이 단기간의 불안정 노동에 이어 청년 무업자로 전락하고 있음을 웅변하는 수치다.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주를 이루는 25~29살이 청년 무업자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1%에 머물렀다.
 
학력별로 보면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다. 2004년 전체 청년 무업자 가운데 중졸 이하 학력자는 7만6천 명(9.4%), 고등학교 졸업자는 48만1천 명(59.6%), 2년제 대학 졸업자는 10만2천 명(12.6%)에 이르렀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이들이 한국 청년 무업자의 92%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80%가 넘는 대학 진학률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찬하는 이면에는 ‘학력의 벽’을 넘지 못한 청년 비정규직, 청년 무업자들이 있다.
 
빈곤은 뫼비우스 띠처럼 (한겨레21 2009.12.18 제790호, 안수찬 기자)
[노동OTL 제4부 서울 A대형마트] ② 빈곤 가족의 탄생
‘가난한 집안·낮은 학력·고된 아르바이트 경험’ 공통점 가진 마트의 젊은이들…
그들의 소박한 꿈에도 햇빛이 들까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기초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에겐 돈이 필요하다. A마트에서 보낸 한 달 동안, 나는 수많은 ‘경수들’과 ‘영희들’을 만났다. 경수들과 영희들은 이른바 ‘결손 가정’에서 자랐다. 부모가 이혼했거나, 일찍 사망했다. 비정규직이란 말이 생겨나기 전부터 그들의 부모는 비정규직이었다. 부모의 이혼과 사망은 가난과 무관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성인이 되어 그들은 아르바이트와 다름없는 일자리를 구했다.
 
빈곤을 쳇바퀴 도는 ‘뫼비우스의 띠’는 영철의 가족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직 한 달 동안 A마트에서 지냈을 뿐인데도 나는 그런 이야기를 끝없이 들었다. 끝없이 여기에 적을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 위에 서면 오직 한 가지 법칙만 통한다. 미래는 과거에 의해 무력화된다.
 
철수의 휴대전화는 모토롤라가 내놓은 최신형이다. 매달 휴대전화 요금과 함께 단말기 값을 분할해 치르지만, 단말기 값만 50만원이 넘는다. 영호는 한 달에 6만원을 내고 피트니스 클럽에 다닌다. 영희는 한 달 휴대전화 요금만 10만원을 낸다. 이들은 100여만원을 벌면서 수십만원을 쓴다. 나는 그들에게 낭비벽이 있다고 비난할 수 없었다. 한 달에 수십만원씩 10년 동안 저축한들 A마트 주변에서 전셋집도 구할 수 없다. 철수가 땀 흘린 돈으로 구입한 금빛 휴대전화는 부동산 시세차익을 거둔 회장님의 금빛 휴대전화와 같다. 오직 소비할 때, 마트 노동자는 세상의 뭇사람들과 평등해진다.
  

멈춰선 무빙워크 (한겨레21 2009.12.25 제791호, 안수찬 기자)  
[노동OTL 제4부 서울 A대형마트] ③ 친구들의 엇갈린 행로
히치하이커의 친구들은 히치하이커, 그들이 올라타는 차는 언제나 비슷한 차…
별의 행로는 일찍 정해져버리네

 
영철(가명)은 8년째, 철수는 5년째, 경수(가명)는 2년째 A마트에서 일하고 있다. 115만~140만원 정도를 번다. 왜 다른 직업을 찾지 않을까? “공장보다 마트가 훨씬 나아요.” 영철은 봉제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 하루 12시간씩 일했다. 마트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들에게 마트의 비교 대상은 ‘공장’밖에 없었다.
 
새 직업이 어렵다면 새 마트라도 찾아 옮기는 건 어떨까? “길들여진 거죠. 어차피 평생 일할 것도 아니고.” 철수가 흐흐 웃으며 말했다. 마트에서 만난 누구도 제 처지를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다. 미지의 규칙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그들에겐 있었다. 용기가 부족한 것이 그들의 탓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했다. 어느 면에서 그들은 마트를 좋아했다. 공장보다 깨끗하고, 공장보다 자유로운 마트를 좋아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잊었다.
 
고용주에 대한 불만도 까맣게 잊었다. “지금 사장이 마음에 든단 말이에요.” “우리 사장하고는 말이 통하거든요.” 비정규직으로 자신을 고용한 용역업체 사장을 ‘인간적’으로 믿는다고 그들은 종종 말했다. 근로계약서를 썼는지,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오직 사장의 ‘말’을 기억했다. 그들은 제도를 신뢰하지 않았다.
 
정치가 보호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그들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언제 무슨 선거가 있든지 무슨 상관이에요. 어차피 일하느라 투표도 못한단 말이에요.” 내년 지방선거 이야기를 꺼냈더니 영희가 잘라 말했다. 정치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가장 강력한 통로라고 나는 말해주지 못했다. 어렵게 노동조합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다 좋은데 민주노총은 꺼림칙하다고 다들 말하던데요.” 영철이 말했다. 당장의 월급을 주는 사장에게 그들은 더 강하게 끌렸다. 정부, 정당, 언론, 노조가 힘이 되어준 기억이 그들에겐 없었다. 차라리 장차 뒤를 봐줄지도 모를 대학원 졸업생과 친해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제 꿈은요.” 집이 있고, 차가 있고, 통장에 1천만원이 들어 있고, 빵집을 하면서 한 달에 200만원을 버는 것이다. “월 200이면 행복하겠어요.” 그들의 행복은 상류 계층과는 상관이 없었다. 나라가 돌아가는 사정에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적어도 그들의 상상 속에서 행복은 직선이었다. 돈을 모아 가게를 내어 또 돈을 버는 것이다. 월 200만원이면 행복한 그들이 증오와 분노를 품지 않아 참 다행인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다. 그들이 태어났을 때, 우주는 반짝이는 별로 가득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그들에겐 선택할 것이 많지 않았다. 별의 운행 궤도가 결정돼버렸다. 다르게 태어나 엇갈려 자랐지만, 지금 그들은 서로 닮아 있다. 
 
망치들의 언어로 (한겨레21 2009.12.25 제791호, 안수찬 기자)
[노동OTL 제4부 서울 A대형마트] 시를 쓰던 고교시절 이후 일터로 뛰어든 친구 ‘망치’에게…
그곳에서 나는 수많은 너의 스무 살을 보았어

 
네가 읽은 책을 읽고 네가 쓴 시를 베껴 썼는데, 우리의 언어가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어리석은 나는 여전히 이해 못하고 있어. 그래서 취재를 핑계 삼아 네 곁에서 함께 일하고 싶었어. 지난 세월을, 우리가 이해했다 믿었던, 넘어서려 했던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어. 고작 한 달의 경험으로 그걸 대체할 수는 없었어. 그렇지만 나는 수많은 ‘망치’를 봤어. 수많은 네 스무 살을 봤어. 세상 물정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 나는 너한테 별로 좋은 친구가 되지 못했어. 별 힘이 되지 못했지. 이제라도 그걸 만회하고 싶었는데, 나의 지혜와 노력은 여전히 부족해. 그래서 철수와 영희에게, 영철과 경수에게 진심을 털어놓는 편지를 쓰지 못하겠어. 해법은 보이지 않고, 문제만 무수히 튀어나오는 현실이 너무 벅차구나. 그 문제들은 기다렸다는 듯 내 경험과 상식을 흔들고 비웃고 무너뜨렸어.
 
그래도 조심스럽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어. 친구야. 이제야 나는 너와 대화하는 방법을 알 것 같아. 네 말을, 네 언어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우정을 다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망치들’의 언어로, 입장으로, 경험으로, 관점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저들이 쳐올린 장벽을 망치로 두들기면서 우리 사회의 연대를 더 높이 더 굳건히 쌓아올릴 수 있을 것만 같아.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한겨레21 2009.12.25 제791호, 이수정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설 민주노무법인 공인노무사)
[노동OTL 제4부 서울 A대형마트] 인턴제 허술함 드러난 가운데 내년 청년 고용 예산은 삭감…
청년실업 반은 고졸 이하, 완전히 새 판을 짜야

 
‘학력’이라는 스펙조차 애당초 없는 이들은 노동 빈곤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이제 없다. 학력이라는 커다란 퍼즐 조각 하나를 쥐고 있다 해도 학점과 영어, 자격증, 외모 관리와 성형에 이르기까지 온갖 스펙을 관리하며 퍼즐을 완성하지 않는 한 정규직 취업은 언감생심이다.
 
정부가 마련한 청년고용 대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청년인턴이었다. 그 실효성에 대해 우려하던 바가 이미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런데 내년에도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1만3천여 명의 행정인턴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얼마 전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노동부 장관이 “청년실업은 대책이 없다”고 고백까지 한 직후였다. 게다가 내년 국가예산안을 살펴보면 엉성한 대책이나마 대부분 관련 예산이 삭감됐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정부가 주력하겠다는 ‘청년층 뉴스타트 프로젝트’는 45.5% 삭감,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는 20% 삭감, ‘취업장려수당’은 65%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널뛰기라도 하는 것처럼 어지럽다. 
  
--------------------------------
“나조차 몰랐던 현실에 놀랐다” (한겨레21 2010.01.08 제793호, 정리 유재영·최고라 17기 독자편집위원)
[노동OTL] 에필로그 - 독자 대표와 ‘노동 OTL’ 취재기자들의 방담…
“고된 노동·단단한 계층 장벽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사는 건 아닐까”

 
전종휘: 그동안 우리 언론은 누군가의 말을 사실인 것으로 믿고 그에 근거해 사실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만 기사를 써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이 땀 냄새를 맡고, 그들의 말을 듣고, 때론 협업하면서 오감을 이용해 취재했다. 노동 현장에 기자가 뛰어듦으로써, ‘인용 전달’을 넘어 좀더 객관적으로 기사를 쓸 수 있었다. 획기적 방식을 시도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면 좋겠다. 그것이 이번 4부작을 읽는 온당한 방식이 될 듯하다. ‘심층 탐사보도 농사’의 첫해로 봐도 좋고.
 
안수찬: 한 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라면 옳다. 더 오랫동안 취재해야 한다. 다만 현재 한국 언론의 현실에서는 한 달도 어려웠다. 서민들의 언어는 선정적이고 단말마적이다. 그러나 그 언어에 진실이 담긴 경우가 있다. 우리가 쓴 기사에 서민의 날것 그대로의 언어가 담겼거나, 기자의 감정이 지나치게 개입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출입처에 기대는 관급 기사의 선정성이 판치는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서민 이야기의 선정성이 관청 보도자료의 선정성보다 낫다.
 
안수찬: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관점·경험·감성에 충실하려 했는데, 막상 그 세계에는 정치가 없었다. 정치가 없는 빈곤 노동의 현장이 사실의 총체에 가장 근접하는 이야기라고 봤다. 다만 노동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이들, 예컨대 민주당·진보정당 심지어 우리 자신을 향해 ‘이런 식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 묻고 싶었다. 그것이 우리가 생각한 ‘노동 OTL’의 정치성이었다.
 
임지선: 바쁘게 만들면 정치에 무관심해진다고 하지 않나. 이른바 ‘스펙’의 기준을 강화해 대학생들이 바빠지면서 정치에 무관심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식당 아줌마는 투표날에 일한다. 오히려 공휴일이라 식당일이 더 바쁘다.
 
전종휘: 일하면서 느낀 건,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인 노동자의 진입장벽이 되는 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이 일하는 곳에는 한국인 노동자가 들어오지 않는다. 노동의 환경·조건을 따져보고 한국 사람들이 안 오기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것이지, 그들로 인해 한국인 노동자가 진입하지 못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저임금 노동을 충당하는 이들은 그 사회에서 가장 약자 계층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가 그런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임지선: 마트만 빼고, 이주노동 문제는 모든 일터와 맞닿아 있었다. 내 경우에도 식당 취업을 위해 전화를 걸면 제일 먼저 중국 사람이냐고 물어보더라. 이주노동은 어느 한곳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를 구분해보기 전에 인간이 이런 식의 노동을 하면서 저임금에 허덕이며 살아도 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안수찬: 기사에 등장하는 노동자들을 보고 ‘이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생각을 오래 품다 보면, 막상 그렇게 살게 되었을 때 그 부당함을 절감하고 행동하게 될 것이다. 대안을 보고 싶다는 독자도 있었는데, 굳이 변명하자면, 교육·빈곤 대물림·일자리·실업복지·주택·육아·의료·노조 등을 한 두름에 꿰뚫을 수 있는 간단하고 강력한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문제를 단순화해 풀어나가는 건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생각이다.
 
임지선: ‘노동 OTL’을 읽은 독자들이 스스로에게도 대안을 한번 물었으면 한다. 사람이 사람을 부리고 노동시키는 현실, 일을 하면 할수록 가난해지는 계층의 벽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나 역시 이번 기획에 참여하며 많이 반성했다. 문제의 해결은 노동의 ‘인간성’을 찾는 데서 시작되리라 믿는다.
 
“뒤통수를 빵 때리는 분노가…” (한겨레21 2010.01.08 제793호, 임인택 기자) 
[노동OTL] 에필로그 - “내가 바로 당사자” 독자 반응 폭발적…
고용주·식당 주인들 사과, ‘국회 버전 노동 OTL’, 다큐 제작 등 잇따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1/09 01:59 2010/01/09 01:59

5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유치원에도 교원평가제 도입/ 교원평가 반대 기획글

View Comments

교원평가, 결국 시행되는구나 2009년 09월 02일 22:19
 

전교조가 과연 교원평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논의를 주도할 수 있을까. 이미 교원평가 실시 쪽으로 논의가 모아진다면 여기에서 아무리 쓸만한 대안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교과부가 교원평가 입법과는 무관하게 이를 강행하겠다고 하고, 교총이 이를 수용한 마당에 전교조가 밀려서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하는 상황에서 논의를 주도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그것은 바로 전교조가 만든 프레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각종 현안에 치이고 계속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교조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지 않으며, 뭔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묘안을 짜낼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저번 네이스저지투쟁과 같이 전교조가 뭔가 해주었으면 했는데, 아쉽다. 
 
하긴 민주노총 성폭력 사태도 감추는 마당에 그런 것까지 바라는 것은 지나치긴 하다. 교원평가 관련 기사를 발췌하여 모아놓는다.

 

-----------------------------------
평교사 출신 공모 교장 만족도 '최고' (교육희망 윤근혁 전문기자 / 2009년03월23일 16시05분)
'내부형' 폐지 추진 교과부, 조사해놓고도 쉬쉬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에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 교장의 직무수행 총점이 교장 자격증 소지자로 한정한 '초빙형'공모 교장보다 높은 사실이 17일 처음 확인됐다. 주간 <교육희망>이 입수한 '교장공모제 학교의 효과분석'이란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교장공모제 유형 가운데 내부형 교장의 총점이 85.1점(10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직 외 다른 분야 전문가를 교장으로 채용하는 개방형(83.5)이 뒤를 이었고, 교장 자격자만 응모 자격을 주는 초빙형은 81.7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교과부가 1, 2차 교장공모제 시범 초중고 112개교를 뽑아 지난 해 5~6월 해당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인데, 교장 공모제 공식 보고서로는 유일하다. 하지만 '내부형 폐지, 초빙형 확대'를 잠정 결정한 교과부는 자신들의 정책 방향과 다른 결과가 나오자 국회의원들의 요구에도 해당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바 있다.
  
이 자료를 보면 공모 교장(84.1점)이 일반 학교 교장(74.6)보다 10점정도 높은 총점 수치를 나타냈다. 더구나 같은 공모 교장 가운데에서도 교감 경력(1점 기준으로 -0.068)과 교감, 교장 자격 연수시간이 많을수록 총점이 반비례하는 '부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현행 교감 경력과 교장 자격증이 오히려 교장 직무수행에 부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교과부 중견관리는 "만족도 위주의 조사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황호영 전교조 학교자치 특별위원장과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교과부가 자신들이 분석한 시범 실시 결과와 정반대 정책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무원칙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당초 지난 해 12월 말 '내부형 폐지'를 뼈대로 한 교장공모제 정부입법안을 잠정 결정한 교과부는 이주호 차관 임명과 맞물려 이에 대한 발표 시기를 늦추고 있는 상태다.
 
----------------------------------------------------
[이슈브리핑] 교원 63.%가 교원평가를 찬성한다고? (2009년 4월 8일, 진보신당 정책위원회)
513여명 중 교장과 교감이 105명... 교과부의 ‘여론호도용’ 여론조사 
 
--------------------------------------------------
‘도로 노무현’은 전교조 패망의 길 (레디앙, 2009년 07월 13일 (월) 10:26:14 하재근 / 사회문화평론가)
[칼럼] “노-MB 모두 반민중 자유주의…교사-국민 연대해야”
 
요즘 한국에선 노무현 정부 세력과 이명박 정부가 양대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두 정부는 교육정책이 근본적으로 같다. 그 반대편엔 전교조가 있다. 양대세력의 반대편에 찌그러진 것이다. 그러므로 전교조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목표는 자유화 교육개혁이다. 이것은 자율화와 선택권의 확대, 민간화, 분권화, 다양화, 관치철폐 등을 근간으로 한다. 이것을 약속할 경우 국민은 좋아한다. 자신들의 선택권이 넓어지므로. 교장이나 사학재단 등 교육권력도 좋아한다. 자신들의 자율성이 증대되므로. 일류학교들도 좋아한다. 자신들의 자율성과 이익이 극대화되므로. 민주화 세력에 포함되는 매체들도 좋아한다. 웬지모르게 민주화되는 것같은 만족감이 주어지므로.
 
다만 교사들은 불편해한다. 교사는 그 속성상 ‘교육하는 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유화 교육개혁은 이 땅에서 반드시 교육을 말살하게 된다. 교사는 그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육개혁에 불복종한다. 교육이 사라지면 교사가 있어야 할 이유도 사라지는 것이니까.
 
전교조는 태생적으로 일반적인 노조와는 달리 교육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합법화 이후 다수 교사가 가입하는 바람에 일반 노조처럼 이익단체같은 성향이 짙어졌지만, 아무리 그래도 참교육을 향한 열망이 여타 교사나 국민들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전교조라는 집단과 자유화 교육개혁은 격렬히 충돌하게 된다. 
전교조는 자유화 개혁세력에게 교육개혁의 차원에서도, 사회개혁의 차원에서도 반드시 분쇄해야 할 전략 목표가 된다.
 
그들이 전교조를 치는 1차적인 방법은 당연히 억압이다. 공청회라든가 정책 여론수렴단계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든지, 경찰력을 동원해 발언하는 사람을 끌어낸다든지, 공청회장 출입을 막는다든지, 대규모 징계를 감행한다든지 등등의 수법이 동원된다. 노무현 정부 후반부부터 이런 경향은 노골화됐었다. 하지만 이런 고전적인 방식엔 한계가 있다.
 
더 교묘한 방식은 전교조를 스스로 무너지게 하는 것이다. 교원평가와 성과급 차등지급을 통해 교사들끼리 경쟁을 시켜 노노갈등을 유발하면 조직력은 저절로 와해된다. 여기에 학교 CEO에게 교원 인사권을 자율행사토록 해 비정규직 교원을 양산하면 금상첨화다. 게다가 학교를 서열화하고 연봉을 서열화하면 전국 단위의 연대의식을 아주 쉽게 말살할 수 있다. 강남 학원 고액 강사와 시골 보습 학원 강사 사이에는 연대의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교직사회에 그런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 궁극의 비기가 나타난다. 혹세무민하는 여론전을 통한 인해전술이다. 혹은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 ; 남의 손을 빌려 살인을 함-편집자 주). 전 국민을 전교조 죽이기 전선의 돌격대로 동원하는 것이다. 이것이 제일 무섭다. 이 수법에 당하면 역발산기개세 항우 장사라도 사면초가 포위고립 끝에 자멸하게 된다. 
 
자유화 개혁세력이 국민을 동원하는 결정적인 주술은 ‘수요자 중심주의’다. 즉, 학부모와 학생 등 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학교를 만들고 교사는 그들의 만족을 위해 서비스나 잘 하라는 선동이다. 이것은 전 국민의 환영을 받고 교사는 수요자의 적, 즉 국민의 적이 된다. 수요자 모시기, 학부모 떠받들기엔 수구언론, 비판언론의 구분이 없다. 
 
최근 그나마 이명박 대통령이 전교조를 살려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환멸이 이명박 정부가 탄압하는 세력에 대한 국민의 동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환란이 끝나면 범국민적인 전교조 사냥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우리 국민의 전교조에 대한 증오과 불신은 그만큼 뿌리 깊다. 지친 전교조는 요즘 국민의 눈치를 보며 시끄러운 저항 안 하고 조용히 학부모의 자식들에게 서비스나 잘 하겠다는 식으로 꼬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참교육 운동을 다시 하자 등등의 수사는 그런 패배의식의 표현이다.
 
비판언론을 포함한 모든 주류 언론이 그런 항복을 권유한다. 반대투쟁만 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학부모의 말을 들어라 따위의 주문이 그것이다. 학부모는 자기 자식 출세와 입시경쟁 승리만을 바라는 괴물이다. 교사가 학부모의 말을 듣는 그 순간, 즉 수요자가 교육의 지배자가 되는 그 순간이 이 땅에서 교육이 말살되는 날이 될 것이다. 그 말살을 국가권력이 직접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라는 이름의 국민의 손을 빌어 하므로 ‘차도살인지계’다. 그렇게 해서 전교조가 무력화되면 공교육 교사라는 거대한 단일 집단을 더 손쉽게 없앨 수가 있고, 그러면 국가재정이 절약돼 감세도 할 수 있게 되며 공화국 교육이 사라져 귀족교육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또 노동 노조 세력의 요새를 분쇄해 부자들이 신귀족사회의 이상향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우리 국민이 겪는 교육 고통의 근원은 교사가 아니라 대학서열체제에 있다. 이것 이외에 자유화 개혁세력이 하는 교육개혁에 대한 말들은 모두 사기다. 그들은 대학서열체제를 온존시키며 교사와 국민을 이간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이간질의 대표 떡밥이 전교조 마녀 만들기다. 아이의 성적은 부모 재산에 비례한다. 교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전교조 때리기는 이런 구조를 은폐한다. 전교조 마녀사냥 선동에 놀아나는 서민이 얻을 건 자식에게 돌아갈 신귀족사회 천민의 지위뿐이다. 입시경쟁승리라는 탐욕에 사로잡혀있는 한 이 사기극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입시경쟁 승리가 아닌 입시경쟁 폐지만이 모두가 함께 살 길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국민과 교사가 서로 연대해야 한다.
 
국민이 입시경쟁 승리를 탐하는 한 교사와 국민 사이에 접점은 없다. 교사는 입시경쟁승리를 위해 수요자에게 서비스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근본적인 전환 없이 ‘도로 노무현’ 세상이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
安교육 `교원평가제 무조건 시행' 선언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2009/07/20 15:52)
기자간담회서 밝혀…"시국선언 교사 엄정대응" 재확인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0일 교원평가제의 국회 입법이 지연되고 있지만 법제화와 상관없이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여러 이유로 (국회에서) 법제화가 늦어지고 있지만 이것과 상관없이 하반기에 교원평가제 시범학교를 배로 늘리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평가제의 시행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해 상임위 상정을 앞두고 있으나 국회 일정 표류, 여야의 의견 차 등으로 인해 처리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과부는 그동안 법안의 국회 통과를 전제로 내년 3월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 실시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안 장관은 교과부 자체 계획에 의해 법제화와 무관하게 교원평가제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안 장관은 "일단 학교에서 교원평가제를 실시해 보면 어떤 좋은 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는 교사들도 60% 이상 찬성하고 있으며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제도"라고 강조했다.
 
--------------------------------
“교육개혁이냐 이익단체냐 ‘스무살 전교조’ 기로에 섰다” (한겨레, 유선희 기자, 2009-07-22 오후 07:25:30)
창립20돌 토론회…연대단체들 쓴소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금 교육개혁단체가 될 것이냐, 아니면 이익단체의 길을 걸을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전교조가 2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관에서 개최한 ‘전교조 창립 20돌 기념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전교조가 이룬 성과에 대한 평가보다는 지금 처한 위기의 원인을 직시하고 앞으로의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전교조 부설 참교육연구소 이용관 소장은 ‘전교조와 참교육운동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전교조가 교육정책 반대투쟁과 정파싸움에 골몰한 것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합법화 이후 7차교육과정 반대투쟁, 교육행정정보시스템(네이스) 반대투쟁, 교원평가 반대투쟁 등 국민들 눈에 교사 이기주의로 보이는 투쟁 중심의 활동을 벌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자신이 속한 정파와 조금만 차이가 나도 편을 가르고 배제하는 논리가 조직의 단결을 훼손해 조합원들과 국민들의 실망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전교조가 다른 교육주체들과의 연대에 무관심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청소년 인권단체인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이상현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느끼는 다양한 고충이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전교조 교사들도 매한가지”라며 “전교조가 두발 자유, 체벌 금지, 야간 자율학습·보충수업 반대 활동 등 청소년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구했다.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 신용민 대변인(경인교대 부총학생회장)도 “예비교사들을 동지로 인식하고 임용체계 개선 등 교대생들의 투쟁에 힘을 실어달라”고 주문했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교조가 ‘조건 없는 교원평가 수용’을 선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학생·학부모들은 당장 일부 교사의 부실한 수업과 비상식적인 체벌·생활지도 문제에 대해 교원단체가 나서 주길 요구하고 있다”며 “교원평가 반대가 국민이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 만큼, 전교조는 교원평가법이 통과되기 전에 무조건 찬성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가 교원평가 취지에 맞는 여러 모델을 개발해 평가방식의 문제를 개선하고, 수업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가 창립 20돌을 맞아 내세운 ‘제2의 참교육운동’(새로운 학교운동)이 교육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성열관 경희대 교수(교육학)는 “경제위기로 교육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 사회가 원하는 인간형이 무엇인가’에 대한 공감을 얻기가 더 수월할 수 있다”며 “일회적 실천이나 성공 사례에 집착하기보다는 거대한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현재의 교육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교총 "교원평가 받겠다" (조선, 안석배 기자, 2009.08.12 09:21)
이원희 회장 "조건없이 즉시 수용… 전교조도 과감히 동참하자"
"사(私)교육 이기는 명품수업 위해 교사 지원 시스템 마련해야"
 
전국 초·중·고교 교사의 45%(18만명)가 가입한 한국교총(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회장이 11일 "(정부가 추진하는) 교원평가제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즉시 수용'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기존 입장을 전격 선회, "국회는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고 내년 3월부터 교원평가제를 실시하자"며 "당당히 수용하겠다. 우리는 끌려가듯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교사의 15%(6만명) 정도가 가입한 전교조와 민주당 일부 의원은 현 교원평가제 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적지 않아 논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교원평가제 법안이 (국회에서) 지지부진하면서 교사들이 불신(不信)의 대상으로 비치는 것을 반대한다"며 "우리는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교원평가라면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교원이 평가제를 찬성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제 결단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고, 전교조에 대해서는 "과감히 평가에 동참하자"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교원평가제 수용이 자신의 개인적 생각만은 아니며 지난 10일 전국 400여명의 교총 대표들이 모인 '조직대표자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평가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은 더 이상 필요 없으며 정부는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하고, 사(私)교육을 이기는 '명품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사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왜 평가가 필요한가.
"교사로서 교단에 함께 있기 싫은 교사가 있다. 예컨대 친북좌파 교사, 성희롱하는 교사, 성적 조작하는 교사, 아이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무능한 교사들과는 같이하고 싶지 않다. 이들이 우리 교직사회를 희화화시키는 적(敵) 아닌가. (평가를 통해) 거를 사람은 걸러져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당장 교원평가제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인가.
"교원평가제 법안이 국회 교과위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한 상태다. 이 법안은 우리가 주장했던 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에서 마련한 법안이므로 9월 정기국회 때 통과시켜 제도를 시행하자. 당당히 수용하겠다."
 
―현장 교사들 반대가 적지 않을 텐데.
"평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회원들 상대로 조사하니 평가제 찬성이 60%지만, 반대도 40%나 되더라. 하지만 학부모 80%가 이 제도를 지지하고 있다. 어차피 가는 방향이다. 교총이 선도적인 입장을 취하겠다."
 
"교사로서 나는 내 강의가 항상 최고라고 생각했었다"는 그는, 교원평가제가 시행되지 못하는 이유가 교사들의 이기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 가슴 아팠다고 했다. 이 회장은 '교사들이 그런 비난을 받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인식되어야 하느냐'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교원평가제 수용을 결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총은 교과부가 법 아닌 시·도 조례로 추진하겠다는 '편법적인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법이 통과되지 않아도 내년에 교원평가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예를 들어 시·도 조례를 통해 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별로 또다시 필요 없는 논쟁이 시작되고, 교사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우린 그런 상황 원치 않는다. 지금 법안이 국회에 있지 않나. 정부 여당은 법 통과시켜 제도 정착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평가결과를 인사와 연계할 수는 없지 않나.
"3년 정도 제도를 시행해 보고 평가결과의 인사연계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교원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사항은?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 교사들에게 맞춤형 연수지원을 확대하고, 교사들이 수업 이외에 쓸데없는 잡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달라. 어떤 교사는 가르치는 일보다 잡무가 더 많다고 하소연한다."
  
---------------------------
1570개 학교서 시범실시 중 (조선, 오현석 기자, 2009.08.12 00:30)
학생·학부모·동료가 평가 결과는 참고자료로만 활용
 
현재 교원평가가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학교는 초등학교 833교, 중학교 482교, 고등학교 243교, 특수학교 12교 등 전국 총 1570곳이다. 전체 초·중·고교(1만1080개)의 13.5%에 해당된다. 교과부는 2005년 48개교를 교원평가 시범학교로 처음 지정한 뒤 매년 늘려 왔다. 향후 전면 시행에 대비한 말 그대로의 시범 평가여서 평가 결과는 참고 자료로만 삼을 뿐 인사·승진이나 보수 등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이들 시범실시 학교에서는 1년마다 한번씩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해 교원평가를 한다. 교사는 수업지도·학생지도에 관한 사항을, 교장·교감은 학교운영 전반에 관한 경영능력을 평가받는다. 평가는 동료교사·학생·학부모가 평가자로 참여하는 다면(多面)평가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사들은 평소 관찰한 내용과 수업참관을 통해 동료 교사들을 평가하고,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는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초등학교 1~3학년의 저학년 학생들은 학부모가 학생 평가를 대신한다. 평가 결과는 ▲응답분포율 ▲환산점수 ▲환산평어('매우 우수' '우수' 등) 중 한 가지 방식을 선택해 개별 교사에게 통보된다.
 
-------------------------------------------
'홀로 반대' 전교조 고립… 교원평가 급물살 탈 듯 (조선, 이인열 오현석 기자, 2009.08.12 02:52)
여권, 도입에 적극적 학부모도 70~80% 찬성 전교조 설득이 최대 과제
 
그동안 전교조는 "교원근무평정, 성과급평가 등 교사에 대한 평가가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평가가 도입되면 이중삼중으로 교사를 압박하는 것"이라며 반대논리를 펴왔다. 지난해 전교조 대변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전교조는 이제라도 교원평가에 찬성하는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가 집행부로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당한 사건도 있었다.
 
2005년 시범학교 도입으로 본격 논의가 시작된 교원 평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학부모 70~80% 이상이 찬성하는 정책이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수업의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에 학부모들의 지지가 특히 높다.
  
---------------------------------
교총, 교원평가법 수용 입장 공식화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2009-08-12 13:43)
"전국 대표자대회서 법 통과 지지 결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 관련 법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교총은 지난 10일 충북에서 전국 시ㆍ도 및 시ㆍ군ㆍ구 교총 회장 등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2009 교총 조직대표자 연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의했다고 12일 밝혔다. 교총은 "교원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하는 교원평가제의 취지에 찬성하고 교육자 스스로 전문성 함양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작년 12월 논란이 됐던 `평가 결과와 승진 연계' 규정이 빠진 한나라당의 의원입법안이 만들어지자 "정부는 관련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각 정당을 설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법안 지지 입장으로 선회했다. 교총 관계자는 "법 제정의 당위성은 그동안 교총이 일관되게 강조한 내용이지만 여러 전제조건을 이야기하다 보니 의지 부분에서 의심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전국 대표자들이 모인 가운데 교원평가법 지지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교총 홈피, 교원평가 수용에 '부글부글' (오마이뉴스, 09.08.14 09:26  박상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 발표... "회장의 독단... 회원 투표하자" 의견도 
 
우선, 교총 회원들은 교원평가 수용 결정과 발표가 비민주적으로 결정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회원은 교총 홈페이지에 글을 통해 "400여 명의 교총조직 대표자 회의에서 의견을 모아 결정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이 회장은 참 비겁한 인간이다'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결정의) 대표성에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데, 교총에는 '대표자 회의'라는 조직이 없다, 이 회장은 교총의 정관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지적대로 교총 정관에 따르면 중요 사항은 대의원대회와 이사회 결정을 거쳐야 한다. 이원희 회장은 교원평가제 수용 절차에 대해 "조직대표자 400여 명이 모여 그동안의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키고 인사 등과 연계하지 않는 교원평가제라면 수용할 수 있다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일부 교사들은 회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이 회장의 독선과 독단에 의한 선언이라며 이 회장을 퇴진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이 회장은 13일 교총 홈페이지에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9월 정기국회에서 교원평가 관련 법안이 여야를 넘어 어떠한 형태로든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권에 의해 강요받는 것보다 당당히 평가받겠다는 모습을 국민과 정치권에 보여주고 교육여건 개선을 요구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의 반발과 달리 교총 산하 전국 1만1000여 개 초·중·고 교장 모임인 한국초중고등학교장총연합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교원평가 수용을 적극 지지하며 이를 계기로 학교교육 경쟁력이 보다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교원평가의 대상인 교장들 스스로도 당당하게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지지를 나타냈다. 
  
-----------------------------
교과부-교총, 교원평가 인사반영 '힘겨루기' (뉴시스, 지연진 기자, 2009-08-17 17:45)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 전면 시행시 평가 결과의 인사반영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교과부 안병만 장관은 17일 오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회장을 만나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실시에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교원평가제 시행 후 우수 교원에 대한 학습연구년제 실시와 교원들의 잡무 경감, 현재 10년으로 정한 근무성적 평정 점수 반영 기간 단축 등 교육여건 개선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다. 특히 이 회장은 "교원평가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 목적인 만큼 평과 결과를 인사와 보수에 연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교원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교총은 밝혔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수업 잘하는 교사가 우대받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교원평가와 관련한 교총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총은 덧붙였다.
 
그러나 교과부 이성희 학교자율화추진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면담에서 교원평가 결과의 인사반영 여부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교원평가제 시행을 담은 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한 만큼 국회의 뜻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면서도 "법안이 통과가 안될 경우에도 시도교육청 평가시 교원평가제 시행 여부를 반영해 교원평가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4월 국회 법안 소위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원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때문에 교총이 교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교원평가제 시행을 수용한 것도 이같은 법안 때문이라게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그러나 교과부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 여부와 관계 없이 내년 3월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배경에는 인사반영 여부가 교원평가의 핵심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
안병만 교과 “교원평가 국회 통과 안돼도 시행” (경향, 선근형기자, 2009-08-18 00:07:38)
 
내년 3월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제가 실시되면 우수 교사들에게는 학습 연구년(안식년) 등 인센티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7일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 관련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내년 3월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2010학년도 1학기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실시 방침을 재확인했다. 안 장관은 “평가 결과가 우수한 교원에게는 학습연구년 등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성 신장이 시급한 교원에게는 장기 집중연수를 부과할 방침”이라며 평가 결과에 따른 상벌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학습연구년 제도 외에 교원들의 잡무 경감, 근무성적 평정 점수 반영기간 단축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공청회, 시·도별 정책토론회 등을 거쳐 다음달 중으로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교원평가 결과와 인사·보수 등과의 연계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
[기고]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정착되려면 (서울, 차성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2009-08-19  30면)
 
현재 시범운영되고 있는 교원평가제는 교장·교감·교사 모두가 평가대상이지만, 세간의 관심은 교사에 대한 평가에 집중돼 있다. 교사 평가의 주된 영역은 수업 및 학생지도 활동이며, 평가자에는 교장 및 교감·동료교사뿐만 아니라 학생 및 학부모도 포함된다. 평가결과는 교사의 승진이나 보수와 연계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개선 및 능력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여느 평가도 마찬가지겠지만, 교원평가제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학교구성원들의 자발적·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이 2008년도에 수행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 운영 분석결과를 보면, 동료교사들의 평가가 상당히 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이후 2008년까지의 동료 교원의 교사평가 결과를 보면, 우수 이상의 비율이 평균 90%를 넘는다. 이런 결과만 놓고 보면 교사들의 수업 및 학생지도는 거의 문제가 없어 보이며, 따라서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교원평가를 실시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반면, 교육수요자인 학생 및 학부모의 만족도조사 결과는 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학생이 교사의 수업에 만족하는 비율이 평균 60% 정도이며, 학부모의 경우는 6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결과가 동료교사에 대한 봐주기식 평가 때문이 아니라면, 평가 지표나 척도의 문제일 수 있다. 즉, 평가지표가 교사의 수업 및 학생지도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거나 평가척도가 우수 교원과 그렇지 않은 교원을 가려낼 만큼 충분히 세분화돼 있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어느 편이든 교원평가의 신뢰성을 위협하는 것이다. 현행 교원평가제는 세부 평가항목이나 평가방법을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실 단위학교에서 적절한 평가지표를 개발·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학교컨설팅의 도움으로 교사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평가도구를 개선하고, 교원평가제를 교사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연계시킨 시범학교 운영 사례를 참고하면서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교원평가제의 궁극적 목적이 교사의 수업 및 학생지도 능력 제고에 있다는 점에서 개별교사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의 제공 여부는 교원평가제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다. 현재의 교원 연수 프로그램 가운데 상당수가 교사들로부터 현장과 괴리된 이론중심의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현재의 교원연수 체제 및 내용에 대해 전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교원평가제와 연동, 운영될 수 있는 교원 연수시스템을 교원평가제 안에 도입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여느 교원 관련 정책과 마찬가지로, 교원평가제 역시 교사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이를 위해 교원평가제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지만,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근무환경의 개선 또한 시급하다.
  
------------------------------
“교원평가에 학생·학부모 참여” (내일, 수원 곽태영 기자, 2009-08-19 오후 1:04:50)
김상곤 경기교육감 “시국선언 교사징계 곧 결정”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18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내년부터 실시하는 교원평가에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들을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선거 때부터 제대로 된 평가는 소속 집단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 교원평가 도입의사를 밝혔다”며 “평가는 수평(동료), 수직(교장), 다면적(학부모·학생)으로 하되 인사에 반영하지 않고 교육의 질 향상이란 목적을 충족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최근 교육국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 교육감은 “평생교육법 개정에 따른 지자체 업무이관과 대학유치, 교육지원 등 업무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국 단위 조직으로 설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중복·상충 문제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적절한 시점에 도와 이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
[시론]‘교원 평가’로 공교육 살리려면 (경향, 성기선 | 가톨릭대 교수 교육학, 2009-08-24 18:17:10)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이해하기도 해결하기도 복잡하고 어렵다. 수많은 난제가 쌓여 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태이다. 2005년부터 시범운영되고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제(이하 ‘교원평가제’) 역시 그중 하나이다. 며칠 전 한국교총에서는 내년부터 시행될 교원평가를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한 바 있지만, 그렇다고 교원평가제가 소기의 목적을 잘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제도가 기존의 근무성적평정제도나 성과급제도와 근본적으로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 분명하지 않다. 또한 교원의 전문성, 수업전문성, 우수교사나 좋은 수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분명한 기준도 없기 때문에 자칫 새로운 교원평가가 교육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성도 있다. 적어도 교원의 전문성을 구성하는 직무요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분석하고, 좋은 수업은 어떤 수업을 말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교원에 대한 평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교원의 전문성을 끌어올리고 수업의 질을 높이며 학교교육의 책무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러한 교원평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시해야만 부작용을 줄이고 애초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가? 우선 교원능력 평가의 목적을 좀더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 교원은 전문직이다. 전문직의 전문성을 평가하기 위한 준거와 방법을 분명하게 밝혀두지 않는다면 측정가능하고 일시적인 그러면서 피상적인 기준만으로 평가함으로써 전문성을 오히려 훼손시킬 위험성이 있다. 교원전문성 평가에 대한 매우 엄격하고 객관적인 준거를 만들고 관련자들이 합의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둘째, 교원의 근무조건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표준수업시수가 정해져 있지 않아 학교마다, 교과목마다 교사들의 수업시간과 업무부담 정도가 상당히 차이난다. 학교별로도 교원법정 정원이 확보되어 있지 않아 교원의 수가 차이난다. 이러한 교육여건의 개선을 통해서 합리적인 교원평가제의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이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 아울러 기존의 근무성적평정제도와 성과급제의 관계 조정을 통한 통합화도 시도해야 한다. 
 
또한 교원에 대한 개별평가 중심에서 벗어나서 학교 중심, 교사집단 중심의 기관평가, 하위집단별 평가를 함께 시행할 방안도 찾을 필요가 있다. 학교조직과 학교문화의 전체적 변화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개별평가와 함께 공동체의 협동적인 노력에 대한 평가를 반영해야 한다. 좋은 교사와 함께 좋은 학교를 지향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허명만 남은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활력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교과부, 교원평가 인사와 연계 검토 (서울, 박창규기자, 2009-08-27  10면)
근무평정과 통합… 교총 반대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원평가 결과를 기존 근무성적평정제에 통합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는 근무평정제에 포함된 동료교사 다면평가를 교원평가 결과로 대체하겠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교원평가 결과와 인사·승진은 자동적으로 연계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교원평가제가 실시되면 이 방식에 대한 영향평가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교원평가의 인사연계 모델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교과부가 지난해 말 국민대 박지혜 교수 등에게 발주한 “교원평가 결과의 인사 연계에 대한 영향력 분석연구”라는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현재 다면평가 반영비율인 30%를 유지한다면 다면평가를 교원평가로 대체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어떤 점수 급간을 사용해도 최종 평가결과가 기존 근무평정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혼란 없이 교원평가와 인사를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돼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승진을 위한 근무평정에 교원평가 결과가 들어가면 결국 교원평가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
전교조 "교원평가, '반대' 아닌 '새 대안' 마련하겠다"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 2009-08-31 오전 11:41:16)
대의원대회 하반기 사업 계획 통과…"적극적 대응 필요하다 판단"
 
최근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원 평가제를 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는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논의의 향방이 주목된다. 전교조는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충남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58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포함한 하반기 사업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전교조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교원 평가 방안에 근무평정시스템 개선책이 없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대의원대회에서 아주 새로운 논의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교원 평가 방안의 문제점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민용 대변인은 "그러나 교원 평가 법제화가 현실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근무평정 개선 전에는 무조건 반대'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는 건 소비적이고 소극적 대응이라고 본다"며 "전교조 나름의 대안을 마련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교조의 방침은 오랜 시간 진통을 겪고 있는 교원 평가제 도입 논란을 두고 다소 유연한 대처를 해나가겠다는 기류 변화로 풀이된다.  
 
-------------------------------------
전교조, 교원평가 ‘대안 투쟁’ (한겨레, 연기/정민영 기자, 2009-08-30 오후 09:33:22)
‘무조건 반대땐 고립’ 공감대…대안 내놓기로
민주노총 성폭력사태 관련 위원장 경고조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29일 충남 연기군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대안적 교원평가 방안 제시’ 등의 내용을 담은 하반기 사업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는 교원평가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반대투쟁에 주력해온 전교조의 태도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금까지 전교조 안에서는 교원평가제와 관련해 ‘조건부 수용’을 포함한 다양한 견해가 제기됐으나, 공식적으로는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해왔다.
 
이날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상당수 대의원들은 교원평가 도입 반대만을 고집할 경우 사회적 고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뜻을 <한겨레>에 밝혔다. 한 대의원은 “국회에서 교원평가법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내년부터 교원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발언을 볼 때, 이미 교원평가 도입에 전교조가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교원평가를 어떻게 수용할지 논의해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의원도 “예년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가 더욱 강경하게 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겠지만,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그런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며 “지금은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상황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사업계획은 그동안 전교조가 유지해온 교원평가에 대한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를 비롯한 개혁 진영의 교육운동단체들이 교원평가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다, 교원평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까지 최근 교원평가 수용 방침을 밝힌 상황이어서, 전교조가 어떤 식으로든 교원평가제 도입 논의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전교조 전국 정책실장 회의에서도 그동안 교원평가 반대투쟁을 주도해온 조직내 강경파 그룹인 ‘교육노동운동의 전망을 찾는 사람들’ 쪽의 정책실장 일부가 교원평가제 수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돼왔다. 
 
-----------------------------------------
[사설]전교조의 내실있는 교원평가 대안 기대한다 (경향, 2009-09-01 02:08:11)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대의원대회를 열어 ‘대안적 교원평가 방안 제시’를 올 하반기 사업계획으로 공식 결정했다고 한다. 전교조의 ‘대안 제시’ 결정은 2005년 정부가 교원평가제를 추진한 이래 줄곧 ‘수용 불가’를 주장해온 기존 방침과는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그간 찬반으로 나뉘어 겉돌던 교원평가제에 대해 더욱 내실있는 논의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교조는 ‘대안 제시’ 결정이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고,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전교조 스스로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상황인식’을 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더구나 교원평가제에 대해 교원과 학부모의 3명 중 2명이 지지를 보내고, 참교육 시민단체들도 대체로 긍정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교원평가의 필요성 자체는 더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교원의 평가 필요성과 평가 방법은 별개의 문제다. 평가가 필요하다고 교육의 최일선인 교사의 평가를 ‘인기투표’하듯 하거나, 교육정책 실패의 원인을 교사의 무능 탓으로만 돌리는 ‘마녀사냥’ 식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시범운영되는 교원평가제나 국회가 추진 중인 교원평가법안의 평가 방법에는 개선 여지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평가의 목표인 ‘좋은 선생님’에 대한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 기존 근무평정과 다를 게 없는, 평가를 위한 평가가 된다면 교사의 전문성 향상과 질 높은 교육은 기대하기 힘들다.
 
교원평가제가 얽히고 설킨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쾌도난마(快刀亂麻)의 해법일 수는 없지만, 해결의 단초일 수는 있다. 전교조는 반대만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상 평가의 기준과 방법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교육당국도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협의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교원평가제의 내실있는 논의를 통해 ‘좋은 선생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
전교조, 교원 평가를 주도하라 (프레시안, 김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 2009-09-02 오전 9:10:54)
[김명신의 '카르페디엠'] 더 이상 외면받는 전교조는 안 된다
 
최근 학부모단체를 비롯해 시민사회 이곳저곳에서도 교원 평가를 받아들이라고 전교조에 무언의 압력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부분 일간지들이 교원 평가를 강하게 주장하는 사설을 주기적으로 싣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지만 이번에 교원 평가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로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원 평가를 전면 수용하면 조합원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고 교원 평가를 전면거부하면 국민들 신뢰가 날아갈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두들 전교조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의 교원 평가 안은 40만 교원 중 상위 0.1%는 안식년을, 하위 0.1% 장기연수를 보내는 것이 핵심이며, 학생은 수업만족도, 학부모는 학교만족도와 다면평가는 참고사항입니다. 별 특별한 내용은 없는데도 논란이 되는 것은 교원 평가가 의제를 넘어서 정치문제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교원 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 갈등을 무릅쓰고 평가를 강행 하는 이유는 인사는 근평(근무평정)에서 이미 윗사람 중심의 기존 평가틀이 있어서 손해볼 것이 없는 데다가 향후 적용 여부는 칼자루 쥔 사람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교원 평가의 잇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교원 평가에 학생 수업만족도가 들어 있다는 것은 언제나 학생들 위에 군림해온 교사들이 학생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이루며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조성해 학생인권을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교육현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대학교수 평가처럼 강의 만족도를 중심으로 교원 평가를 하라고 제안합니다. 교수들은 개르치는 일외에 연구논문도 중요시됩니다. 그러나 교사들은 교수들과는 달리 논문을 쓰지 않고 연구 수업이라는 것을 합니다. 많이 왜곡되어 있지요. 그래서 교원 평가가 어렵습니다.
 
정부가 교사 양성, 임용, 연수, 승진정책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에 대한 불신은 정부에 대한 불신과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교사와 함께 교원전문성 문제를 풀어갈 생각은 하지 않고 교사탓, 남 탓만 하는 것, 비겁한 일입니다. 실제 정부 주장대로 사교육대책으로 교원 평가제를 도입한다면 실패할 것이 뻔합니다. 교원 전문성 문제는 교사의 양성과 임용과 연수와 승진이 한 몸입니다. 그런데 그중 평가만을 전문성 신장이라며 똑 떼어놓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것이지요. 교원근무평정(근평)으로 소숫점 둘째짜리 점수가 똑같은 교장 임용 대상자가 막상 교장으로 부임해서는 천차만별입니다. 기존 평가 체제가 뭔가 문제가 있으며 올바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반증입니다. 몇 년 안에 기존 교원 평가 체제에 대한 심각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결정이든지 전교조의 결정을 존중할 생각이지만 교원 평가 문제에 발목 잡혀 더 이상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사회적 발언력을 상실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지난 몇 년처럼 정부 측이 주장하는 대로 수세에 몰려 끌려다니며 내부 분열 일으키지 말고 책임있는 주체로서 판단하고, 행동하고, 주도할 것을 주문합니다. 가장 학생들을 위한 교육, 교원 평가의 대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당당히 제시하십시오. 전교조가 이미 교원 평가에 대한 대안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흐름과 소통]‘교원평가제’ 올바른 방향은 (경향, 선근형·김지환기자, 2009-09-01 18:40:49)
ㆍ“교원평가제 연착륙 중요” “전면실시 앞서 근평 개선”
ㆍ이원희 “무조건 반대는 이기주의…교사들 자극제로 활용해야”
ㆍ정병오 “평가주체도 학생 위주로…사교육비 절감과 연관없어”
<토론자>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교원평가제)를 놓고 교육계가 시끄럽다. 한동안 잠잠했던 교원평가제 논란은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 다시 뜨겁게 일고 있다. 그동안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교원평가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교원평가제가 찬성·반대의 기존 논의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떻게 시행할지’ 문제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이다.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을 찬성하는 한국교총의 이원희 회장과 더욱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좋은교사운동’의 정병오 대표가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나 ‘교원평가제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했다. ‘좋은교사운동’은 개혁적 성향의 교육시민단체다. 이 회장은 “법적 근거를 토대로 시행하는 정책을 무조건 반대만 하면 국민들로부터 교원 이기주의로 매도당할 뿐 아니라 교육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교원평가제의 조속한 실시를 촉구했다. 반면 정 대표는 “교원평가제 실시에 앞서 교원근무평정제도가 개선돼야 하고, 평가주체도 동료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정병오 대표(이하 정병오)=교원평가제 논의에서 핵심적인 사안 중 한 가지는 인사 연계 여부이다. 하지만 교원평가제의 취지는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이다. 교사들의 학생 지도 능력을 배양하는 데 이 제도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교원평가제가 정착되기도 전에 그 결과를 인사에 연계시키는 건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 인사와 연계한다고 할 때 객관성과 정확성이 중요하다. 수업평가를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는데 엄밀성이 담보되기 쉽지 않다. 또한 굳이 결과를 인사와 연계시키지 않아도 얼마든지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도 학생들로부터 자발적으로 수업평가를 받고 있는 교사들이 많고 스스로 자극을 받는 교사가 대부분이다.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만 알 수 있어도 그 효과는 충분하다.
 
이원희 회장(이하 이원희)=많은 국민이 교원평가제 결과를 갖고 교사들을 퇴출시키는 용도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본격 시작도 안됐는데 교사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평가 결과를 교원들의 연수에 활용하는 것으로 명시했는데 이게 적절하다고 본다. 대학의 안식년제를 도입해 국내외 대학과 전문교육기관 등에서 연수 기회를 부여하면 교사들에게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인센티브를 교사들에게 주면서 교원평가제를 우선 연착륙시킨 후 평가 결과를 객관적으로 지표화하는 작업이 가능해질 때 인사와 연계시키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병오=교원평가제의 전면 실시에 앞서 근무평정제도(근평)가 개선돼야 한다. 현재의 근평 아래서는 교사들이 수업을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인사고과 점수를 잘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근평은 상대평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근평과 교원평가를 섞어서 시행하게 되면 교원평가제도는 인사와 연계될 수밖에 없고, 교육현장에는 각종 부작용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이원희=근평은 교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고 교원평가제는 교사들에게 수업을 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자는 것이다. 교원평가 결과를 교원들의 승진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근평에 문제가 있으니 교원평가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논리는 결국 교원평가를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근평과 교원평가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는 향후 연구 등을 통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논의하면 된다.
 
정병오=교사들을 평가하는 주체는 학생들이 주가 돼야 한다. 교사들의 수업을 듣는 대상이 학생이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 중심의 평가가 될 경우 교원평가제가 인기영합주의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생끼리 모의해서 수업은 잘하지만 엄한 교사들에게는 점수를 낮게 줄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양식이 그 정도로 저급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결과로 볼 때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잘 알아서 교사들에 대한 평가를 잘해 왔다. 반면 동료 교사들에 의한 평가 위주로 교원평가가 진행된다면 교사들이 수업보다는 동료 교사를 지나치게 의식해 교원평가의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이원희=교원평가제를 교사의 수업만을 놓고 봤을 때는 학생 중심의 평가가 맞다. 하지만 교원평가에는 교장·교감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교장·교감의 학교 경영 능력을 평가할 때는 학부모의 의견을 설문조사 등을 통해 들어보는 것이 좋다. 또 학생·학부모의 평가만 가지고는 교원평가를 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서로 평가해서 수업 준비과정 등에 대해 체크하는 과정도 있어야 한다. 학생·학부모들이 알 수 없는 부분을 동료 교사들이 평가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학생·학부모·교사 간의 균형잡힌 평가가 조화롭게 진행돼야 한다.
 
정병오=법에 명시돼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관리위원회’의 운영도 중요하다. 교원·학부모·외부전문가·교육청 관계자 등 5인 이상 11인 이내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는데 교사와 학부모가 동수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위원장은 학부모가 해야 한다. 위원장을 교사가 할 경우 교원평가의 과정 및 결과에 대해 교장이나 교감이 간섭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성패는 불신이 개입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달려 있다.
 
이원희=위원장은 외부전문가가 맡는 것이 온당하다고 본다. 학부모 중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분이 많지만, 행정체계에 능숙한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위촉하는 것이 옳다. 수십명의 교사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업무 부담이다. 관리 위원으로 참석한 교사들에게는 이 자체가 수업 이외의 잡무에 포함될 수 있다. 관리 위원 교사들이 여러 달 동안 잡무에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병오=안병만 교육기술과학부 장관이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 법안이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않아도 내년 3월부터 전면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교육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다. 불법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평가받는 사람들의 동의도 중요하다. 평가받기 싫은데 억지로 받으라는 제도는 현장에서 무력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교원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원평가제를 실시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 사교육 문제의 핵심은 서열 경쟁이기 때문에 교원평가제와 사교육비 절감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다. 사교육비 문제는 정부가 또 다른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원희=안 장관께서 처음 그 발언을 했을 때만 해도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강조한 말로 이해했는데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법 없이 시행하는 것은 시범실시 이상의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또 교원평가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에 공감한다. 교원평가제의 정착으로 공교육이 신뢰를 얻게 되면 사교육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문제의 근본적 치유는 어려울 것이다.
 
정병오=교원평가제에 대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라는 이유로 상당수 교사가 반대하고 있다. 교육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교원들의 능력과 자질이 날이 갈수록 향상되는 것과는 반대다. 따라서 국민들과 소통한다는 차원에서 교원평가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 문제도 나오는데 교원평가를 받는 게 오히려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다. 교원들 스스로 자기 혁신을 해야 구조조정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교실이 교사의 왕국이었는데 교원평가는 이제 교실이 열린 공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원평가 도입 자체가 의미가 있고, 전체 교육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원희=평가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교사들 정서상 교원평가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에서 법적 근거를 토대로 시행하는 정책을 반대하면 국민들로부터 교원 이기주의로 매도당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연착륙이다. 교사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서서히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원평가를 하기로 했으면 ‘교원평가를 해도 교육문제 해결이 안된다’는 불만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원평가제를 하지 않아 나타나는 불만이 “교원평가를 해도 마찬가지”라는 불만으로 재생산돼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정병오=전교조가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교원평가제를 반대한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줬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이제 교원평가제 수용에서 한 걸음 나아가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전교조 입장에서는 반전의 기회다.
 
이원희=전교조도 이제 교원평가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교원평가제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교원단체가 마지못해 끌려가는 식의 모양새가 아니라, 교원단체들이 먼저 나서서 함께 논의하고 경쟁하는 모습이 바람직한 것 같다.
  
----------------------------------
교과부 교원평가제 전면 실시 (김춘진 의원실 보도자료, 2009-09-11 13:33)
인천, 광주, 강원, 전북, 경남, 제주 교육감 '난색'
김춘진 의원, 시도교육감 긴급 설문조사 결과 발표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인 김춘진의원(민주당, 고창·부안)은 9월 11일(금) 16개 시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내년 3월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시행의사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울산, 경기, 충북, 충남, 경북 등 9명은 '전면 시행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반면, 인천, 광주, 강원, 전북, 경남, 제주 등 6명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을 해, 국회에서 교원평가제 관련 법 개정 없이도 전면 교원평가제를 내년 3월 전면 시행하겠다는 안병만 장관의 발언에 대하여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0일 기자 간담회를 통하여 국회에서 법개정이 없더라도 내년 3월부터 1만1천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원평가제를 실시하겠다는 안병만장관의 발언에 대하여 김의원은 법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등 현행 교육 관련법령에 따르면 교원평가제의 실시주체는 교육감의 권한이라고 지적하면서, 안장관은 자신에게 교원평가를 전면실시할 권한도 없는데 하겠다는 발언은 어 MB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소통방식의 전형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의원에 따르면 교과부는 안병만 장관 발언 이후 내년 3월 교원평가제 전면시행을 준비하기 위하여 당초 계획에 없던 하반기 선도학교 확대운영 계획을 세웠다. 선도학교는 2008년도 말에 669개에서 2009 상반기 1570, 하반기에는 3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의원은 일부 학교의 경우 전면 시행에 반대하는 교사 수가 다수인 경우 법개정 없이는 교사들의 반발로 전면 시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법개정 여부를 떠나서 내년 3월 전면시행에 필요한 실무 준비와 평가 결과 활용을 위한 연수에 필요한 예산 등의 분비 부족으로 전면시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인천, 광주, 강원, 전북, 경남, 제주 등 6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토로했다고 밝혔다.
 
김춘진의원은 국민적 합의를 거쳐서 교원평가제를 도입해야 하지만, 절차적인 면에서 첫째 2009.4.23자 교과위 법안심사소위원회안이 한나라당의 일방적 의결을 통한 처리인 만큼 해당 안을 다시 소위로 돌려보내 야당의원이 참여한 가운에 심도 있게 논의가 되어야 하며, 둘째,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현재 시범사업수가 전체 학교수의 약 10% 내외인 만큼, 내년 3월 전면시행에 충분한 시간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선도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의 경우 극히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평가 활용이 이루지지 않고 있어 교원평가제가 전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평가와 활용에 대해서는 전면 시행후 2-3년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교육감 절반 ‘내년 3월 교원평가’ 난색 (경향, 선근형기자, 2009-09-11 03:25:35)
ㆍ교과부 ‘밀어붙이기’에 9명만 찬성… 상당수 “졸속·유출 우려”
 
시·도 교육감 16명 중 내년 3월 교원평가제 전면 실시에 찬성하는 교육감은 절반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내년 3월부터 무조건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상당수 교육청에서 일선 학교 동의나 시간·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일선 교육현장 의견과 현실이 무시된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주당 김춘진 의원에 따르면 지난 4~9일 전국 시·도 교육감 16명을 상대로 ‘내년 3월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 실시할 의사가 있는가’를 질문한 결과 “시행하겠다”고 답한 교육감은 9명(56%)으로 나타났다. 서울·부산·대구·대전·울산·경기·충북·충남·경북교육감이 찬성표를 던졌다.
 
인천·광주·강원·전북·경남·제주교육감 등 6명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입장 표명을 유보한 이유를 살펴보면 내년 3월 강행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 입장으로 해석된다. 인천·광주교육청은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를 구체적인 이유로 내세웠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전면 시행을 하겠다는 선언만 했지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도 “아직 법제화도 안됐는데 교원평가제 전면 실시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부담된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동의를 구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학교가 교원평가제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무조건 시행은 상당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교육청은 ‘시간·인력·예산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제주교육청 관계자는 “준비기간을 길게 잡는다고 해도 고작 3달 반 정도인데다, 시범시행에서 전면시행으로 바뀔 경우 필요한 인력 확보 방안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평가 내용을 통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결과가 외부로 유출될 우려도 있어서 보안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교육청은 “시·도 교육감 협의회를 거쳐야 하는데 아직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의사결정 방식이 바람직한지 모르겠다”며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전북교육청은 “교육감이 아직 구체적인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 측은 “교육감 임기가 다음 달 종료되는 관계로 내년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답변 자체를 거부했다.
 
김춘진 의원은 “일단 국회에서 교원평가제 법안 심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며 “교육 당국도 내년 3월 전면 시행에 앞서 충분한 예산·인력 확보 방안이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

2009/12/11 15:06:43
프로메테우스는 지난 11월 30일, ‘(가칭)학교자치 실현과 교원평가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 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이 주최한 교원평가 비판과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 관련기사를 실었다. 토론회 자료를 보려고 했는데, 그 자료를 찾을 수 없었고, 토론회 관련기사도 프로메테우스 기사말고는 보이지 않더라. 교원평가에 대한 진보진영의 관심이나 준비정도가 어떠한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중집에서 교원평가를 수용하기로 하고 대안을 모색한다고 하였다. 과연 어떠한 대안이 나올 수 있을까. 단지 교육시장화 저지라는 거시적 담론 말고 구체적인 정책대안이 필요한데, 우리에게 거기까지는 역량 부족인 듯하다.
 
그러는 와중에 정부는 유아교육에도 선진화를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이 유아교육 선진화방안에 교원평가를 포함시켰다. 선진화가 써먹히지 않는 영역이 도대체 무엇일지 모르겠다. 이쯤되면 '선진화' 자체에 대해서도 연구검토가 필요할지 모른다. '선진화학' 같은... 아무튼 일단 교원평가가 도입된다고 하니 갈수록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래서 원칙적인 대응이 필요했던 것이다. 

 

----------------------
【논평】근무평정 폐해를 막는 길은 근무평정 폐지뿐이다 (2009년 11월 2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근무평정 반영기간 축소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근대적 승진제도는 교사통제와 교장이기주의에 불과-
【교사 근무성적평정 반영기간 단축에 대한 논평】

 
11월 26일 교과부는, 승진경쟁으로 인한 갈등 심화와 근무의욕 저하를 이유로 10년의 근무평정 반영기간을 축소하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이번 승진규정 개정은 교원의 승진제도에 대한 교과부의 입장이 모순투성이며, 허구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교과부는 2007년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제도를 능력과 근무실적 중심의 제도로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다면평가를 도입하고, 근무평정 반영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런데 이를 시행해보지도 못하고 다시 개정한다는 것은 2007년 승진규정 개정당시 주장한 논리가 허구적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승진규정 개정으로 근무평정의 폐해가 시정되리라 보지 않는다. 0.01점을 다투는 교원 승진제도에서 근무평정은 만점 213점중 100점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영 기간을 변경하더라도 평정에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교장, 교감에 의해 근무평정이 좌우될 수밖에 없기에 그 폐해가 시정될 수 없는 것이다. 아래 참고자료에서 보듯, 정부는 그동안 수없이 점수제 승진제도에 입각한 근무평정제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자체 진단해왔다.
 
그간 교육당국 스스로 지적해온 점수제 승진제도의 문제점과 근무평정제도의 문제점은 근무평정 제도를 땜질식으로 고쳐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오로지 근무평정을 폐지하고, 승진제도를 공모제로 전환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지난번에 교과부는 교장을 공모제로 임용하는 개혁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근무평정 반영기간을 축소하는 땜질 처방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근무평정제도를 폐지하고 승진제도를 공모제로 전환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다. 교장, 교감을 공모로 임용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승진제도가 공모제로 전환되었을 때, 근무평정은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다.
 
창의성 교육이 절실한 21세기에 세게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낡은 점수제 승진제도를 고집해 운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승진을 미끼로 학교장을 통한 교사 통제를 강화하고, 관리자의 권한에 의지해온 특정교원단체의 이기주의와 압력 때문이다.
 
교장, 교감이 교사 관리를 위해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면, 지금처럼 불합리한 근무평정이 아니라, 교장, 교감이 책임 있게 교사를 평가하고, 그것을 공모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게 하면 될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근무평정제도의 폐지와, 승진제도의 공모제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
“교사만의 문제 아닌 보편적 교육권 문제” (프로메테우스, 김성일 기자, 2009.12.02 00:43)
토론회 “교원평가, 이대로 수용할 것인가”
  
11월 30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교원평가 비판과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가칭)학교자치 실현과 교원평가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 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이 주최했고, 청소년, 교사, 학부모, 진보정당 등 다양한 부문활동가들이 토론자로 나섰다.
 
준비모임의 김태정씨는 발제를 통해 교원평가제는 노골적인 교육시장화를 위한 전략이며,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닌 학생, 학부모 등 모든 교육주체들의 문제임을 역설했다. 그는 교원평가제가 “이명박 정부가 교과서 개정과 미래형 교과과정을 통해 도입하려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 주입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교사의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정부의 논리가 허구적이라고 지적했다.
 
“교원평가제, 학교를 이윤추구의 도구로 전환시키려는 것”
“교원의 전문성과 능력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평가가 아닌 다른 제도적 장치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따라서 교원의 양성임용체계가 전문화되고, 이에 대한 국가적인 책무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교원이 부족한데도 정원을 동결시키는가 하면, 단기교사 자격증 부여방안을 추진하는 등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그는 교원평가의 실질적 목적이 ‘노동력 비용 절감, 일상적 노동 통제, 교육주체에 대한 분할지배’라면서, 이로 인한 교원들의 체제순응경쟁이 곧 학생간 경쟁의 심화로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원평가제는 학교를 노골적인 이윤추구의 도구로 전환시키려는 시도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회구성원의 보편적 교육권에 대한 문제이지, 단순히 전교조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토론자로 나선 인천계산공업고등학교의 이강훈 교사는 발제문에 대해 대체로 긍정하면서, “시험 성적과 입시 결과가 공개되고 학교가 서열화 되는 분위기에서 교원평가의 가장 큰 뇌관은 입시경쟁 교육의 가속화”라고 주장했다. “올해 일제고사에 대한 학교현장의 압력은 교장 교감의 지시를 넘어서서 자발적인 경쟁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에서 교장, 교감이 공공연히 교사들에게 했던 말이 일제고사 성적을 근무성적평가나 다면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었어요.”
 
그는 일제고사와 입시경쟁이 교원평가와 연계하면서 벌어질 효과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당면한 인사제도의 개악과 교장 권한의 강화도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공무원법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면서 한 학교에서 교장의 장기근무가 가능해졌는데, 학교장의 권한 강화가 성적지상주의의 풍토 위에서 교원평가를 매개로 무서운 괴물이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교원평가 싸움의 궁극적인 목적이 학교자치를 확립하고 교육주체들의 교육권을 확보하는 길이므로” “어렵다고 포기할 성질의 문제도 아니고 도입되었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태균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상임대표는 교원평가가 교육공공성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면서, “교육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경쟁 교육, 시장화 교육을 완결시키기에 교원평가는 충분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대학 법인화 정책, 대입자율화 정책, 고교 평준화 해체 등 모든 교육시장화 정책에 교원평가가 마침표를 찍기에 충분하고, 이명박 정부가 사활을 걸고 이를 추진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입니다.”
 
그는 교원평가제가 “경쟁교육, 시장화 교육의 징검다리이자 공교육 강화를 위한 걸림돌”이라면서, “일제고사 저지 투쟁이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듯이, 교원평가제는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교사들이 교원평가제는 교사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일제고사는 학생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다수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무평가 및 계약직 전환이 자신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두는 학교라는 같은 공간에서, 경쟁교육, 시장화교육이라는 한 몸통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의 활동가인 ‘아즈’씨는 교원평가제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에 중심을 둔 제도도 아니고, 교장, 교감 등 학교 관리자들이나 동료교사들의 평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좋게 평가하는 교사의 덕목이 뭐겠냐”고 반문했다. “학생의 학교운영, 교육내용과 과정 참여는 지난 몇 년간 청소년단체와 진보적인 교육단체 등에서 꾸준히 요구해온 것입니다. 교육에 있어서 그 주체들의 의견이 중요한 목소리로 인정되고 반영되는 것은 교육의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교원평가로 학생의 참여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또 그는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밀학급 해소, 학교 시설 개선, 교사 수 증원 등이 필요”하다면서, “교육예산은 잔뜩 깎으면서 교육의 질을 핑계로 교원평가제를 내미는 것은 고약한 농담”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교원평가제가 소위 부적격교사에 대한 제재면에서의 효과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권침해를 “몇가지 항목으로 규정하여 평가하겠다는 것”은 “인권을 오히려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오히려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당장 인터넷만 검색해봐도, 문제교사들을 성토하는 글이 가득합니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수백건의 글이 올라와있지만 교육청이 하는 일이라고는 글을 삭제하는 것 뿐입니다. 촌지, 성추행, 체벌 등 부적격교사에 대해 교육감이 몰라서 대책을 만들지 않은 게 아니란 겁니다. 오히려 이 교원평가는 교육감이나 교장에 의한 보복성 징계의 근거로 쓰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교원평가제의 교육시장화적 성격,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의 기만성 등 큰 틀에서는 동의하면서도 ‘무엇을 주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진보신당의 교육정책담당인 송경원씨는 교육시장화를 문제삼은 발제에 대해 “미시적인 질문에는 미시적으로 답변해야 한다”며 반박하기도 했고, 한 청중은 “지금의 이 토론 자체도 교사와 비교사노동자 등에 비해 같은 교육주체인 학생에 대해서는 온전히 주체로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 청소년단체 운동가는 “청소년들은 사실상 학교를 통해 보답받지 못하는 학습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강제적이고 부당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로서 학교자치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교원평가의 명분으로 내놓은 말들은 기만적이지만, 그 말 자체는 매력적입니다. 청소년들도 교사를 평가하고 싶죠. 교원평가를 반대하는데 있어서 더 나아가 학생의 자치와 학습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주장하는 것이 더 급진적이고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유치원에도 교원평가제 도입…원비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2009/12/08 11:30)
유아교육 선진화안 발표…교원양성 기간 `4년 통일'
둘째아부터 학비 전액 지원, 사립유치원 지원 확대
 
 
주요 내용을 보면 유치원 교원평가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시행된다. 내년 3월부터 실시될 예정인 기존의 교원평가제는 초ㆍ중ㆍ고 교사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유치원 교사는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교과부는 초ㆍ중등 교원평가제를 바탕으로 평가지표 및 방법을 개발해 공립 단설 유치원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평가 결과는 교사 인센티브 제공, 개인별 맞춤형 연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
교원평가, 체제순응 교육 위한 억압 장치 (레디앙/참세상, 2010년 01월 07일 (목) 09:06:18 김태정 / 평등교육전국학부모회 집행위원장)
[교원평가 반대①] '교원 질 향상, 부적격 교사 추리기' 평가제로 안돼
 
노무현 정부 때부터 준비되고 추진되어 온 교원평가제의 시행이 눈앞에 와 있다. 최근 교육과학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 법제화와 상관없이 시도교육청의 규칙을 통해 각 학교에서 교원평가제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국회 교육상임위에서는 교원평가 법제화를 앞두고 이종걸 상임위원장이 제안한 6자협의체(민주당-한나라당, 전교조-교총,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좋은교육바른교육학부모회)가 구성되어 지난 12월 21일 법안 관련 공청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렇게 교원평가제의 전면 강행이 눈앞에 와 있지만 교사 대오는 물론이고 이른바 진보운동진영에서도 이렇다 할 가시적인 대응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이미 6자협의체에 전교조가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에서처럼, 그리고 참교육학부모회 등 일부 학부모단체들이 교원평가 찬성 입장을 표명해 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교원평가를 수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힘의 역학관계상 어쩔 수 없다”거나, “체벌 교사 등 부적격 교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원평가가 필요하다”거나 “학부모와 학생의 권리를 위해 교원평가가 필요하다”는 식의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결국 교육을 상품으로 만들려는 저들의 프레임에 갇힌 결과이며, 특히 교원평가를 여전히 교사들의 문제로만 바라보고 있는 협소함을 반증할 뿐이다. 교원평가는 교육시장화의 핵심적인 장치로 단지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 학부모는 물론 국민전체의 교육권을 심각하게 왜곡시킬 뿐이다. 아래에서 교원평가가 왜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운동진영전체 나아가 전체 노동자 민중운동진영이 관심을 가지고 공동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교원평가의 현황
교원 그중에서도 교사에 대한 평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진행중이다. 우선 근무평가라는 이름으로 관리자에 의한 교사 평가는 진행되어 왔으며, 2007년에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을 개정하여, 다면평가(동료교사)를 도입함과 동시에 승진 시 반영 연수도 승진 전의 10년 간 근무평가를 반영하도록 변경하였다.
 
다음 성과급 평가가 진행중이다. 성과급제는 2001년 김대중 정부 때 도입되었다. 초기에는 교사들의 반발로 차등폭이 적었으나 이후 확대되어 2006년부터는 성과급 비중 및 차등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성과급은 업무(실적)에 평가를 통해 성과급을 차등지급하는 것으로 그 항목은 수업지도, 생활지도, 담당업무, 전문성 개발 등으로 근무평가의 평가요소와 대동소이하다. 최근에는 단위 학교별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원평가이다. 교원평가는 이미 진행중이다. 2006년 67개 학교에서 시범 실시된 것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500여개로, 2009년 1761개로 그리고 2009년 9월 이후 3000여개로 확대 일로에 있다. 이는 전국의 학교가 1만 2천여개 정도임을 고려할 때 실제로 전면실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9월 2일 교과부가 발표한 안에 따르면 평가 종류는 동료 교원에 의한 평가, 학생에 의한 만족도 평가, 학부모의 의한 만족도 평가로 나뉘어지는데, 평가 영역은 크게 수업지도와 학생지도로 구분된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원을 평가하는 이 시스템은 교원평가를 실시하는 소수의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국가에서도 취하지 않는 매우 극단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정부안에 의하면 평가결과 기준 미달 교사로 판명될 경우 학교장이 지역교육청 시도교육청에 의뢰하여 장기 집중연수에 투입된다. 그 비율은 아직 미발표이지만 대략 연간 400명 정도로 교원의 0.1%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편 2009년 10월 6일에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 정책연구보고서에 근거하면 교원평가를 인사와 승진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출된 바 있다. 
그런데 역대 정부가 교원평가를 추진해온 그리고 현재 이명박 정부가 교원평가를 강행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교원평가 = 노동력 비용절감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총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며, 특히 신자유주의는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 최소화(규제완화로 표현)와 공공부문의 민영화(사유화) 그리고 작은 정부를 표방한다. 이때 작은 정부는 사회공적 영역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축소 혹은 포기하는 것이며, 동시에 공기업 노동자들과 공무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포함한다. 그동안 한국에 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면서 역대 정권은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행하였으며, 공무원에 대한 구조조정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대한 반발의 과정에서 공무원노조가 결성되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니며, 교원의 경우는 전교조가 존재하였기에 상대적으로 그 속도가 늦추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원평가는 결과적으로 이른바 기준 미달 교사를 퇴출하는 것으로 정리될 것이며, 이는 비용의 절감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즉 공무원 퇴출의 핵심이 비용 절감 논리였고, 교원평가 역시 공무원 구조조정의 본질(인건비 축소와 노동 통제)과 다르지 않다. 총자본으로 기능하는 국가 재정 운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교원 인건비는 학교 교육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2008년 교육재정 대비 65.5%)하는 투입 요소이며, 교원노동 유연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큰 것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과 부자감세 정책으로 인한 예산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교육, 복지, 중소기업, 지역현안사업 등을 삭감하는 것과 연동되며, 결국 소수의 이익을 위해 교육이라는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파괴하고 있는 셈이다.
 
교원평가 = 일상적인 노동통제 = 체제순응적 노동력 양산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원은 이중적인 지위를 갖는다. 이는 학교의 성격에서도 기인한다. 학교는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체제순응적인 노동자를 양성하는 지배계급의 도구이다. 이런 점에서 교사는 지배권력의 말단에 서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과연 학교가 그렇게 지배계급의 의도대로 일방향으로만 기능하는가? 교사를 비롯한 교육노동자와 수업노동을 수행하는 학생들 또한 수동적인 존재이기만 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되는 과정이 살아있는 인간을 소외시키며 이로 인해 노동자가 필연적으로 저항할 수 밖에 없듯이, 교육의 상품화의 과정 또한 노동력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과정으로 갈등을 야기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결국 학교는 가치중립적인 공간이 아니라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이 된다. 즉,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되는 교육과 학교를 상품화, 시장화하는 과정에서 이윤을 획득하는 소수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계비(임금)의 상당 부분을 교육비용으로 반강제적으로 지출당해야 하는 노동자 민중과의 이해가 충돌하게 된다. 교육노동이 산노동이 아니라 죽은노동으로 변질되고 스스로의 노동으로부터도 소외되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교육노동자들의 저항과 이를 억누르고 권력과 자본이 시종으로 길들이고자 하는 노동통제가 충돌하게 된다. 또 노동 내부에서는 지배권력과 자본에 굴종하거나 타협하려는 경향과 그렇지 않는 경향이 충돌한다.
 
한편 교육과정에서도 이해가 대립한다. 자본과 국가권력의 입장에서는 교육과정이 체제순응적인 인간을 양성하는데 적합하도록 통제하고 싶어한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교과서 개정을 진행하는 것과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려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다. 즉 교육내용에서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입시 위주 교육과정을 통해 악무한적인 경쟁이 일상화되면서 개개인에게 경쟁논리를 내면화시켜 내는 것이다. 결국 미래세대의 구성원들에게 교육노동자들이 어떤 교육을 시키는가는 자본과 노동 모두에게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교원이 체제순응적인 존재로 일상적으로 통제되는가 아닌가는 지배계급에게는 사활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바로 여기서 교원평가의 문제가 단지 교사들의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국민국가 구성원의 절대 다수인 노동자 민중의 이해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교원평가가 이러한 지배계급의 노동통제 수단이 될 것임은 이미 수없이 확인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정부 방침에 대항하고... 길거리에 나오고 벽보 부치는 그런 공직자는 자격없다”고 발언 한 것이나, 최근 국가 및 지방 공무원의 복무규정 및 보수규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노동조합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도 부를 수 없으며,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입장 표명도 못하게 하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교원평가를 통해 저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잘못된 정부정책에 대해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는 교사들을 퇴출 즉 분리 제거하고, 살아남은 교원들은 일상적인 통제 틀 즉 교원평가 시스템으로 묶어 체제순응적 인간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한 교사간의 경쟁은 다시 입시경쟁하에서 학생간 경쟁의 심화로 확대되면서 종국에는 악무한적 경쟁논리가 인간내면을 지배하고, 결국 자본이 원하는 마치 좀비와도 같은 체제순응적인 인간들로 넘쳐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교원평가 = 분할지배
모든 지배계급의 지배 전술 중의 하나는 피지배계급을 분할하고 서로간의 대립을 부추기는 것이다. 노동자에 대한 통제의 경우 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로, 내국인 노동자와과 외국인(이주) 노동자로, 정규직와 비정규직으로... 끊임없이 분할하고 단결을 거세시키고자 한다. 또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다지만 출신 지역에 의한 분할 대립 구도는 종종 아직까지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분할지배는 교육영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의 본질이 사회구성원의 재생산의 과정이자, 사회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누려야 할 사회적인 보편적인 권리이며, 교원(교사, 비교사 등 교육노동자), 학생, 학부모 등 제 교육주체들의 협력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 바로 교육시장화의 논리이다. 이에 의하면 교육은 사회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가 아니라, 물건처럼 사고파는 상품이다. 상품이기 때문에 공급자와 구매자가 존재하고, 이때 구매자는 학생과 학부모가 되는 것이다. 보편적인 권리를 상품으로 둔갑시키는 과정에는 하나의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와 사회적 지위의 차이를 정당화하는 시스템, 즉 학벌이다. 이는 대학과 학문의 위계서열화로 재구조화되어 왔으며, 학벌사회로의 진입장치인 입시제도는 그 자체로 이윤을 생산하는 기제로 최근에는 대학은 물론 초중고교마저도 노골적인 이윤추구의 도구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당연히 학벌사회의 상위로 진입하려는 욕망이 대중을 지배하면서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가 점증하고 반면 진입의 벽은 높아 그 비용이 상승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입의 벽이 높다는 것은 교육이 보편적 권리가 아니라 계급재생산의 기제로, 다시 말해 부자에게는 부의 대물림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며, 그 자체로 불평등을 재구조화는 기제로 변질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일련의 과정은 결국 사회적으로 입시경쟁의 심화, 폭등하는 사교육비로 나타나고 있으며, 교육문제의 사회적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차단당하고 있는 절대다수의 대중들에게는 학교교육의 실패로 그리고 교사의 문제로 화살이 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한국교육의 구조적인 병폐의 원인에 대한 진지한 진단과 성찰은 사라지고 오직 즉자적인 분노만이 교사에게 집중되는 셈이다.
 
교원의 질 제고를 위해 필요한 것은?
앞에서 교원평가를 강행하는 지배세력의 의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즉 교원의 질 제고이다. 교원평가를 강행하면서 정부당국이 앞에 내세우는 것은 바로 교원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여기에 일부 학부모 단체들이 맞장구를 쳐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교원평가제로 교사의 전문성이 함양될 것인가? 결코 아닐 것이다. 이미 평가항목과 평가방식에 확인되었듯이 결국 평가에서 살아남는 것은 교장과 정부정책에 순응하는 이른바 ‘꼰대’들일 것이다.
 
그동안 교육운동진영은 교원의 전문성과 관련하여 다양한 대안을 제출해 왔다. 우선 교원의 양성 임용체계가 보다 전문화되고 이에 대한 국가적인 책무가 확대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반대이다. 여전히 교원은 부족한데도 교원정원을 동결시키는가 하면, 심지어 교육대와 사대를 통페합하려는가 하면 단기교사 자격증 부여 방안을 추진하는 등 정부가 파행을 조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다음 교육과정에 편성에 대한 교사의 권한 강화, 연구활동을 위한 지원, 안식년 도입 등 교사의 능력개발을 위한 지원 등 제도적인 보장을 확대이다.
 
마지막으로 교육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이다. 저출산으로 취학아동수가 과거보다 줄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법정 정원 확보나 표준수업 시수 제정 그리고 교육시설을 포함한 교육환경은 열악하다. 또한 급식비를 포함, 교육비용의 민간부담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교육예산을 축소시키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입시경쟁체제는 초중등교육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왜곡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교원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인 정비가 우선 시행되어져야 함에도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공교육 실패의 책임으로 오로지 교사에게로 책임을 돌리고 있으며, 여기에 교육소비자라는 프레임에 사로잡힌 자들이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평가로 부적격 교사를 걸러낼 수 있나?
그럼에도 왜 유독 교사에게 불만이 집중되는가? 이는 무엇보다 앞에서 언급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교와 교사의 역할과 지위 때문이다. 동시에 그에 근거한 학교 안에서의 교사와 비교사,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간의 비대칭적 심지어는 위계적인 질서에서 비롯된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학교라는 공간 안의 비교사 노동자들보다 자신들이 더 중요하고 핵심적인 업무를 한다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대다수의 교사들은 학생들은 훈육과 통제의 대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맡긴 심정으로 늘 교사의 권력에 주눅들게 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대학서열화와 입시경쟁체제는 이러한 비대칭적이며 위계적인 질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구조하에서 잊을만하면 툭툭 터져나오는 이른바 ‘부적적교사’의 문제는 입시경쟁체제와 맞물리면서 공교육 실패의 책임이 마치 교사에게 있는 것처럼 교사집단에 대한 마녀사냥을 할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교원평가로 이른바 부적격교사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는 상식적으로 봐도 분명하다. 전교조 교사가 비전교조 교사를 단순 비교해보자. 누가 학생들에게 스스럼없이 인격적인 모욕과 체벌을 가해 왔는가? 이른바 촌지 거부운동을 했던 집단이 누구인가? 일제고사라는 반교육적인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교사집단은 누구인가? 교원평가제는 부적격 교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부적격교사라 할지라도 잘못된 정부정책에 침묵 혹은 동조하고 교장에게 아부하며 시험풀이 기술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자들이라면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후 교단을 장악할 것이다.
 
교원평가는 우리 모두의 실천과제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교원평가는 단지 교사의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씨가 말하는 “정부 방침에 대항하고... 길거리에 나오고 벽보 부치는” 교사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교사들이 교단에서 사라지고 나면 학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들이 교원평가를 교사들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외면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일까? 가장 일차적인 피해자는 학생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종국에는 사회구성원 전체의 교육권의 박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교원평가 저지는 교사들만의 투쟁이 될 수 없다. 교원평가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고 교육주체들의 공동투쟁을 모색하여 한다. “전교조 교사들이 짤릴 것 같으니 도와 달라”는 따위의 연대가 아니라, 교육시장화를 막아내기 위해서 교육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함께 싸우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평가를 통한 위계서열화와 이를 통해 교육시장화 학교시장화를 획책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일제고사로, 비교사 노동자들에게는 업무평가로 그리고 교사들은 교원평가라는 칼을 들이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원이라도 할 때는 광의로는 교사와 비교사 노동자를 모두 망라하는 것으로 비교사 노동자의 구조조정저지 투쟁과 교사노동자의 교원평가저지 투쟁에 상호간에 연대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이는 비단 초중등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분야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고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례로 현재의 교사들이 구조조정 당하는 것을 외면하는 예비교사들이라면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또 미래형 교육과정이 통폐합 될 해당 교과 교사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관련 대학과 학과의 문제로 연동되듯이, 초중등 영역의 학교시장화는 이미 진행되어온 대학 부문 등의 시장화를 더욱 극단으로 내몰 것이다. 또 굳이 이런 논리적 연관을 따지지 않더라도 교육자체가 사회적 문제라도 했을 때 과연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세력은 얼마나 될 것인가?
 
위계적인 학교구조를 혁파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평가를 찬성하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단지 교육문제의 본질, 경쟁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무지의 결과인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교원평가에 찬성하거나 혹은 교원평가가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한 것에는 교사와 학생이라는 권력관계에서 근거한다. 그리고 이 권력관계가 근본적으로 혁파되지 않는 한 교사와 학생간의 비적대적인 모순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사 개인이 학생들에게 결코 체벌을 하지 않겠다는 식의 다짐을 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때문에 이러한 권력관계 위계적인 학교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운동에 노동조합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현재국면에서 그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무상교육 실현 운동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무상교육 실현이라는 구호만으로는 현재의 학교 안에서의 교육주체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이 겪고 있는 비대칭적 위계적 질서를 즉각적으로 해소해주지 못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전교조는 2006년에 학교자치(위원회)와 교장선출 보직제 등을 대안으로 제출한 바 있으며, 법제화 이전의 실천방안으로 학부모 의견개진권의 실질화와 학급 학부모-교사 협의회 설치, 학생-교사 협의회와 학생회 실질화, 교과/학년협의회 활성화 등이 제시된 바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성과를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되며, 비록 학교자치가 근본적으로 제한적이라 할 지라도 다양한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학생들에게 권력을! 모든 평가의 폐지를! 교육주체의 소통을 가로막는 그리하여 학교 자치를 가로막는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제도 안과 제도 밖에서의 실험들이 소통되고 환류되어 확장되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공동실천과 실험이 강고해 보이기만 한 지배질서의 균열을 만들 것이다.

----------------------------------
유치원 교사들도 교원평가 받나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2010-06-28 오전 10:19:55)
교과부 "교원평가제 연내 입법화" … 갈등 재점화되나 
 
하반기부터 유치원 교사들에 대한 교원평가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유치원 교원양성·임용제도 개선 연구단’은 최근 공청회를 열고 유치원 교원평가제 세부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대상은 전국 공·사립 유치원에 재직 중인 교사다. 일반 교사는 유치원장이, 원장과 원감은 시·도 교육감이 평가하게 된다. 초·중·고와 마찬가지로 동료교원 평가와 학부모 만족도 조사 두 가지로 구분된다.
 
평가 주기는 연 1회, 시기는 3~10월이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1학기 말에 시행된다. 우수 교사에게는 성과급과 단기 해외연수·근무지 이동시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주고 미흡한 교사는 단계별로 연수를 받는 방안도 제시됐다. 교과부는 일단 오는 9월 이후부터 병설이 아닌 단설 유치원 134곳부터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설은 유아교육을 전공한 원장과 원감이 운영하는 체제다. 병설은 초등학교 등 다른 기관과 함께 있으면서 교장·교감이 각각 원장·원감을 겸임한다.
 
이와 함께 이주호 교과부차관이 “올 연말까지 교원평가제에 대한 입법화를 추진하고 내년에 실시하겠다”고 밝혀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마찰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지난 25일 충북 청주시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열린 충북지역 학교장 연찬회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교원평가제 관련 법안은 2008년 말 국회에 제출됐으나 여야 간, 교원단체 간 의견차이로 처리되지 못했다.
 
한편 전교조 서울지부가 교원평가 거부 서명운동에 나서고 동료평가 방식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반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교원평가제 찬반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1/08 07:17 2010/01/08 07:17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서울 73년만의 폭설

View Comments

폭설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매서운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도로는 빙판길로 변했다. 시민들은 새해 초부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언론 반응이 참 흥미롭다. 예년만 해도 언론은 정부 제설 대책 미비를 꼬집으며 사실상 ‘인재’라고 비판했을 텐데 그렇지 않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제설 대책을 질타하기보다 시민들의 솔선수범 불이행을 꾸짖고 있다. 언론이 정부 비판을 주저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소속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해가 될까봐 걱정한 것일까. 
 
중앙일보의 오바도 기억해야 하고...
 
--------------------------
폭설, 선진화된 전철역 & 슬픈 풍경들 (레디앙, 2010년 01월 04일 (월) 14:18:23 박점규)
[현장] '매표 기계'만 덜렁…하소연할 사람도, 당할 사람도 없는 역무실
 
2010년 1월 4일 새해 첫 출근날 아침 8시 부천 소사역. 20~30분을 기다려 들어오는 전철은 문마다 겨우 다섯 명 정도만을 태운채 떠나버리고, 남겨진 수백 명이 넘는 이들은 암담한 표정으로 기약없이 전철을 기다린다. 전철이 떠날 때마다 사람들은 애타는 목소리로 회사와 학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사연을 전한다.
 
다시 들어오는 전철도 맨 앞줄의 서너 명만을 태운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진다. 전철에 몸으로 돌진하지만 이내 튕겨져나간다. 앳된 얼굴의 학생들은 곧장 전철타기를 포기하고 떠난다. 그러나 함부로 출근하지 않으면 '해고 수치'가 높아지는 '직딩'들의 얼굴은 점점 굳어간다.
 
"오늘 출근하지 말고 쉬고 낼 나오세요." 이런 맘좋은 '사장님'을 만났다면 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방구석에 누워 모처럼의 휴식을 보낼 텐데… 그러나 오늘 일하지 않으면 하루 일당이 깎이고, 앞으로 계속 출근하지 못할까 두려운 노동자들은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고 발발 동동 구른다.
 
아침 10시 역곡역. 서울로 가는 직통열차가 한참을 멈춰서 있더니 열차가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다며 모두 내리라고 한다. 왜 운행하지 않는지, 무슨 사고가 났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다. 전철은 단번에 수백 명의 노동자를 플랫폼에 쏟아놓고 불을 꺼버린다. 발디딜 틈조차 없다.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한다.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인해 전철 운행이 지연되고 있사오니, 급한 용무가 있으신 분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이 10분 간격으로 나온다. 녹음된 듯 똑같은 내용이다. 왜 직통열차는 멈춰 선 건지, 언제 출근을 할 수 있을지, 언제쯤 전철을 탈 수 있을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역곡역 역무실 앞. 한 승객이 항의한다. 왜 열차운행이 중단됐는지, 어디서 사고가 났는지 묻지만 철도공사 직원은 "잘 모르겠다"는 말과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승객들의 항의는 계속되고, 전화벨은 수도 없이 울린다. 전화를 받아 상황을 설명할 사람도 없다.
 
한 여성노동자가 들어온다. 전철이 오지 않아 제때 출근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적은 '확인증'을 끊어달라고 한다. 애절한 표정이다. 뉴스만 봐도 알 텐데, 그녀의 '사장님'은 '지각 사유'를 적은 확인증을 꼭 가져와야 한다고 했을까? 서글프다.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 눈보라와 추위에 기운을 잃어버린 아주머니, 갑자기 내린 전철역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역무실로 찾아든다. 도움을 요청하고, 하소연하고, 항의하고, 따뜻한 물 한 모금을 마시기 위해서다.
 
그러나 전철역엔 이들을 맞이할 사람이 없다. 모두 '자동화'되었다. 정부와 철도공사 말대로 '선진화'되었다. 사람을 쫓아낸 그 자리에 '매표기계'가 말 없이 서있다. 몸이 불편한 노인이 오면 나와서 부축해주고, 길을 묻는 어린 소년에게 친절히 전철타는 방향을 알려주고, 역무실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대접하던 그 많은 사람들을 어디로 보냈을까? 물어볼 사람도, 하소연할 사람도, 항의를 받을 사람도 없는 전철역, 폭설로 인한 지각보다 더 서러운 풍경이다.
 
----------------------
서울 73년만의 폭설 (프레시안, 허환주 기자, 2010-01-04 오후 2:58:12)
오후 2시 현재 25.8㎝…1937년 적설 관측 이래 최대
 
청담동에서 스키…눈 뒤짚어 쓴 기자…‘폭설’이 만든 진풍경 (경향닷컴, 2010-01-04 15:09:39)
 
-------------------------
'눈사람 투혼' 박대기 KBS 기자 격려메일만 1500통 (미디어오늘, 2010년 01월 05일 (화) 22:30:58 조현호 기자)
[인터뷰]"아버지 생각나 찡해"…제작거부 호소문에 서명도 
  
----------------------------------------------- 
전동차 고장·지연, 정말 폭설 때문이었을까? (프레시안, 백남희 전국철도노동조합 선전국장, 2010-01-11 오전 10:36:25)
[기고] '1등 철도, 1등 국민'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
 
수 십 년 만에 쏟아진 폭설도 어느덧 '과거'가 되었다.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 때문에 벌어졌던 아우성도 잊혀진 것일까? 수도권 시민의 발인 전동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하고, 운 좋게 전철을 탔어도 목적지까지 여전히 불안하기만 했던 그 며칠. 모처럼 도착한 전동차는 느릿느릿 움직이다 이내 멈춰 섰다. 한 정거장을 가는데 몇 번이나 가고 서고를 반복했다.
 
심지어 지난 5일 9시경 부평을 힘겹게 출발한 전동차는 신도림역에서 아예 멈춰서 버렸다. 열린 출입문이 닫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비직원이 급하게 달려와서 조치에 나섰지만 한번 열린 출입문은 닫힐 줄 몰랐다. 급기야 임시로 차단막을 설치하고 위험천만한 운행을 시도하다 끝내 승차한 모든 시민들을 하차 시켜야만 했다.
 
대체, 이 모든 일들이 정말 '눈' 때문일까? 혹 다른 구조적 문제가 이런 아우성을 증폭시킨 핵심 이유는 아니었을까? 생 '난리통'이 어느 정도 수그러든 이제라도,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돌아보려는 이유다.
 
폭설로 인해 시민이 전동차로 몰려든 역의 혼잡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자칫 떠밀려 선로로 떨어질까 염려스러웠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당연히 있어야할 역직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나마 몇 남지 않은 역 직원들은 "워낙 한꺼번에 많은 눈이 내려 선로에 쌓인 눈을 치우기조차 버거웠다"고 한다. 직원들은 무엇보다 먼저 선로전환기에 덮인 눈을 신속하게 치워야 한다. 눈을 제때 치워주지 않으면 레일과 레일 사이에 눈이 끼어들어 밀착상태가 나빠지고 자칫 열차탈선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철역으로 통하는 계단과 승강장에 눈이 쌓이고 살얼음이 얼어 미끄럼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크지만 미처 손을 나누지 못해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만 있을 뿐이다. 임시방편으로 카펫이나 골판지를 깔아 놓았으나 눈으로 인한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철도공사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철도역을 점차 무인화하고 있다. 매집표업무, 안내, 열차감시, 안전관리, 유실물관리 등 대국민업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이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철도공사는 수도권 전철에 종이 승차권을 카드형으로 바꾸고 매표창구를 자동화시켰다. 그 결과 자동발매기 앞에서 전철표를 구입하거나 반환금을 받으려 길게 늘어선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기기작동이 서투른 경우 대중교통인 전동차의 이용은 더욱 힘들어진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각 역의 직원들은 과거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이제 시민들이 알아서 자동발매기에서 표를 구입하고 안내표지와 방송에 따라 승차하고 내려야 한다. 사실상 철도 이용이 셀프시스템화 된 셈이다.
 
인력감축은 정비와 운전업무에도 불어오고 있다. 철도공사는 차량정비 일정 조정을 통해 인력감축을 시도하고 있다. 점검주기가 늘어나면 차량의 세세한 문제점을 충실하게 정비하지 못하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또 코레일(옛 철도공사)은 열차 운행 중에 발생하는 고장을 조치하기 위해 각 역에 배치된 기동검수도 없애버렸다. 이번 폭설로 열차 출입문 등이 고장 났을 때 기동검수가 있었다면 훨씬 빠르게 열차운행을 정상화시켰을 것이다. 또 코레일은 차량, 시설, 전기 등 주재사무소를 통합하고 있다. 선로를 점검하는 시설은 순회주기를 변경했다. 이 경우 사고발생시 비상출동시간이 늘어난다.
 
이뿐만이 아니다. 무리한 인력감축은 시민안전과 직결되는 1인승무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분당선과, 중앙선, 광명셔틀을 비롯해 경의선에도 1인 승무(차장승무생략)가 도입됐다. 기관사가 운전뿐만 아니라 출입문 취급, 여객방송 및 안내, 냉난방 조절, 무선송수신, 긴급 상황 처리를 도맡아 해야 한다. 이 경우 객실 내에서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대응력은 급속히 떨어진다. 1000여 명이 타고 있는 전동차에 아무리 급한 일이 생겨도 운행 중인 차량을 멈추지 않는 한 다음 역까지 가서 조치할 수밖에 없다.
 
철도 직원들은 "폭설로 인한 철도대란을 더욱 키운 데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도 큰 몫을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철도노조가 인력충원을 요구하면 의래 나오는 말이 있다. 철도가 적자라는 것. '경영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임금도 깎고 인력도 대폭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 코레일의 설명이다. 정부는 한발 더 나가 '2012년 까지 적자를 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민영화를 검토하겠다'고 까지 했다.
 
그러나 철도적자의 근본책임은 정부에 있다. 2009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철도적자는 정책적 적자"라고 밝혔다. 정부나 코레일의 주장과는 달리, 철도운영 때문에 발생하는 적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작년 철도적자는 7000억 원 정도다. 그러나 7000억의 적자에는 정부에서 부담키로 한 PSO 법적 의무금 미수액(1000억 원), 고속철도 건설비용이 포함된 과도한 선로사용료(6000억 원), 고속철도 건설비용 4조5000억 원에 대한 이자(2000억 원)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 당연히 책임져야할 비용을 철도가 대신 지불함으로써 발생하는 구조적 적자가 철도적자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자신의 책임을 철도직원과 국민에게 전가시켜 인력감축과 요금인상, 대국민업무를 축소시키고 있다. 작년에도 정부는 한해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인천공항철도를 철도공사에 떠 넘겼다. 그 대가로 정부는 한해 1000억 원의 재정적 부담을 줄였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철도경영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오히려 간단하다. 철도적자가 그토록 문제라면 정부가 책임을 다하면 된다. 정부가 자신의 책임을 철도공사에 떠넘기면서 인력까지 무모하게 줄이라는 건 너무나 가혹하다. 내년까지 사업증가에 따른 필요인원만 2000여 명이나 된다. 지금 당장 부족한 인원도 3500여 명이다. 이런 현실을 부정하고 더 많은 인원만을 줄이라는 건 열차안전을 담보로 한 도박이나 다름없다.
 
철도직원은 답답하다. 폭설로 인한 철도대란을 지켜보며 언제까지 자연재해 탓 만 할 건지 정말 안타깝다. 물론 예기치 못한 폭설 등 천재지변의 경우 열차의 정상운행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책임을 자연재해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그러면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며 연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새하얀 눈이 너무나 억울하다.
 
시민의 이동권을 책임지는 국가기간산업으로써 평상시는 물론이려니와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기계가 함으로써 발생하는 어려움을 철도직원이 신속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제까지 자연재해만을 탓할 수는 없다. 그래서는 '1등 철도, 1등 국민'이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가할 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1/06 01:35 2010/01/06 01:35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신년 인터뷰-단병호] &quot;탈당 후 공황상태…1,600km 걸었다&quot;

View Comments

단병호 위원장이 올해의 국면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면 과한 것일까. 레디앙에서 단위원장과 신년 인터뷰를 한 것도 이러한 바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원로가 되는 게 그리 탐탁치 않을 텐데... 그라면 반드시 국회의원이나 위원장 직함이 있어야 할동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뭔가를 기대하는 것이고...

  
----------------------------------
“노동계급 내부 적대관계 형성 우려, 민주노총 선거 '공학적 통합' 안돼" (레디앙, 2010년 01월 04일 (월) 07:59:38 이재영 / 기획위원)
[신년 인터뷰-단병호] "탈당 후 공황상태…1,600km 걸었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이자 민주노동당 소속의 국회의원이었던 그의 현 직함은 ‘한국노동운동연구소 이사’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민 행보’에 대해 “한 마디로 국민들을 기만하는 사기”라고 맹공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노동정책이 “대처나 레이건보다 훨씬 더 센 세계 최강의, 노동자들에 대한 적대의식”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김대중, 노무현 때 노동법을 이렇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명분도 없었기 때문인데, 이명박 정권이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이 더 강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그는 “노동관계법은 민주당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민주당이 사실상 방조한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민주노조 운동에 대해서도 조직률 저하, 노동자 양극화, 현장조직력 약화, 정체성 이상 등의 예를 들며 “이런 상황 전체를 보면 민주노조운동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가 좁혀지기는커녕 더 심화되는 양극단 구조화가 계속되고 있고, 극복될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이대로 가면 노동계급 안에서 적대적 관계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금년 1월 예정인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관련해 그는 “선거공학적 통합은 의미 없다. 민주노총이 안고 있는 문제가 뭐고 이를 풀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하는지 정파 세력들, 산별노조들, 지역이 모여 진단과 처방을 도출하고 합의한다면, 그걸 하기 위한 통합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의원들이 정파로부터 자유롭고 냉철하게 판단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평소의 지론이었던 교육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단병호 이사는 “번듯한 교육기관 만드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더 구체화되면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지난 해 12월 31일 오후 단병호 이사의 분당 자택 근처 커피숍에서 이루어진 인터뷰 전문이다.
                                                       * * *
- 지난 국회의원 임기 후 한국노동운동연구소 활동 외에는 별다른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하며 지냈나?
= 2008년 3월 국회 일을 그만 두고 집에서 쉬고 지역 다니고 했다. 한국노동운동연구소에는 2008년 10월부터 출근하고 있다. 일주일에 3~4일 정도 나간다. 내가 전문 연구가는 아니니까 깊은 연구 활동을 하는 건 아니고, 월례토론회와 매주 세미나에 참여하고 사람들 만나고 책도 보고 그런다.
 
- '단 위원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구소 일도 중요하지만 너무 조용히 지내는 것 아니냐는 불평들도 있다.
= 어떤 분들이 어떤 기대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당 그만 두고 꽤 힘들었다. 그걸 극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5~6개월은 공황 상태 비슷하게 지냈다. 혼자 집에 있으면 답답하니까, 집 근처 탄천에 나가 하루 20km씩 걸어 다니며 스스로를 학대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버텨야 했던 어려운 시기였다. 당시에는 누구든 힘들었을 게다. 그렇게 몇 달 동안 1,600km 정도를 걷고, 연구소에 나가면서 안정화돼가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은 상고 출신이라거나 ‘서민 이미지’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이용하여 ‘중도 실용’, ‘서민 민생’이라는 식의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정권의 노동 정책을 평가하면 어떤가?
= 이명박이 서민이라는 자체가 가당치 않다. 성장 과정이 어려웠다고 해서 서민인 것은 아니잖느냐.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 중에 그 정도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그 이후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 엄청난 재산 가진 사람이 어떻게 감히 ‘서민’이라 하느냐. 한 마디로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사기다. 이명박 정부가 구체적인 서민 정책 편 게 뭐가 있느냐. 오히려 그동안의 서민 정책을 축소했다. 부자 감세도 그렇고 서민복지 축소도 그렇고. 실 내용을 보면 서민 정책을 축소시키면서 ‘서민’이라 포장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런 것에 왜 속는지 잘 모르겠다.
 
최근에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이명박이 대처나 레이건보다 훨씬 더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노동자들에 대한 적대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철도노조 쌍용차노조에 대한 대응을 보면 그런 적대적 의식이 보인다.
 
전임자 임금이나 복수노조에 대한 한나라당 입장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노동관계법이 국회 통과돼(인터뷰 당시에는 상임위 통과-편집자) 정권과 자본이 원하는대로 완성됐다. 87년 이후 노자 간의 핵심 쟁점은 자주적 단결권의 문제였다. 과거 정권 때 복수노조화를 막기 위해 전임자 임금 문제를 끼워 넣다가, 이번에 전임자 임금을 금지시켰고 복수노조는 1년 6개월 유예시켰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자본의 입장이 100% 관철된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때 이렇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명분도 없었기 때문인데, 이명박 정권이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정권의 노동자에 대한 시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 전임자 임금 문제나 복수노조 문제도 중요하지만, 산별노조 협상권 무력화가 더 치명적인 것 같다.
= 노조 만든다는 건 당연히 교섭권이 따라오는 것이다. 사용자가 동의해주면 예외적으로 인정해주겠다는데, 동의해줄 리가 없지 않느냐.
 
- 추미애 환노위 위원장이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 예견됐던 것 아니냐. 한나라-한국노총-경총 3자 합의 때 추미애 위원장이 비판했던 내용대로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추 위원장이 다른 입장으로 변한 게 아니다. 그 사람 입장대로 된 것이다. 만약 추 위원장에게 일말의 기대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 쪽의 착각이다. 다만, 이렇게까지 독단 강행처리할 수 있었다는 점은 놀랍다. 그리고 민주당이 이런 식의 처리를 과연 몰랐을지 석연치 않다. 국회 경험에 비추어 보면, 국회 안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 계산이나 행동을 서로들 다 알게 되지, 모르기가 더 어렵다. 노동관계법은 민주당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민주당이 사실상 방조한 것 아닌가. 추 위원장의 행동은 민주당으로서는 제명감인데, 그 징계 수위를 보면 민주당의 진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2009년 4월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여 년에 걸친 민주노조운동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왜 그런가? 그리고 이런 위기는 지금도 여전한 것인가?
= 다들 공감하고 있는 것 아닌가? 가장 대표적인 위기 징후는 노동자 조직률이 준 것이다. 1995년에 노동자 조직률이 11%였는데, 지금은 10%다. 이런 정체가 상당 기간 계속된다는 건 어떤 식으로든 문제다. 그리고 노동계급 내의 이중구조가 고착화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가 좁혀지기는커녕 더 심화되는 양극단 구조화가 계속되고 있고, 극복될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이대로 가면 노동계급 안에서 적대적 관계가 생긴다. 또, 현장조직력도 약화됐다. 노동조합의 현장장악력이 바닥이다. 노조와 간부에 대한 신뢰, 존경심이 예전보다 현격하게 떨어졌다. 대부분의 현장에서 자본의 통제력이 더 크게 작동하는 것 같다.
 
노동운동의 정체성에도 이상이 있다. 87년 이후 자기 정체성으로 내외에서 인정받던 민주성, 자주성, 투쟁성 등등이 전면 훼손됐다. 노동운동의 도덕적 우위도 거의 해체된 것 아니냐. 조직 내부 비리, 성폭력 등을 겪으며 노동운동의 정치적 사회적 위상이 추락했다. 이런 상황 전체를 보면 민주노조운동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에 임시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전망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2008년 성폭력 사태가 터졌을 때는 조직에 긴장이 걸렸었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갔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어려운데 자꾸 어렵다, 어렵다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반발도 있는데,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 임성규 집행부 출범할 때 보니, 사람이 없더라.
= 이유야 다 있겠지. 그렇지만 그런 이유로 면피될 수 있는 상황이냐? 아니다.
 
- 2010년 1월에 민주노총 선거가 있다. 일각에서는 통합 지도부 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그런 움직임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리고 지금 민주노총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
= 통합 지도부는 고민해볼 여지가 있는 문제다. 하지만 선거공학적 통합은 의미 없다. 민주노총이 안고 있는 문제가 뭐고 이를 풀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하는지 정파 세력들, 산별노조들, 지역이 모여 진단과 처방을 도출하고 합의한다면, 그걸 하기 위한 통합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 그런데 이런 내용 없이 통합 얘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선거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이런 식이면 통합돼도 문제다. 현 상황을 보면 통합 지도부 구성이 어려울 것 같다. 정파들 일부는 찬성하지만 다른 일부는 시큰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지도부가 들어설지 모르겠지만, 정말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이번 임기 3년이 새 도약의 발판일지 계속되는 역량 소진의 과정일지를 결정할 것이다.
 
일상적 지도력 가지고는 안 된다. 전략적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진짜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를 제대로 갖춘 지도부가 구축돼야 한다. 민주노총에 대한 대중들의 애정이 식었다. 이 대중들에게 뭘 하자든지, 어디로 가자든지를 제시해야 한다. 2000년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일할 당시 조직발전특위를 만들어서, 학계와 현장의 좌우파를 망라해서 일정한 합의를 도출했었다. 그런데 정파들 내부의 합의를 거치지 못했다고 대의원대회에 상정도 못했다. 지금에 와서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다들 이야기하는데, 이번 집행부는 그런 비전과 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선거 때 정파들이 모인다고 통합되는 것이 아니다. 일상활동을 같이 해야 한다. 차기 집행부가 이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대의원들이 정파로부터 자유롭고 냉철하게 판단 선택해주길 바란다.
 
- 평소 노동자 교육의 필요성을 자주 강조했었고, 근래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아직 공식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 운동은 어차피 두 가지다. 현실에 대처하는 것과 미래 재생산하는 것의 합이 운동이다. 그동안 우리 운동은 현안 중심이다 보니 미래에 대한 자기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교육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길게 보고 역량을 재생산할 때다.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단위들과 모여 의논하는 중이다. 더 구체화되면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다.
 
기존 교육운동의 한계를 뛰어넘자는 구상이다. 우리 운동의 관행화된 교육 방식이 지금 시대와 전혀 맞지 않는다. 교육 내용도 재점검해야 한다. 교육 내용이 87년 때와 많이 다르지 않는데, 시대는 변했다.
 
-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달라.
= 특별히 긴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20년 노동운동을 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이 운동을 어떻게 더 잘할지가 고민이다. 나름대로 찾은 그 첫째 해답이 교육사업이다. 역량 재생산의 번듯한 교육기관 만드는 데 전력투구하려 한다. 이것만 잘 되도 좋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1/04 20:29 2010/01/04 20:29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6/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 List